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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JU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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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
2013년 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가 울란바타르 테렐치에 있는 UB-2호텔에서 8월4일-8월9일 동안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MK들 그리고 본부팀들이 10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본 수련회가 하나님을 기쁘시…
2013년 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가 울란바타르 테렐치에 있는 UB-2호텔에서 8월4일-8월9일 동안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MK들 그리고 본부팀들이 10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본 수련회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선교사님들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11
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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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헨리 나우웬 지음/피현희 옮김 두란노/1999년 9월/102쪽/4,500원 ▣ 저자 헨리 나우웬 예수회의 사제이며 심리학자이다. 간결한 문장과 적절한 묘사로 영혼을 맑게 울리는 그의 저서들은 세계적으로 복음…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헨리 나우웬 지음/피현희 옮김 두란노/1999년 9월/102쪽/4,500원 ▣ 저자 헨리 나우웬 예수회의 사제이며 심리학자이다. 간결한 문장과 적절한 묘사로 영혼을 맑게 울리는 그의 저서들은 세계적으로 복음주의자들의 큰 호응을 받아왔다. 그의 글은 세속 명예를 멀리한 채 기독교적 사명감에 충실했던 삶의 과정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현대 교회에 근본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그는 예일대학 교수직을 버리고 정신 박약 장애인 공동체인 라르쉬의 캐나다 토론토 공동체 디이브레이크에서 사역하다가 1996년 9월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20여 권의 저서가 있는데 그 중 잘 알려진 책으로는 『제네시 일기』 『마음의 길』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영적 발돋움』 『영혼의 양식』 『거울 너머의 세계』 『예수님의 이름으로』 『상처 입은 치유자』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모든 것을 새롭게』 등이 있다. ▣ 옮긴이 피현희 두란노 편집장이며 온누리 교회 문화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섬김은 기도이며 기도는 섬김이다.” 이 책은 사역과 영성은 절대 분리할 수 없는 관계이며, 사역자는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심오한 진리를 담았으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는 헨리 나우웬은 가슴 깊은 곳에서 또한 자신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말로 사역자의 삶의 기쁨과 그 도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이 책에서 사역은 영성과 절대로 분리될 수 없음을, 또한 누구든지 그리스도처럼 섬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다 예수님의 치유하심과 붙드심과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행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나우웬은 이렇게 말한다. "사역자를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논의하면서 나는 다음의 세 가지를 강조하려고 했다. 첫째,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은 우리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기억 위에 세워져 있다. 둘째, 현재의 안락함이라는 거짓된 망상을 벗겨 내고 사람들에게 본래의 비전을 기억나게 할 때 진정한 안내자가 된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묵상하는 일을 통해 이런 비전이 우리의 살과 피가 된다." ▣ 차 례 프롤로그 1. 예수님의 치유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서론/ 상처/ 치유/ 치유자/ 결론 2. 예수님의 붙드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서론/ 지탱해 주는 것/ 지탱해 주기/ 지탱해 주는 사람/ 결론 3.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서론/ 인도/ 인도하심/ 안내자/ 결론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헨리 나우웬 지음/피현희 옮김 두란노/1999년 9월/102쪽/4,500원 프롤로그 사역자들의 영적인 자원은 무엇입니까? 많은 과업과 계획과 약속에 파묻혀 있지만 그 속에서 실상 자신의 가슴을 어딘가에 잃어버리고 만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역이란 주님의 이름으로 하는 섬김입니다. 곧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된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눈먼 자를 눈뜨게 하고 억압된 자를 풀어 주며 주님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또 영성이란 우리 안에 있는 영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영성은 광야로 나가든지 산으로 올라가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영성은 주님 앞에 열린 가슴과 생각으로 서는 것을 말하며,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며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사역과 영성을, 섬김과 기도를 분리하려는 유혹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생각은 위험합니다. 사역자들뿐만 아니라 묵상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롭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사역과 영성의 관계를 찾아서 어떻게 섬김이 기도이며 기도가 섬김인지를 보여 주고자 합니다. 이런 탐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역을 ‘기억’으로, 사역자를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공동체를 세우는 일 외에 공동체에 대한 그들의 첫 번째 임무는 그들이 받은 그래서 이미 알고 있거나 마땅히 알아야 하는 것들을 신실하게 ‘기억나게 해주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1. 예수님의 치유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1944년 헝가리의 시게라는 도시의 유대인들은 모두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로 추방되었습니다. 현재 유명한 소설가이자 보스턴 대학교 교수인 엘리 비젤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대학살에서 살아남았으며 이십 년이 지난 후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시게 주민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서 유대인들을 지워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시게 주민들이 어제의 자신들의 이웃을 쫓아낸 데 대해서 아니면 그들을 부인한 데 대해서 내가 화가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화가 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이웃들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도 빨리, 그렇게도 완벽하게 유대인들은 그 도시에서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쫓겨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죄악을 망각하는 것이 우리가 죄를 짓는 것 자체보다 더 큰 죄임을 암시합니다. 잊혀진 것은 치유 받을 수도 없고 쉽게 치유 받을 수 없는 것은 더 큰 악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잘라 버림으로써 우리의 미래도 함께 마비됩니다. 즉 우리 뒤에 있는 악을 잊어버리면서 우리 앞에 있는 악을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나는 먼저 예수님의 치유를 생각나게 하는 사역자가 우리의 상처 입은 과거를 치유함으로써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역을 하면서 가장 빈번히 부딪히는 고통은 바로 기억에 의한 고통이라고 말해도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그런 고통들은 치유를 필요로 하는 상처 입은 고통들입니다. 소외감, 외로움, 분리감, 불안과 두려움, 불신감, 신경 쇠약, 불면이나 손톱을 물어뜯는 것 같은 이 모든 증세들은 바로 어떤 기억들이 취하고 있는 양상들이 부분적으로 나타난 것들입니다. 이런 기억들은 때로는 우리 존재의 핵 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고 그래서 고통스럽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고통을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거를 잊어버리는 일은 우리의 가장 친밀한 선생이 우리의 적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고통스런 기억들과 직면하려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 회개하는 가운데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상처를 직면하는 자만이 치유가 가능하며 새로운 방식의 삶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확증합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 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막 2: 17) 그러면 어떻게 우리의 상처 입은 기억들을 치료할 수 있을까요? 사역자가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면, 첫 번째 임무는 과거의 상한 기억들에 접근하고 그런 기억들이 두려움 없이 빛 속으로 다시 나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비가 내릴 때 땅을 갈지 않으면 씨앗에 닿을 수가 없습니다. 잎들을 다 긁어 내지 않으면 나무의 가려진 부분들에는 태양이 자양분을 공급할 수가 없습니다. 그처럼 우리의 기억들도 두려움과 불안과 의혹으로 덮인 채 남아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열매를 맺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치유 과정의 한 측면일 뿐이며, 사역자의 위대한 사명은 인간의 이야기와 하나님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연결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겪는 상처가 하나님이 직접 겪는 고통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바로 치유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것은 우리의 작은 고통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겪으시는 엄청난 고통에 대한 이야기와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밝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아 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아주 은밀한 영역에서 우리의 고통스러운 잊혀진 기억들을 끄집어내심으로써 우리의 고통을 치유하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고통들을 모든 인류의 고통, 자신이 짊어지셔서 새롭게 바꾸신 고통과 연결하십니다. 그러므로 치유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고통이 더 큰 고통의 한 부분이며, 우리의 슬픔이 더 큰 슬픔의 한 부분이며, 우리의 경험이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눅 24: 26)고 하신 그리스도의 더 큰 경험의 한 부분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모든 사역은 우리 삶 가운데 하나님의 심판과 자비의 영역을 벗어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확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양심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부터 자신의 이야기의 일부를 숨기면서 스스로 경건한 체 하려고 합니다. 또한 우리는 자기 과거의 심판관이 되어서 자비를 제한하며 두려움에 떱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고통에서부터 자신들을 단절시킵니다. 도전적인 사역은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즉 병든 사람들이나 슬퍼하는 사람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 가난과 억압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세상이나 종교 기관의 복잡한 망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세상에서 계속되는 하나님의 구원 사업의 한 부분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런 통찰과 경험을 통한 치유는 아주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세상과 하나님 사이의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여 전에는 단지 파괴적으로 보이던 기억들이 지금은 구원의 한 부분으로 되찾아지는 ‘새로운 연합’을 가져오게 하기 때문입니다. 치유자로서 주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아브라함이 그런 것처럼 주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욕구와 생각과 행동들이 끊임없이 주님의 인도를 받는 삶의 방식으로, 기도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갈 때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님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정사와 권세는 우리가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에서 단절시킵니다. 얼마나 바쁜 활동들과 쉼 없는 염려들이 우리를 단절시키면서 자신의 무질서한 방향과 헌신밖에는 기억시켜 주지 않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잊어버린 낯선 땅에서 곧 이방인이 되어 더 이상 하나님을 경험하는 통로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에 방해가 되며,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악순환 가운데로 끌어당깁니다.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과 우리 자신들과의 친밀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생명 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가 일단 듣고, 보았고, 상고했고, 만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살아 있는 기억 장치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의무가 아니라 자유롭고 자율적인 반응으로 그 일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반응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또 우리가 사역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필요에 맞추기 위해서 훈련과 체계화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생생하게 하나님을 경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2. 예수님의 붙드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벽 너머의 도시』와 『예루살렘의 걸인』에서 엘리 비젤은 한 인간을 지탱해 주는 우정의 힘에 대해 아주 탁월한 방법으로 이야기합니다. 두 책 모두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 흘러나는 것은 단순히 친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친구에 대한 기억을 통해서입니다. 『벽 너머의 도시』에서 마이클은 고문을 받으면서도, 곁에 없는 친구 페드로에 대한 기억이 슬픔 가운데서도 그를 지탱해 주었기 때문에 미치지 않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의 걸인』에서 데이빗은 이스라엘의 6일 전쟁에서 죽은 친구 캐트리엘에 대한 기억 속에서 자신의 모든 고통을 이겨낼 수가 있었습니다. 비젤은 자신의 소설에서 ‘기억’이 우리를 과거와 연결해 줄뿐만 아니라 현재를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심오한 진리를 표출합니다. 그는 여기서 성경에 깊이 뿌리내린 한 신비를 만집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긍휼의 역사를 기억할 때 이스라엘은 그들 스스로 이런 역사 속에 들어갑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로 이끌어 오며 현재 이곳에서 그 사건들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기억은 참여를 의미합니다. 인생의 신비 중 하나는 가끔 우리는 마주 대할 때보다 서로를 기억할 때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멀리 떨어져 서로 보지 않고 있을 때 기억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방법으로 서로를 바라봅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서로를 기억할 때 우리는 서로의 영혼을 불러내 영적인 연합이라는 새로운 친밀감 속으로 들어갑니다. 우리의 창조적인 기억과 연결된 만남과 헤어짐의 계속적인 상호 관계성은 서로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순화하고 깊게 하며 지속하는 한 통로입니다. 이런 지탱해 주는 힘에 대한 기억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에서 가장 신비롭게 보입니다. 참으로 우리는 기억 속에서 그리스도가 우리를 돌보시고 지탱해 주시는 그런 관계 속으로 들어갑니다. 예수님은 잡히시기 전,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말씀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요 16: 7, 13)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변화산에서 그분을 뵈었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그분의 말씀을 들었지만 그들의 귀와 눈은 닫혀 있었고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그분이 떠나간 후에야 그분의 진리의 영이 자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드러냈고 더욱 더 새롭고 친밀한 만남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러한 임재가 고난 가운데서 제자들을 돌보고 지탱해 주었으며, 그를 다시 만나고자 하는 소망을 일으켰고, 또한 그분을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기억하는 일은 과거의 구원 사건들을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주는 기억, 즉 현재 여기서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고 세워 주면서 일상의 많은 위기 가운데서 우리의 참 존재의식을 뿌리내리게 해주는 기억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붙드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역은 어떻게 일어납니까? 사역자가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현존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재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주님을 기억하게 하는 방법들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떠나는 것이 성령님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며, 우리의 부재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새로운 방법으로 임재하실 수 있음을 깊이 확신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편 현존이 없는 부재는 단지 공허함이며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과 더 깊은 친밀감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따라서 지탱해 주는 사역을 할 때 사역자는 창조적으로 물러날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제네시 수도원에 계시던 나의 영적인 스승은 일주일에 하루를 수도원에 딸린 한 조그마한 암자에서 보냈습니다. 그의 이런 부재가 내게 아주 위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는 그가 곁에 있는 것을 그리워했지만 그러면서도 그가 온종일 하나님과 함께 보내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한 관심이 바로 하나님이며, 그가 사람들의 모든 염려들을 가져가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의논하며, 그가 떠나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때보다도 더 나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앎으로써 기운이 나고 힘을 얻고 강건하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서 떠난다는 것이 하나님과 특별한 만남을 의미할 때 그 부재는 또한 우리 자신을 붙들어 주는 부재가 됩니다. 예수님은 계속해서 제자들을 떠나 아버지 하나님과의 기도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전 생애를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를 자신의 사역의 중심으로, 시작과 끝으로 간주하십니다. 기도나 하나님과 홀로 하는 날들이나 침묵하는 시간들을 가지며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 속에 있을 때 사람들과도 친밀해질 수 있으며, 우리의 사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고통의 심장부에 닿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이 철저히 무력함을 기도로 표현하고 나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미소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며, 우리가 염려하는 일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기도를 생각해 보면, 어떨 때는 마치 하나님과 작은 세미나를 하는 것처럼 기도할 때가 많습니다. 나는 아름다운 기도문을 읽고, 심오한 생각들을 하고, 인상에 남을 말들을 하면서 아주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떤 점수를 받을지 아주 고심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무용한 사람이 되어 침묵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도록 해드리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훈련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좀더 무용해질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 자신의 유용성의 한계를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삶으로 부르고 계심을 압니다. 그러므로 사역이란 무엇보다도 이런 ‘무용의’ 기도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뻗어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인 하나님의 임재를 알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침묵의 기도에서 비롯됩니다. 참으로 그로부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들이 됩니다. 3.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엘리 비젤은 자신의 소설 『숲으로 난 문들』에서 그레골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그레골은 과거의 끔찍한 시련들을 겪은 후에 새로운 미래를 찾아 파리로 옵니다. 그곳에서 그는 친구의 충고에 따라 주저하지 않고 랍비를 찾아갑니다. 랍비가 그레골에게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묻자, “저를 울게 해주십시오.”라고 대답합니다. 랍비는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그걸로는 충분치가 않아요. 노래할 수 있도록 가르쳐 드릴게요. 다 큰 사람은 울지 않습니다. 거지도 울지 않습니다... 우는 것은 아이들이 하는 짓입니다. 당신은 여전히 아이입니까? 당신의 삶이 아이의 꿈을 이루는 것입니까? 아니지요. 그러니 울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랍비 선생님은 저에게 무엇을 기대하십니까?” “모든 것을요.” 그러자 그레골이 저항하기 시작했고, 랍비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야곱은 밤새도록 천사와 씨름을 했고 그를 이겼습니다. 천사는 새벽이 가까웠으니 가게 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야곱이 그를 가게 해주었고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 천사는 그에게 사닥다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저에게 이 사닥다리를 가져다주세요.” “우리 중에 누가 야곱이죠? 그리고 누가 천사죠?” “모르겠는데요. 당신은 아나요?” 랍비는 다정하게 윙크를 했습니다. 그레골이 일어나고 랍비가 문으로 그를 배웅했습니다. “다시 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랍비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다시 오겠습니다.” “우리 축제에도 오실래요?” “그러겠습니다.” 그레골에게 자전적인 특성들을 많이 부여한 엘리 비젤은 이 대화에게 새로운 미래에 대한 자신의 희망을 표현합니다. 눈물 뒤에 노래가 있고, 슬픔 뒤에 축제가 있습니다. 투쟁 뒤에는 감사함으로 천사에게 내려오는 사닥다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랍비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대화에게 그레골은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후에 당신은 어떻게 하나님을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랍비는 대답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후에 당신은 어떻게 하나님을 믿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와 투쟁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로 향한 사닥다리를 역시 보내 주십니다. 비젤은 우리가 과거를 잊지 않기를 원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믿음 또한 잃지 않기를 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들인 사역자들은 치유자와 붙들어 주는 자일 뿐만 아니라 안내자입니다. 우리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현재의 우리를 지탱시키는 기억은 또한 우리의 미래를 인도하고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새롭게 해줍니다. 살아 있는 기억 장치가 된다는 것은 기억하는 일을 통해 자신들이 맡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땅으로 인도하는 선지자가 됨을 의미합니다. 좋은 기억은 좋은 인도함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 가운데 친절한 말, 사랑의 표식들, 염려해 주는 몸짓들, 평화로운 침묵, 즐거운 축제 등의 좋은 기억들은 당시에는 그런 것들이 너무 당연하고 단순하고 어떤 많은 결실들도 없었지만 그런 것들이 기억이 되었을 때는 혼란과 두려움과 어두움 가운데서 우리를 구해 낼 수 있습니다. 사실 그러한 기억들은 의식적인 기억이나 성찰 이전 단계에서 우리를 인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안에서 피와 살이 되어 우리 존재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 존재 자체가 우리의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타락한 문화와 비틀거리는 사회와 어두운 세상 한 가운데서 사람들을 인도하고 그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 예수님을 기억하는 데 있습니다. 그 기억들은 우리 미래의 청사진으로서, 우리를 도와 믿음으로 이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가 노예 되었던 땅을 떠나게 합니다. 또한 약속의 땅이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고 말하는 그 부르심에 순종하도록 우리를 돕습니다. 사역자들은 기억에 대해서 대항하거나 기억에 영감을 불어넣는 이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사람들을 인도합니다. 이상을 우리 자신들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자기 만족에 겨워 질식할 정도로 좁게 끌어내리는 것을 모든 개혁자들이 대항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위대한 이상들이 확신에 찬 호소력을 잃고 희미해져 버리는 그런 형태의 삶에 대항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을 인도하는 데는 이런 거짓된 벽들을 무너뜨리고 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대항하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고백하고 회개하도록 도전합니다. 그러나 또한 인도는 대항하는 일 이상을 요구합니다. 위대한 영감이 시작되었던 그 지점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이상을 회복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영감을 불어넣는 일을 통해 사역자는 다시금 새로운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위를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랍비들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을 인도합니다. 우리들은 이야기꾼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엄청난 능력 가운데 하나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대항하지만 억압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영감을 불어넣지만 술수를 쓰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어떤 공간으로 우리를 초청하여 만나게 하고 대화를 함께 나누게 합니다. 비젤은 “하나님은 이야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인간을 만드셨다.”고 씁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나는 사람들의 생애를 상기시켜 줄 수 있는 한, 새로운 이야기가 숨겨진 새로운 땅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상담자와 안내자가 나타나게 하는 그런 영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그것은 묵상과 기도에 있습니다. ... 묵상한다는 것은 본문을 읽고 ‘마음으로’ 깨닫는 것입니다. 이 말의 완전한 의미는 존재 전체로 깨닫는 것입니다. 즉, 입으로 그것을 낼 때 몸으로, 그것을 고정시키는 기억으로, 그 의미를 이해하는 지성으로, 또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의지로 깨닫는 것입니다. 기도는 모든 것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또한 모든 것의 근원이 됩니다. 기도는 모든 것을 추진하는 힘입니다. 기도는 또한 모든 것의 인도자입니다. 만일 기도가 옳다면 모든 것이 옳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어떤 것도 잘못되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영적인 성숙을 이루도록 인도하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을 것이며 많은 함정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영적인 요구를 부인하는 것은 이 지극히 민감한 현대 경험의 영역에서 아마추어리즘을 부추기는 형식으로 맞불을 지피는 것밖에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사역자들에게 성령의 삶이란 아직 낯선 분야입니다. 따라서 수많은 거룩하지 않은 영들이 장악하여 엄청난 파괴를 일삼고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성령과 악령을 분별하여 사람들의 영과 몸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든 인간 관계에도 활발한 변화가 일어나도록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는 영 분별자들이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런 분별의 은사는 성령의 은사 가운데 하나로 오직 끊임없는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도 훈련을 통해 형성되고 다듬어진 사역자의 영적인 삶이야말로 영적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우리 안에서 생명을 주시는 성령과 계속 교제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사람들을 사로잡힌 데서 불러낼 수 있으며 희망을 주는 안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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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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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기도 제목
곧(2-3일내로..9월18일전에)울란바르시 감사국으로부터 병원 감사가 나옵니다. 전에 이미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하여 시정이 되었는지를 보려고 오는 것입니다. 조명을 보완하고 약국을 새로 만들고 그리고 공기순환장치를 부착을 해야…
곧(2-3일내로..9월18일전에)울란바르시 감사국으로부터 병원 감사가 나옵니다. 전에 이미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하여 시정이 되었는지를 보려고 오는 것입니다. 조명을 보완하고 약국을 새로 만들고 그리고 공기순환장치를 부착을 해야만 합니다. 이에 필요한 재정 200만원이 급히 필요합니다. 기도하여 주십시요!!
19
AU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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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 꿈을 실현하는 13단계 성공철학 - 나폴레온 힐 지음/권혁철 옮김 국일미디어/2000년 11월/369쪽/8,000원 ▣ 저 자 나폴레온 힐 1908년 신출내기 기자 시절에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를 만나 많은 영향…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 꿈을 실현하는 13단계 성공철학 - 나폴레온 힐 지음/권혁철 옮김 국일미디어/2000년 11월/369쪽/8,000원 ▣ 저 자 나폴레온 힐 1908년 신출내기 기자 시절에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를 만나 많은 영향을 받았다. 윌슨 대통령 홍보 담당 비서관, 루스벨트 대통령 고문관 등을 역임했으며 1960년에는 성공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 PMA(Positive Mental Attitude)를 완성하여 보급하였다. 또한 ‘나폴레온 힐 재단’을 설립하여 1970년 88세의 일기로 세상을 뜰 때까지 자신의 생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집필과 강연 활동을 계속하였다. 저서에는 『긍정적인 사고방식』 『찾아라 길이 있다』 외에 다수가 있다. ▣ 역 자 권혁철 권혁철은 1928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였다.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다 서울지방법원에서 근무하였으며 한국번역문화연구원 사무국장 및 대표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물고기』 『4남매』가 있으며 번역서로 『반처녀 엠마누엘』 『로마의 엠마누엘』 『금병매』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누구에게나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이 있고 바라는 인생이 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인생과 꿈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이 책은 철강왕 카네기가 제시한 인생의 원리를 바탕으로 성공에 이르는 구체적인 행동법칙을 13단계로 나누어 소개한 책이다. 이13단계의 행동법칙은 그 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살고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실제로 적용해본 결과, 그 효과가 확연히 입증되었다. 카네기가 희망하던 대로 이 성공철학은 수많은 사람들의 조력자가 되어 왔는데, 그 중에는 위대한 업적이나 막대한 부를 쌓아올린 사람도 적지 않으며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람 또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만일 지금 당신의 마음과 몸이 지쳐버릴 정도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거나 혹은 질병이나 신체적인 결함 등의 약점을 짊어지고 있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함으로써 인생의 사막 가운데 있는 희망이라고 하는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성공철학은 교육을 많이 받고 안 받았는가에 관계없이 진실로 원하는 사람만 사용해야 한다. 이 책에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면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의 성공철학’이라는 말을 수없이 언급하면서도, 그 명칭에 대해서는 전혀 소개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그 명칭보다는 본질을 파악해 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의도와 관계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모두 실화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인생의 성공철학이 믿기 어려울 정도의 위대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공하거나 혹은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성공하거나 혹은 부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따라서 당신이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잊지 않는 한, 반드시 성공으로 가는 문은 열릴 것이다.” ▣ 차 례 시작하기 생각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제1장 모든 것은 열렬한 소망에서 출발한다 제2장 신념이 나를 움직인다 제3장 자기암시는 놀라운 힘이 있다 제4장 전문 지식을 활용한다 제5장 상상력에서 가능성이 나온다 제6장 행동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제7장 결단은 신속하게 한다 제8장 참고 견디는 마음을 키운다 제9장 유익한 협력자를 찾는다 제10장 성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전환시킨다 제11장 잠재의식을 끌어낸다 제12장 잠재된 두뇌 능력을 계발한다 제13장 육감을 불러일으킨다 행동하기 마음의 힘은 무한하다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 꿈을 실현하는 13단계 성공철학 - 나폴레온 힐 지음/권혁철 옮김 국일미디어/2000년 11월/369쪽/8,000원 시작하기 생각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당신을 성공시키는 힘이 잠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NO)라는 말 대신 예스(YES)라는 말로 당신의 마음에 새긴 이상을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 자신이 창조하는 것이다. 인간이 상상하여 믿을 수 있는 일이면 그것이 무엇이건 반드시 실현시킬 수 있다. 모든 것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타오르는 소망을 가지고 있는 한 누구나 새롭게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또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어 있지 않는 한, 괴로운 시기가 길면 길수록 성공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공을 눈앞에 두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승리를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다루어야 할 최대의 유일한 문제는 바른 생각을 선택하는 데 있다. 만일 그 일에 성공한다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당신이 즐거운 생각을 하면 당신은 즐겁다. 반면 불행한 생각을 하면 불행해질 것이다. 무서운 생각을 하면 무서워진다. 병적인 생각을 하면 병에 걸린다. 실패를 생각하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당신이 자기 연민에 빠지면 사람들은 모두 당신을 피하면서 멀리하게 된다. 노만 빈센트 피일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간은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한 자기가 아니며, 생각 그 자체가 자신인 것이다. 제1장 모든 것은 열렬한 소망에서 출발한다 꿈을 꾸기만 해서는 안 된다. 타오르는 소망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을 결정하는 일이 인생의 첫걸음이다. 강렬한 소망은 반드시 실현된다. 불타오르는 소망이 진가를 발휘할 때 승리는 이미 당신의 것이다. 패배를 생각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소망은 일시적인 패배에서 당신을 재정비시키는 힘이며 당신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힘이다. 잿더미 속에서 세계 제일의 백화점을 재건한 것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초라한 소녀가 일류 오페라 가수가 된 것도, 의사도 포기했던 환자가 건강을 되찾은 것도 모두 이 소망의 힘이었다. 진정으로 원하는 마음을 갖고 노력한다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한 이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 에드윈 C. 번즈가 화물열차를 타고 뉴저지 주의 이스트 오렌지에 도착했을 때 그의 행색은 부랑자처럼 초라했다. 그러나 마음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에디슨 연구소로 향하는 그의 마음은 이미 사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소망은 위대한 발명가 에디슨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었고, 그 첫걸음으로 에디슨 연구소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번즈가 가지고 있던 소망은 단순히 꿈이나 희망과 같은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초월해야 하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았을 때 번즈는 어엿한 공동 경영자로서 에디슨 앞에 섰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건 소망이 실현되었다. 모든 정력, 모든 능력, 모든 노력, 그 밖의 모든 것을 이 절대적인 소망에 전력 투구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제2장 신념이 나를 움직인다 동요되지 않는 신념, 그것이 당신의 사고를 힘으로 바꾼다. 신념은 당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자신으로 만든다. 즉 당신을 도전하는 인간으로 변화시킨다. 가난해지거나 부자가 되거나 어느 쪽이든 그렇게 되기 위한 자신의 신념에서 비롯된다. 신념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신념은 잠재의식에서 자기암시를 줌으로써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신념의 놀라운 힘은 링컨이나 간디의 경우처럼 몇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자신감도 자기훈련으로 기를 수 있다. 다음의 다섯 가지 공식을 암기하여 매일 복창하고 실천해 보자. 첫째, 나에게는 훌륭한 인생을 구축할 능력이 있다. 그래서 참고 기다린다. 나는 ‘절대로 단념하지 않는다.’라고 마음속에 다짐한다. 둘째, 무엇이든지 내가 마음속에 강렬하게 소망하는 것은 반드시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매일 30분간 내가 이루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마음속에 생생하게 그려낸다. 셋째, 나는 자기암시의 위대한 힘을 믿고 있다. 그래서 매일 10분간 정신을 통일하여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자기암시’를 건다. 넷째, 나는 인생의 목표를 명확하게 종이에 쓴다. 다음은 한 걸음, 한 걸음 자신감을 가지고 전진해 가면 된다. 다섯째, 나는 진리와 정의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는 어떠한 성공도 결코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겠다. 성공은 다른 사람들의 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우선 남을 위해 봉사한다. 사랑을 몸에 익히고 증오와 시기, 이기심이나 짓궂은 마음을 버린다. 이 자신감을 기르는 5가지 공식은 누구나 다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절망을 원하는가, 행복을 원하는가, 결과는 당신이 소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하여 가난과 절망과 비참함에 시달려온 사람들은, 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암시의 법칙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3장 자기암시는 놀라운 힘이 있다 날마다 마음속에 성공을 그려라. 긍정적인 자기암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자극 방법이다. 잠재의식은 비옥한 밭과 같다. 그러나 땅이 아무리 기름지다 해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머지않아 잡초가 무성해 못쓰게 되고 만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기암시의 씨앗을 심고 열심히 가꾸어야 한다. 이로 인해 당신은 점점 풍요로워질 수 있다. 자기암시란 우리가 오감(五感)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해 스스로 자기 마음에 주는 암시나 자극을 말한다. 이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생각이나 소원을 의식적으로 잠재의식에 주입함으로써, 우리의 인생마저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인간은 이 오감을 통해 잠재의식에 받는 암시의 힘으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창출하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다. 그러나 이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제4장 전문 지식을 활용한다 성공의 길로 진입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여러 가지 지식은 그 길을 포장해 준다. 어떤 훌륭한 지식도 단순한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짜맞추어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작성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교육에 대해 우리는 근본적으로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란 인간 내부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재능을 이끌어내 활용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식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지식을 체계화하고 활용할 줄 알면 당신은 누구보다도 앞설 수 있다. 당신의 소망을 부나 그 밖의 다른 것으로 전화하고자 할 때 당신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좀더 자신감을 갖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즉, 부자가 되기 위해 보다 많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 지식을 전부 가질 필요는 없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협력자로 하여 도움을 구하면 당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전문지식을 가진 현명한 인재를 고도로 조직화하여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다. 토마스 에디슨은 학교를 3개월밖에 다니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지식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비참한 인생을 겪은 사람도 아니었다. 헨리 포드도 6년 정도의 학력밖에 없었지만 큰 부자가 되어 유복한 인생을 보냈다. 이와 같이 전문지식이 없다 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당신도 필요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협력을 얻는 것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제5장 상상력에서 가능성이 나온다 당신이 찾고 있는 기회는 당신의 상상력 안에 있다. 상상력은 당신의 소망을 실현시켜주는 공장이다. 상상력에는 합성적인 것과 창조적인 것이 있으며, 훈련에 의해서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시킬 수 있다. 상상력은 실패 안에서는 보지 못하고 성공 안에서는 반드시 존재하는 촉매적 요소이다. 아서 캔들러는 코카콜라의 공식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사용함으로써 그 공식을 부로 전환시켰다. 부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바로 상상력에서 나온다. 당신을 포함하여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생명들은, 대자연의 신비로운 힘에 의해 작은 물질들로 결합하여 진화해 온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우리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물론 지구를 생성하고 있는 모든 원자는 그 하나 하나가 물리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망이란 사고의 번뜩임이다. 이 번뜩임이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즉, 돈을 벌고 싶다는 소망이 마음속에 번뜩인 순간부터 당신의 육체나 두뇌는 목표를 향해 자동적으로 작동을 시작한다. 이것은 대자연이 지구나 우주의 만물을 창조해 왔다는 것과 똑같은 불변의 법칙에 의한 움직임이다. 제6장 행동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단순히 소망을 갖고 있는 것과 그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면밀한 계획을 세워라. 만약 당신이 실패하는 일이 있어도 완전히 성공을 거둘 때까지 몇 번이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라. 마음속에서 단념해버리지 않는 한 누구에게도 패배는 있을 수 없다. 위대한 사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계획을 행동으로 옮길 때 당신을 격려하고 당신에게 힘을 나누어주는 동료를 선택함으로써 당신의 자신감은 더욱 더 견고해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 면밀한 계획을 세울 것인가? 첫째, 필요한 인재를 되도록 많이 모은다. 이 협력자들의 힘을 빌어 계획을 세우고 행동 준비를 한다. 둘째, 협력자들에게 힘을 빌리기 전에 그들의 협력에 대해 어떤 보답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 둔다. 어떤 대가도 구하지 않고 전면적인 협력을 해줄 사람은 없다. 셋째, 협력자들과는 적어도 주 2회 이상, 되도록 자주 만나도록 한다. 계획이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는 끝까지 이러한 관계를 유지한다. 넷째, 협력자들과 상호간에 마음이 통하도록 항상 노력한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당신의 계획은 중도에서 실패할 위험이 있다. 협력자 전원의 마음이 완전히 일치되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7장 결단은 신속하게 한다 결단이 소망을 완성시킨다. 당신은 얼마나 신속하고 명확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가? 언제, 어떻게 결단을 내릴 것인가를 몸에 익혀라. 당신은 결단을 내림으로써 막대한 재산을 놓치지 않고 손에 넣을 수 있다. 결단력의 결여는 실패의 최대 원인이다. 누구나 의견을 가지고 있으나 당신의 일생은 당신의 의견으로 결정해야 한다. 백만장자와 비교가 안될 만큼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그들 모두가 신속한 결단력의 소유자이며 일단 결정한 것을 변경해야 할 경우에는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생각하여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반해 부를 축적하는 데 실패한 사람은 예외 없이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매우 느리고, 그것을 변경하는 것이 매우 빠르며, 게다가 빈번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유부단한 습성은 아이 적부터 몸에 배는 일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그것을 없앨 수 있을까? 아니면 거기에서 사람들을 멀리 떼어놓을 수는 없을까? 신속하고 명확한 결단을 내리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바람을 달성하기 위한 용기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세상은 자기가 바라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향해 행동하는 사람들에게만 항상 기회를 준다. 헨리 포드는 신속하고 명확하게 결단을 내리며, 변경할 때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그는 ‘완고한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이러한 완고함은 세계에서 가장 추한 자동차라는 별명의 <모델7>를 제작할 때도 나타났다. 주위 사람들은 “모델을 바꾸어야 합니다.”라고 충고했으나 그는 계속 진행시켜 생산했다. 어쩌면 이 <모델7>의 변경에 있어서 결단을 내리는 시기가 늦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완고한 고집으로 막대한 부를 구축해왔던 것이다. 완고한 성격은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호한 결단력을 밑받침해 주기도 한다. 제8장 참고 견디는 마음을 키운다 무엇이 약점인가를 확실하게 알자. 성급함이야말로 사람을 파멸시키는 것이다. 인내력을 몸에 익혔을 때 당신은 전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전진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억세어지는가를 알게 되면, 어째서 억센 사람들만이 전진할 수 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탄소가 부서지기 쉬운 철을 강철로 변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내력에는 인간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인내력이 있으면 당신은 부를 추구하는 의식을 개발할 수 있으며, 그 힘으로 잠재의식은 항상 당신에게 부를 이루게 하려고 그 기능을 개시하게 된다. 아무리 명마라 해도 한 번 뛰어 열 걸음을 나아가지는 못한다. 그리고 아무리 하찮은 수레를 끄는 말이라도 먼 곳까지 도달하기 위해 중단하지 않는다면 명마와 같다. 어떤 경우라도 단념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자만이 최후에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인내력을 몸에 익혀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4가지 원칙이 있다. 거기에는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있으면 충분하다. 결코 위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고등교육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4가지 원칙이란 다음과 같다. 첫째, 불타오르는 소망으로 뒷받침된 명확한 목표를 가진다. 둘째, 명확한 계획을 세워 한 걸음, 한 걸음 실행해 나간다. 셋째,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들, 즉 자신의 발전에 방해가 되는 의견을 깨끗이 털어 버린다. 넷째, 목표와 계획이 찬동하여 항상 용기를 북돋워 주는 친구를 사귄다. 이 네 가지 원칙은 모든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이 책의 13단계에 걸친 성공철학도 결국은 각각의 단계를 습관화하여 몸에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제9장 유익한 협력자를 찾는다 소망을 돈으로 전환시키는 데는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 주위의 협력자들이 당신의 부를 축적하게 해줄 것이다. 협력자의 힘을 빌린다. 그렇게 하면 가장 적합한 일을 잡게 된다. 또한 리더가 될 수도 있으며, 놀라울 만큼 단기간에 큰 부자가 될 수도 있다. 앤드류 카네기가 발견한 온갖 성공을 가져오는 위대한 철학, 즉 협력자는 당신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협력자가 만들어주는 조직화된, 방향 지워진 지식은 당신의 생애에 있어서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에너지의 보고이다. 두 개 이상의 마음이 조화의 정신으로 서로 협력할 때, 이 협력자는 제3의 마음이 된다. 그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위대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올바르게 선택된 협력자가 당신에게 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에너지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 협력자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경제적인 면에서의 특징이며, 또 하나는 심리적인 면에서의 특징이다. 경제적인 면은 간단 명료하다. 항상 사람들의 조언을 구해 상담하며 진심으로 원조해 주려고 하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이 있고서야 막대한 부를 구축하는 데 기초가 굳어졌다고 하겠다. 이 진리를 깊이 이해하면 틀림없이 경제적으로 완전한 성공을 얻게 될 것이다. 심리적인 면은 여간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안에는 매우 중요한 진리가 감추어져 있다. 즉, 두 개의 마음이 하나가 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제3의 마음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일종의 에너지이며 그것은 본질적으로는 정신적인 것이다. 두 사람의 마음이 조화의 정신으로 합쳐지면 양자의 마음이 에너지로 이어져 하나의 결정(結晶)이 되며 협력자의 심리적인 장점을 발휘하게 된다. 제10장 성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전환시킨다 성 에너지는 당신의 정열이나 창조적 상상력이나 집중적 소망이나 인내력, 그리고 그밖에 당신을 풍족하고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의 원동력이다.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보면, 여성에 의해 성적 소망이 자극되어 창조적 상상력을 개발함으로써 위대한 지도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아내 조세핀의 사랑과 내조를 받던 시절엔 천하무적이었다. 그러나 그녀와 이혼하고부터 급속하게 쇠퇴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전쟁에서 패배하여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당했다. 성 충동의 전환이란 ‘성은 육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에서 ‘성을 다른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로 생각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성에 대한 소망은 인간의 소망 중 가장 강렬한 것이다. 이 소망에 사로잡혔을 때 사람들은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왕성한 상상력과 용기, 의지력, 창조력 등을 발휘하게 된다. 성 에너지의 바른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성 에너지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며 지도자인 동시에 어떤 이론보다도 광대한 힘의 원천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자연의 위대한 힘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 존재를 발견하는 데 늦을 경우가 있다. 그럼 기억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강한 성 에너지를 가지고 훌륭한 대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해 보겠다. 그들은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지만 모두 성 충동을 훌륭하게 전환시킨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앨버트 하버드, 윌리엄 셰익스피어, 에이브러햄 링컨, 우드로 윌슨, ... 단, 성 에너지가 강한 사람은 모두 천재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천재라 함은 자신의 마음을 자극함으로써 창조적 상상력을 높여 훌륭한 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제11장 잠재의식을 끌어낸다 인간의 마음은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의 두 가지 부분에 의해 포착된다. 우리의 오감에 의해 현재의식에 보내진 모든 정보는 정리되고 분류되어 잠재의식 속에 저장된다. 그리고 그 정보들은 서류 보관함에서 서류를 꺼내듯이 필요에 따라 잠재의식 안에서 불려 나온다. 잠재의식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라도 그대로 받아들여 인화해 버리는 성질이 있다. 잠재의식은 선악을 구별하거나 시비를 판단하지 못한다. 이러한 성질은 우리가 잠재의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즉, 우리는 자신이 소망하는 대로의 정보를 잠재의식에 입력할 수 있다. 물론 돈이나 그 밖의 것을 얻고 싶다는 소망을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잠재의식은 잠자는 거인이다. 게다가 이 거인은 당신의 하인이다. 잠재의식은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다준다. 당신의 잠재의식은 어떤 정보라도(파멸을 가져오는 것이나, 재물이나 성공을 가져오는 것이거나) 구별 없이 받아들인다.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당신 자신의 몫이다. 그 결과는 당신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다. 잠재의식의 번뜩임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주면 의심하는 마음을 버리고 당장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 반드시 인스피레이션(영감)의 힘을 믿고, 그 중요성을 올바르게 이해해 두기 바란다. 때가 되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은 당신을 실패로 이끌 뿐이다. 강대한 잠재의식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을 하루하루 착실하게 구축해 나가기 바란다. 머지않아 당신은 모든 계획과 사업을 성공시켜 줄 근원적인 정보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제12장 잠재된 두뇌 능력을 계발한다 두뇌에는 위대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그리고 당신은 이 위대한 힘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이다. 몇 조가 넘는 작은 하인 즉 두뇌의 모든 세포는 당신의 사고나 상상이나 의지에 충실히 따른다. 마음속에 있는 텔레파시에 관한 과학의 발견은 당신의 자기개선 도구로 유용할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부여한다. 당신의 마음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무한한 지성이 있으나 라디오 구조와 마찬가지로 당신 마음의 주파수를 바꿈으로써, 언제든지 무한의 지성과 수신, 송신이 가능하다. 전 우주의 에너지는 당신의 기도를 감지하여 당신을 도와준다. 노년에 머리가 멍청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점에 유념해야 좋을까? 도쿄 대학 뇌 연구소 아사나가 소장은 다음의 7원칙이 중요하고 말한다. 첫째, 해면처럼 잘 흡수하는 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뇌를 많이 쓴다. 둘째, 뇌의 동맥경화를 방지한다. 젊었을 때부터 고혈압에 주의하고, 건강 유지에 평소부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한창 일할 나이 때부터 주치의를 갖도록 해라. 병 같은 것은 앓은 적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혈압이 올라가 갑자기 뇌졸중을 일으켰다는 경우가 많다. 넷째,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잠을 자는 것은 노화 방지책의 하나이다. 다섯째, 기분전환을 자주 한다. 여섯째, 손끝과 손가락을 자주 사용한다. 일곱째, 호기심을 많이 가진다. 제13장 육감을 불러일으킨다 육감은 아이디어, 착상, 번뜩임, 명안 등을 포착하는 수신장치이다. 이 육감을 불러일으켜 활용하라. 성공으로 이어지는 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시대의 모든 성공한 자들이 가지고 있던 ‘그 어떤 것’은 현재 당신의 손안에 있다. 이 ‘어떤 것’이야말로 오늘날 예술이나 과학 등을 비롯하여 온갖 분야에서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는 육감을 기르기 위해 당신의 사고를 높이는 조언을 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모든 사람들의 잠재의식의 저장고와도 자유롭게 교신이 되는 것이다. 뇌 세포의 어느 부분에 감이라든가 번뜩임의 신호를 수신하는 장치가 갖추어져 있다. 이 육감의 장치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오감 이외의 기관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정확하게 수신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육감을 통한 정보는 인간의 정신이 필요 이상의 흥분 상태에 있을 때 수신할 수 있다. 이 육감을 불러 깨우는 긴장상태란 감정을 흥분시켜 심장의 고동이 빨라진 상태를 말한다. 운전 중 사고를 일으킬 뻔했을 때 육감의 도움을 받아 불과 일순간의 차이로 사고를 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육감의 실체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행동하기 마음의 힘은 무한하다 철저하게 당신의 내면을 분석한다. 그리고 당신의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언제나 당신을 방해하고 있는 공포를 내쫓아 버리자. 그렇게 하면 당신은 완전히 무적의 인간이 될 수 있다. 공포란, 인류 공통의 고민이며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공포를 생각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유부단함을 없애고 의혹을 버림으로써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부를 구축할 수도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부도 이룩할 수 있다. 그러나 손에 만져지는 부, 그 중에서도 돈은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돈으로 인해 행복하게 되고 장수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의 평화도 가질 수 있다. 성공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마찬가지로 실패에도 변명은 필요 없다. 우리의 핑계는 결국 우리를 묶어버릴 따름이다. 인생의 성공철학을 마스터한 지금, 우리에게는 어떠한 핑계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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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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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 존 고다드 지음 글담어린이 / 2008년 3월 / 192쪽 / 9,000원 첫 번째 이야기 : 꿈의 목록을 소개해줄게 꿈에는 배움이 필요하단다 / 나만의 꿈의 목록 / 꿈의 목록 이후 이룬 또 다른 꿈들 / 너는 어떤 꿈을 꾸고 있…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 존 고다드 지음 글담어린이 / 2008년 3월 / 192쪽 / 9,000원 첫 번째 이야기 : 꿈의 목록을 소개해줄게 꿈에는 배움이 필요하단다 / 나만의 꿈의 목록 / 꿈의 목록 이후 이룬 또 다른 꿈들 / 너는 어떤 꿈을 꾸고 있니? 나의 꿈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되어서 무척 영광으로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언제나 탐험가가 되기를 꿈꿨지. 부모님은 대자연과 야생동물에 대해 지나친 애착을 보이며, 탐험가가 되겠다는 나의 장래 희망을 전혀 꾸짖지 않았고, 그 대신 캘리포니아와 유타 주에 있는 자연보호구역 야영장에 자주 데리고 가주셨어. 참고로 내 나이 열 살 때부터 열여덟 살에 공군에 입대할 때까지 나는 해마다 여름이면 비록 허름하지만 배울 것이 많았던 목장의 목부로 지냈는데, 로얄 아저씨네 목장은 야생동물의 천국이었고, 아이다호의 벌판 중 사람이 살지 않는 가장 넓은 벌판이었단다. 그리고 여름이 끝나 집에 돌아와 보면 내 몸은 더욱 튼튼해졌고, 자신감과 독립심도 강해져 있었지. 또 힘든 목장 일을 통해 인내할 줄 알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완벽하게 마무리짓는 법도 배우게 되었어. 아무튼 이런 경험들이 내가‘꿈의 목록’을 쓸 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 꿈을 위해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게 만들었던 요인들이란다. 어느 비오는 날 오후, 노란색 노트를 펼치고 ‘나만의 꿈의 목록’이라고 써넣고, 제목 밑에 나는 127개의 목표를 적어 내려갔지. 그때부터 내 인생은 설렘과 도전, 즐거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단다. 참고로 그날 내가 적었던 꿈의 목록에는 탐험하고 싶은 장소, 답사해 보고 싶은 원시문화, 촬영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곳, 수중 탐험하고 싶은 곳, 그 밖에 해내고 싶은 일들이 적혀 있었단다. 그리고 127개의 꿈의 목록 중 111개를 이룬 이후 난 새로운 꿈들을 꾸게 되었어. 계속해서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작은 꿈을 이루면 더 큰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야. 너희들도 나만의 꿈의 목록을 만들어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는 연습들을 해보렴. 꿈을 이루는 것만큼 소중한 것도 없단다.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나만의 꿈의 목록 작성하기 나는 ‘꿈의 목록’에 적은 것들을 현실에서 이루어 내기 위해 십대 시절을 모두 바쳤단다. 만약 ‘꿈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에 맞게 삶의 계획을 바꾸고, 준비 과정을 거쳐 목표 하나하나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마 500여 개의 목표 중 제대로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을 거야. 결국 이러한 과정은 바로 ‘끈기와 열정’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지. 그렇다면 살아가면서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걸까? 꿈을 이루려면 우선 육체적, 정신적, 영혼의 건강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그리고 평생 공부하고, 교양을 쌓아야 한단다. 또 돈도 꿈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수단이니 저축하는 습관도 들여야 하지. 자, 그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만의 꿈의 목록을 만들어 보렴. 거창하고 큰 꿈보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것, 네가 이룰 수 있는 꿈을. 두 번째 이야기 : 나만의 꿈의 항해를 소개할게 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었단다 / 바다는 꿈의 보물창고였어 난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늘 바다를 보고 자라면서 바다와 함께 친구가 되어 놀이를 즐겼단다. 참고로 내가 진정으로 바다와 평생 동안 지속될 깊은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열두 살 되던 해에 남태평양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란다. 그 책에는 물안경만 착용한 섬의 주민들이 산소통도 없이 바다 밑으로 깊이 잠수해 들어가 어떻게 커다란 굴을 채취해 올라오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었는데, 나도 그들처럼 바다 밑에 들어가 보고 싶어서 수영과 잠수 기술을 부지런히 연마했지. 아무튼 바다는 나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단다. 때로는 거칠고 엄격하게 다루는 스승이기도 했지만, 언제나 넓은 품으로 날 포근하게 감싸주곤 했지. 하루는 바다 속에서 정말 커다란 전복을 발견했어. 그날 나는 공교롭게도 전복 따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고 가지 않았는데, 맨손으로라도 그 커다란 전복을 따고 싶어서 손을 뻗었어. 그런데 놀란 전복이 껍데기를 즉시 닫아 버리는 바람에, 두 손이 전복 껍데기에 꽉 물려 버렸단다. 겁에 질린 나는 안간힘을 다해서 가까스로 왼손은 전복에게서 빼냈는데 오른쪽 손가락은 여전히 빼낼 수가 없었어. 숨은 계속 막혀 오고, 천년만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지나갔지. 겨우 손을 빼내어 간신히 바다 밖으로 나온 나는 완전히 녹초 상태가 되었어. 이 힘들었던 경험을 통해 나는 바다에 대해 좀 더 겸손해질 수 있었단다. 덧붙이면 아름답고 신비한 보물창고인 바다는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고 아끼는 마음으로 조심히 대할 때에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 일생일대의 나일 강 대탐험 나의 가장 원대하고 가장 위험한 목표, 꿈의 목록 첫 번째 목표였던 나일 강 일주가 드디어 시작되었어. 나일 강은 길이가 6,690㎞로 적도 부근에서 발원해서 지중해까지 흐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야. 백인에서 흑인, 피그미족에서 거인족 그리고 토착 종교에서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교인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종과 민족, 부족을 먹여 살리는 생명의 젖줄이란다. 그래서인지 나일 강 주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대사의 유적들이 줄지어 서 있지. 또 나일 강 삼각주에는 수많은 종의 동물과 파충류가 서식하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단다. 참고로 나일 강의 주요 수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민물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이며, 그 넓이는 무려 6만 9,485㎢ 된단다. 그리고 아프리카 최대의 도시인 카이로도 이 강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지. 그런데 이 강 전체를 탐험한 사람이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을 나는 우연히 알게 되었고, 나는 내 꿈의 목록의 첫 번째 목표를 바로 이 ‘나일 강 탐험’으로 정했던 거야. 나는 프랑스 탐험가인 장 러포트 그리고 앙드레 데비와 함께 탐험길에 나섰는데, 그들은 내가 아는 이들 중 가장 용감한 사나이들이었지. 우리 셋은 함께 나일 강을 일주해 내려가면서 매일 경험한 것을 자세히 기록하기로 계획을 세웠단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예술가인 장은 스케치북과 카메라로 여행의 기록을 담당하기로 했고, 프랑스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하기 위해 곤충 표본을 수집할 예정이었어. 그리고 앙드레는 세계 굴지의 통신사인 AFP에 여행에 대해 주기적으로 기사를 쓸 예정이었지. 나도 16㎜ 필름을 사용해서 텔레비전과 강의용 영상을 촬영할 계획이었어. 참고로 우리는 평생 동안 모은 돈에다가 은행 대출까지 받아서 탐험 자금을 마련했고, 유럽의 다양한 강에서 카약을 많이 타 본 장이 카약을 타고 탐험을 하자고 해서 우리는 프랑스의 센 강에서 카약 적응 훈련도 마쳤어. 조그만 카약으로 나일 강을 일주하겠다는 우리를 주위에선 모두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남들이 모르는 것을 경험함으로써 깊은 만족감 같은 마음의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나는 확실히 믿고 있었지. 아무튼 나일 강 원정은 모험으로 가득 찬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모험이 되었단다. 나일 강에서 만난 친구들 우리는 얼마 안 있어 나일 강의 주요 수원인 거대한 빅토리아 호수를 여행하게 되었어. 이 호수는 면적이 6만 9,485㎢이고, 최대로 깊은 수심이 82m나 되고, 호안선의 길이만 해도 3,440㎞로, 담수호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란다. 호수에서 나온 물은 웅장한 물결로 흘러가면서 우간다, 수단, 이집트를 지나 지중해까지 도달하는데, 우리는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무성한 정글을 뚫고 나갔단다. 한편 나일 강을 탐험하면서 수많은 생물들을 만났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만난 하마는 아마 수백 마리가 넘었을 거다. 하마는 아프리카의 다른 어떤 동물보다 사람에게 위험한 동물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탐험 도중 이렇게 무서운 하마를 무수히 맞닥뜨려야했어. 그리고 무게가 5t이나 나가는 커다란 코끼리를 바로 앞에 두고 촬영도 했었지. 이것도 내 ‘꿈의 목록’에 있는 목표였어. 참고로 아프리카 코끼리는 무게가 6t까지 나가고, 키는 3.5m에 이르지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지. 사막이 아름다운 수단에서 우간다에서 수단 남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나일 강을 탐험하면서 숱한 어려움과 위험을 몇 달 동안 겪은 후 마침내 우리는 카르툼에 도착했단다. 카르툼은 수단의 수도로 화려한 도시란다. 유럽에서 건너와 카르툼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와 수단 공무원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는데, 고된 생활을 해온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침대에서 깨끗한 시트를 덮고 자는 것이 꿈만 같았지만 결국 다시 카약을 타기로 했단다. 그동안 우리가 이룬 꿈들을 다시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이지. 참고로 어렸을 때부터 나는 사막을 여행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중 수단을 탐험해 보는 것도 내‘꿈의 목록’에 들어 있는 목표였지. 아무튼 황금빛 사막은 가까이하기 어렵고, 어찌 보면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곳이지만 나일 강을 따라 펼쳐진 이 사막은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었어. 참고로 사막에는 오염 때문에 생긴 스모그로 뿌연 하늘도 없고, 별빛을 흐리게 하는 휘황찬란한 도시의 불빛도 없지. 사막의 은하수처럼 그렇게 밝게 빛나며 흐르는 별들을 나는 지금까지 결코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없단다. 신비로운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에서 나일강 입구에 위치한 카이로는 이집트의 수도이자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대도시인데, 이 도시는 천 년 전에 세워졌지만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역사적으로 뜻 깊은 유적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도시이지. 한편 나일 강에서 일주를 하는 동안 알다시피 나는 ‘꿈의 목록’에 써넣었던 몇 가지 인생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는 4,600년 된 쿠푸 왕의 거대한 피라미드에 올라가 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단다.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건축물 중 하나란다. 인간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이 건축물은 230만 개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석회암 벽돌로 지어졌는데, 벽돌 한 장의 무게는 2.5t이나 나간단다. 총 210층으로 쌓아 올려졌는데 이것은 40층 건물 높이와 같다고 하는구나. 오래전에 이와 같은 건축물을 세웠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단다. 그리고 그 유명한 스핑크스도 볼 수 있었어. 스핑크스는 이집트, 시리아,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등 고대 도시에서 널리 알려진 전설 속의 동물인데, 그 스핑크스를 실제로 보다니, 정말 감동적이었단다. 참고로 난 몇 달간 계속된 나일 강 탐험을 통해 수많은‘꿈의 목록’중 극히 일부분을 이루었지만, 내가 얻게 된 용기와 자신감,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 등은 앞으로 내가 이룰 많은 꿈들에 크나큰 힘이 된다는 걸 확신했단다. 콜로라도 강 대탐험 나는 어렸을 적에 탐험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단다. 그중에는 위대한 탐험가의 전기도 있었는데, 19세기의 미국 탐험가 중 남북전쟁에서 오른쪽 팔을 잃은 전직 장교 파월 소령이 내 관심을 끌었었지. 그의 많은 업적 가운데 특히 내가 부러워한 업적은 그랜드캐니언을 탐험한 일이었어. 나도 하루빨리 그 ‘위대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더구나. 그래서 나는 이것을 열다섯 살에 작성한 ‘꿈의 목록’ 네 번째 줄에 적어 넣었단다. 마침내 콜로라도 강 탐험의 꿈을 이룰 때가 왔어. 콜로라도 강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었는데, 로키산맥에 있는 발원지에서 멕시코까지 약 2,300㎞를 일주할 예정이었단다. 나는 고무로 만든 래프팅 배에 탈착식 모터를 부착한 유람용 모터보트를 타고 콜로라도 강의 여러 지류의 거대한 호수를 여행할 크나큰 계획을 세운 거란다. 참고로 다큐멘터리 영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땅 위의 풍경과 함께 강과 주변 지역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공중에서 촬영한 화면도 추가해야 했는데, 반갑게도 사진작가이며 나와 관심거리가 비슷하고 경비행기도 가지고 있는 친구인 월트에게 내 계획을 설명했더니,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어. 월트와 나는 그의 경비행기에 짐을 싣고 날아올랐고, 나는 16㎜ 카메라로 환상적인 풍경을 촬영했지. 정말이지 내게는 감격적인 순간이었어. 경비행기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우리는 래프팅을 시작했어. 어마어마한 급류가 끝나고 난 뒤, 3주 동안 미드 호수를 향해 하류로 여유롭게 내려갔단다. 참고로 우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절벽과 협곡을 지나갔는데, 바위들은 마치 성벽, 사원, 요새, 마천루, 커다란 항아리 등 갖가지 모양의 건축물 같았단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비가 빚어낸 것이고, 타는 듯한 더위와 얼어붙을 듯 추운 온도 변화로 만들어진 ‘작품’들이었어. 참고로 그랜드캐니언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종류의 야생동물로 더욱 생명력을 가지는데, 야생 동식물과 같이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단다. 왜냐하면 야생 동식물이 멸종되어 갈수록 생태계가 망가지고, 생태계가 엉망이 되면 인간도 식량이 부족하게 되거나 병이 들거나 자연재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리는 야생 동식물을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란다. 아무튼 이렇게 같이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우리가 사는 지구도 지켜나갈 수 있는 거야. 만약 네가 이 지구상에서 이룰 꿈이 있다면, 지구를 사랑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에게 애정을 갖고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단다. 이 책을 마치면서 - 꿈이란 무엇일까? 이 책을 다 읽은 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단다. “네 꿈은 뭐니?, 네가 생각하는 꿈이란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겠니?” 아저씨부터 질문에 대답해 볼까? 물론 어렸을 적 꿈은 탐험가였지만 지금 나의 꿈은 ‘어린이들이 나의 꿈의 목록을 보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란다. 아저씨는 네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 인생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꿈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고 정의해 보고 싶구나. 여기서 ‘풍요롭다’란 말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와 사람, 정보, 지식, 경험들로 풍요롭다는 의미란다. 아무튼 내 이야기가 새로운 관점으로 꿈을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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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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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31일간의 여행
꿈을 향한 31일간의 여행 밥 비엘, 폴 스웨츠 지음 큰나무 / 2012년 03월 / 256쪽 / 13,000원 ▣ 저자 밥 비엘 - 멘토이자 컨설턴트, 작가 겸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1976년에 매스터플래닝 그룹을 설립한 그는 그룹의 의장으로 400명이 넘…
꿈을 향한 31일간의 여행 밥 비엘, 폴 스웨츠 지음 큰나무 / 2012년 03월 / 256쪽 / 13,000원 ▣ 저자 밥 비엘 - 멘토이자 컨설턴트, 작가 겸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1976년에 매스터플래닝 그룹을 설립한 그는 그룹의 의장으로 400명이 넘는 내담자와 개별 면담을 했고, 3,500명의 회사 임직원과 일대일 면담을 갖기도 했다. 또한 현 세대의 뛰어난 지도자와의 개별 세션에 약 4만 시간을 투자했으며, 현재까지 개인 역량 발전 및 조직 역량 발전 분야에 35가지의 자원(책, 테이프, 노트 등)을 창출해 냈다. www.BobbBiehl.com 폴 스웨츠 - 상담가이자 목회자이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미시간 대학교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수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저술된 『사람들이 경청하도록 말하는 기술』은 무려 12만 5천 부가 팔려나갔다. 폴은 여러 다양한 단체 혹은 기관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www.iamdreamingbig.com ▣ Short Summary 누구나 목표를 성취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미 실패해 꿈을 잃은 지 오래일 수도 있고, 매일 바쁜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다지 이룬 게 없을 수도 있다. 또 꿈을 향해 어떻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냥 그대로 주저앉을 운명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마음속 열정이 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신호를 보내온다면, 당신은 이미 목표를 성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꿈의 에너지를 연료 삼아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당장 꿈을 이룰 수 없더라도, 크고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색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언제든 다른 이에게 자신의 꿈을 자신 있게 말하고, 현재 있는 곳에서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매일 생기 있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 또한 꿈을 쫓게 되면, 꿈을 성취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들게 된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발견하고, 그 꿈을 다듬어 자신이 목표한 바를 성취하기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31일간의 여정을 통해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과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적어보고, 왜 그 꿈을 꾸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통해 확인하게 한다. 나아가 그 꿈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쌓기, 성공 결과를 가시화하기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또한 리더로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방법들을 보여주고 있다. ▣ 차례 추천사 서문_ 깨어 꿈꾸어라 1단계 꿈 발굴하기 1일 미래 만들기 / 2일 모험의 시작 / 3일 맞춤꿈 재단 4일 우선순위를 아는 감각 기르기 / 5일 자연 에너지 활용하기 6일 안개 걷는 질문 던지기 / 7일 꿈의 조각 모으기 2단계 꿈 다듬기 8일 현명하게 방향 정하기 / 9일 꿈을 토대로 평생 직업 찾기 10일 꿈에 투자하기 / 11일 전략적으로 계획 세우기 / 12일 꿈 에너지로 열매 맺기 13일 삶의 균형 잡기 / 14일 유아적 단계 넘어서기 3단계 나의 꿈을 살기 15일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기 / 16일 꿈 지키기 17일 절망 극복하기 / 18일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마주하기 19일 깨어진 꿈꾸기 / 20일 중요한 일 즐기기 / 21일 다음 세대에 멘토링하기 4단계 꿈 나누기 22일 리더십 증명하기 / 23일 드림팀 만들기 24일 꿈이 반짝이는 질문 던지기 / 25일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팀 만들기 26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 27일 실패를 극복하는 법 가르치기 28일 경쟁력 있는 강점 만들기 5단계 꿈 북돋우기 29일 경청하기 / 30일 쌓기 / 31일 승리하기 독자평 꿈을 향한 31일간의 여행 밥 비엘, 폴 스웨츠 지음 큰나무 / 2012년 03월 / 256쪽 / 13,000원 1단계 꿈 발굴하기 1일_ 미래 만들기 꿈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불어넣는다: 거의 모든 사람이 어린아이 때부터 꿈을 가집니다. 꿈을 꾸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또한 지나간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일이 많다고 힘들어하지 않으며,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버거워하지 않습니다. 꿈꾸는 사람은 자유롭게 미래를 그리고, 삶에 대한 활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열정적인 삶’을 엿본 적이 있나요? 그렇게 되는 것 또는 그러한 열정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과연 꿈을 쫓는 과정이 내 삶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당신에게 하나의 여정을 제시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을 거친 것이니 분명 당신에게도 효력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다시 꿈꿀 수 있습니다. 뿌연 안개를 헤치고, 수많은 장애물을 지나 마침내 꿈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용기를 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를 그리고, 그 꿈을 분명하고 또렷한 모습으로 다듬어 나가세요. 1)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그저 있다 보면 답이 떠오를 것입니다. 마음에 와 닿는 대로 적어 보세요. - 새 차 혹은 새 집 마련하기. - 대학 학위 혹은 자격증 취득하기. - 결혼하기. -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 가족과 3개월간 휴가 보내기. - 한 번에 한 사람씩 시작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현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의 기대 같은 것은 신경 쓰지 마세요. 여러 꿈을 살피다 보면, 목표로 잡을 만한 꿈과 나의 진심에서 멀리 떨어진 꿈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2) 나는 왜 원하는가? 당신이 꿈을 향해 달려가게 만드는 ‘무엇’이 있나요? 그 꿈은 나의 삶을, 다른 이의 삶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꿈을 이룬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지금보다 더 많이 웃을 수 있을까요?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가요? 나의 꿈이 왜 중요한지 적어 보세요. 당장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만간 다시 이 질문을 대면할 것입니다. 심리 치료사인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유(동기)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견뎌낸다.”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 시절, 이 간단한 말의 힘을 발견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 처한 수용자 사이에서도 어떤 이는 살아남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생존자를 만나 인터뷰한 결과 그들에게는 꼭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곧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 나보다 더 소중한 누군가에 대한 책임감, 반드시 성취해야만 하는 꿈이 있었기에 고통을 견뎌냈습니다. 3) 나는 어떻게 성취할 수 있는가? 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아래 적힌 사항을 보세요. - 나에게 꿈을 마음껏 펼칠 자유를 주기 - 삶과 미래에 대해 독창적으로 생각하기 - 꿈의 또렷한 윤곽이 그려질 때까지 인내하기 질문에 답하는 동안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꿈을 향한 31일간의 여행’은 단지 과정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마음속에 떠오르는 있는 그대로를 믿으세요. 당신은 특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 특별한 임무가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발견해야 합니다. 7일_ 꿈의 조각 모으기 꿈의 7가지 특성: 꿈은 당신이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꿈은 행동을 이끄는데 그 힘은 바로 다음의 7가지 특성에서 나옵니다. 1) 꿈은 깊은 욕구에서 시작된다. 그 깊은 욕구는 그동안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필요에 의해 발현된 것이다. 뭔가 강렬히 바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열정이 생겨납니다. 음식과 살아갈 집이 필요한 아이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병에 걸린 노인 혹은 그동안 나를 위해 희생한 부모님을 생각해 보세요. 아마 그들을 돕고자 기꺼이 나의 시간과 에너지, 돈을 쓰고 싶어질 것입니다. 지금 당신을 눈물짓게 만드는 혹은 주먹을 내리치게 만드는 절박한 상황은 무엇이 있습니까? 2) 나의 위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무엇, 그것으로 꿈이 시작된다. 최고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평균 이상으로 잘하는 일이 아니라 최고로 잘하는 하나를 꼽아보세요. 꿈은 그 위대한 힘을 토대로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꿈을 쫓는 데 가장 핵심적인 조건입니다. 3) 꿈은 가치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평소 신조로 삼고 있는 가치가 견고한 바탕이 되어 무언가를 이루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앨런 블룸 교수에 따르면, 가치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방향을 제시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진실한 삶을 살게 하며 위대한 행동과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것만이 진정한 가치라 할 수 있다.” 4) 내게는 꿈이지만 다른 이에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나의 꿈을 듣고 비웃을지 모릅니다. “그런 어리석은 꿈이 어디 있어요? 이해되지 않아요.” 그렇지만 꿈은 나의 것이기에 상대방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꿈은 꿈꾸는 자에게만 특별한 것입니다. 5) 꿈을 통해 변화할 것이다. 꿈은 곧 평범한 일상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죽고 싶지 않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변화가 필요해.” 평범한 삶을 뛰어넘을 변화는 꿈을 향할 때 가능해질 것입니다. 의미 있는 일을 안겨줄 것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꿈을 꾸며 삶을 살도록 이 글을 쓰며, 이것은 내게 의미 있는 일이고, 쉼 없이 활력이 샘솟습니다. 6) 꿈은 자유롭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는 제한속도가 없고, 본래의 자리로 후진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처한 상황이 어떻든 그것 또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꿈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성별, 인종, 국적이 한계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선택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자유를 만날 것입니다. 7) 꿈은 자체 보상 시스템이다. 꿈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은 유쾌한 자극이 되어줄 것입니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발걸음조차 예외가 아닙니다. 실패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입니다.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전진해야 합니다. 또한 꿈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일종의 심리적 보상을 경험할 것입니다. 등을 토닥여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오늘은 의미 있는 일을 했어. 꿈에 가까이 다가간 거야.’ 2단계 꿈 다듬기 8일_ 현명하게 방향 정하기 대세를 따르겠는가, 나만의 길을 선택하겠는가?: 크나큰 결정의 시점을 앞두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두 갈래 길 가운데 사람이 많이 지나다닌 흔적이 있는 길을 선택합니다. 당신에게도 남이 먼저 지나간 그 길이 맞는 길이 될 수 있을까요? 단지 여러 사람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으로, 나의 미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있을까요? 선택의 순간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헛된 약속이나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감정이나 사회적 압력 혹은 일시적 기회에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평소 가치와 태도, 깊은 신념을 믿는 것입니다. 인류는 수천 년간 북극성을 지표로 두고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북극성은 늘 같은 자리에서 빛나기 때문에 여행자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 인생의 ‘북극성’은 무엇인가요? 마음속 북극성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의 세 가지 핵심적인 질문에 자신감 있는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목적에 대한 질문: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의 원대한 꿈은 나의 어떤 ‘임무’ 혹은 ‘목적’으로 인해 촉진된 것인가? 내 꿈은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을 대변해주는가? - 과정에 대한 질문: 내가 원대한 꿈을 쫓고 있다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인생을 오롯이 꿈에 투자했을 때 얻어질 결과를 생각해 보았는가? 원대한 꿈을 쫓는 것이 인생의 목적과 함께할 수 있는가? - 열정에 대한 질문: 원대한 꿈은 내게 얼마큼 중요한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남은 평생의 모든 에너지와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꿈을 신뢰하는가? 위의 질문에 어떻게 답할 건가요? 예를 들어, 꿈이 40살이 될 때까지 10억을 버는 것이라면 그것은 정말 일생의 꿈인가요, 아니면 중기 목표인가요? 일생의 꿈이라면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만족스럽게 답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더라도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은 이제 막 꿈을 명확히 하는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점차 더 멀리까지 전진한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원대한 꿈을 성취하는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알게 될 테니 우선은 여유와 인내심을 가지세요. 그때가 되면 꿈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선택한 인생의 방향이 매우 의미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12일_ 꿈 에너지로 열매 맺기 원하는 것을 성취했는가?: 누구나 목표를 성취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이미 실패해 꿈을 잃은 지 오래일 수도 있고, 매일 바쁜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다지 이룬 게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 꿈을 향해 어떻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그대로 주저앉을 운명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마음속 열정이 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신호를 보내온다면, 관성의 법칙 따위를 무찌르고 싶다면 당신은 이미 목표를 성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꿈의 에너지를 연료 삼아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을 내디뎌 보세요. 1) 자신감 쌓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하려면 일단 보잘것없고 미미한 발걸음이라도 내디뎌야 합니다. 내 동료의 경험이 좋은 예가 되어줄 듯합니다. 대학 시절, 폴은 성공한 연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두려움과 대면하기 위한 연습에 나섰습니다. 우선 시끄러운 소음이 가득 찬 건물의 보일러실로 들어갔습니다. 보일러실의 온갖 배관을 청중이라고 상상하고, 보일러실의 소음을 뚫고 큰 목소리로 연설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연습을 거듭하다 보니 그는 한결 자연스럽게 연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그는 코치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대학 게시판을 보고 웅변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대회 준비 기간 동안 경험 많은 교수의 지도를 받게 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는 경험을 쌓고 교수의 지도도 받을 겸, 웅변대회의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지도 교수는 폴에게 그의 어떤 점이 훌륭하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상세히 알려주었고,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끌어주었습니다. 그 결과 폴은 지역 웅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전국 5등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행동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누구든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꿈의 에너지로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발걸음이라도 성실하게 내디디세요. 그 발걸음이 모여 자신감이 됩니다. 2) 관심의 대상 결정하기: 끈기 있게 꿈에 집중하려면 자주 꿈을 상기해야 합니다. 꿈에 열정을 불러일으킬 사진을 냉장고에 붙이든, 꿈에 대한 문구를 집 안 곳곳에 놓든 어떤 방법도 좋습니다. 꿈을 자주 상기하면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과 싸우는 방법을 알게 되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는 독창적인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꿈에 몰입하는 일은 종종 주위의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상사가 당신의 시간을 멋대로 가진다든지, 사랑하는 사람이 꿈을 막는다든지, 친구가 나의 꿈을 놀릴지도 모릅니다. 주변 사람이나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더라도 절대로 흔들리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가능한 목표를 행동으로 옮길 때 좌절감과 어두운 기운은 자연히 사라집니다. 다른 사람의 요구나 비웃음에도 굴복하지 마세요. 오히려 더욱 용기를 내서 나의 인생을 선택하세요. 3) 성공을 가시화하기: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꿈이 완벽하게 이루어졌을 때의 모습’을 그리는 것입니다. 월트 디즈니에게 꿈은 몽상이 아니었습니다. “꿈을 꿀 수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디즈니 월드를 이룩하기 전에 이미 그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그림이나 영상 혹은 청사진이 당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나요? 보고, 만지고, 느껴 보세요. 냄새를 맡고, 맛보고, 가능한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껏 앞날을 그리며 꿈을 향해 가세요. 4) 다음 단계 밟기: 길바닥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복싱 선수가 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많은 것을 원하지만, 직접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나서지는 않아요. 그들은 그저 누군가 자신의 손에 원하는 것을 쥐여 주기를 바라는 망상가에 불과합니다.” 모든 꿈에는 지금껏 배운 것을 토대로 건설한 일정한 행동 원칙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원칙이란 ‘성취하고 싶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아무리 근사한 계획이라도 스스로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며 반면 조금 엉성한 전략이라도 일단 기회를 만들어나가면 그 꿈은 얼마든지 실현 가능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힘이,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무엇을 훼방 놓도록 내버려두지 마세요. 3단계 나의 꿈을 살기 16일_ 꿈 지키기 초기 단계에서 꿈은,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거센 바람 앞에 놓인 비누 거품처럼 나약하기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 일이 있나요? 우리는 종종 운 나쁘게 이야기할 대상을 잘못 고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나의 꿈을 바늘로 콕 찔러 터뜨려 버리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꿈의 현실성 파악하기: 1) 당신의 꿈은 얼마나 현실적인가? 자신과 비슷한 꿈을 꾸고, 실현한 사람을 알고 있나요? 그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었나요? 그들은 어떤 장해물을 경험하고, 또 극복했나요? 그들은 꿈을 이루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요했나요? 2) 내가 신뢰하는 사람은 어떤 조언을 해주는가? 신뢰할 수 있는 조언가들은 당신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것을 더욱 부각시켜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빈약한 정보 탓에 불확실한 추측을 할 수 있으며, 당신의 꿈과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야!” 그러나 이런 말을 들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은 그들 자신에게 있어서 비현실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비현실적이라고 내게도 그러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명심하세요. 나의 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3) 자신의 꿈을 다음 네 가지 항목에 어떻게 꿰맞출 수 있는가? 각 항목에 답해 보세요. 꿈의 기반을 튼튼히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시간-계획: 지금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나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요? - 에너지-사람: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기까지 건강을 자신할 수 있나요? 불확실하다면, 꿈을 이루는 데 10년을 내다보고 하나의 팀을 꾸리면 어떨까요? - 돈-자본: 꿈에 투자할 자금이 넉넉한가요? 만약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그 돈은 어떻게 갚을 건가요? 부수입을 얻을 일이 있나요? - 도구-자원: 꿈을 위해 필요한 도구는 무엇이 있나요? 지금 그러한 도구를 지니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당장 활용 가능한 자원을 사용하는 법을 알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 방법을 알려줄 사람을 알고 있나요? 도구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꿈이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간에 도구를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은 큰 차이를 만듭니다. 20일_ 중요한 일 즐기기 일생의 꿈이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가?: 하루하루 근근이 벌어 먹고사는 사람은 연말이 되면 한 번쯤 이런 혼잣말을 하게 됩니다. “한 해 동안 도대체 뭘 한 거지? 뭔가 달라진 게 있긴 하나?” 나는 여러 영역에 걸쳐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을 숱하게 봐왔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믿고 끊임없이 내달렸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삶과 꿈을 향해 가는 삶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미래를 그리며 가는 사람은 지나간 과거에 우울해하지 않으며, 평범한 일상에 묻혀 지내지도 않습니다. 오직 미래에 집중해 꿈을 향한 과정을 즐깁니다. 지금 당신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1) 과거에 휘둘리는 것의 단점: 한 사람이 매우 높고 가파른 산 정상을 향해 홀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끊임없이 걷습니다. 그러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자리에 누워 잠이 듭니다. 몇 시간 후, 그는 불도저 소리에 잠을 깹니다. 거대한 불도저가 뒤에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는 즉각 자리에서 일어나 산의 정상을 향해 달립니다. 하지만 불도저는 그를 향해 쉼 없이 다가옵니다. 잠시라도 멈췄다가는 불도저에게 떠밀려 산 밑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입니다. 어느새 불도저는 1미터 뒤까지 쫓아왔고 그는 다시 일어나서 불도저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불도저가 보이지 않을 즈음 잠자리에 들지만, 다음 날 아침 불도저는 또다시 그의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구속감’을 느끼는 사람은 위의 이야기에서 불도저에 쫓기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구속감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인지, 아니면 그 외의 다른 어떤 두려움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불도저를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매우 부정적이며 건강하지 못합니다. 미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이미 지난 과거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활발히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이룬 것 없다는 두려움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대로 소모되어 곧 지치고 말 것입니다. 꿈이 없는 활동은 무상할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힘을 소진해도 다시 충전할 수 없으며, 새로 기름을 넣을 수도 없습니다. 일회용으로, 소진된 에너지는 그대로 끝입니다. 불도저를 피해 계속 달리고 그로 인해 점차 지쳐갈 뿐 그 어디서도 새로운 힘을 얻을 연료를 찾을 수 없습니다. 2) 미래에 고무되는 것의 장점: 꿈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은 곧 미래를 위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에너지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통제력 또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꿈은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하리라는 열망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합니다. 꿈은 당신을 매혹해 앞으로 나가게 하며, 그렇게 조금씩 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3) 즐거움 경험하기: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에 조금씩 마음을 쏟으며 살아갑니다. 별 대단찮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당신이 엄청나게 큰 산과 마주하고 있다면 그건 분명 큰일입니다. 삶에는 나름의 고통과 고난이 있기 마련이지만 미래가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쏟는다면 당신은 삶의 즐거움을 빼앗기며 살아갈 것입니다. 물론 단지 미래를 꿈꾸는 것만으로 행복의 문턱에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지금 기운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입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이 될지, 무엇을 가질지, 무엇을 할지 혹은 어떤 기여를 할지 그 마음가짐에 따라 즐거움이 달라집니다. 또한 미래에 집중함으로써 지금 순간에 힘을 얻고, 과거의 부정적인 상처를 잊는 데 도움이 됩니다. 4단계 꿈 나누기 22일_ 리더십 증명하기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허먼 밀러의 전 CEO인 맥스 디프리는, 리더십이란 곧 예술이며 그 예술은 자신의 믿음과 마음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리더의 조건은, 타고난 본성으로 지닌 사람도 있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노력하면 누구든 갖출 수 있습니다. 나의 팀원인 배우자, 가족, 친구, 동업자가 당신에게서 이러한 점을 발견한다면 그들은 당신의 리더십을 신뢰할 것입니다. 또한 그들 역시 또 다른 관계에서 역량을 발휘하길 바랄 것입니다. 1) 꿈꾸기: 위대한 리더란 꿈꾸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현재를 초월해 사고하고, 그 사고는 바로 미래에 대한 비전이 됩니다. 맑고 분명한 꿈은 리더십의 토대가 됩니다. 리더십이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고, 왜 그것이 중요하고, 당장 필요한 자원을 어떻게 얻을지 아는 능력입니다. 그중 꿈꾸기는 지도자의 핵심 항목입니다. 다른 이가 꿈을 명확히 하도록 가르친다는 것은 곧 그들이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2) 신뢰하기: 지도자는 신뢰의 핵심에 자리합니다. 신뢰는 곧 마음의 상태를 대변합니다. 뛰어난 지도자라면 다른 사람이 닮고 싶어 할 만한 마음 상태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광범위하게 말해, 지도자의 영향력은 신뢰 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함축된 질문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마틴 루터 킹의 리더십에 믿음이 어떤 극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있나요? 그는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을 평등하고 동등하게 창조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인류의 정의를 위해 자신의 삶을 오롯이 헌신했습니다. 믿음이 꿈의 밑거름이 된 셈입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어느 날 이 나라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명백한 진실로 여기고 그 진실한 신념의 의미를 갖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내 자식들이 이 나라에 살면서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받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이 있습니다. 흑인과 백인 어린아이가 손잡고 형제자매와 같이 함께 걷는 날이 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꿈이 있습니다. 어느 날 모든 산골짜기가 솟아오르고, 모든 언덕과 산이 주저앉으며, 거친 곳이 평탄해지고, 굽어진 곳이 곧게 펴지며, 주의 영광이 나타나 그 모습을 모든 인간이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 마틴 루터 킹은 자신의 꿈을 토대로 수백만을 하나로 만든 리더입니다. 리더는 진실에 변명하지 않으며 그들의 믿음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용기를 심어줍니다. 그 누구도 그들을 겁먹게 할 수 없습니다. 3) 섬기기: 믿음은 섬기려는 사람의 의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는다면 그는 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속한 팀이 오로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자신의 영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팀을 내 뜻대로 통제하고, 위협하고, 조작하는 행위가 리더십이라고 믿는다면 그 영향력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입니다. 종국에는 팀의 구성원이 나를 향해 반기를 들지도 모릅니다. 리더십은 꿈꾸고, 신뢰를 얻고, 다른 이를 섬기는 것에 기초합니다. 예수는 열두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자원을 어떻게 구할지 스스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을 깨우칠 지도자를 원합니다. 자신 안에 깊이 잠든 꿈을 끌어내 색을 입히는 법을 알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누군가의 꿈을 채색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십의 예술입니다. 5단계 꿈 북돋우기 31일_ 승리하기 삶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꿈을 쫓는 과정에서 승리함으로써 삶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요? 꿈은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꿈은 삶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그 힘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꿈을 꾸고 삶에서 승리함으로써 나타나는 모든 변화는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됨을 기억하세요. 1) 개인적으로 승리하기: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적을 물리쳐야 하는 투쟁의 과정을 이겨내야 합니다. 꿈을 쫓는 과정에서 승리하고, 다른 사람 또 한 승자가 되도록 돕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물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변화와 성장의 단계를 밟지 않는 사람도 불가능합니다. 승리하려면 끊임없이 훈련하고 생각하며, 실천해야 합니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위대한 가치를 쫓는 일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실패는 보다 나은 마음으로 발전하기 위한 발판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쟁 역시 보다 나은 실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기에 열린 마음으로 맞아야 합니다. 비관 역시 신중하게 귀담아들어 거기서 가치 있는 통찰력을 얻고, 미처 생각지 못한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승리한다는 것은 곧 실패했을지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개인적으로 승리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돌아옵니다. -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 - 사랑하는 사람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돈 걱정에 시달리지 않는다. - 세계관을 넓히고, 다른 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 하루하루를 선물로 여기며 살아갈 수 있다. 2) 팀으로 승리하기: 책의 전반에 걸쳐 강조한 주제 중 하나가 바로 ‘나의 개인적인 꿈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함께 꿈꾸고 일하는 동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세상에는 다음과 같은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 독살하는 사람: 다른 이를 끌어내리고, 창의성을 비판하며, 다른 이는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 - 잔디 깎는 사람: 자신이 필요한 것만 실천하고, 자신의 잔디밭만 깎으며, 자신의 영역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 사람. -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람: 다른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힘쓰고, 다른 이를 응원하고 독려하는 데 정성을 쏟는 사람. 디즈니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고자 했으며, 이러한 사람들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꿈을 이루기 전에는 다른 이들로부터 100퍼센트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특히 리더가 꿈을 실현하지 못한 상황에서 팀원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리더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지 못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성공을 거둔다면 그의 판단을 신뢰하게 됩니다. 따라서 당신이 꿈을 이룬다면, 팀원 역시 당신이 사용한 원칙과 실천을 토대로 자신의 꿈을 이룰 힘을 얻을 것입니다. 3) 국내외에서 성공하기: 세상은 무척 복잡하고 궁핍합니다. 내가 세계의 구원을 위해 세세한 것 하나까지 전부 다 할 수는 없지만 나의 능력 안에서 해낼 수 있는 몇 가지의 일이 있다면 진정 그것을 거부할 것인가요? 이를테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경청의 기술이라든가,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비장의 기술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을 더 발전시키지 않겠습니까? 누군가에게 멘토 혹은 후견인이 되어 지금껏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나눠주지 않겠습니까? 세계 곳곳의 문제에 나의 시간과 돈 혹은 능력을 나누지 않겠습니까? 의학적 지원, 재난, 기아, 에이즈, 말라리아 그리고 충분히 예방 가능한 수백 가지의 질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싸워주지 않겠습니까? 매년 800만 명의 사람이 빈곤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잔혹한 현실을 무시할 수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소심하고 편협한 사고 혹은 지나친 욕심과 직면했을 때 공포에 떨거나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계의 이기적인 풍토와 고통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데 한몫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꿈을 크게 키우세요.
16
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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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도쓰카 다카마사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4년 2월 / 248쪽 / 13,000원 ▣ 저자 도쓰카 다카마사 1974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골드만 삭스에서 5년간 미국…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도쓰카 다카마사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4년 2월 / 248쪽 / 13,000원 ▣ 저자 도쓰카 다카마사 1974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골드만 삭스에서 5년간 미국과 일본, 유럽, 아시아 기업의 M&A 어드바이저리 업무를 담당했다. 실수는 많고 자신감은 적었던 골드만 삭스의 신입사원 시절, 뉴욕 연수에서 만난 한국 지사 동기의 활약상에 자극을 받아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했다. 2년 동안 공부한 끝에 MBA를 취득하고 맥킨지로 이직하여 다국적 기업의 전략 수립, 조직 개혁, M&A, 전략적인 제휴 등의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그는 골드만 삭스와 맥킨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설립한 주식회사 씨넥스트 파트너스를 통해 글로벌 사업 개발 및 글로벌 인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의 저자는 세계 최고의 금융회사인 골드만 삭스,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이 꿈꾸는 직장 맥킨지, MBA 명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거치며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공부하면서 글로벌 인재들이 지키는 ‘기본의 힘’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성장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모두가 꿈꾸지만 결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최고의 기업과 비즈니스 스쿨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저자는 그들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고 그 공통점 하나하나는 화려한 스펙이나 특별한 경험과는 상관없이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누구나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단언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바로 ‘기본에 철저하라’이다. 그 본질은 비단 미국이나 유럽권에서만 통하는 독자적인 내용이 아니며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소중하게 여겨 왔던,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이었다. 다시 말하면 이는 지역 또는 업종, 기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보편적인 업무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계 최고의 인재’가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본’의 실체에 다가설수록 글로벌 인재와 조직을 만들어 낸 스킬이나 사고방식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골드만 삭스, 맥킨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기본’이란 크게 네 가지로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다. 1.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2. ‘자기계발’을 평생 지속한다. 3. 하루도 빠짐없이 ‘성과’를 낸다. 4. ‘글로벌 마인드’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은 이 네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48가지 ‘기본’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상세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한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기본’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지만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그저 기계적으로만 반복했던 ‘기본’을 제대로 깨닫는다면 당신의 가치관, 업무능력,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달라질 것이다. 사회생활을 눈앞에 둔 취업 준비생들과 대학생들, 이제 막 사회로 발을 내디딘 입사 1~3년 차의 새내기 직장인들, 더 높은 커리어를 위해 자기계발에 힘쓰는 30대 비즈니스맨, 젊은 사원의 교육을 담당하는 인사 담당자들에게 이 책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 차례 한국어판 서문_ 당신의 기본은 무엇입니까 프롤로그_ 취업 세계의 랭킹 1위에게서 배운 성공의 법칙 Chapter 1. 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한다 01 이해관계를 초월한 진정한 인간관계를 믿는다 02 관계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03 학생 개개인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는 하버드 교수 04 상대방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자 05 상대방과 인상에 남는 시간을 공유한다 06 선배, 상사와의 술자리를 피하지 않는다 07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일과 관계없는 사람을 만난다 Column 1 외국인과 인사할 때 주의해야 하는 인사법 Chapter 2.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가꾸는 일에 힘쓴다 08 엘리베이터에서 남을 먼저 내리게 하는 여유를 가진다 09 ‘미안합니다’보다 ‘감사합니다’를 전한다 10 정답이 없는 문제도 최선을 다해 고민한다 11 사고의 차이를 가져오는 맥킨지 식 독서법 12 신문은 세상의 반응을 생각하면서 읽는다 13 참신한 아이디어보다 소신 있는 의견을 중시한다 14 인터넷을 믿지 말고 자신의 머리로 직접 답을 찾는다 15 종이와 펜을 들고 사무실을 떠나자 16 사고의 순발력을 단련하는 맥킨지 식 훈련법 17 지각과 결근이 없도록 스스로를 관리한다 18 운동으로 마음의 노화를 방지한다 19 왜 맥킨지와 골드만 삭스는 하얀 셔츠에 검은 슈트를 고집할까? 20 구두가 당신에 대해 말해 준다 Chapter 3.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업무술 21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한다 22 하버드 졸업생이 가르쳐 주는 주말 활용법 23 골드만 삭스에서 상사가 업무 시작 한 시간 전에 하는 일 24 퇴근 전에 자리를 정리정돈하는 이유 25 월요일이 시작되기 전에 업무 모드로 전환한다 26 업무에서 길을 잃지 않는 골드만 삭스의 우선순위 설정법 Chapter 4. 성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27 바로 손이 닿는 곳에 노트를 둔다 28 일을 맡으면 그 자리에서 완성된 이미지를 공유한다 29 새로운 일을 맡았다면 즉시 5분간 실행한다 30 메일의 회신 속도가 당신에 대해 말해 준다 31 최고의 인재들이 성공적으로 보고하는 방법 32 보고는 가설을 넣어서 확인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33 바쁜 상사의 스케줄을 비집고 들어간다 34 경과 보고는 다음 날 아침을 노린다 Chapter 5.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료로 회의에 기여한다 35 내가 만든 자료는 곧 내가 만든 상품이다 36 맥킨지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단색만 쓰는 이유 37 3W로 자료의 골격을 설계한다 38 완벽한 자료를 만드는 최적의 도구, 맥킨지 노트 39 전 세계가 인정한 맥킨지의 자료 만들기 비법 40 세부적인 사항을 철저하게 지킨다 41 회의 때 발언하지 않는 것은 결석과 같다 42 화이트보드를 활용하라 Column 2 외국인과 회의할 때 존재감을 나타내는 방법 Chapter 6. 글로벌 커리어에 도전하라 43 애국심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44 유창한 영어보다 논리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45 명확한 목표를 정하면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다 46 지금보다 한 단계 위의 직책을 의식하며 일한다 47 회사는 퇴학이 아니라 졸업하는 곳이다 48 자기 노트로 목표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에필로그_ 우리가 가장 치열하게 지켜야 할 원칙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도쓰카 다카마사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4년 2월 / 248쪽 / 13,000원 Chapter 1. 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한다 이해관계를 초월한 진정한 인간관계를 믿는다 “앞날을 내다보고 점(dots)을 연결할 수는 없다. 과거를 뒤돌아보아야 비로소 점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에 어떤 형태로든 그 점이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믿어야 한다. 직감, 운명, 인생, 카르마, 무엇이든지…….” 애플의 창업자이자 21세기를 움직인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연설 중 한 대목이다. 이 연설에서 잡스는 세 가지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그 첫 번째 스토리가 ‘점 잇기(connecting the dots)’이다. 잡스는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리드 대학교를 자퇴하기로 결심한 후 목표를 정하지 못한 채 한동안 친구 집에 얹혀살며 비전공 과목을 수강했다. 마침 우연히 흥미를 갖게 되어 캘리그라피(calligraphy, 개성적인 표현으로 글자를 아름답게 보이도록 쓰는 방법) 수업을 듣게 되는데 이 경험이 훗날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 매킨토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캘리그라피 수업이 장래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고, 그저 자신의 직감과 흥미에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니 그때 캘리그라피를 배운 하나의 경험(잡스는 ‘dot’이라고 표현했다)이 창업 당시의 경험과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잡스가 연설에서 예로 든 점은 바로 경험과 체험을 말한다. 나는 인간관계야말로 점 잇기라고 생각한다. 우연한 인연으로 알게 된 친구와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를 예측할 수는 없다. 잡스가 캘리그라피 수업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관계로 발전하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다. 직감, 운명, 인생, 카르마 등 자신이 생각하는 그 무언가를 그저 믿는 것이다. 이해관계를 초월한 어떤 관계를 믿을 때 비로소 인간관계는 발전한다. 당시에는 미처 몰랐지만 훗날 뒤돌아보니 점과 점이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거리를 두거나 이해관계, 학력, 경제수준에 대한 차별 없이 폭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내 인생을 뒤돌아보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가 발전한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점 잇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맥킨지를 퇴사한 뒤 함께 회사를 세운 사람은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이다. 학창 시절에는 훗날 함께 사업을 하게 되리라고는 서로가 상상도 못 했다. 그저 순수하게 발전적인 자극을 주는 좋은 친구사이였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다 보니 그것이 결과적으로 창업 동료로까지 발전했을 뿐이다. 그 후에도 나는 학창 시절의 다른 친구, 사회인이 되고 나서 알게 된 친구들과 많은 일을 함께하고 있다. 어떤 친구 관계도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어떻게 발전할지 전혀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나 자신의 직감, 관심, 운명에 따랐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나와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들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감사는 꼭 물질적 보상이나 언어적 표현이 없더라도 마음만으로 반드시 상대에게 전해지며 이러한 감정이 쌓이고 난 후에야 비로소 관계가 더욱 탄탄해진다. Chapter 2.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가꾸는 일에 힘쓴다 엘리베이터에서 남을 먼저 내리게 하는 여유를 가진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행동에도 여유가 생긴다. 행동에 여유가 있으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이는 긍정적인 사고가 좋은 결과를 낳고, 좋은 결과가 더욱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사이클과 비슷하다. 우선은 마음가짐이나 사고를 바꾸고 다음으로 행동을 바꿔 간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행동하기 시작하면 그다음은 선순환이 생기게 마련이다. 나는 마음에 여유를 갖겠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평소 ‘애프터 유(after you)’ 정신을 소중히 생각한다. 단순히 말하면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갈 때나 좁은 통로를 걸어갈 때, 되도록 상대방에게 길을 양보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양보하는 마음은 반드시 상대방에게 전해진다. 양보를 받은 상대는 감사를 표시하며 답례로 길을 양보해 준다. 이렇듯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은 반드시 전해지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자연스레 원활해진다. 하버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애프터 유’ 정신: 골드만 삭스 시절에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작은 사건이 있었다. 뉴욕에서 진행된 연수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신입사원들이 하나가 되어 한 달 동안 호된 트레이닝을 받았다. 하루는 회사 주최로 친목도모를 위한 파티가 열렸는데 연수의 긴장감에서 해방된 동기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파티가 끝난 후 나는 동기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다. 파티 내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조금 피곤하기도 했고, 약간의 술기운도 돌던 우리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나와 동기가 묵게 된 방은 다른 층이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우리 두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이 내리는 층의 버튼을 동시에 눌렀다. 나는 동기가 내리는 7층을, 동기는 내가 내리는 13층을 눌렀다. 서로가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려고 행동한 것이다. 무의식적인 행동에 나는 무척 놀랐고 한편으로는 내심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서로 양보하는 일이 얼마나 상대방의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애프터 유 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학교 내 식당에서 빵이나 수프를 그릇에 담을 때, 기숙사 문을 열고 드나들 때, 강의실 자리를 잡을 때, 매점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설 때,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에서 스쳐 지나갈 때처럼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양보한다. 남성이 여성에게만 양보하는 레이디퍼스트뿐만이 아니다. 여성끼리, 남성끼리, 이성 간에도 이러한 양보는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애프터 유 정신이 철저하게 배어 있는 까닭은 어렸을 때부터 양보하는 정신을 배워 왔기 때문이다. 민족, 인종, 출신지, 모국어 등이 다양한 사회에서는 동일 민족 간의 암묵적인 상식이라고 통용될 만한 기준이나 룰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명백하고 이해하기 쉬운 룰을 만들기 용이하다. 애프터 유 정신이 우리에겐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실은 미국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룰이다. 만약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데 신경 쓰지 않는다면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사고의 차이를 가져오는 맥킨지 식 독서법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보급 덕분에 정보 수집은 이전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쉬워졌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이제는 정보(인풋) 자체로는 차이를 두기가 어려워졌고, 그 정보로부터 어떻게 자기 나름의 의견을 만들어 나가고 또 의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아웃풋)에 따라 가치의 원천이 만들어 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서 정보 가공을 통한 독자적인 의견과 방법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독자적인 생각을 구축하면 좋을까? 우선 책이든 신문이든 정보를 담고 있는 텍스트를 읽는 데 소요된 시간 이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오래 갖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맥킨지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회장을 맡아 온 오마에 겐이치는 성장을 추구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위한 인터뷰에서 “읽은 시간의 세 배를 생각하십시오.”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다 읽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면 그 세 배인 여섯 시간을 생각하는 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나도 평소에 이 조언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혹은 한 단락을 읽을 때마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멈추고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단련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의식적으로 ‘읽으면 세 배로 생각한다’를 실천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진행되는 케이스 스터디도 실은 ‘읽으면 생각한다’를 실천하는 수업 중 하나다. 케이스 스터디는 사실 독서량만 놓고 보면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 그러나 읽고 나서, 혹은 읽으면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교육의 주목적이다. 우선 한 개의 장을 모두 읽고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그 장의 내용을 요약해 정리한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끝까지 읽은 한 권의 책에는 장별로 요약본이 남는다. 다음으로 요약한 내용을 분류하고, 논리 구성을 정리한다. 그리고 주요 메시지를 이끌어 낸다. 마지막으로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갑자기 책 전체의 주요 메시지로 건너뛰지 않는 것이다. 우선은 장별로 내용을 정리하고, 메시지를 집약하는 과정이 바람직한 훈련 방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미를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Chapter 3.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업무술 골드만 삭스에서 상사가 업무 시작 한 시간 전에 하는 일 골드만 삭스 시절에 내가 존경하던 상사는 아침 시작이 매우 빠른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세계 비즈니스맨 중에서도 가장 바쁜 한 명이었다. 그는 언제나 일찍 출근했다. 업무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일찍 출근해 사람이 거의 없는 조용한 사무실에서 누구보다 먼저 업무를 시작했다. 하루 중에서 유일하게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새벽 시간대에 효율적으로 일에 몰입했다. 자신만을 위한 그 시간에 상사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순서로 일을 처리하고, 이제부터 다가올 하루의 ‘전쟁’에 맞설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한 시간이 필시 상사에게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다는 점만은 쉽게 상상이 간다. 아침 업무를 메일 체크로 시작하지 말라: 실제로 주변의 유능한 비즈니스맨들을 살펴보면 아침형 인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아침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대라는 점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생리적인 이유 외에도 아침에 효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이른 아침에는 전화벨이 울리지 않고 방문객이 없으며 같은 사무실의 상사ㆍ동료ㆍ부하로부터 회의나 대화를 요구받는 일이 적다는 점이다. 즉 정식 업무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의 아침은 유일하게 사무실이 조용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며 자신의 일에 100퍼센트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반대로 효율이 낮아지는 시간대는 점심식사 이후다. 특히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회의는 생산성이 떨어지기 쉽다. 식사를 마친 직후라 온몸의 에너지가 소화기관으로 몰리고 졸음이 쏟아진다. 이 시간대에 집중력을 요하는 일은 적합하지 않다. 효율성이 높은 아침 시간대에 한 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이 오후로 넘어가면 세 시간 넘게 매달려도 마무리되지 못하곤 한다. 시간대마다 달라지는 생산성을 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스케줄을 짜면 효율성은 분명히 높아진다. 나는 다음 세 가지를 특히 염두에 두고 있다. 1. 아침 첫 한 시간은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나 아이디어 떠올리기에 사용한다. 2. 메일 처리는 절대 아침 시간에 하지 않는다. 이동 중 시간이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오후 시간대에 처리한다. 3. 그날 할 일은 전날 퇴근 전에 미리 정하고, 아침 업무를 시작할 때는 확인만 한다. 아침에 출근해 가장 머리가 맑은 그 한 시간 동안 막혔던 일의 해결책을 찾아본다.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시간으로 삼는다. 또는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사용해도 좋다. 모처럼의 귀중한 아침 시간대에 무심코 하기 쉬운 업무는 메일의 답장을 보내는 일이다. 혹은 그날 무슨 일을 진행해야 할지 정리하는 일이다. 머리가 가장 맑은 시간대에는 소위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단순 업무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침의 첫 업무를 시작할 때는 머리를 회전시킬 필요가 있는 일에 할당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업무에서 길을 잃지 않는 골드만 삭스의 우선순위 설정법 난 신입사원 시절에 종종 시간에 쫓겨 패닉 상태에 빠지곤 했다. 일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초조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지만 일이 줄기는커녕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미 끝낸 업무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피로가 쌓이고 초조함이 더욱 심해질수록 업무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이런 상황에 빠져 괴로워하고 있는 나에게 한 선배가 팔을 걷고 해결책을 찾아 주었다. 제일 먼저 종이 한 장을 펼치고 그때 내가 처한 상황과 처리해야 할 일들을 상세하게 써 주었다. 그리고 어떤 것들을 우선 처리하는 게 좋을지 일목요연하게 순서까지 매겨 주었다. 선배가 작업 목록을 정리해 준 결과, 나는 눈앞의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일이 겹쳤을 때는 억지로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눈앞의 할 일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후로 일 때문에 패닉에 빠지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시간개념을 쉽게 보지 않는다: 할 일을 정리할 때는 ‘우선순위’와 ‘완성까지 필요한 시간’이라는 두 가지를 축으로 눈앞의 일을 분류해야 한다. 먼저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분류하면 곧바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고 필요 이상으로 조급했던 마음이 안정된다. 다음으로 완성까지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정리한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끝낼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한다. 금세 끝낼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다고 확인되면 차분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일을 분류한 후에는 우선순위가 높고 완성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일(A)부터 처리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감시간에 맞출 수 없다고 판단되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대처해야 한다. 클라이언트나 상사에게 먼저 연락해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마감일을 재설정해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마감일까지 불가능한 일을 붙들고 있다가 마감 당일에 불벼락을 맞기보다는 먼저 연락해 다음 액션을 취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 다음으로 우선순위가 높고 바로 완성할 수 있는 일(B)에 착수한다. 이 일을 눈앞에서 정리해 놓으면 마음이 꽤 편안해질 것이다. 그 후 마감일을 연장시켜 두었던 우선순위가 높고 완성까지 시간이 걸리는 일(A)을 차분히 시작한다. 우선순위가 낮은 일은 그 후에 시작한다. 짧은 시간에 완료할 수 있는 일(C)은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지워 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가 낮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D)에 착수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가 된다. A의 대응 → B의 착수 → A의 착수 → C의 착수 → D의 착수.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정된 시간 내에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냉정하게 한 가지씩 제대로 대처하느냐이다. Chapter 4. 성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최고의 인재들이 성공적으로 보고하는 방법 “그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상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조용한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조금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 3일 전에 지시를 받은 리서치에 대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는 요구였다. ‘그 건’이라는 상사의 표현에서 나는 상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날 오후에 중간보고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다른 건의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 와서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전에 업무가 시작될 무렵에는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고, 긴급하게 대응을 요구하는 전화만 없었다면 점심 전에 상사에게 먼저 보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사의 곁으로 다가서기 무섭게 잇따라 질문이 날아왔다. 당시 내가 진행하는 리서치는 세밀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파고들기보다는 전체를 파악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그날까지 준비된 리서치의 완성도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준비한 내용대로 상사의 질문에 침착하게 대답만 하면 순조롭게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고하기 전에 상사가 먼저 일의 진행을 물어보면서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음을 직감했다.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상사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고 나는 그 앞에서 제대로 대꾸하지도 못하며 쩔쩔매게 되었다. 내 태도가 상사에게는 분명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3분 정도면 끝났을 보고가 결국 15분 이상 걸렸다. 보고가 끝난 후 나는 땀을 흘리면서 자리로 돌아왔다. 보고의 기본은 타이밍이다: 이 일은 내가 골드만 삭스의 신입 시절 때 실제로 겪은 일이다. 보고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나쁜 예다. 보고의 기본은 상사의 말이 나오기 전에 하는 것이다. 상사의 재촉이 있고 난 후에 하는 보고는 이미 늦은 것이다. 상사가 말하기 전에 먼저 보고를 하게 되면 포인트를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준비가 확실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상사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반대로 상사의 재촉을 받고 나서 보고한다면 순간적으로 상황을 정리해서 말하는 능력이 추가로 요구된다. 먼저 차분하게 내용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수동적인 자세가 되어 상대방에게 내용을 자신 있게 전달하기가 어려워진다. 제대로 내용을 보고하지 못하면 상사는 답답한 마음에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진다. 최악의 보고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보고는 수동적인 입장이 되기 전에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상사는 일을 맡긴 이상 부하가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먼저 주문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부하가 먼저 보고하러 오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재촉하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부하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길러 주려고 간섭을 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사에 따라서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보고를 재촉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상사의 성격을 고려하여 흥분하기 전에 보고하러 가겠다는 사전 계획이 중요하다. 만약 바로 보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시간이 없다면 즉시 상사에게 가서 보고를 좀 늦춰도 되겠느냐고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외출해야 할 상황이면 메모를 남기거나, 먼저 간단한 상황 보고를 메일로 보내는 식으로 미리 신경 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상사가 먼저 말하거나 재촉하기 전에 먼저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반드시 놓치지 않고 기억해 두어야 한다. 보고는 가설을 넣어서 확인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확인형 보고란 업무의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할 때 상사에게 내용을 확인하면서 보고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저는 OO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진행해도 괜찮겠습니까?” 확인형 보고는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는 당신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 줄 수도 있다. 만약 확인형 보고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면 앞으로 더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고에는 기본적으로 ‘보고ㆍ연락ㆍ상담’이라는 세 가지 활동이 함께 집약되어 있다. 보고에 항상 이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일이 완결된다. 보고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상대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보고는 진행되는 상황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일의 진행 방향을 수정하거나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변경 사항이 생겼을 때 이에 대한 상대의 동의나 승낙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즉 연락하고, 보고하고 동시에 상담하는 과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인형 보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열쇠는 바로 가설 사고다. 자기 나름대로 일의 진행 상황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결론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보고할 때는 반드시 가설과 결론을 준비해서 간다. 앞에서 말한 보고의 예처럼 “저는 OO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진행해도 괜찮겠습니까?”의 표현 방법을 살펴보면 이미 결론을 말하고 승인을 구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상사에게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결론의 근거인 가설을 정리해 둔다. 보고를 하다 보면 반드시 가설을 넣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최종 의사결정자인 상사의 의견과 자신이 이끌어 낸 결론이 다를 때다. 그럴 때는, “저는 OO 방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XX 때문입니다. 그렇게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결론을 말한 후에 자신이 준비한 가설을 한마디 덧붙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사로부터 “왜?”라는 질문을 받는 시간을 생략할 수 있다. 그리고 상사와 자신의 의견이 왜 다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당신이 논리적인 가설을 준비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면 혹시 상사의 결론과 달라도 당신을 믿고 일을 맡길 것이다. 확인형 보고를 효율적으로 할 때 당신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이유는 단순히 보고를 잘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어떻게 과제를 해결하고 업무를 추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결론을 이끌어 내는지를 확인하고 당신의 업무 방식을 상사나 회사가 신뢰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가까운 장래에 좀 더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될 것이다. Chapter 5.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료로 회의에 기여한다 3W로 자료의 골격을 설계한다 자료를 작성할 때에는 우선 전체의 골격이 되는 구성부터 생각한다. 그때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3W이다. 즉 누구에게(Who), 무엇을(What), 어떤 목적으로(Why) 프레젠테이션하는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3W를 명확하게 정리해 두면 프레젠테이션의 흐름이 잡히고 개별 페이지를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의 ‘오프닝’을 예행 연습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면서 자료의 흐름을 만들어 간다. ‘오프닝’이란 회의에서 자료를 열기 전에 벌어지는 모든 단계를 의미한다.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될 회의를 상상해 보자. 우선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회의의 시작을 알린다. 다음으로 참석자들에게(Who), 회의의 경위와 목적(Why) 그리고 논의할 내용(What)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러고 난 후에 준비한 자료를 열고 본격적인 진행을 시작한다. 구체적으로 3W는 다음 포인트를 염두에 둔다. Who (회의 참가자는 누구인가):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직책, 연령대는 물론 참가자의 지식정도, 찬성과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의제를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용 소개를 생략하고 바로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 반대라면 기초적인 정보를 알기 쉽게 제시한다. 이미 흥미를 갖고 있는 잠재 고객을 상대로 한다면 긍정적인 포인트를 강하게 어필하면서 우려할 만한 사항을 불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한다.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상대에 대해서는 상대가 반대하는 근거에 대응하는 상세한 데이터를 추가한다. Why (회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잠재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함인지, 임원회의 승인을 받기 위함인지, 아니면 투자자들에게 실적을 설명하기 위함인지 목적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판매가 목적이라면 강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승인을 받기 위해서라면 잠재적인 우려 사항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실적 설명과 같은 성적 보고라면 사실을 데이터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What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Who와 Why로부터 좁혀진 포인트를 구체적인 메시지로 정리한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첫머리에서 결론을 말하는 형식은 오히려 상대의 반론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초반에는 논리적인 설명을 하다 마지막에 결론을 전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전 세계가 인정한 맥킨지의 자료 만들기 비법 맥킨지의 자료는 ‘하나의 차트, 하나의 메시지’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각 페이지에는 엄선된 메시지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차트가 하나씩 들어간다. 한 페이지에 두 개 이상의 차트가 혼재하고 메시지가 분산되어 있으면 읽는 이에게 정확한 요점을 전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페이지에 하나의 차트, 하나의 메시지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보자. 그러나 자료는 목적에 따라 다양해질 수도 있는 만큼 이 원칙에 절대적으로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명확한 메시지를 결론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되새기면서 응용하도록 한다. 맥킨지에 입사하고 처음 자료를 접했을 때 자료의 심플함에 정말 놀랐다. 배색은 흑백이 기본이고, 문장에 굵은 글자를 사용하는 빈도도 낮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때는 밑줄을 긋는 정도이다. 각 페이지의 상단에는 반드시 1~2행의 메시지가 기재된다. 그 아래에 타이틀이 들어가고 다시 그 아래에 차트 하나가 들어간다. 차트 자체도 눈에 잘 띄는 막대그래프나 원그래프와 같이 심플한 모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메시지와 차트의 관련성은 매우 직접적이기 때문에 애매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가치 제공의 원천은 무엇인가: 골드만 삭스에서 일하는 동안 투자은행 특유의 화려한 자료에 익숙해졌다가 맥킨지로 회사를 옮기고 처음에는 자료의 차이에 굉장히 놀랐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된 자료가 너무나 당연하다. 사용하는 종이의 재질도 고급스럽고, 손에 드는 순간 무게에 압도당할 만큼 두꺼운 자료가 많다. 이 두 업계가 만드는 자료의 차이는 가치를 제공하는 정보의 원천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업계의 최신 정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날카로운 식견, 금융 분야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 등이 가치의 원천이다. 경험을 통해 응축된 지식이나 단기간의 정보 수집과 리서치를 완성하는 순발력 및 집중력을 담아낸 자료가 요구되는 것이다. 한편 전략 컨설팅 업계에서는 과거의 경험에 기대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이끌어 낸 새로운 결론, 데이터 분석을 통한 탄탄한 뒷받침, 결론을 이끌어 내는 논리 구성 등이 가치의 원천이다. 화려함보다는 메시지와 논리의 명확함에 초점을 맞춘 자료가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자료의 목적에 따라 하나의 차트, 하나의 메시지 원칙을 어디까지 관철시키느냐가 정해진다. 회사의 실적을 어필하여 잠재고객이 안심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증명할 두툼하고 화려한 자료가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경우엔 다양한 도표가 빼곡한 자료가 효과적이다. 반대로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목적이라면 하나의 차트, 하나의 메시지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하나의 차트, 하나의 메시지를 활용하는 요령: 하나의 차트에 메시지를 담으면서 데이터를 만든다는 발상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미 나와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해서 메시지를 이끌어 내느냐가 아니라 메시지를 먼저 완성하고, 그다음에 메시지를 위한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 메시지를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때부터 자료실에서 찾든, 구글에서 검색하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정보를 찾아낸다. 그리고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차트를 작성한다. 만약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면 새롭게 인터뷰를 하거나 데이터와 데이터를 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도출해서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차트를 완성해야 한다. 자료 만들기는 우선 목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하나의 차트에 하나의 메시지’라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명확한 효과를 거두게 될 자료를 만들어 보자. Chapter 6. 글로벌 커리어에 도전하라 지금보다 한 단계 위의 직책을 의식하며 일한다 조직의 리더로 승진하려면 승진하기 전에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을 미리 드러내 보여야 한다. 조직에서 조직원을 승진시켰다면 그에 걸맞은 더 큰 책임을 요구한다. 만약 그 조직원이 해당 직급에 필요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발생하고, 직급이 높을수록 발생하는 리스크도 커진다. 따라서 조직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검증된 인재를 승진시키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조사 과정을 거친다. 리더십이란 단순히 직책에서 오는 힘이 아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력이자 통솔력이다. 한마디로 부장이 된다고 해서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리더십을 가졌기 때문에 부장이라는 자리에 올라 팀과 조직을 이끄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나 맥킨지에서는 공식적으로 승진이 결정되기 전에 승진 후의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투자은행이면 매니징 디렉터, 컨설팅 업체면 파트너라는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과거 1년 동안 그에 상응하는 성과가 있었음을 일상적인 업무에서 증명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360도를 의식한다: 골드만 삭스와 맥킨지는 전혀 다른 업계이지만 사내 평가 기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360도 평가이다. 360도 평가란 과거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을 둘러싼 상사, 동료, 후배가 전후좌우에서 과거 1년간의 업무 태도를 세세한 항목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상사에게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후배에게 낮은 평점을 받는다. 클라이언트 기업의 경영진에게는 언제나 웃는 얼굴을 보이면서 아랫사람에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비체계적인 작업을 강요하며 프로젝트를 이끄는 파트너 역시 부하와 동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공평하고 광범위한 시점으로 평가받고, 실적에서 능력을 증명해야만 비로소 승진할 수 있다. 항상 한 단계 위의 직책을 의식하며 일하는 자세는 비단 승진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한 단계 위를 의식하면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최대한 빠르게 도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이제 슬슬 자네도 좀 더 큰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같은 말을 듣기 전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한 발 먼저 움직임으로써 눈높이가 올라가고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남보다 먼저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고 결점을 보완하면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자기 실력 이상의 일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 커리어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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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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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 지음 샘터 / 2011년 4월 / 288쪽 / 12,800원 ▣ 저자 이해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나 삼 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렛다, 스무 살 수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 지음 샘터 / 2011년 4월 / 288쪽 / 12,800원 ▣ 저자 이해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나 삼 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렛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일명 구름수녀. 넓고 어진 마음으로, 구름처럼, 바다처럼 살고 싶어서였을까. 수녀는 자신의 수도생활을 시로 담았다. 그 시가 사람들에게 꽃씨로 전해져 사랑과 위로의 꽃으로 피어나길 원했다. 첫 시집『민들레의 영토』로 시작해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작은 위로』 등 시뿐 아니라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등 산문으로 그 영역을 넓혀 수녀 시인으로서 힘들고 지친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가 2008년 여름,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이젠 치유와 희망의 메신저 역할까지 떠맡고 있다. ▣ Short Summary 산문집으로는 근 5년여 만에 펴내는 신간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에는 암 투병과 동시에 사랑하는 지인들의 잇단 죽음을 목도하는 아픔의 시간들을 견뎌내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긍정하는 이해인 수녀의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이 보이듯이, 고통의 과정이 있었기에 보이는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이 수도자로서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삶을 아우르며 때론 섬세하게, 때론 명랑하게 그리고 때론 너무나 담담해서 뭉클하게 다가온다. 이해인 수녀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상의 그 어느 하나도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감사”를 얻었다며, 보물찾기 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고백한다. “요즘은 매일이란 바다의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행복합니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주변에 보물 아닌 것이 없는 듯합니다. 나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이미 놓쳐 버린 보물도 많지만 다시 찾은 보물도 많습니다.” 소박하고 낮은 세상을 향해 한결같이 맑은 감성의 언어로 단정한 사랑을 전해온 이해인 수녀는 이번 산문집에서 특히 자신이 직접 몸으로 겪은 아픔과 마음으로 겪은 상실의 고통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 꽃이 진 자리에도, 상실을 경험한 빈자리에도 여전히 푸른 잎의 희망이 살아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수도자로서, 시인으로서,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글 갈피마다 편안하게 보여줌으로써 부족하고 상처 입은 보통 사람들을 위로하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 차례 여는 글_ 보물찾기 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며 제1장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_ 일상의 나날들 감탄사가 그립다 / 따뜻한 절밥 자비의 밥상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봄편지 1_나의 마음에도 어서 들어오세요, 봄 / 봄편지 2_삶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자유 시간 스님의 편지 /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_ 회갑을 맞은 김용택 시인에게 서로를 배려하는 길이 되어서 / 불안과 의심 없는 세상을 꿈꾸며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어머니를 기억하는 행복 11월의 편지_ 제 몫을 다하는 가을빛처럼 /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12월의 편지_ 지상의 행복한 순례자 제2장 어디엘 가도 네가 있네_ 우정일기 제3장 사계절의 정원_ 수도원일기 제4장 누군가를 위한 기도_ 기도일기 3월, 성요셉을 기리며 / 부활 단상 / 5월 성모의 밤에_ 더 많이 울어주십시오 사제를 위한 연가 / 어느 교사의 기도 / 군인들을 위한 기도 / 어느 날 병원에서_의사 선생님께 고마운 간호천사들께 /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_가정의 달에 바치는 기도 휴가를 어떻게 보내냐구요?_ 휴가 때의 기도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_ 성탄구유예절에서 용서하십시오_ 조그만 참회록 / 감사하면 할수록_ 송년 감사 제5장 시간의 마디에서_ 묵상일기 제6장 그리움은 꽃이 되어_ 추모일기 5월의 러브레터가 되어 떠나신 피천득 선생님께 그리운 사랑의 바보_ 김수환 추기경님께 하늘나라에서도 꼭 한 반 하자고?_ 김점선 화가 1주기에 부치는 편지 우리에게 봄이 된 영희에게_ 장영희 1주기를 맞아 사랑으로 녹아 버린 눈사람처럼_ 김형모 선생님께 물처럼 바람처럼…… 법정 스님께 사랑의 눈물 속에 불러 보는 이름_ 이태석 신부 선종 100일 후에 많은 추억은 많이 울게 하네요!_ 박완서 선생님을 그리며 닫는 글_ 여정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 지음 샘터 / 2011년 4월 / 288쪽 / 12,800원 제1장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_ 일상의 나날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직 내 심장이 뛰고 있고 숨을 쉬는 것에 대하여 새롭게 감사하고 기뻐한다. 기도 시간에 기억할 사람이 많은 것도,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하루 세 끼 먹을 수 있는 은혜를 또 새롭게 기뻐한다. 여름이 나에게 주는 선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밝고도 뜨거운 햇볕, 몸에서 흐르는 땀, 자주 내리는 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그늘과 시원한 바람 한 줄기 그리고 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정원을 거닐다가 꽃이 진 자리마다 더 무성해진 초록의 잎사귀들을 유심히 보며 나의 시 한 편을 같이 걷던 동료에게 읊어 주었다. “지난봄부터 초여름에 이르기까지 늘상 꽃들에게만 눈길을 주고 꽃 예찬만 한 것이 왠지 마음에 걸리네요!”라는 나의 말에 친구는 “글쎄 말이에요. 잎사귀들을 좀 더 섬세하게 관찰하면 그런 실수는 안 했을 텐데……. 어떤 수녀는 글쎄 살구 열매가 매실인 줄 알고 모두 따다가 술을 담갔다잖아. 파랗게 익어 가는 모습이 조금 비슷하긴 해요. 그쵸?” 하길래 우리는 함께 유쾌하게 웃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이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더 잘 보이듯이 누군가 내 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자리가 더 크게 다가온다. 평소에 별로 친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크게 보인다.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머리로는 ‘축복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하지만 실제의 행동으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짐이네.’ 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갈등도 그만큼 심화되는 것이리라.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얼굴과 말씨, 표정과 웃음, 걸음걸이와 취미, 생활습관과 인생관 그리고 살아온 환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맞추며 사는 수도원이라는 숲에서 나는 오늘도 다양한 나무들로 걸어오는 동료들을 새롭게 만나고 새롭게 적응하며 살고 있다. 나의 우유부단함은 동료의 맺고 끊는 성품으로 길들이고, 나의 덜렁댐은 동료의 빈틈없는 섬세함으로 길들인다. 나의 날카롭고 경직된 부분들은 동료의 부드러운 친절과 유머로 길들이고, 나의 감정이 넘쳐서 곤란할 적엔 이성적인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 나의 나태함은 동료의 부지런함에 자극을 받고, 나의 얕은 믿음은 동료의 깊은 믿음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는 조금씩 더 착해지고 넓어지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에 감사한다. 1991년 가을, 수녀회 설립 60주년 기념식수로 우리가 성당 앞에 심었던 느티나무 묘목이 이제는 커다란 그늘을 드리울 만큼 둘레를 넓히며 뿌리 깊은 모습으로 서 있다. 초록빛 잎사귀들을 흔들면서 오늘은 느티나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기에 그대로 적어 두며 고마운 마음으로 실천하고자 한다. 마음을 맑게 더 맑게, 샘물처럼! 웃음을 밝게 더 밝게, 햇님처럼! 눈길을 순하게 더 순하게, 호수처럼! 사랑을 넓게 더 넓게, 바다처럼! 기도를 깊게 더 깊게, 산처럼! 말씨를 곱게 더 곱게, 꽃처럼! 한꺼번에 실천하기엔 주문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부담되지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멋진 잎사귀를 흔드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있으리라. 이렇게 기대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서 새소리가 들려오는 행복한 여름이다. 제2장 어디엘 가도 네가 있네_ 우정일기 너에게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길. 오늘은 비가 내리네. 너를 향한 동그란 그리움과 기도……. 멈추지 않는 나의 웃음을 어찌 알고 동그란 빗방울들이 봉투에 먼저 들어가 있네. 언제부터인가 친구에 대한 좋은 책을 하나 엮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친구에 대한 나의 글들이 여러 종류의 동문 사이트에 인용되는 걸 보았기에 우정을 주제로 한 문집을 구상해왔고, 우선 내가 쓴 친구시들을 모으며 그냥 나 자신의 우정일기를 제목 없는 편지 형식으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그런대로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이 오랜 우정일기를 힘들 때일수록 서로 사랑하면 된다고 끊임없이 격려해 준 나의 친구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또한 여기 담긴 생각들이 우정을 가꾸어가는 세상의 모든 친구들에게 작은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1. 좋은 음악을 듣다가 좋은 책을 읽다가 문득 네가 보고 싶어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있지. 그것이 너를 위한 나의 기도……. 그런 날은 꿈에서도 너를 본다, 친구야. 그동안 내가 네게 말을 다 안 했지만, 일일이 다 할 수도 없었지만, 내 꿈길의 단골손님이 바로 너인 걸 알고 있니? 2. 기도하려고 성당에 앉아 있어도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나의 친구야. 오늘은 나랑 같이 시장에 가자. 꼭 무엇을 사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흥정하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를 듣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의 향기, 생선 냄새도 맡으면서 삶을 이야기하자, 친구야. 시장 사람들의 그 열정적인 눈빛과 부지런한 손길을 보면 우울함도 사라지겠지? - 살기 싫다, 죽고 싶다고 푸념하는 이들의 다양한 하소연을 들으면 나도 금방 우울해진다. 그런 날은 나도 딱히 살 게 없어도 동네 시장을 가로질러 산책한다. 3. 친구야, 내일 너를 만나기로 하였는데 오늘부터 좋아서 자꾸만 웃음이 나네.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는데 동그란 시계 위에서 네 얼굴이 웃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리 지루한지! 4.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습관처럼 네게 말하곤 했지만 정작 연락이 없으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전화로 네 목소리를 듣거나 편지를 받으면 내 마음은 금방 이슬 맺힌 풀잎이 된다. 갑자기 세상이 더 환해진다. -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이들끼리 오랜만에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평범하지만 놀라운 행복이다. 건강하게 살아서 듣는 목소리는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고 힘이 있다. 5. 너의 재능과 좋은 성격을 은근히 질투하다가 나도 조금씩 흉내를 내보니 좋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나도 없는 여행길에서 네가 다른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는 것을 남몰래 질투하다가 많은 이들이 너를 좋아하는 것이 나에게도 선물이 된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질투심도 잘만 이용하면 한 송이 꽃이 되고 기도가 되는 것을 다시 알았다, 친구야. 6. 네 엄마는 내 엄마이기도 하잖니, 말하던 친구야. 내가 멀리 있을 때 나를 대신해 병상의 우리 엄마를 방문하고, 어버이날에는 꽃을 달아드렸던 너의 그 마음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단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 네 엄마와 내 엄마를 위해 오늘은 도라지꽃빛의 기도를 드리자, 친구야. 제3장 사계절의 정원_ 수도원일기 시간 시간을 더 반갑게, 기쁘게, 소중하게 아껴 써야지. 나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 더 많이 감사하면서, 더 많이 기도하면서 나의 시간들을 길들이는 지혜를 주십사고 기도한다.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백호랑이의 해. 더 성실하고 겸손한 수련생이 되자. 지난 어느 해의 새해 결심을 올해도 적용해야지. 날마다 사랑의 지향을 지니고 기도하기,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새로운 감동으로 감사하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성실히 행하기, 다른 이의 필요에 눈 뜨는 예민함과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겸손함을 배우기, 언제나 고운 말만 골라 애용하는 언어천사 되기, 일의 우선순위를 잘 분별하는 지혜로 시간 관리를 잘하기, 웃음과 유머를 잃지 말고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며 고칠 것은 고치기! 2010. 1. 3. 알람 소리를 듣고도 제때에 일어나지 못한 날. 수단에서 선교하던 신부님이 오늘 새벽 선종하셨다고 한다. 1962년생의 아직 젊은 의사 신부님……. 음악적 재능도 많아 아프리카 청소년들의 합주단도 만들고 순회공연도 하며 많은 이에게 기쁨이 되었던 신부님.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분이 휴양 중일 적에 초췌해진 모습을 본 후 계속 기도해 왔는데……. 수단어린이장학회 카페에 들어가서 추모의 글이라도 남겨야겠다. 2010. 1. 14. 점심 후에 천천히 산책을 하고 있는데 “법정 스님께서 방금 전에 입적하셨어요…….” 하는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가슴이 쿵! 내려앉고 멍해진 느낌……. 스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하다. 정말로! 유언도 평소의 성격대로 깔끔하게 하신 것 같다. 수의도 관도 짜지 말고, 장례식도 하지 말고 곧바로 다비식을 하라고……. 2010. 3. 11. 스님의 법구가 길상사에서 송광사로 옮겨지는 그 길에 많은 신도들이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네. 어제는 잘 참았던 눈물이 오늘은 계속 흐르네. 절판하라는 유언을 남기시어 품귀 현상을 빚은 스님의 책……. 멋진 결단이라지만 나는 왠지 스님이 야속하기만 하다. 2010. 3. 12. 박완서 선생님이 이틀 머무시다 떠나시며 남기신 쪽지가 눈물겹다. 애정이 담뿍 묻어나는 꽃편지 한 장이 어찌나 애틋하고 정겨운지! “사랑하는 이해인 수녀님, 그리던 고향에 다녀가는 것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어 가지고 돌아갑니다. 내년 이맘때도 이곳 식구들과 짜장면을 같이 먹을 수 있기를, 눈에 밟히던 꽃과 나무들이 다 그 자리에 있어 다시 눈 맞출 수 있기를 기도하며 살겠습니다. 당신은 고향의 당산나무입니다. 내 생전에 당산나무가 시드는 꼴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꼭 당신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나보다는 오래 살아 주십시오. 주여, 제 욕심을 불쌍히 여기소서.” 2010. 4. 16.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우리 인생에서 피해 갈 수 없는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 고통이라는 부정적 요인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 병이 들거나 불행이 닥쳤을 때 그것을 역이용해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용할 가치가 있으며 인생에서 헛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 엔도 슈사쿠의 글을 되새김해 보는 날. 2010. 5. 24. “사랑하라, 사랑은 용서보다 거룩한 용서/ 기도보다 절실한 기도/ 아무 것도 가질 수 없고/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랑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할 때 사랑하라” 정일근 시인의 시 <사랑할 때 사랑하라>를 읽은 오늘, 멀리 미국에서 11개월 된 손녀를 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딸 때문에 크게 상심하는 어느 엄마의 편지를 읽고 나도 깊은 슬픔에 잠긴다. 편지 속에 동봉해 온 모녀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본다. 2010. 7. 27.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오르탕스 블루, <사막> 전문) 이 시는 파리 지하철 공사에서 공모한 콩쿠르에서 8천 명의 응모자들 중 일등으로 뽑힌 시라고 한다. 소설도 좋지만 나는 시를 더 많이 읽고, 시를 되풀이해 읽는 것에서 기쁨과 희열을 느끼곤 한다. 오늘도 뜨겁게 계속되는 중복 더위. 이 더위를 나는 책 읽는 것으로 이겨보려고 한다. 과일과 곡식도 잘 익기 위해 필요한 더위라고 생각하면서……. 이 더위도 지나간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2010. 7. 31. 간밤엔 불을 끄고 잠을 청했는데 조금 열어 둔 창문으로 은은히 그러나 아주 밝게 쏟아져 들어오는 달빛. 달빛이 황홀하여 쉽게 잠들지 못했다. 달빛에 대한 시를 또 써야겠다. 내가 여중 시절 제일 먼저 쓴 시의 제목도 <달밤의 소녀>였지. 해, 달, 별이 있는 세상에서 고운 마음으로 살다가 영원한 고향으로 가야지, 나는. 2010. 8. 23. 제4장 누군가를 위한 기도_ 기도일기 가시 속에도 향기를 만드는 장미처럼 우리의 아프고 슬픈 삶의 가시 속에 희생과 기도로 향기를 더하는 장미의 나날들이 되게 해주십시오 부활 단상 세상은 무겁고 죽음은 어둡고 슬픔은 깊었습니다. 절망의 벼랑 끝에 눈물 흘리던 시간 위엔 고통의 상처가 덧나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당신이 오시어 우리를 부르십니까. 두렵고 황홀한 번개처럼 오시어 우주를 흔들어 깨우십니까. 차가운 돌무덤에 갇혔던 당신이 따듯하게 살아오시어 세상은 잃었던 웃음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기뻐서 하늘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순간들이 부활의 흰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날마다 조금씩 아파하는 인내의 순간들이 부활의 흰 새로 날아오르게 하소서. 예수께서 직접 봄이 되고 빛이 되어 승리하신 이 아침 아아, 이젠 다시 살아야겠다고 풀물이 든 새 옷을 차려입는 처음의 희망이여, 떨림이여…… 제5장 시간의 마디에서_ 묵상일기 소리쳐 말하지 않더라도 행동으로 복음을 전하는 조용한 사도가 되게 하여 주소서. 저도 당신 안에 천리향, 만리향이 되어 이웃에게 복음의 향기를 전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나를 따라 오너라.”(마르코 2:14) 매일매일은 주님을 따르는 길 어느 날은 오솔길 어느 날은 언덕길 어느 날은 가파른 길 어느 날은 평탄한 길…… 길의 모습은 다르지만 부르시는 그분은 같으신 분 일상의 모든 삶이 그분께로 이르는 길이어야 하는데 나는 가끔 그분의 목소리를 비켜 간 적이 없는가? 귀를 막지는 않았는가? 부르시는 분이 계시니 얼마나 행복한가? 올해는 주님의 목소리를 더 민감히 들을 수 있도록 맑은 마음, 밝은 귀를 지니자! “고요하고 잠잠해져라!”(마르코 4:39) 주님. 당신에게서 풍랑을 가라앉히시며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이르셨는데, 감정 조절을 못해 종종 성난 파도가 이는 제 마음의 바다를 향해 저도 외치겠습니다.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기도 시간에 온갖 분심으로 혼탁해진 제 마음의 바다를 행해서도 외치렵니다.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쓸데없는 걱정이 해일로 덮쳐올 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타이르겠습니다.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라”(루카 5:4) 사랑이신 주님, 일상의 삶 안에서 늘상 깊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그저 습관적이고, 피상적인 얕은 삶을 살기보다 한 걸음 더 당신의 사랑이 넘쳐나는 은총의 호숫가로 다가갈 수 있도록 깨우쳐 주십시오. 참된 기쁨은 오직 당신과의 만남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다시 절감하게 됩니다.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요한 1:26)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은 제대로 보고, 듣고, 발견하는 일일 것입니다. 저도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사는 이들 안에 감추어진 보화를 제대로 발견하는 눈을 지니고 싶습니다. 그들 안에 역사하시는 주님의 좋으심을 찬미하고 싶습니다. 겸손하지 않으면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주님을 찬미할 수도 없습니다. 이름을 불러 주는 기쁨 사랑하는 이로부터 이름을 듣는 반가움! 서로를 불러 주는 이름 외엔 긴 말이 필요 없다. 그래요. 사랑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는 그 사이의 ‘침묵’을 통해서 신뢰가 깊어 가는 것! 날마다 새롭게 제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께 대답하겠습니다. 세상에 사는 동안 끊임없이 제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이름 부름이 필요 없는 그날 그 마지막 순간까지 제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제6장 그리움은 꽃이 되어_ 추모일기 그러나 아직은 눈물 없이 당신을 기억할 수가 없네요. 사랑과 사랑을 이어 주는 평화의 화음으로, 천상의 음악으로 다시 살아오소서……. 물처럼 바람처럼…… 법정 스님께 언제 한번 스님을 꼭 뵈어야겠다고 벼르는 사이 저도 많이 아프게 되었고 스님도 많이 편찮으시다더니 기어이 이렇게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 이제 다시는 스님의 그 모습을 뵐 수 없음을,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합니다. 때로는 다정한 삼촌처럼, 때로는 엄격한 오라버님처럼 늘 제 곁에 가까이 계셨던 스님.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 수행자라지만 이별의 인간적인 슬픔은 감당이 잘 안 되네요. 어떤 말로도 마음의 빛깔을 표현하기 힘드네요. 사실 그 동안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워 편지도 안 하고 뵐 수 있는 기회도 일부러 피하면서 살았던 저입니다. 아주 오래 전 고(故) 정채봉님과의 텔레비전 대담에서 스님은 ‘어느 산길에서 만난 한 수녀님’이 잠시 마음을 흔들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고백을 하신 일이 있었지요. 전 그 시절 스님을 알지도 못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수녀님 아니냐며 항의 아닌 항의를 하는 불자들도 있었고, 암튼 저로서는 억울한 오해를 더러 받았답니다. 1977년 여름, 스님께서 제게 보내주신 구름모음 그림책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오래전 스님과 함께 광안리 바닷가에서 조가비를 줍던 기억도. 단감 스무 개를 사 들고 저의 언니수녀님이 계신 가르멜 수녀원을 방문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어린왕자의 촌수로 따지면 우리는 친구입니다.” 『민들레의 영토』를 읽으신 스님의 편지를 받은 그 이후 우리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그저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담백하고도 아름답고 정겨운 도반이었습니다. 주로 자연과 음악과 좋은 책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누는 벗이었습니다. “……구름 수녀님 올해는 스님들이 많이 떠나는데 언젠가 내 차례도 올 것입니다.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런 생명 현상이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날그날 헛되이 살지 않으면 좋은 삶이 될 것입니다. ……한밤중에 일어나 벽에 기대어 얼음 풀린 개울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이 자리가 곧 정토요 별천지임을 그때마다 고맙게 누립니다…….” 2003년에 제게 주신 글을 다시 읽어 봅니다. 어쩌다 산으로 가끔 새 우표를 보내드리면 마음이 푸른 하늘처럼 부풀어 오른다며 즐거워하셨지요. 바다가 그립다고 하셨지요. 수녀의 조촐한 정성을 늘 받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도 하셨습니다. 누군가 중간 역할을 잘못한 일로 제게 편지로 크게 역정을 내시어 저도 항의편지를 보냈더니 미안하다 하시며 그런 일을 통해 우리의 우정이 더 튼튼해지길 바란다고. 가까이 있으면 가볍게 안아 주며 상처받은 맘을 토닥이고 싶다고. 언제 같이 달맞이꽃 피는 모습을 보게 불일암에서 꼭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이젠 어디로 갈까요, 스님. 스님을 못 잊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가슴 속에 자비의 하얀 연꽃으로 피어나십시오. 부처님의 미소를 닮은 둥근달로 떠오르십시오. 많은 추억은 많이 울게 하네요! (박완서 선생님을 그리며) 문학은 삶에 대한 감사함이라고 일러주신 선생님, 꿈에서라도 다시 뵙고 싶은 그리운 선생님,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고별식에 참석하고 하관예절까지 다 지켜보고 왔는데도 이 세상에 안 계시다는 것이 실감되질 않네요. 새로 고친 우리 수녀원 ‘언덕방’ 객실에 봄이 오면 다시 오시기로 하였는데, 모든 약속 다 뒤로하고 서둘러 떠나시다니요. 방사선 치료를 받으시며 “해인 수녀도 힘들었겠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셨다지요. 이렇게 일찍 선생님을 배웅하게 될 줄 알았으면 좀 더 자주 찾아뵈올걸, 좀 더 자주 편지도 드릴걸……. 아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리 집에 묵으시며 수녀들의 기도 소리가 전에 없는 새로운 감동을 준다고 고백하셨지요. 수녀들이 좋아하는 것 소문으로 들어 안다며 우리에게 자장면, 짬뽕, 탕수육을 사주며 즐거워하셨지요. 여행길의 러시아에서는 민들레를 보니 수녀님 생각이 난다며 글을 주셨고, 잠시 영국에 머무실 적엔 편지와 같이 워즈워드의 시 <수선화>가 새겨진 고운 접시를 선물로 사다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어쩌다 댁을 방문하면 책은 물론 검은 목도리, 얼굴에 바르는 크림, 손수건 같은 것도 주시고 또 가끔은 기도해달라는 명분을 앞세워 용돈이 든 봉투를 주시기도 했어요. 제가 서울의 어느 성당에서 제법 큰 규모의 특강을 한 일이 있는데 먼 길을 마다 않고 오시어 겸손한 자세로 수강을 하시던 선생님, 제가 수술 후 입원했을 땐 따님과 같이 약밥을 만들어 한걸음에 달려오셨던 선생님, 병석의 저를 대신하여 초대된 성당에서 특강 사례비로 받아오신 봉투를 저에게 내밀며 “수녀님 대신 내가 간 것이니 당연히 나누어야 한다.”며 유쾌한 웃음 속에 건네주신 기억도 새롭습니다. 1988년에는 선생님의 부군되시는 호영진 님을 문병하기도 했고, 의사 아드님이 일하는 병원에 간 일도 있습니다. 그해 5월과 8월에 사랑하는 두 분을 동시에 하늘나라로 보내고 슬픔의 절정에서 가슴을 치고 계신 선생님 곁에 제가 작은 몫의 위로자와 기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지금도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드님의 모습으로 가득한 앨범을 제게 보여 주시며 “수녀님, 제가 젊으면 이런 아들 또 하나 다시 낳고 싶단 말이에요!”라고 탄식하시던 선생님을 저는 다만 며칠이라도 수녀원 객실에 혼자 계시게 하고 싶어 권유를 하였고, 선생님은 순순히 제 말을 따랐습니다. 너무 힘들어 쓰다가 연재를 중단하시긴 했으나 『한 말씀만 하소서』의 산실이 된 언덕방 1호실은 그 이후로 선생님의 고향 같은 방이 되었지요. 눈물 없인 읽을 수가 없는 책이라 그냥 덮어 두기만 했던 것을 선생님께서 떠나신 지금은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 보려 합니다. 홀연히 떠나시고 나니 온 국민이 다 슬퍼할 만큼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으신 우리 선생님, 선생님을 알고 지낸 날들을 저도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2005년 가을 선생님이 저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30주년 조촐한 기념식에서 읽으셨던 글을 다시 읽어보며 곧 매화가 피어날 광안리 수녀원 정원에서 눈물 어린 기도를 바칩니다. 언젠가는 저도 가야 할 영원의 그 나라에서 부디 편히 쉬십시오. (……) 『민들레의 영토』가 출간된 지 30년이나 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제가 수녀님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 되었나 새삼스럽게 꼽아 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힘들었던 1988년이 기점이 되는군요. 19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 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저는 하느님은 과연 계실까, 죽은 후에 영혼이 갈 곳이 있기나 있나, 죽으면 먼저 간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온통 사후 세계 저 하늘나라 일에만 가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수녀님의 존재, 수녀님의 문학은 제가 이 지상에 속해 있다는 걸 가르쳐 주셨습니다. 죽어서 어떻게 될지는 죽어 보면 알 게 아니냐, 땅을 보아라, 땅에서 가장 작은 것부터 민들레를, 제비꽃을, 봄까치꽃을……. 마치 걸음마를 배우듯이 가장 미소한 것의 아름다움에서 기쁨을 느끼는 법을 배웠습니다. 제가 지상에 속했고, 여러 착하고 아름다운 분들과 동행할 수 있는 기쁨을 저에게 가르쳐 준 수녀님 감사합니다! 2005. 11. 12.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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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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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해독요법
사람을 살리는 해독요법 최경송 지음 창해 / 2009년 7월 / 327쪽 / 12,000원 ▣ 저자 최경송 멕시코의 티와나에서 다년간 세포생리학, 암치료, 해독요법 연구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를 국내에 소개하여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자연 약…
사람을 살리는 해독요법 최경송 지음 창해 / 2009년 7월 / 327쪽 / 12,000원 ▣ 저자 최경송 멕시코의 티와나에서 다년간 세포생리학, 암치료, 해독요법 연구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를 국내에 소개하여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자연 약제를 이용한 간청소, 기생충 치료법, 신장 청소법 등을 연구 개발하였으며, 이 분야의 불모지인 국내에 최초로 해독요법을 소개했다. 최근에 「한국의 소문난 숨은 명의 50인」에 선정되었으며, 「21세기 문화키워드 100선」 중 「대체의학 부문」에 선정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엠퍼러스 한의대에서 학장 겸 교수를 역임했고, 베벌리힐스의 메디칼센터에서 한방 담당의사로 활약했다. 미국에서 「뿌리 깊은 한의원」과 「유니케어 대체의학연구소」를 운영하던 도중, 동신대학교 한의과 대학 초청으로 귀국해서 다년간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사람을 살리는 대체의학』, 역서에 『암 낫고 말고』 등이 있고, 출간예정으로 『동종요법-21세기 의학』, 『라이프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홈페이지: www.unicare.co.kr) (이메일: abrachoi9988@hanmail.net) ▣ Short Summary 이 책은 2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면역, 제2부에서는 해독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다루었다. 여기에 나타난 사실들은 대부분 필자가 오랫동안 배우고 가르치고 임상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이미 수년전에 쓰여졌지만 내용이 아직 책으로 나오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았고, 또 독자들에게 오래 읽히도록 쓰여져야 겠기에 신중히 가다듬기를 여러 차례 하는 바람에 다소 늦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환자들은 낫기를 원한다. 그것만이 그들이 원하는 전부다. 필자는 환자들의 그 마음을 염두에 두고 이 책에 힘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내자 황미재, 그리고 박은경 님의 도움이 참으로 컸다.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건강은 자연이 우리를 위해 준 최대의 선물이다. 받은 사람이 그 선물을 소중하게 간직한다면 준 사람이 얼마나 큰 보람이겠는가! 자연은 우리를 사랑한다. 그 사랑에 화답한다면 결국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은 우리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모쪼록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해독요법의 참된 가치를 깨닫고 또한 실천해서 참된 건강과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차례 서문_ 해독을 해주면 건강이 절로 온다 제1부 면역과 건강 서론 면역체계 / 세포와 면역체계 / 항체세포의 역할 / 백혈구와 인체쓰레기 현대인의 생활습관 / 면역기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 / 현대의 면역학 / 면역체계의 붕괴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들 - [공기오염 / 기생충 / 방사선: 라돈, 담배, 엑스레이 / 생체리듬의 붕괴 / 세균과 항생제 / 세제: 합성계면활성제 / 수질오염 / 전자파: 컴퓨터단말기증후군 / 정서불안 / 중금속: 납, 카드뮴, 수은, 알루미늄 / 화장품] 면역기능 약화의 결과 - [고혈압 / 관절염 / 당뇨병 / 루게릭병 / 비만 / 살 파먹는 박테리아 / 암 / 에이즈 / 자가면역질환] 면역체계의 보호 / 해독프로그램 / 영양요법 제2부 해독과 건강 해독이란 무엇인가? / 해독의 정의 / 해독의 필요성 해독과 나의 건강 / 해독요법의 이점 / 해독방법 음식물과 해독 - [곡류 / 마늘 / 발효식품 / 비트 / 스피루리나 / 엽록소 / 효모 / 올리브유 / 프로폴리스 / 화분단 / 해초류] 영양물질과 해독 - [비타민 A / 비타민 B / 비타민 C / 비타민 D / 비타민 E / 마그네슘 / 셀레늄 / 아연 / 철분 / 칼슘 / 포타슘] 약초와 해독 - [고려인삼 / 녹차 / 민들레 / 보리청 / 시베리아인삼 / 알로에베라 / 알팔파 / 에키나시아] 보조식품과 해독 - [게르마늄 / 글리코 영양소 / 레시틴 / 숯가루 / 시스테인 / 유기유황 / 풀빅산 / 핵산] 목욕과 해독 - [냉온탕 목욕 / 땀목욕 / 바닷물 목욕 / 반신목욕 / 사우나목욕 / 스팀 목욕 / 스파목욕 / 알칼리 목욕 / 열탕 목욕 / 오존 목욕 / 온천목욕] 기타 해독요법 - [관장요법 / 금식요법 / 마사지요법 / 식수요법 / 운동요법 / 파동요법 / 효소찜질요법] 특정장기 해독법 - [간청소 / 귀청소 / 대장청소 / 림프청소 / 신장청소 / 폐청소 / 피부청소 / 혈액청소] 마음을 해독하라 - [신뢰 / 용서 / 이해 / 포용 / 배려 / 진실성 / 측은지심] 후기_ 건강한 삶을 위한 화두, 해독요법 사람을 살리는 해독요법 최경송 지음 창해 / 2009년 7월 / 327쪽 / 12,000원 제1부 면역과 건강 세포와 면역쳬계 우리의 건강은 세포단위에서 시작된다. 세포는 인체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단위다. 세포가 모아져 조직을 이루고, 조직은 기관을 형성하며, 기관은 시스템을 만든다. 시스템은 인체를 형성한다. 인체는 바로 세포와 조직, 기관, 그리고 시스템의 집합체인 셈이다. 그러므로 몸이 건강해지려면 인체시스템의 최소단위인 세포부터 건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포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어야 한다. 각 세포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전체 60조로 형성된 인체의 면역상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체의 기본단위인 세포는 늘 최상의 환경에서 청결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 날마다 수없이 들어오는 해로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공격을 받을 때도 세포는 늘 보호를 받아야 한다. 불행히도 오늘날의 생활환경과 생활습관은 세포를 한없이 불리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오염된 공기와 물과 음식들, 화학물질이나 중금속, 전자파, 정신적 스트레스 등은 세포를 오염시켜 기능을 매우 약화시키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습관 인체 쓰레기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개인의 삶을 태아 때부터 관찰해보기로 하자. 물론 이것은 상상력을 발휘한 가상일 뿐이므로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다. 태아는 엄마가 먹고 마시는 것에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엄마가 먹고 마시는 것들은 거의 시장에서 나오고, 조미료, 첨가제, 색소를 듬뿍 뿌린 정제식품들 그리고 화학비료로 재배한 과일과 채소들이 엄마의 음식이 되고, 태아의 오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오죽하면 자궁이 태아를 지키지 못할 만큼 오염이 심각하다고 했을까! 태교는 정신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엄마들은 음식으로도 태중 교육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가 자라 청년기와 대학생활을 거쳐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성인이 된 그를 편의상 김대리로 부르자. 사회 초년병 김대리는 항상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아침을 굶거나 간신히 토스트 한 조각에 커피 한잔을 마신다. 그는 자신이 먹은 토스트에는 섬유질도 별로 없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없으며, 오직 정제된 탄수화물과 잼에 섞인 설탕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커피에는 물, 카페인, 고단위 지방 크림, 생명력이 없는 설탕밖에 들어있지 않다. 커피를 담은 세라믹 컵은 유약과 납이 용해되어 있기 때문에 독성물질이 스며 나올 가능성도 있다. 출근 준비 끝. 출근할 때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자동차 유리문을 내린다. 그러나 출근길 차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는 청량감이 있다 해도 사실은 매연과 미세먼지로 가득 차 있다. 건강이 돈으로 사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겸손하게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현명하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무시해 버린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 손실이었는가를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들 기생충 기생충이 장기간 몸에 살고 있으면 사람의 정서도 이상해진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네거티브 정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배우자는 물론 친구나 교회, 직장 상사나 동료 모두 곱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심지어는 목사님의 설교조차 자꾸 비판적인 마음으로 듣게 된다. 모든 것이 좋게 보이지 않고 비뚤어져 보이는 것이다. 동시에 모두가 자신을 미워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생충 약을 먹고 한두 달 뒤면 상황이 반대로 바뀐다.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설교는 ‘아멘’으로 바뀌며, 세상은 한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반전될 수 있다. 이처럼 기생충은 우리를 정서적으로 부정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기생충이 호르몬의 변화 혹은 또 다른 신체상․정서상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 검사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지만, 만일 기생충 검사를 한다면 대변․혈액․소변 검사를 모두 해서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 어떤 기생충들은 조직 검사를 해야만 나타나는 것들도 있다. 만일 뇌에 기생충이 들어 있다면 뇌의 조직을 어떻게 검사할 수 있을까? 하기야 현대 의학이 마음만 먹으면 어디 있든 기생충 한 마리를 찾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그까짓 기생충을 찾으려고 뇌파 검사를 하는 의사는 세상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뇌 속에서 치매나 간질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발견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기생충이 어디에 있는가, 어디서 옮았는가를 파악하는 것보다 어떻게 없앨 것인가가 더 시급한 문제다. 기생충은 우리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범인이기 때문이다. 세제:합성계면활성제 오염물질과 관련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것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세제다. 옷을 빨거나 손을 씻거나 이를 닦거나 목욕을 하는 등 때를 닦는 것 모두가 세제를 떠나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를 없애는 세척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계면활성제인데, 계면을 한문으로 쓰면 界面, 즉 물과 기름의 경계면을 뜻한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의 경계면을 활성화시켜 물과 기름을 섞어 준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있다면 기름은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갈 수 있다. 그릇의 돼지기름이 씻겨지는 것도 이 원리다. 예를 들면, 물방개는 다리에 기름이 묻어있기 때문에 물 위를 걸어도 물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물에 계면활성제를 섞어 놓으면 계면이 활성화되어 물과 기름이 섞이게 되므로 물방개도 물에 빠지게 될 것이다. 계면활성제의 종류는 대개 석유계, 천연야자유계, 천연 알코올계로 구분된다. 문제는 석유계다. 석유계는 석유원유,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를 거친 최종 찌꺼기로 만들어지는데, 그와 같은 재료에서 의복섬유나 화장품, 구두약 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석유계는 값이 매우 싸다는 장점이 있어 공급자에게는 이익이지만 수요자들의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면역기능 약화의 결과 고혈압 한국인 4명 중 1명이 고혈압이라 한다. 다른 병과 달리 고혈압은 아무 증상 없이 생활하다가 갑자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병이다. 사실 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증상으로 인정하는데, 이유는 주로 다른 병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본태성과 2차성으로 나누는 고혈압은 완치보다는 혈압조절에 의미를 더 두고 있다. 전체 90%를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고, 나머지 2차성 고혈압에는 원인이 많다. 흔히 심혈관계통이나 만성신장병에서 원인을 찾고 있지만, 도시인들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생활환경이나 공해물질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가면역질환 사전적인 의미로 면역이란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파괴하거나 무력화시켜서 자신을 보호하는 일련의 작용을 말한다. 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자신과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구분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이런 자신과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의 구분이 확실하지 못하여 외부의 물질로 잘못 인식해서 스스로 자신의 물질을 파괴하는 병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조직 세포를 공격하는 질병이다. 이는 인체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자살행위로서 배가 고플 때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먹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무시무시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백혈구가 왜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것일까? 면역체계에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백혈구가 돌아버리지 않는 한 이런 상황을 연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광우병이나 야콥병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프리온(Prion)이라는 독성물질에 의해 소의 중추신경계가 퇴행화 했을 때 문자 그대로 소가 미쳐버리는 것을 광우병이라 한다. 그리고 그 미친 소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생기는 병이 바로 야콥병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백혈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백혈구도 미쳐버릴 수 있다! 해독프로그램 인체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초마다 20만개의 새로운 면역세포와 수만 개의 항체분자를 만든다. 날마다 수백만의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인체가 강한 면역력을 지닌 세포를 가지려면 세포가 일단 깨끗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깨끗하게만 해주면 몸은 스스로 알아서 건강해진다. 세포의 면역능력은 인체의 면역능력과 항상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우리의 환경은 세포의 청결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만큼 깨끗하지 않다. 입을 통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이, 코를 통해 오염된 공기가 피부나 성관계를 통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이 체내로 들어올 수 있으며, 일단 체내로 유입되면 배출되지 않고 축적될 수 있다. 인체의 해독기관에서 스스로 해독시키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 독성물질은 근육이나 지방 그리고 장 속에 축적되어 활성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세포 면역체계에 심한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여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마저 가중되어 우리의 몸은 여러모로 지치고 약화되어 있다.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우리 중 누구도 ‘나는 항상 건강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제2부에 소개할 해독 프로그램은 건강한 사람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평생 실천해볼 만큼 가치 있는 건강법이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계발해서 반드시 건강한 삶을 살기 바란다. 영양요법 독자들 중에는 약이나 보조식품에 의존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야생풀 같은 약초조차 원치 않을 수도 있다. 그저 하루 세끼 꼬박꼬박 고루고루 먹고 운동만 잘해주면 건강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몸에 좋다면 우수마발(牛搜馬勃)은 물론 파충류나 그 이상의 것까지 챙기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찾아가서 무엇이든 일단 먹고 본다는 건강제일주의 때문이다. 또 그렇게 극성스럽지 않더라도 영양제 한두 가지는 반드시 챙겨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육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채식 위주로만 식단을 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자기만의 방식대로 차별화된 건강법을 실행하고 있지만, 건강이 영양과 비례한다는 생각에는 별 차이가 없으리라고 본다.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특히 면역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영양분의 섭취는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면역체계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천연 영양물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오랜 경험에 미루어보건대 평소에는 물론 병상에서도 자연식품이나 약용약초 혹은 보조식품들을 지혜롭게 섭취해서 건강상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제2부 해독과 건강 해독의 정의 해독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우선 단어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해독이란 체내에서 날마다 일어나고 있는 인체 대사활동의 한 부분으로 체내에 축적된 환경오염물질, 화학용해물질, 발암물질, 중금속 등 수많은 독성물질을 감소․제거․중화․방출시킴으로써 인체활동을 정상화시키는 인체의 작용이다. 인체의 모든 장기가 이 정상화 작용에 참여하고 있으나 특히 간, 신장, 대장, 폐, 림프선, 피부 등은 더 적극적인 기능을 말한다. 심장이 뛰고 폐가 호흡을 멈추지 않는 한 인체의 해독작용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인체는 체내의 가장 기본적인 자동화 장치인 해독작용을 통해서 신체의 불균형이나 면역성 약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건강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인체가 오염물질을 해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체가 제거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독성물질이 체내로 유입된다면 과부하현상으로 인해 해독작용은 떨어지고 오염물질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몸에 축적된다. 공해가 없는 곳에 살면서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마시며 깨끗한 음식과 물을 마시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해독의 필요성 왜 해독을 해야 하는가? 제1부를 읽은 독자들은 해독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리라 믿는다. 이미 지적한 대로 우리 주변에는 암, 관절염, 당뇨, 고혈압, 심장병, 만성피로 등 면역능력저하와 관련된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현대의학은 고도로 발달되어 유사 이래 최고의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병의 수는 증가하고 또 고치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의학과 현대질병 사이에 핵심적인 무엇인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해독개념의 상실인 것이다! 현대의학은 진단 수술, 전염병, 응급처치, 의약품 등에 모든 힘을 쏟아 의학사에 찬란하고 밝은 업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정작 인체의 면역성을 떨어뜨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산업사회의 공해와 질병의 관계, 그리고 오염물질의 해독에 관해서는 무관심 혹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설사 관심이 있다 해도 임상적으로 적용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의사들의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그 자존심을 바꾼다면 더 많은 환자들을 사경에서 구할 수 있다. 음식물과 해독 우리가 날마다 먹는 음식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화학독성물질의 피해를 줄이거나 극복하는 해독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은 면역능력을 높여주어 독성물질의 흡수를 방지하고, 활성산소를 청소해주며, 조직세포 내에 이미 존재하는 오염물질을 배설시켜주기도 하고, 해독 장기를 자극하거나 세척하여 체내 독성물질의 피해를 막아주기도 한다. 또 어떤 음식들은 독성물질을 예방하는 동시에 피해를 치료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음식은 인체의 적들에 대항해서 싸우는 무기다. 우리 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음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준다. 곡류 쌀, 보리, 밀, 옥수수, 조, 메밀 등 곡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많은 나라에서 주식으로 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쌀은 풍요와 평화의 상징이다. 그 쌀을 이제 서울 도심 속에서도 주민들 스스로 도정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 주민자치센터에 쌀 무인도정 자판기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10분도, 7분도, 1분도(현미) 중 원하는 대로 도정해 먹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으며, 장차 경기도 전역에 이 자판기를 설치하는 등 서비스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의 정미소를 도심 속에서 추억하게 하는 정서적 효과와 더불어 국민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다. 건강을 찾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배아층과 호분층을 깎아내버린 백미가 아니라 그것을 고스란히 간직한 1분도 현미를 먹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현미를 발아시키면(현미를 0.5~1mm정도 싹을 틔움) 백미보다 식이섬유 3배, 비타민 5배, 칼슘 5배, 식물성지방 2.5배 등 영양분이 탁월하게 높아진다. 많은 영양사들은 현미처럼 정제하지 않은 곡류로 만든 음식이야말로 좋은 식탁의 필수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발아현미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잉여 영양분을 배설시키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현미뿐만 아니라 도정이나 정제를 하지 않은 다른 종류의 곡류도 에너지와 혈당 레벨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준다. 영양물질과 해독 비타민 A 비타민 A는 의학계가 발견한 최초의 비타민이다. 이 비타민은 야맹증을 개선시켜주고, 독성물질이나 미생물의 침입 그리고 발암물질을 방어해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나아가 항산화제로서 세포를 망가뜨리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고, 독성물질의 발암작용을 중화시켜 준다. 또 인체의 면역기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주기도 한다. 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면 암 발생 기회가 확실히 줄어드는 중요한 비타민이다. 비타민 A는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은 섭취된 뒤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바뀌기 때문에 프로비타민 A라고도 불린다. 베타카로틴은 노란색, 오렌지색, 짙은 초록색 채소에서 찾을 수 있는 노란색 복합체다. 당근(Carrots, 카로틴이라는 단어가 여기서 유래됨), 브로콜리, 케일, 기타 푸른 잎사귀가 많은 채소에 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채소 외에도 생선 간유에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비타민 A는 성장, 재생, 유연성, 기력 그리고 인체 조직 세포의 저항력을 개선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이 비타민은 피부 안팎을 구성하고 있는 상피세포를 건강하게 해준다. 비타민 A나 베타카로틴이 부족할 경우 상피세포의 구조와 기능이 망가져 질병에 쉬이 걸리게 된다. 약초와 해독 고려인삼 한국, 만주 등이 원산지인 고려인삼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추앙을 받는 약초다. 인삼의 의학적 유용성에 관해서 설명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지경이다. 세계적인 인삼연구에 따르면 고려인삼과 고려인삼의 사촌격인 시베리아인삼에는 회복․자극․치료 기능이 있다. 1980년 한국의 서울에서 열린 국제 인삼 심포지엄에 참가한 수많은 연구원들은 엑스레이 치사량에 노출된 실험쥐에 대한 고려인삼의 효능을 보고했다. 고려인삼은 방사선과 화학독성물질 등에 대한 인체의 면역성을 길러주는 탁월한 보약이다. 과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고려인삼은 DNA, RNA, 단백질, 지방질 합성이 골수에서 일어나게 하는 동시에 알부민과 감마글로불린(혈액 속의 항체)의 생성률을 높여준다. 또한 소련의 한 연구에서는 사람이 인삼 추출액을 복용할 경우 산소가 희박한 공기 중에서도 쉽게 적응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산을 오르는 등반대원들이 인삼을 준비해 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참고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체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삼은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익혀 먹을 수도 있다. 또는 쪄서 동전 크기로 썰어 먹을 수도 있다. 빨아먹거나 십어 먹어도 된다. 마른 인삼은 가루로 만들어 캡슐에 넣어 먹을 수도 있고 추출액으로 먹어도 된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 단, 인삼은 적은 양을 적당한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삼은 인체를 서서히 점진적으로 강화시키고 균형을 잡아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신을 정상화시키고 소화능력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한다. 보조식품과 해독 게르마늄 유기게르마늄은 산소촉매제, 항변이제, 항산화제, 항암제, 킬레이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유기게르마늄은 게르마늄 미량 원소와 탄소, 수소, 산소 등과 결합시킨 합성물질이다. 화학 용어로 ‘유기’라는 말은 이 물질 속에 탄소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게르마늄-132는 일본의 아사이 박사팀이 1967년에 최초로 합성했다. 그 뒤 게르마늄-132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부분이 집중적으로 연구되었고, 그 결과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이온방사선, PCBs 독성 등을 방어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게르마늄은 마늘, 인삼, 캄프리, 구기자, 알로에, 엽록소, 보리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아사이 박사는 유기게르마늄에 관한 한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저서 『The Miracle Cure : Organic Germanium』에 따르면 유기게르마늄은 거의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 즉 폐암, 방광암, 후두암, 유방암, 신경증, 고혈압, 축농증, 신경통, 백혈병, 자궁근종, 간염 등에 효과가 있다. 특히 인체의 산소결핍증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문제인데, 게르마늄은 생체 내에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진통제, 면역 자극제, 항산화제, 킬레이트제 등으로 인체의 병리적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놀라운 물질로 기록되어 있다. 또 유기게르마늄은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여 칼슘대사를 정상화시킨다. 유기게르마늄은 혈액 속에서 정상적인 나트륨, 포타슘, 염소, 칼슘 등의 수치를 회복시켜준다. 목욕과 해독 땀 목욕 땀 목욕은 관절에 쌓여 있는 독성물질을 엄청나게 많이 제거해준다. 입섬 소금이나 사해바다소금, 그리고 발한성이 있는 약초를 사용하면 목욕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관절염 환자는 즉시 실천해봄 직하다. 입욕전에 가능한 한 페퍼민트 같은 뜨거운 차를 마신다. 1회 목욕량으로 입섬 소금 1.4kg 혹은 사해바다소금 충분한 양을 뜨거운 목욕물에 넣는다. 거기에 들어가 물속에서 단단한 솔로 관절염이 있는 관절을 5~10분간 문지르고, 물속에 15~25분 동안 잠겨 있도록 한다. 물에서 나와서는 물을 그냥 말리지 말고 큰 타월이나 천으로 몸을 감고 곧장 침대로 가서 이불을 몇 개 덮는다. 천에 흡수된 입섬 소금의 삼투압 작용 때문에 땀이 많이 날 것이다. 이때 매트리스는 비닐 커버를 씌운 것이 좋다. 다음 날 아침 피부를 통해 나온 노폐물로 몸을 감싼 천이 지저분해져 있을 것이다. 때때로 계란 노른자 같은 노폐물을 보게 되는데, 이는 독성물질이 많이 나와 몸이 청소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심장이 약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땀 목욕을 마친 뒤 관절의 상태가 개선된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타월이나 천에 노란 색깔의 노폐물이 묻어나오지 않을 때까지 2주일에 한 번씩 땀 목욕을 하기 바란다.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방법이다. 목욕 중에는 탈수현상과 염분상실을 예방하기 위해 수시로 물을 마시고 죽염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타 해독요법 관장요법 필자가 대체의학의 메카로 불리는 멕시코의 티와나에서 연구활동을 할 때 막스 게르손 박사의 딸이 운영하던 게르손클리닉에서 주최하는 정기세미나에 가끔 참석했다. 이곳은 암 같은 난치병 치료에 대한 이론과 임상으로 무장하고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지만, 그보다는 커피관장으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다. 이렇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커피관장은 1977년까지 의학 참고서에 삽입되어 있었으나 그 뒤로는 편집진에서 지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삭제하고 말았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대체의학적 암치료 방법으로 커피관장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현대의학 옹호자들이 여론을 모아 출판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커피관장은 대장과 간에 축적되어 있는 독소나 죽은 세포들을 체외로 배출시켜준다. 관장재료는 유기농법으로 가꾼 카페인이 함유된 일반커피를 달여서 만든다. 이를 체온에 맞게 식힌 다음 1회에 120~240cc를 사용한다. 치료 초기에는 매 4시간마다 관장을 실시해 통증, 구토증 그리고 기타 독성으로 인해 발생한 증상들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커피관장을 하면 카페인이 직장의 점막을 통해 간 문맥을 거쳐 간으로 직접 전달된 뒤 담도를 확장시키며, 간을 자극하여 간의 독성배출 능력을 증가시킨다. 커피 속에 함유된 화학성분 파미타티스는 중요한 간 효소인 글루타치온 전이효소를 자극해 혈액 속의 잡다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커피관장은 글루타치온 전이 효소의 활동을 정상보다 600~700배 증가시킨다. 온몸의 혈액은 매 3초마다 간을 통과하므로 커피관장을 실시하는 동안 혈액이 최소한 5차례나 간을 통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정장기 해독법 대장청소 언덕위의 아름다운 집, 그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단장해놓았다 치자. 그런데 집 안의 하수구가 막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머잖아 퀴퀴한 냄새가 온 집 안 구석구석에 진동할 것이고, 곰팡이와 함께 지하방부터 썩기 시작할 것이다. 바로 이런 일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대장은 변이 가득한 더러운 곳이라는 생각 때문에 무시되거나 외면 받기 쉬운 장기다. 또 대화의 주제로 꺼내기에도 거북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장에 관해 잘 모르고 있다. 대장은 중요한 해독기관 중의 하나다. 세균, 진균, 기생충, 바이러스 등이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중 몇몇은 장벽을 뚫고 몸 깊은 곳으로 들어와 몸을 병들게 하기도 한다. 거기에 십이지장을 통해 흘러들어온 담즙이 장 속에서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과 혼합될 때 해로운 화학물질이 생성되는데, 변비가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화학물질들이 몸을 황폐화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대장 속에 있는 음식 찌꺼기(대변)들은 22시간을 넘기지 말고 밖으로 배설되어야 정상이다. 옥수수를 먹고 옥수수가 변에 섞여 나오는 시간 간격을 관찰함으로써 시간을 잴 수 있다. 음식 찌꺼기가 대장 속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원하지 않는 독성물질의 생성과 흡수가 일어나고, 해로운 세균이 번식하고 축적되어 결국 몸속 깊이 유입된다. 그러므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장청소를 해야 한다. 마음을 해독하라 이해 이해는 오해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 사람이 있었다. 왜 이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해의 출발점이 되어버릴까? 진정한 이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이해란 상대방보다 자신을 낮출 때 가능해진다. 상대방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이해하려 하면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기 때문에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상대방과 같은 위치에서 이해하려 하면 오히려 상대방과 비교하게 되고 결국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으므로 진정한 이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이해는 진정한 이해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정한 이해일까? 이해는 영어로 Understand라고 쓴다. 이 말은 Under와 stand의 합성어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아래(Under) 서야(stand)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 위해 자신을 낮추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겸손한 사람만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진정한 이해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건강한 삶을 위한 화두, 해독요법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인간이다. 그 파괴는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과감히 자행되고 있다. 현대산업사회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의 자연파괴라는 이율배반적 원리를 바탕으로 존재한다. 인간이 편리해질수록 자연은 오염되고, 자연이 오염될수록 인간의 건강은 큰 위협을 받게 된다. 쉽게 말해서 사람들은 파괴를 대가로 편리함을 얻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편리함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이를 테면 비행기는 지구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들 만큼 빠르고 편리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산소가 소비된다. 거기에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된다. 그뿐인가. 교통수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신종인플루엔자는 5대양 6대주에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 편리함에 대한 대가는 이렇게 지불되고 있다. 오늘날 의료산업은 현대의학 일변도로만 나가고 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물론 현대의학의 혜택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통사고나 화재, 낙반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사람들이 응급실에서 살아나는 사례는 현대의학의 자랑이다. 진단장비의 현대화로 암 같은 난치 질환을 예방하거나 조기진단으로 생명을 구하는 것과 수술의 기술적 발전은 의료계의 꽃이라 할 만큼 현대의학의 대단한 자부심이다. 그런데도 왜 질병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사람을 살리는 대체의학』에 이어 이번에 펴내는 『사람을 살리는 해독요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책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어떤 종류의 질병을 치료하든 가장 먼저 해독을 치료의 기본개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현대의학이든 동양의학이든 대체의학이든, 아니면 또 다른 의학이든 해독을 우선시하지 않는 의학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는 필자의 확신을 담고 싶었다. 면역과 건강, 해독과 건강은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고 쓰고 싶었다. 하지만 이 내용과 방법들이 모두에게 만족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독자들의 애정 어린 첨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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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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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 문충태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 2014년 3월 / 308쪽 / 13,000원 ▣ 저자 문충태 경영학 박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기계발 동기부여 전문가다. 30대 초반까지 자기 색깔이 없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 문충태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 2014년 3월 / 308쪽 / 13,000원 ▣ 저자 문충태 경영학 박사. <변화와 혁신 포럼>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기계발 동기부여 전문가다. 30대 초반까지 자기 색깔이 없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다가, 30대 중반에 ‘감성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자기만의 필살기를 만들었다. 마흔이 되던 해에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영화 제목에서 용기를 얻어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독립만세를 불렀다. 지금은 대학교,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서 <변화와 혁신>, <감성 커뮤니케이션>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무색무취의 평범한 삶에서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전문가의 삶으로 인생역전의 기적을 만들었다. 저서로 『하루 1분』, 『고객졸도 서비스』, 『소통으로 고객과 친구가 돼라』, 『리크루팅 명장을 찾아서』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이 시대에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3대 악이 있다. 구조조정, 비정규직, 청년 실업이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생겨난 시대적 아픔이다. 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가? 세상 탓, 경기 탓을 하지 마라. 문제는 내 안에 있다. 내게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인생은 셀프다. 내 인생은 내가 산다. 물론 부모나 친구, 주변 사람들이 내 인생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내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는 없다. 그래서 인생은 셀프다. 스스로 살아가야 하고 스스로 변해야 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세상을 탓하지 말고, 경기 불황을 원망하지 마라. 기적을 바라지도 마라. 내가 기적이 되면 된다. 내가 기적을 만들면 된다. 이 책은 내 안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발전시켜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내 인생의 경쟁력을 만들어 스스로 찾는 힐링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경기 불황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면서 인생의 날개를 활짝 펴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35가지로 정리하였다. ▣ 차례 1장 Thinking Play : 생각놀이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1. 창익부 습관_ 창조적인 사람이 부자로 사는 시대다 2. 두 개의 심장 융합 습관_ 두 개의 심장을 융합하라 3. 사고뭉치 습관_ 사고뭉치가 대형사고 친다 4. 자유시간 습관_ 창의성은 자유시간에서 나온다 5. 어이디어 헌팅 습관_ 어이없는 황당한 생각을 즐겨라 6. 하루 하나 수집 습관_ 아이디어, 하루에 하나만 찾아라 7. 브레인스토밍 습관_ 간절히 원하고 치열하게 찾아라 2장 R&D(Roadmap & Development) : R&D를 통해 기적의 파워는 강해진다 8. 마스터 플랜 활용 습관_ 인생의 로드맵을 다시 짜라 9. 유비무환 습관_ 작은 틀에 안주하지 말고 큰 틀을 짜라 10. 야성 강화 습관_ 야성을 잃으면 이미 죽은 인생이다 11. 하루 1,440분 경영 습관_ 100세를 살아야 36,500일이다 12. 4스테이지 습관_ 하루를 4스테이지로 바꿔라 13. 1% 더하기 습관_ 보통 사람은 49%, 성공한 사람은 51%다 14. 자기 동기부여 습관_ 작은 성과를 날마다 자축하라 3장 Contents Innovation : 콘텐츠 혁신이 기적의 핵심 원동력이다 15. 콘텐츠 우선 습관_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라 16. 죽이는 한마디 실행 습관_ 죽이는 한마디를 만들어라 17. 관점 전환 습관_ 담을 넘어야 답이 보인다 18. 선택과 집중 습관_ 단점은 버리고 장점을 집중 개발하라 19. 허물벗기 습관_ 날마다 허물을 벗어라 20. 원츠맨 습관_ 니즈맨이 아니라 원츠맨이 돼라 21. 퍼스트 무버 습관_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라 4장 Challenge Enjoying : 도전이 없으면 기적도 없다 22. 도전의 And 습관_ 도전에 And는 있어도 End는 없다 23. 도도주의 습관_ 절대 긍정인 사람은 ‘도도주의’로 산다 24. 시련 극복 습관_ 시련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25. 마인드 컨트롤 습관_ 고난이라 써놓고 성공이라 읽는다 26. 자기 최면 습관_ 이목구비로 자기에게 최면을 걸어라 27. 좌우지간 습관_ ‘죄우지간’과 ‘Just do it’으로 승부하라 28. 뒷심 키우기 원칙_ 초심은 지키고 뒷심은 키워라 5장 Image Show : 이미지 쇼로 기적은 완성된다 29. 날마다 땡큐 습관_ 날마다 땡큐 카드를 만들어라 30. 무한 리필 습관_ 감동을 무한 리필해줘라 31. 먼저 망가지기 습관_ 내가 망가져야 결국 내가 산다 32. 마법의 주문 외우기 습관_ ‘미고축사’라는 비밀 주문을 외워라 33. 수사반장 습관_ 즐거움을 주는 수사반장이 돼라 34. 언어 융합 습관_ 부자와 거지는 언어 습관이 다르다 35. 플러스 언어 습관_ 마이너스 언어를 플러스 언어로 바꿔라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 문충태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 2014년 3월 / 308쪽 / 13,000원 Thinking Play : 생각놀이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어이디어 헌팅 습관_ 어이없는 황당한 생각을 즐겨라 어이디어를 찾으면 아이디어가 보인다: ‘어이디어’는 어이없는 생각이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생각, 엉뚱한 발상, 엉뚱한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이디어를 마주하면 비웃는다. 나도 신입사원 시절에 선배들로부터 이런 구박을 많이 받았다. 어이디어로 유명한 사람이 개그맨 전유성이다. 그가 청도에서 만들어낸 황당한 어이디어 몇 개만 살펴보자. 많은 공연장들이 7세 미만 아이들의 입장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아이가 있는 학부모들이 결혼 이후 공연장을 찾지 못한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이 공연장에 오면 시끄럽게 떠들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어린이가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를 만들었다. 많은 관객들이 찾아왔고 많은 아이들이 좋아했다. 재미있는 것은 공연에 참석한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떠들지 않고 공연에 집중하더라는 것이다. 그 밖에도 암환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회, 임플란트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회, 담배 끊은 지 3개월 된 사람들을 위한 음악회 등을 기획했다. 모두가 어이없는 생각, 어이디어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황당한 어이디어 속에서 나온다. 창조적인 사람은 황당한 어이디어를 접할 때 ‘헉’ 하면서 아이디어로 전환시킨다. “너는 그것도 생각이라고 하냐?”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들어라. 그런 사람이 창조적이다. 아이디어는 ‘왜?’를 좋아한다: 개그맨 전유성이 청도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이 있다. ‘개나 소나 콘서트’이다. 왜 프로그램 제목을 이렇게 했을까? 전유성이 청도에 내려왔을 때, 청도 하면 생각나는 것이 소싸움이었단다. 청도의 명물 소싸움에 추가할 수 있는 것이 뭐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지인을 만났는데, 그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아파서 많이 울었다는 것이다. 그 말에 그는 ‘반려견을 진짜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여기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나라에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들만을 위한 콘서트는 없을까? 내가 그들을 위한 콘서트를 만들면 어떨까? 그래서 청도의 명물 소싸움에 반려견을 합친 ‘개나 소나 콘서트’가 탄생했다고 한다. 우리 머릿속에는 ‘아이디어’라는 녀석이 살고 있다. 이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왜(?)’이다. 이 녀석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도 ‘왜 그렇지? 왜 그렇게 했지’ 등이다. 우리 일상에는 아이디어가 널려 있다. 그런 아이디어들을 보고 구경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왜?’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한테만 아이디어는 신기루처럼 보인다. 오늘부터 ‘왜?’라는 녀석과 친구를 맺자. 그럴 때 비로소 아이디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숙성시켜라: 친구 중에 중견기업 CEO인 친구가 있다. 회사가 꽤 잘나간다. 얼마 전에는 철탑산업훈장까지 받았다. 그를 만날 때마다 무엇인가 하나씩 배운다. 지난번 그를 만났을 때는 그의 경영 기법 가운데 하나를 소개받았다. 그는 스마트폰 메모 앱을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했다. 마음에 드는 문구 사진 등을 그곳에 보관해놓고 몇 날, 몇 주, 몇 달 동안 틈틈이 열어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단다.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되고 막무가내로 달려들어서도 안 된다. 차분하게 움직여라.’ 최근에 그가 자주 들여다보는 문구라고 했다. 그가 오늘과 같은 불황과 위기로부터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생각의 숙성 과정을 거친 덕분이라고 했다. 생각을 숙성시켜라. 아이디어를 숙성시켜라. 숙성시킨다는 것은 마음의 솥에 생각과 아이디어를 넣고 얼마 동안 찌는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디어에서 발효가 일어난다. 맛있는 빵처럼 맛있는 아이디어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황당한 아이디어 즐기기 1단계: 황당한 아이디어 보관 파일을 만든다. 신문을 읽다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황당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스크랩해서 파일에 보관하라. 황당한 아이디어를 많이 수집한 사람이 진짜 부자다. - 낱말 맞추기 화장지: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에게 화장지에 낱말 맞추기를 하게 하면 어떨까? - 마이크 스펀지: 샤워할 때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 샤워를 하면서 노래방 마이크와 같은 스펀지를 잡고 노래를 열창하면서 샤워를 하면 어떨까? 황당한 아이디어 즐기기 2단계: 황당한 아이디어를 수집할 때마다 포스트잇으로 짧게 메모를 해놓는다. 수집한 이유, 느낀 점을 간단하게 메모한다. - 속이 비치는 금붕어: 해부할 필요가 없다. - 매운 고추를 이용한 무기: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 브래지어 방독면: 재미있겠다. 황당한 아이디어 즐기기 3단계: 시간이 날 때마다 기분 전환도 할 겸 파일을 열어보라. 포스트잇 메모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루 하나 수집 습관_ 아이디어, 하루에 하나만 찾아라 하루에 하나, 보물을 찾아라: 테레사 수녀가 한 말이다.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볼 뿐입니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먹일 수 있습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겁니다. 난 한 사람만을 붙잡을 뿐입니다. 만일 내가 그 한 사람을 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겁니다.” 나의 취미는 수집이다. 신문 자료, 동영상, 현장 활동 사례 등을 수집하는 것이다. 책장에는 신문 스크랩 파일들이 분야별로 나뉘어 있고, 노트북에는 동영상 자료들이 영역별로 보관되어 있다. 이것들이 내 강의의 경쟁력을 만들어주었다. 현장 중심의 생생한 강의를 만들어주는 밑천이 되었다. 하루 하나의 기적을 체험해보라. 아이디어를 하루에 하나만 찾아라. 하루에 하나만 찾아도 한 달이면 30개, 6개월이면 180개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찾으려 애쓰지 마라. 하루에 하나씩만 찾으면 충분하다. 오늘 하나를 찾았는가?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당신은 오늘 보물 하나를 찾은 것이다. 서정주 시인은 바람, 나는 Memo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에 나오는 시구다. 이 시구를 보면서 나는 혼자 생각해본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80%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메모였다. 내가 책을 쓸 수 있고, 전국을 다니면서 강의를 할 수 있고, 현장 중심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메모하고 또 메모했기에 가능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특이한 것을 볼 때마다 메모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메모한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침대 머리맡에 메모지와 필기도구를 놓고 잔다. 꿈속의 아이디어를 생포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것이다. 고민하고 고민하던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가끔 꿈속에서 떠오르면 나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메모지에 휘갈겨놓고 다시 잠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밤 꿈속의 아이디어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손길이 닿는 곳에 메모 도구를 둬라. 그리고 수시로 메모하라. 아이디어가 도망가지 않도록 말이다. 아이디어맨으로 거듭나는 방법은 생각이 떠오를 때 빨리 적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꼭 메모할 수 없을 때 떠오른다: “저는 집에서 화장실에 갈 때도 꼭 휴대폰을 들고 갑니다.” 상상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어느 CEO의 말이다. 그가 하는 말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단다. 볼일을 마치고 나서 그 아이디어를 메모하려 했으나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화장실에서는 그렇게 생생했던 아이디어가 ‘뭐더라 뭐더라’ 답답하기만 했다. 그 이후로 그는 화장실에 갈 때도 휴대폰을 들고 들어간다고 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휴대폰에 녹음해두면 일을 보고 난 뒤에도 그 아이디어가 생생하게 살아나더라는 것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운전을 하다가 전방 주시 태만으로 접촉 사고를 낸 경험이 있다. 퇴근길이었는데 교통체증으로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그동안 고민하고 있던 것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메모지를 찾기 시작했다. 아이디어가 사라지기 전에 메모를 해둬야 한다는 생각에 눈은 앞을 보고 손은 더듬더듬 메모지를 찾았다. 하지만 메모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쾅’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것을 보지 못하고 내 차가 앞차를 박은 것이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 그 뒤로 운전을 할 때는 항상 휴대폰을 거치대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휴대폰의 음성녹음 기능에 주절주절 떠드는 습관이 생겼다. 아이디어는 꼭 메모할 수 없을 때 떠오른다. 꿈속에서, 운전할 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와 같이 꼭 메모할 수 없을 때 떠오른다. 나중에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유용한 도구가 바로 휴대폰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휴대폰에 대고 중얼거려라. 한 가지 더, 휴대폰에 간단하게 메모해둬라. 핵심 키워드만 메모해도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디어는 생각날 때 즉시 생포해야 한다. 아이디어 생포 방법: 아이디어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뛰어다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포할 것인가? 아이디어 생포 도구들과 그 활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 휴대폰: 메모 기능, 녹음 기능, 카메라 기능, 데이터 전송 기능 - 메모지: 사례 메모, 느낌 메모, 그림 메모 - 클리어 파일: 신문 스크랩, 인터넷 자료 스크랩, 책에서 찾은 아이디어 스크랩 - 블로그: 인터넷 검색 중 찾은 자료 보관, 카테고리별 자료 분류 보관 - 컴퓨터: 아이디어 폴더, 그림 폴더, 사진 폴더 R&D(Roadmap & Development) : R&D를 통해 기적의 파워는 강해진다 야성 강화 습관_ 야성을 잃으면 이미 죽은 인생이다 매너리즘에는 매너가 없다: 김수동 씨는 원래 프로 골퍼였다. 그런 그가 아웃도어 전문 수선집 ‘더원 리페어’로 전환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실내 골프 연습장을 운영했지만 쫄딱 망했다. 그래서 천만 원으로 아웃도어 수선집을 차렸다. 어릴 때 취미 삼아 재봉틀을 배웠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개업 후 1년간 자정 전에 집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매일매일 지인이 운영하는 등산복 가게에서 샘플을 가져와 수선 연습을 한 결과, 개업 4년 만에 월 수익 2천만 원이 넘는 사업으로 만들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치열함과 절실함에 있었다. 지독하리만큼 처절하게 자기 사업에 임하는 자세는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그의 커다란 자산이었다. 걸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현실 안주와 매너리즘이다. 현실 안주에는 치열함이 없다. 매너리즘에는 참신성과 독창성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이 사는 것이다. 위기는 어려울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했을 때 찾아온다. 자신과 타협하지 마라. 스스로 빠져나갈 곳을 만들어놓고 어쩔 수 없었다며 자신과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을 채찍질하라. 지켜야 할 기본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무례한 사람이 된다. 자기 삶에 기본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도 무례한 사람이다. 간절하게 치열하게 사는 것이 인생에 대한 기본 예의다. 나는 지금 내 삶에 무례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가? 타성에 젖으면 야성이 사라진다: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그 옆을 쥐가 어슬렁거린다. 이럴 때 고양이는 어떻게 하는가? 본능적으로 쥐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길러진 고양이는 쥐를 잡을 줄 모른다. 쥐가 옆에 있어도 가만 지켜볼 뿐 잡으려 하지 않는다. 야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주는 대로 먹고, 주어진 상황에 길들여지다 보니 자기의 본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쥐를 잡을 줄 모르는 고양이는 더 이상 고양이가 아니다. 이런 공식이 있다. ‘칭기즈칸 - 야성 = 목동.’ 무슨 뜻인가? ‘거대한 몽골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에게서 야성을 빼면 한갓 목동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야성을 잃지 마라. 자기 안에 있는 야성을 잃는 순간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인생을 살게 된다.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해라. 주는 대로 먹고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길들여지는 것이다. 이런 삶에는 야성이 없다. 현실 안주와 매너리즘이라는 타성만 생겨날 뿐이다. 스스로 찾아서 해라. 스스로 찾고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 야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라. 날마다 반복되는 일이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고 시도를 해봐라. 우체국에서 매일 소인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는데 지겹지도 않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아니요, 날마다 날짜가 바뀌잖아요”라고 그가 말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라. 이것이 야성을 잃지 않는 방법이다. 울타리를 벗어나라. 화초는 온실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튼튼해지고, 사람은 길들여지고 있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경쟁력이 강해진다. 양육되면 타성이 살아나고 방목되면 야성이 살아난다. Better 정신으로 날마다 Best하라: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최선을 다하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불광불급’이란 말도 있다.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두 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노력하고 도전하라는 뜻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진인사대천명’보다는 ‘불광불급’을 더 좋아한다. ‘진인사대천명’은 베스트 정신이다. 단기 전략이다. 순발력을 발휘해 있는 힘을 다하라는 것이다. 베스트 정신은 순응 정신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진인사대천명을 보라.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했는데 하늘의 뜻이 그게 아니라고 하면 그때는 순응하고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반면 ‘불광불급’은 베터 정신이다. 꾸준히 만들어가는 장기 전략이다. 포기 없이 될 때까지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것이다. ‘발전’이라는 것은 베스트가 아니라 베터 정신에서 나온다. ‘변화’도 베터 정신에서 나온다. 어제보다 오늘을, 오늘보다 내일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베터 정신이다. 현실 안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좋은 방법은 바로 베터 정신으로 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말 가운데 하나가 ‘노력’이다. “성공하려면 노력하라.” 문제는 그 노력을 어떻게 하느냐다. 하루하루 베스트하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 거기에 베터 정신으로 임하라. 최선을 다하되 더 좋은 것으로 만들려는 마음을 잊지 마라. 성공하는 사람은 베터(Better)를 만들기 위해 날마다 베스트(Best)한다. 내 안의 야성을 키우는 방법: 지금의 시대는 밀림보다 더 냉혹한 야성의 환경이다. 야성으로 무장하여 현실의 벽을 넘어라.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근성이 야성이다. ① 나의 일상생활 중에서 편한 것을 추구할 때와 힘든 것을 추구할 때가 언제인지를 각각 3가지 이상 적어 보라. ② 편한 것을 추구할 때 자신에게 벌을 줘라.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할 때’, ‘기존에 하던 대로 할 때’, ‘시키는 대로 생각 없이 할 때’, ‘쉬운 길을 찾으려 할 때’ 자신에게 경고 카드를 꺼내라! ③ 힘든 것을 추구할 때 자신에게 선물을 줘라. ‘일부러 힘든 코스를 선택할 때’, ‘어제와 다른 행동을 할 때’,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할 때’, ‘그동안 가지 않은 길을 갈 때’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라! 자기 동기부여 습관_ 작은 성과를 날마다 자축하라 반복된 연습에서 반전이 나온다: 인생은 1막 1장이라는 연극과 같다. 한 번 시작해서 한 번으로 끝나는 연극이다. 거기에는 리허설도, 앙코르 공연도 없다. 오직 한 번의 실전 무대밖에 없다. 그 한 번뿐인 공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우는 무대 공연을 위해 날마다 연습한다. 반복하고 반복하는 지루한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객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배우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교육생 앞에서 강의하는 강사로서 매일 강단이라는 무대에 선다. 교육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준비한 강의 주제를 가지고 공연을 한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또 얼마나 반복적인 훈련을 했느냐에 따라 그날 강의의 반응이 달라진다. 나를 지켜보고 있는 관객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펼쳐보자. 멋진 공연을 위해 반복 또 반복하는 수고도 즐겁게 받아들이자. ‘그래, 연습 또 연습이다.’ 반복된 연습이 인생을 반전시킨다. 실패라는 말 대신 불성공이라 말하라: “크게 실패하셨군요. 상을 드립니다.” 한 회사에 ‘베스트 챌린지상’이라는 것이 있다. 크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성과가 미흡해도 과정이 좋다면 비록 실패했다 하더라도 상을 준다는 것이다. 이 상에 깃든 의미는 ‘실패가 꼭 실패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 그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엘리베이터는 사면이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그림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네 대의 엘리베이터 내부를 아이디어 창출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한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생각을 거꾸로 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람이 거꾸로 물구나무서 있는 모습이 디자인되어 있다. 다른 세 대의 엘리베이터에도 ‘머리에 있는 생각을 모두 꺼내라’, ‘휴식도 필요하다’, ‘실패도 하나의 과정이다’라는 주제로 엘리베이터 내부가 디자인되어 있다. 무심코 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창의적인 발상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두통제로 개발되었다가 실패한 약이다. 아스피린은 염료를,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약을, 리바이스 청바지는 텐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로 나온 히트 제품들이다. 실패라는 말 대신 ‘불(不)성공’이라고 말해라. 이 말에는 희망이 담겨 있다. 성공은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결과’임을 잊지 말자. 스스로 동기부여하라: 추억의 도장이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숙제 노트에 찍어주던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이다. 선생님한테서 숙제 노트를 돌려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이 도장이었다. 도장이 찍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숙제에 대한 의욕이 달라졌다. 도장이 찍혀 있으면 다음 날도 숙제를 열심히 했다. 그러나 도장이 찍혀 있지 않으면 숙제를 하고픈 마음이 싹 사라졌다. 이것을 자기 자신을 자축하는 마음의 도장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날마다 자신에게 ‘참 잘했어요’라고 마음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다. 따뜻한 말을 했을 때, 도움을 주는 행동을 했을 때, 하던 일이 잘되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았을 때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에게 도장을 찍어주자. 자신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아낄 필요가 없다. 날마다 스스로 자축하라. 나만의 동기부여 방법: 축구 선수는 골을 넣고 골 세러머니를 한다. 작은 행동을 할 때마다 자신에게 축하 세러머니를 해보면 어떨까? 나만의 동기부여 세러머니 방법을 찾아보자. ① ‘참 잘했어요’ 도장 찍기 - 잘했다고 생각될 때마다 ‘참 잘했어요’라는 마음 도장을 찍어준다. ② 스스로에게 칭찬 말하기 - 좋은 일을 할 때마다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라는 칭찬의 말을 한다. ③ 주머니에서 동전 옮기기 - 100원짜리 동전 5개를 오른쪽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잘한 일을 할 때마다 “잘했어”라는 말과 함께 동전 하나를 왼쪽 주머니로 옮긴다. ④ 자신에게 커피 사기 - 잘한 일을 했을 때만 자기 자신에게 커피를 산다. Contents Innovation : 콘텐츠 혁신이 기적의 핵심 원동력이다 허물벗기 습관_ 날마다 허물을 벗어라 편안함을 선택하면 다 포기해야 한다: 등산과 인생이 닮은 점은 산에 오르는 사람의 심정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산에 처음 오르는 초보자는 쉬운 길만 찾는다. 되도록 짧고 경사가 완만한 산책 코스와 같은 평탄한 길을 택한다. 그러나 쉬운 코스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까지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간에서 포기하기 때문이다. 보통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쉬운 방법만 찾는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만 찾는다. 등산 마니아들을 보라. 그들은 결코 쉬운 길을 찾지 않는다. 짧고 평탄한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험한 길을 더 좋아한다.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처음부터 속도를 내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무리하지도 않으면서 터벅터벅 자기 호흡대로 산을 오른다. 쉬운 방법을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마추어다. 힘든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가? 멀리 보고 오늘을 임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프로다.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우리는 날마다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선택이라는 말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선택이라는 말 속에는 포기의 의미도 함께 들어 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편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 힘든 길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날마다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편안함을 선택하지 마라. 편안한 것을 선택하는 순간 편안함을 제외한 모든 걸 다 포기해야 한다. 내일, 희망, 결과, 희열, 에너지, 성공 등을 다 포기해야 한다. 오늘은 편할는지 몰라도 내일도 없고 성공도 없다. 현실 만족에 머물며 살아간다면 찾아오는 것은 가난뿐이다. 편안함을 선택한 사람은 인생을 포기한 사람이나 다름없다. 성장하려면 허물을 벗어라: 뱀은 보통 10년을 산다. 1년에 두세 번 허물을 벗는데, 평생에 걸쳐 20∼30번의 허물을 벗는다. 뱀이 허물을 벗지 않으면 피부가 딱딱해져서 성장하지 못하고 끝내 허물 안에서 죽고 만다. 성장기에 있는 뱀이 허물벗기를 자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훨씬 나아져서 딴 사람처럼 되었다는 뜻이다. 사람이 기존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것을 환골탈태라고 한다. 성장은 곧 변화다. 변화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달라져야 한다. 이런 변화가 없으면 성장을 멈춘 것이다. ‘뱀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 독일의 대 문호 괴테가 한 말이다. 사람도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 변화가 없는 인생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변화하되 변질은 되지 마라: 2월 14일을 밸런타인데이라고 한다. 젊은 연인들이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원래 밸런타인데이는 로마의 발렌티누스 사제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3세기경 로마 황제는 젊은 남자를 군인으로 징집하여 군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젊은 남자가 결혼하는 것을 금하였다. 이 금지령을 어기고 발렌티누스 사제는 서로 사랑하는 젊은 군인과 여인의 주례를 서주었다. 이 일로 발렌티누스는 순교를 당하게 된다. 이후 그가 순교한 날을 축일로 정하였는데, 이날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변질되어버렸다. 화이트데이, 옐로데이, 블랙데이, 키스데이 등 본래의 의미는 온데간데없고 상업적으로 변질된 의미만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변화는 하되 변질은 되지 말아야 한다. 변화와 변질은 둘 다 바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반대다. 변화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다. 우유가 바뀌면 치즈가 된다. 기존의 가치가 더 높아져 경쟁력이 강해지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이것이 변화다. 변질은 그 반대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다. 우유가 잘못 바뀌면 상한 우유가 된다. 기존의 가치를 상실하고 경쟁력마저 잃고 마는 것이다. 이것이 변질이다. 변화를 추구하라.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라. 자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라. 그러나 근본 속성을 잃어버리는 변질은 안 된다.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변색도 안 된다. 변질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프로세스를 관리해야 한다. 계획에 따라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개발하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조금씩 발전시켜나가라. 자기 변화 방정식: 자기 변화 = 자기 색깔 X 콘텐츠 X 업그레이드 X 마스터 플랜 ① 자기 색깔 - 변화시켜야 할 것과 변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라. 근본적인 것은 변화시키지 말아야 하며, 자기 색깔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 ② 콘텐츠 - 자기 색깔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라. 자기만의 주특기를 만드는 것이다. ③ 업그레이드 - 하나씩 개선해나가라. 발전이란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이다. ④ 마스터 플랜 - 지속적으로 발전시켜가는 계획을 세워라. 퍼스트 무버 습관_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라 용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 지금 시장은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적자)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바뀌었다. 퍼스트 무버는 누구도 하지 않은 행동,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는 선도자를 말한다. 앞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앞만 보면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사람이다. 옥시크린, 딤채, 박카스, 동원참치. 이들의 공통점은? 그 업종 시장에 최초로 진입해서 1등 브랜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한 번뿐이고 그것을 의미 있게 살 기회도 한 번뿐이다.”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한 말이다. 내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용의 꼬리’보다는 ‘닭의 머리’가 되는 것이다. 남의 뒤를 쫓아가는 영원한 2등보다는 차라리 다른 곳에서 1등으로 달리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넓으면 얕고 좁으면 깊다: 군산에는 날마다 줄을 서는 유명한 빵집이 있다. ‘이성당’이라는 빵집이다. 이 빵집을 유명하게 만든 상품은 단팥빵이다. 이 집의 단팥빵은 속을 가득 채운 앙금에 밀가루가 아니라 쌀가루를 사용한다. 평일에는 최대 7천 개, 주말에는 1만 개가 넘는 단팥빵이 팔린다. 동네 빵집들이 경쟁력을 잃고 여기저기 문을 닫으면서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이성당’은 특화된 상품으로 차별화해서 최고의 빵집으로 우뚝 선 것이다. 선택해서 집중하라. 경쟁력 있는 것에 전력 질주해야 한다. 군산의 명물 빵집 ‘이성당’은 단팥빵을 사기 위해 지금도 사람들이 줄을 선다. 나의 핵심 경쟁력,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을 찾아 집중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선택과 집중이다. 기억하라! 넓으면 얕고 좁으면 깊다. 장수는 전쟁터에서 죽어야 영광이다: 얼마 전,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을 만났다. 굉장한 재력가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는 장기 펀드 상품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납입을 중단했단다. 왜냐고 물었더니 “나는 투자는 잘 몰라. 그냥 좋다고 하니까 했던 거지”라고 대답했다. 펀드에서 20% 이상의 수익을 낸다 하더라도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는 것이다. 재테크는 여유 자금으로 용돈이나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서, 그쪽에 자꾸 신경이 쓰여 납입을 중단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전공 분야인 자기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일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에 납입을 중단한 것이다. 장수는 전쟁터에서 죽어야 영광이다. 무슨 뜻인가? 자기의 전공 분야에 집중하다가 마지막을 맞는 것이 최고의 영광이라는 뜻이다. 자기의 전공 분야에 집중하라. 내가 하는 일에서 승부를 내라. 그것이 좁고 깊게 파는 길이다. 살아도 내가 하는 일에서 살아야 하고 죽어도 내가 하는 일에서 죽어야 한다. 이것이 부자들의 성공 비결이다. 이것이 프로들의 행동 방법이다. 전문가는 한 우물을 판다. 한 우물을 파다가 현장에서 죽고자 하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요, 프로의 삶이다. 과연 나는 지금 이 일을 하다 죽을 수 있을까? 퍼스트 무버가 되는 과정: 모방하라 - 개선하라 - 뛰어넘어라 1단계, 모방하라 - 추상화의 거장 피카소도 젊은 시절 회화 수업을 받을 때 모사화를 그렸다. 모사(Copy)는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따라 해라.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영감과 기법을 빌려와라. 2단계, 개선하라 - 단순한 모방에서 그치면 안 된다. 모방에 혁신을 융합하라. 그러면 나만의 주특기가 탄생한다. 이것을 혁신적인 모방이라 한다. ‘빌려오기’에서 ‘따라잡기’로 발전시켜야 한다. 3단계, 뛰어넘어라 - 현대자동차도 초창기에는 일본의 기술을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이전받았다. 이후 독자적으로 엔진을 개발하는 등 지금은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따라잡기’에서 ‘뛰어넘기’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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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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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버킷 리스트 책ㆍ쓰ㆍ기ㆍ다
내 인생 최고의 버킷 리스트 책ㆍ쓰ㆍ기ㆍ다 오정환 지음 호이테북스 / 2014년 3월 / 288쪽 / 13,500원 ▣ 저자 오정환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보험사와 신문사를 거쳐 미래경영연구원 원장으…
내 인생 최고의 버킷 리스트 책ㆍ쓰ㆍ기ㆍ다 오정환 지음 호이테북스 / 2014년 3월 / 288쪽 / 13,500원 ▣ 저자 오정환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보험사와 신문사를 거쳐 미래경영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오랜 세일즈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세일즈, 자기계발, 동기부여, 리더십 강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 쓰기를 통해 독자들을 만나는 것을 큰 행복으로 여기는 그는, 앞으로도 책과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계획이다. 인코칭과 함께 책 쓰기 코칭을 통해 새로운 저자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업, 질문으로 승부하라』, 『성공, 질문으로 승부하라』, 『세일즈 멘토링』, 『한 번 더 세일즈』와 시집 『앉은뱅이 아버지』가 있다. ▣ Short Summary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쓰기를 두려워한다. 하긴 책이라는 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듯 작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고, 지식과 경험과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기술도 있어야 한다. 공부와 기술이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비즈니스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문제는 머릿속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도 책으로 엮어 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고난 능력이 있어야 책을 쓴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을 쓰는 데 타고난 능력은 필요하지 않다. 이 책은 책을 쓰고 싶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사람을 위한 실용서이며, 그냥 따라 하기만 하면 책을 쓸 수 있도록 만든 안내서다. ‘무조건 책 한 권 쓰기 강좌 6개월 과정’을 엮은 것인데, 글쓰기 연습법, 글 구성법, 주제 정하는 방법, 책 뼈대 만드는 방법, 술술 읽히는 책을 쓰는 방법, 책 마무리하는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 차례 서문_ 책 쓰기 책에 부치며 CHAPTER 01 당신도 책을 쓸 수 있다 01. 당신도 저자가 될 수 있다 / 02. 책을 쓰고 출간하는 과정 03.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인가 CHAPTER 02 글쓰기 연습법 01. 탄탄한 글쓰기 연습법 / 02. 짧은 글쓰기 03. 첨삭 지도 받기 CHAPTER 03 글 구성법 01. 논설문과 설명문 / 02. 시스코 이론 03. 다른 사람 칼럼 뜯어보기 / 04. 칼럼 써 보기 CHAPTER 04 주제 정하기 01. 책 분석하기 / 02. 주제 정하기 03. 책에 담고 싶은 메시지 적어 보기 / 04. 큰 주제별로 묶기 CHAPTER 05 책 뼈대 만들기 01. 목차 만들기 / 02. 출간기획서 만들기 03. 자료 준비하기 / 04. 목차별 시스코 적용하기 CHAPTER 06 재미있는 책을 쓰는 방법 00. 재미있게 글을 쓰려면 / 01.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르게 써라 02. 경험한 것을 써라 / 03. 이야기하듯 써라 04. 리듬감 있게 써라 / 05.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켜라 06. 마지막 여운을 남겨라 CHAPTER 07 술술 읽히는 책을 쓰는 방법 01. 친절하게 써라 / 02. 간결하게 써라 03. 중복을 피하라 / 04. 부드럽게 연결하라 05. 피동형은 쓰지 마라 / 06. 단어 위치가 중요하다 07. 번역 투를 남발하지 마라 / 08. 기타 잘못 쓰는 것들 CHAPTER 08 책 마무리하기 01. 제목의 힘 / 02. 저자 소개 쓰기 03. 서문 쓰기 / 04. 후기 쓰기 05. 출판사 알아보기 / 06. 출간제안서 작성하기 맺음말_ 삶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 책을 써라! 내 인생 최고의 버킷 리스트 책ㆍ쓰ㆍ기ㆍ다 오정환 지음 호이테북스 / 2014년 3월 / 288쪽 / 13,500원 당신도 책을 쓸 수 있다 당신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단언한다. 모든 사람이 책을 쓸 수 있다. 책 쓰기는 기술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공을 차거나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기술이다. 배우면 모든 사람이 할 수 있지만, 배우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즈니스 책을 쓰는 기술이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다. 쓰고 싶은 주제와 관련 있는 공부는 얼마나 했는지, 책은 얼마나 읽었는지, 경험은 얼마나 했는지 따위다. 공부가 짧아도 경험이 충분하면 책을 쓸 수 있다. 경험한 것이 없어도 독서량이 풍부하다면 책을 낼 수 있다. 둘 중에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책을 쓸 수 없다. 책 쓰기는 왜 필요한가?: 여기서 말하는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같은 비즈니스 관련 책을 말한다. 이런 종류의 책 저술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나처럼 강의를 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나 강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강의하는 사람들에게 책은 무기와 같다. 저술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나는 강사가 되고 싶었지만 아무도 불러 주지 않았다. 그런데 첫 번째 책 『영업, 질문으로 승부하라』가 나오자마자 강의 의뢰가 들어왔다. 책으로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 네 권을 쓰고 보니, 책을 읽은 사람들이 심심찮게 강의를 의뢰한다. 책 쓰기는 당신이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했던 것을 총정리하는 의미도 있다. 또 자신이 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책을 쓸 수도 있다. 또 자신을 널리 알리는 수단이 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다. 기업인들도 책을 낸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는 『총각네 야채가게』와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를 썼다. 자신이 쓴 책을 통해 사업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어떤 주제로 책을 쓰고 싶은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좋은 주제다. 어느 분야든 그곳에서 10년 넘게 일했다면 이미 전문가다. 게다가 연관 있는 책을 많이 읽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나는 영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며 영업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결국 영업 관련 책을 썼다.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을 살펴보라. 그 안에 쓰고 싶은 주제가 있을 것이다. 또는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주제로 책을 쓰면 된다. 주제와 관련된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가?: 주제와 관련된 책을 어느 정도 읽어야 책을 쓸 수 있는지 정확한 답은 없다. 최소한 100여 권은 읽어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지 않나 추측할 뿐이다. 물론 독서 없이 경험만으로도 책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단 한 권으로 그치고 만다. 책을 한 권만 쓰고 말 것이라면 몰라도 계속 책을 낼 생각이라면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 주제와 관련된 체험은 어떤 것을 했는가?: 책을 쓰는 데 체험은 매우 중요하다. 세일즈 경험 없이 세일즈 책을 쓴다면 이론서일 뿐이다. 책이 지루하다. 책 속에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야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 직장생활 경험 없이 직장생활 잘하는 법을 주제로 책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글을 쓰거나 발표하고 있는가?: 지식과 경험은 책 내용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러나 아무리 지식과 경험이 많아도 이를 제대로 정리해서 쓸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책을 쓸 수 없다. 물론 쓰기 능력이 부족해도 내용이 우수한 책을 낼 수 있다. 출판사에서 잘 다듬어 준다. 이렇게라도 저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성취감이 없다. 책은 직접 쓰는 게 좋다. 그러려면 문장력이 있어야 한다. 문장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나는 신문사에 독자투고를 하며 글쓰기 연습을 했다. 일간지에 투고하지 않더라도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은 혼자 보려고 쓰는 것보다 발표를 전제로 쓰면 더 정성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책을 쓰고 출간하는 과정 책을 출간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주제 정하기/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책을 쓰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책은 중구난방이 되기 쉬운데, 이런 책은 아무리 문장이 세련되어도 가치가 없다. 전체 내용이 한 주제로 관통돼야 좋은 책이다. 또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려고 하는 책이 있다. 이런 책은 깊이가 없다. 책은 백화점보다는 전문점이 되어야 한다. ② 목차 정하기/주제를 어떤 순서대로 쓸 것인가?: 주제를 정했으면 이제 목차를 만들어야 한다. 책의 주제를 몇 가지 큰 주제로 나눈 뒤, 큰 주제는 다시 소주제로 나누고, 각각 소주제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정해야 한다. 목차를 잘 짜면 글을 순서에 따라 써 내려가면 된다. 목차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도 수정할 수 있다. 그런데 공부가 부족하면 여기서 막히고 만다. ③ 목차별 개요 쓰기/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 목차에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정리하는 과정이다. 목차별로 대략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사례나 증거 자료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는 무엇인지 정리해 놓으면 본문 쓰기가 수월하다. 이 작업까지 마쳤다면 완성은 시간문제다. ④ 본문 쓰기/독자에게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이것은 개요 쓰기를 한 것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며,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본문을 쓸 수 없다. 책을 쓰려는 사람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본문 쓰기는 내용만큼이나 문장력도 중요하다. 본문 쓰기는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이 좋다. 목차별로 언제까지 쓸 것인지 마감시간을 정해 놓아야 한다. 목차와 개요를 완성한 후 3개월 이내에 본문 쓰기를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⑤ 서문, 맺음말 쓰기/책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본문 쓰기를 마무리하면 서문과 맺음말을 써야 한다. 서문에서는 책을 잘 소개해야 한다. 책을 고르는 사람들은 서문과 목차를 보고 고를 때가 많다. 서문에는 보통 이 책을 왜 썼는지,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이 책을 어떻게 구성하였는지를 쓴다. 맺음말에는 저자가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해 주고 싶은 말을 쓴다. ⑥ 제목 정하기/독자를 어떻게 유혹할 것인가?: 제목이 좋아야 독자에게 선택받을 확률이 높다. 제목은 책을 쓰는 과정 내내 생각하며 몇 가지를 골라 놓는다. 물론 출판과정에서 출판사와 협의를 하지만, 책으로 전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를 저자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 저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감각적인 제목만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가서 잘 팔리는 책들은 어떻게 제목을 지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⑦ 출간 제의/어떤 출판사에서 책을 낼 것인가?: 원고를 거의 다 작성할 때가 되었다면 출판사를 알아봐야 한다. 초보 작가라면 아는 출판사가 없으니 쉽지 않을 것이다. 몇몇 출판사를 알아내 출간 제의를 한다고 해서 출판사가 모두 받아 주는 것은 아니므로 거절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책 내용이 좋고 독특해서 시장에서 팔릴 만한 주제라면 출판사는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⑧ 계약/언제쯤 책이 나올까?: 출판사가 정해지면 계약을 한다. 인세는 얼마로 할지부터 저작권 문제 등 출판사가 준비한 계약서를 찬찬히 읽어 보며 서명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초보 작가들은 책 한 권 값의 8~10%를 인세로 받는다. 계약을 하고 나면 보통 3~6개월 후 책이 나온다. ⑨ 교정/수정ㆍ보완할 것은 무엇인가?: 원고에서 책이 나오는 데까지는 대개 2~3차례의 교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목차를 바꾸거나 내용을 대폭 수정하기도 하고, 제목을 바꾸기도 한다. 맞춤법에 안 맞는 것들도 이때 정리한다. 1차 교정, 2차 교정, 최종 교정을 거쳐 책이 완성된다. ⑩ 디자인/독자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가?: 제목이 정해지고 교정이 끝나면 표지 디자인을 하고 책을 읽기 좋게 디자인한다. 그리고 삽화나 사진도 넣는다. 작가가 마지막 교정본을 보고 좋다고 하면 인쇄에 들어간다. 내 경험에 따르면 출판사의 실력은 여기서 좌우된다. 활자도 읽기 편한 것을 고르고, 편집도 읽기 편하게 하는 것이 실력이다. 특히 표지 디자인은 제목과 함께 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이니 매우 중요하다. ⑪ 출간/와우!! 출간기념회는 언제 하지?: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거쳐 왔다면 책이 출간된다. 그러면 출간기념회를 계획해야 한다. 재미있는 책을 쓰는 방법 재미있게 글을 쓰려면 개성 있는 글, 독특한 시각을 가진 글, 맛깔스런 글, 독자를 빨아들이는 글, 생각하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고, 재미있는 글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독자들이 읽기 쉽게 표현하지 못하면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책을 쓰든 글을 쓰든 독자를 생각하며 써야 하는 이유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 책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하품이 나온 경험이 있지 않은가. 이런 책은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재미없게 써서 그렇다. 십중팔구 반도 읽지 못하고 포기한다.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르게 써라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르게 하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란 것은 오감으로 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 글을 보자. ‘미국 남부 지방의 한적한 도로를 버스 한 대가 털털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창가 자리에는 한 노인이 꽃다발을 들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통로 맞은편 자리엔 젊은 처녀가 앉아 있었다. 처녀는 고개를 돌려 노인이 들고 있는 아름다운 꽃다발에 자주 시선을 던졌다.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1』, 잭 캔필드ㆍ마크 빅터 한센, 푸른숲’ 이 글을 읽으면 상황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가? 설명문을 쓰든지 칼럼을 쓰든지 생생하게 쓰지 않으면 지루하다. 생생한 글은 사람의 오감을 자극한다. 청각, 촉각, 시각, 후각, 미각,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 경험한 것을 써라 경험한 일이야말로 가장 생생하고, 실감 나는 글의 소재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실수에서 얻은 깨달음은 독자를 움직이는 가장 좋은 소재가 된다. 글쓴이의 숨결이 묻어나야 진한 감동이 있다. 아무리 미사여구로 표현해도 진실이 깃들어 있지 않는다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다음 글을 읽어 보라. ‘소중한 새벽 시간을 잡아라. 바쁜 현대 생활에서 자신이 하고픈 일을 다른 사람한테 방해받지 않고 1년 365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한 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새벽 1시간은 오후 3시간 이상의 가치가 있다. 1시간을 집중하여 2~3시간 이상 효과를 얻는다면 그것만큼 고수익을 올리는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나무랄 데 없이 잘 쓴 글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글 뒤에 글쓴이가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를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아래 글처럼 이어서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나도 일찍 일어나야겠다.’는 독자의 결심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까지 한 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 그렇게 일주일 읽으면 웬만한 책 한 권은 읽을 수 있다. 조금 두꺼운 책이라도 2주일이면 한 권은 읽는다. 낮이나 저녁에 읽을 때는 집중이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던 내용들이 머릿속에 쏙쏙 박히듯 들어왔다.’ 이야기하듯 써라 ‘부지런히 노력하라.’는 교훈을 후손에게 남기고 싶은 아버지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부지런히 노력하라.’를 큰 글씨로 써서 액자에 넣어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면 가훈이 되어 후손들이 지킬 것이다. 그런데 글이 없다면? 매일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잔소리가 된다. 그런데 만약 그 아버지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떨까. 일단 재미있으니 끝까지 들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부지런히 노력하면 되는구나!’라고 깨달을 수 있다. 인류는 이런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달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면서 머릿속에 꽂히는 마력이 있다. 우리나라 해방 전후 모습을 논문으로 읽는다면 지루하고 어렵다. 하지만 소설 『태백산맥』을 읽으며 지루하지 않고 생생하게 그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의 모습은 소설 『남한산성』에서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비즈니스 책을 쓸 때도 이야기체로 쓴다면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은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이야기 식으로 쓰기도 한다. 『경청』, 『바보빅터』, 『3개의 질문』 따위가 그런 책이다. 이야기하듯 쓰라는 것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원칙을 모두 포함한다.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쓰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가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더그 스티븐슨이 쓴 『명강의 무작정 따라하기』에는 독자에게 흥미를 줄 만한 이야깃거리를 다음과 같이 알려 주고 있다. ① 시련을 극복한 이야기 - 시련을 극복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다. ② 한바탕 소동 이야기 - 재미있는 부분은 약간씩 더 재미있게 과장한다. 단 사소한 것이라도 없는 사실을 끼워 넣으면 안 된다. ③ 지혜가 담긴 이야기 - 신화, 전설, 민담 속에서 찾을 수 있다. ④ 공신력 있는 이야기 - 책, 신문기사, 뉴스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단 저작권법을 준수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공신력 있는 이야기는 되도록 절제해서 사용해야 한다. ⑤ 교육 이야기 - 다른 이야기보다 좀 더 지성에 호소해야 한다. 글을 쓰려는 사람은 평소 신문ㆍ잡지ㆍ책을 읽으며 좋은 이야깃거리를 한곳에 모아 놓으면 좋다. 리듬감 있게 써라 좋은 문장은 읽기가 편하다. 마치 시를 읽는 것과 같은 운율이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문장을 짧게 끊어 쓰기도 하고 길게 늘여 쓰기도 한다.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이 조화를 이루어 읽을 때 리듬감이 있다. 그러면 어떤 문장은 짧게 쓰고 어떤 문장은 길게 써야 할까? 우선 무엇인가 주장하는 것은 짧게 끊어 쓰는 것이 좋다. 마치 글에 강조점을 주듯 쓴다. 다음 문장을 보자. ‘사람은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은 살아가는 에너지다. 꿈이 없으면 죽은 사람이다. 위인들은 한결같이 꿈이 있었다. 꿈으로 역경을 이겼다. 꿈으로 절망을 견뎠다. 꿈이 위인을 만들었다.’ 짧게 끊어 쓰며 ‘꿈’을 반복하고 있다. 독자는 이 문장을 읽으며 ‘꿈’에 힘을 주게 된다. 반면 행동이나 연속성을 강조할 때는 길게 쓰는 게 좋다. 다음 문장을 참고하라. ‘책은 내게 유일한 돌파구였다. 책을 읽으며 세상 걱정을 잊었고, 책을 읽으며 희망을 키웠고, 책을 읽으며 미래를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갔다. 책은 내게 힘내라고 위로해 주었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주었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긴 터널을 빠져나왔는지 알려 주었으며, 세상의 질시와 무시와 비난에서 나를 지켜 주었다. 책은 내게 든든한 방패였다.’ 글을 쓰고 나서 소리 내어 한번 읽어 보라. 잘 읽히면 잘 쓴 글이다.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켜라 독자들은 첫 문장이나 처음 몇 문장을 읽어 보고 나서 글을 끝까지 읽을 결심을 한다. 그러므로 글의 시작은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나는 지인의 집에서 이문열이 쓴 『삼국지』 1권의 첫 장을 우연히 보고 나서 마음에 들어 10권을 모두 읽었다. 시작은 이런 것이다. 다른 사람 이야기 또는 자기 이야기로 독자의 호기심을 돋울 수도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도 다음처럼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로마에서 동남쪽으로 100마일 정도 떨어진 이탈리아 포지(Foggia) 지방의 아펜니노(Appennino) 산맥 기슭에는 로제토 발포르토레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질문으로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과 같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승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을 앞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과 다른 탁월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탁월함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엑셀런스(excellence)다. - 『리틀빅씽』, 톰 피터스, 더난출판’ 이 밖에도 글을 시작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유명한 말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방법도 있고, 신문기사를 인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지막 여운을 남겨라 글에 왜 여운을 남겨야 하는지는 연암 박지원이 이미 200년 전에 일러 줬다. ‘여운을 남기는 것은 군대를 정돈하여 개선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군대의 개선은 사실 의미 없는 절차지만 개선으로 승리를 되새김질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여운은 글이 끝난 뒤에도 읽은 사람이 아쉬워하며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후 감동이 오래간 적이 있지 않았는가?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한 적도 있지 않았는가? 한 번 읽은 책이 좋아서 다시 읽은 적도 있지 않았는가? 물론 책 전체가 좋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체 내용은 엉망인데 마무리를 잘했다고 여운이 남을 까닭이 없다. 여운을 남기는 좋은 방법은 핵심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다. 정민 교수가 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각 장별로 요약을 남겨 독자로 하여금 읽은 내용을 다시 한 번 복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다음은 일간지 한겨레에 실린 칼럼의 마지막 부분이다. ‘무엇이, 왜, 어떻게 닮았고, 닮아 가는지 알겠는가? 왜 ‘하늘이 열리는 날’(개천절)에는 ‘국경일’인데도 그에 걸맞은 ‘잔치’가 없었고,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한글날’에는 온 국민이 눈여겨볼 만한 ‘행사’가 없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가는가?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자. 이 ‘피의 잔치’를. - 「한겨레」, 2013. 10. 10’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자. 이 피의 잔치를.’ 이 마지막 구절을 보고 어떻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지 않으랴. 술술 읽히는 책을 쓰는 방법 친절하게 써라 무엇을 쓰든지 당신은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야 한다. 글을 쓴 다음, 직접 소리 내어 읽어 보라.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읽어 달라고 부탁하라. 그리고 독자가 되어 들어 보라. 이해가 되는가? 읽기에 편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헷갈리는 글, 전문적인 용어만 잔뜩 나열한 글, 앞뒤가 오락가락하는 글은 불친절한 글이다. 독자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고 쓰기 때문에 그렇다. 글은 쓰는 사람이 주인이 아니다. 읽는 사람이 주인이다. 친절하게 쓰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쓰라는 말과 통하기도 한다. 다음 예문을 보면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다. ① 노년층은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으려 한다. ⇒ 자기 집을 가진 노년층 4명 가운데 1명은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한다. ② 이 시스템을 사용하시면 생산성이 올라 매우 경제적입니다. ⇒ 이 시스템을 사용하시면 그동안 3시간 걸리던 작업속도가 2시간 30분으로 줄어듭니다. 불량률도 1% 미만으로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인 효과가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간결하게 써라 한 문장에서는 한 가지만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 이해하기 쉽다. 이는 문장이 짧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가 적당한 길이일까? 30~50글자를 넘어가면 긴 문장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또한 식사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같은 부서 동료들과 식사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점심시간은 생각하기에 따라 훨씬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 문장은 글자 수가 무려 105자다. 매우 길다. 이런 문장은 독자를 숨차게 한다. 다음과 같이 몇 문장으로 끊어 쓰는 게 옳다. ‘또한 식사 시간을 적극 활용하자. 대부분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같은 부서 동료들과 식사를 한다. 이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은 생각하기에 따라 훨씬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다.’ 중복을 피하라 한 문장에 같은 단어나 구절이 들어가면 중복이다. 또 뜻이 같은 단어를 쓰는 것도 중복이다. 그리고 겹말은 잘 모르고 쓸 때가 많다. 다음 글을 보자. 굵게 표시한 부분이 중복이다.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도 사람인지라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세 의욕을 잃거나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반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되면 더욱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기업 내부에서 관찰 활동을 통해 성과를 도출한다면 그 성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해 주는 프로세스가 확립되어야 한다. 관찰을 통해 생산 공정을 개선하고 그를 통해 불량품의 비율을 절감하거나 원가를 절감하여 수익을 창출하면 그 수익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거나 관찰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도출하고 그것을 실행하여 매출을 실현하면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짧은 글이지만 ‘~대해’ 3번, ‘~통해’ 3번, ‘자신이 한 일’ 2번, ‘이루어지다’ 2번, ‘수익’ 2번, ‘돌려주다’ 2번, ‘매출’을 2번 썼다. ‘~대해’와 ‘~통해’는 군더더기라 빼 버리거나 다른 말로 바꿔 써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일’, ‘수익’, ‘돌려주다’, ‘매출’은 뒤에 것은 빼거나 다른 말로 바꿔 써야 한다. ‘이루어지다’는 영어 번역 투라 다른 말로 고쳐 쓰는 게 좋다. 마지막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눴다. 정리하여 다시 쓰면 다음과 같다.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도 사람인지라 자신이 한 일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면 금세 의욕을 잃거나 의기소침할 수 있다. 반면 적절한 보상이 있으면 더욱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기업 내부에서 관찰 활동으로 성과를 도출하면 그 성과에 정당한 보상을 해 주는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 관찰로 생산 공정을 개선하여 불량품의 비율을 절감하거나 원가를 절감하여 수익을 창출하면 일정 부분을 돌려주어야 한다. 관찰로 신사업 기회를 도출하고 그것을 실행하여 매출을 실현한다면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부드럽게 연결하라 글쓰기 첨삭 지도를 하다 보면 글이 꼬여 있어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는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서술어’가 서로 호응하지 않거나 ‘논리적 호응’의 문제다. 단어를 적절히 사용하지 않을 때도 그런 경우가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려고 한다. ⇒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것이다.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 건강관리를 위해 주중에는 헬스를, 주말에는 북한산에 오른다. ⇒ 건강관리를 위해 주중에는 헬스를 하고, 주말에는 북한산에 오른다. [논리적 호응]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우등생이다. / 큰아이는 음악을 좋아하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이며’는 둘 이상의 사물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연결어미이므로, 대등한 내용이 뒤따라야 한다.) [단어의 특성에 따른 호응]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올려야 한다. ⇒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위상(位相)은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로, ‘올리다’보다는 ‘높이다’, ‘강화하다’가 잘 어울린다.) 피동형은 쓰지 마라 피동문이란 피동사가 서술어로 쓰인 문장을 말하는데,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없는 무생물을 주어로 한다. 우리말에서도 이런 피동형을 쓰기는 하나 그리 흔하지는 않다. 우리말의 동사 자체에 피동사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행위의 주체를 주어로 삼아 말하므로 문장도 능동형으로 써야 자연스럽다. 피동형 문장이 늘어난 것은 영어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영어에서는 동사의 유형을 바꿈으로써 능동문과 피동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무생물을 주어로 쓰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형을 쓰면 문장이 어색해지거나 행위의 주체가 잘 드러나지 않아 뜻이 모호해지고 전체적으로 글의 힘이 떨어진다. 요즘은 피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보여지다’, ‘모여지다’, ‘쓰여지다’, ‘짜여지다’, ‘바뀌어지다’ 등 ‘피동사+어(아)지다’ 형태의 이중피동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피동의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으나 무의미하게 피동을 겹쳐 쓰는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몇 가지 예문을 보자. [피동문은 능동문으로] 고득점 재수생이 선호하는 의예ㆍ한의예과 등은 재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 고득점 재수생이 선호하는 의예ㆍ한의예과 등은 재학생들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중피동을 피하라] 모여진 성금은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질 것으로 보여진다. ⇒ 모인 성금은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단어 위치가 중요하다 문장의 뜻을 모호하게 만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단어 위치를 잘못 잡는 경우다. 세 가지 원칙을 주의하면 된다. [수식어는 수식되는 말 가까이에 하기] 수식어가 수식하는 말과 떨어져 있으면 독자들이 문장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진정한 효의 의미를 아는 젊은이라면 이 같은 부모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 효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젊은이라면 부모의 이 같은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이 ‘의미’를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효’를 수식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주어와 서술어는 너무 멀지 않게 하기] 수험생들이 변화가 많은 입시 환경과 다양한 입시 전형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변화가 많은 입시 환경과 다양한 입시 전형 속에서 수험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어 ‘수험생들이’와 서술어 ‘겪고 있다’가 멀리 떨어져 있어 독자들이 한 번 읽고 또다시 읽어야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의미 파악이 되도록 위치 선정하기] 단어나 구절의 위치가 잘못되면 문장이 복잡하게 얽혀 혼란스럽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적절한 곳에 단어나 구절을 배치해야 읽는 사람이 한눈에 문장의 뜻을 파악할 수 있다. OO정유사는 10일 11일 자정을 기해 휘발유를 ℓ당 3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 OO정유사는 11일 자정을 기해 휘발유를 ℓ당 30원 인상한다고 10일 발표했다. 번역 투를 남발하지 마라 [영어 직역 투] ① ‘이루어지다’형 문장: 자율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편찬하였다. ⇒ 자율적으로 학습하도록 편찬하였다. ② ‘주어지다’형 문장: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부상이 주어집니다. ⇒ 상장과 부상을 줍니다. ③ ‘가지다’형 문장: 김영삼 대통령은 밴쿠버에서 우리 교포 500명과 리셉션을 가졌습니다. ⇒ 500명을 접견했습니다. ④ ‘요구되다’형 문장: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이 공명선거 의지입니다. ⇒ 필요한 것이 ⑤ ‘필요로 한다’형 문장: 국어의 음절은 반드시 모음을 필요로 한다. ⇒ 국어의 음절에는 반드시 모음이 있다. ⑥ ‘~에 의하여’형 문장: 대기 오염 물질은 바람을 타고 이동ㆍ확산하는데, 대기 중에서 지상 1킬로미터 정도까지는 난류가 불고, 대기오염 물질은 이 난류에 의해서 확산된다. ⇒ 난류를 타고 확산한다. ⑦ ‘~으로부터, ~로부터, ~부터’형 문장: 하나의 대상으로부터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 한 가지 대상에서. [일어 직역 투] ① ‘의’ 단독형: 임금님은 자기 비밀이 퍼지면 조롱거리가 되기 때문에 이야기의 누설을 끝까지 막으려 한다. ⇒ 이야기를 누설하는 것을 ② ‘나름대로’의: 전엔 주정꾼이 주정꾼으로밖엔 보이지 않았던 것이 주정꾼에게도 나름대로의 애환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 주정꾼에게도 저 나름의 ③ ‘~마다의’: 사람은 ㉠저마다의 처지와 목표가 다르므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게 마련이다. ⇒ ㉠저마다, ㉡다르게 살기 마련이다. ④ ‘~부터의’: 슬프다! 오래전부터의 억울을 떨쳐 펴려면 가장 급한 것이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 1. 오래된, 2. 오래 묵은, 3. 오래 쌓인. 기타 잘못 쓰는 것들 글쓰기 첨삭 지도를 하다가 자주 잘못 쓰는 것들을 모았다. [~의 경우, ~에 관하여, ~에 대한, ~에 대하여] ‘~의 경우’는 ‘~은/는’이라고 하면 될 때 쓰는 군더더기 표현이며, ‘~에 대한’, ‘~에 관하여’는 흔히 필요가 없어서 생략하거나 알맞게 바꿔서 써야 하는 표현이다. ① 글쓰기의 경우는 부단히 노력해야 실력이 는다. ⇒ 글쓰기는 ② 언어에 대한 관찰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 언어는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③ 언어의 기능에 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 언어의 기능을 생각해 보자. [~라고/~라는] ‘흰빛은 평화를 상징한다.’라고 말할 때의 의미와는 다르게 사용된 것이다. ⇒ ‘흰빛은 평화를 상징한다.’고 말할 때와는 다른 뜻으로 쓴 것이다. [~있던/~었던] 황 진사가 했던 일 중에서 독특한 성격이 나타나는 점을 찾아보자. ⇒ 한 일 [~있었/~었었] 관음봉은 이제 날개가 꺾이고 주저앉은 새였다. ⇒ 새다 [~적(的)] 감화적 기능, 친교적 기능, 표출적 기능 ⇒ 감화 기능, 친교 기능, 표출 기능 [~하는지의 여부]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듣는 사람의 지식에 따라 판정이 난다. ⇒ 1. 부합 여부는, 2. 부합하는지 안 하는지는, 3. 부합하는지는 [_ 및] ‘및’은 순수 국어도 아니고 한자어도 아닌 기형어로, 언어생활의 이상 가운데 하나인 언문일치를 가로막는 악재다. 이것을 글에 쓰는 사람도 입으로 말할 때는 쓰는 일이 없다. 교육 및 훈련 ⇒ 교육과 훈련 [_ 내지] ‘내지’는 수량의 범위를 나타낼 때 ‘얼마에서 얼마까지’의 뜻으로, ‘만 원 내지 삼만 원’, ‘3년 내지 5년’처럼 쓰는 말이므로, 다음 예들에서 대등하게 병렬하는 개념어 사이에 마구 쓰면 국어의 논리성과 세련미를 해친다. 이번 휴일에는 수학 내지는 영어를 공부할 계획이다. ⇒ 수학과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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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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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최종학 지음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 402쪽 / 17,000원 ▣ 저자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총장상을 수상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최종학 지음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 402쪽 / 17,000원 ▣ 저자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총장상을 수상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홍콩과기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는 동안 6년 연속 최고강의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부임했다. 2007년 서울대학교 우수연구상과 우수강의상을 최초로 동시에 수상했으며, 그 이후에도 다수 수상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MBA, 최고경영자과정(AMP), CFO 전략과정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회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고 편집위원 활동을 하는 등 활발히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학문 이론과 현실 사례들을 결합한 경영ㆍ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숫자로 경영하라 1ㆍ2ㆍ3』과 대학교재 『재무제표분석과 기업가치평가』가 있다. 다수의 언론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동아 비즈니스 리뷰》에 ‘회계로 본 세상’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매일경제》가 뽑은 ‘한국의 경영대가 25인’ 중 7위로, 《동아일보》가 뽑은 ‘10년 후 한국을 이끌어갈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 Short Summary 젊은 시절에는 예술이나 문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음악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었고, 미술관에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삶에 치여서 바쁘게 앞만 보며 살았으니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지나자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무심코 넘어가던 것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남들은 바람에 지는 꽃만 봐도 눈물이 나는 청춘 시기가 그렇다던데, 나는 마흔이 될 즈음부터 이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병이 점점 심해져간다. 나이 쉰이 거의 다 된 지금에서는 이 방면에 조금씩 눈이 뜨이는 것 같다. 남들보다 늦어서야 청춘이 되어 ‘가슴앓이’를 하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문화와 예술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다. 왜 진작 이 아름다운 세상을 몰랐는지 원통하기조차 하다. 하고 싶은 것, 직접 겪어보고 싶은 것도 더 많아졌다. 필자는 딱딱한 경영학이라는 학문, 그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프고 재미없다는 회계학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예술이나 문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분야다.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오래전에는 가끔 들었다. 그런데 직업이 교수인 덕에 직업병이 한 가지 있다. 일단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 대상이 꼭 경영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문화와 예술에 대해 관심이 생기니 이것저것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작가의 인생이 어떻고, 노래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왜 그런 그림을 그리고, 그런 노래를 불렀는지도 생각해본다. 역사적 배경도 공부한다. 여행을 가도 그 고장의 역사에 대해 먼저 찾아본다. 이처럼 열심히 공부를 하고 다시 음악을 듣거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니 느낌이 전혀 다르다. 이전에는 아무리 들어도 들리지 않았던 음악의 한 소절 한 소절이 귀에 들어오면서, 마치 스스로 가수가 된 것처럼 감정이입까지 된다. 구절구절마다 나의 마음을 울려온다. 아무리 쳐다봐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던 그림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화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그림의 한 획까지 눈에 들어온다. 별다른 생각 없이 차창 밖을 스쳐 지나가던 풍경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부터 나의 생활까지 온갖 것들이 연계되어 마음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역사책 속의 한 장면도 떠오른다. 생각이 많아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때 생각들을 글로 옮긴 것이다. 초ㆍ중ㆍ고등학교 시절 문예반 생활을 오래 한 덕분에 글을 쓰는 것은 상당히 익숙하다. 그래서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글을 써왔었다. 이 책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썼던 글들 중에서 문화와 관련된 글을 골라 실었다. 외국 작품이나 외국 사람들과 관련된 글들은 대부분 필자가 홍콩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 쓴 것이고, 국내 작품들과 관련된 글들은 2006년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일하면서 쓴 것이다. 대부분의 글들이 실제 해당 작품을 감상하거나 여행을 한 후 며칠 이내에 쓴 것이다. 바로 그날 밤에 쓴 글도 있다. 감상하는 그 순간에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면서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며칠만 지나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 순간에 느꼈던 벅찬 감정도 희미하게 사라져버린다. 그런데 감상을 했을 때의 감정을 바로 글로 옮기면 느낌이 살아 있다. 꾸미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 순간의 감상이 전해져온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 다시 글을 읽어봐도 그 순간의 느낌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떠오른다. 이래서 글이 좋은 것 같다. 언제라도 다시 보면서 되새김질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음이 없다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채근담』).”라고 했으며,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유홍준).”라고도 했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도 했고, “경험한 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얻는다(고두현).”라고도 했다. 이 책과 함께 서로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행복한 문화여행을 떠나보자. ▣ 차례 지은이의 말_ 서로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 행복한 문화여행을 떠나자 PART 1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 인생을 노래한다, 김광석과 <히든싱어> 우리 모두의 추억, 이.문.세. <보이지 않는 사랑>과 그 애절한 마음, 신승훈 따뜻한 사람과 따뜻한 노래, 곽진언 사라 브라이트만과 <오페라의 유령>을 말하다 엔니오 모리코네, <미션>, 그리고 <넬라 판타지아> PART 2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여행 <최후의 만찬>, 그 위대한 예술의 이해 영웅과 화가, 나폴레옹과 다비드 그림으로 일깨우는 애국심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와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 시스티나 성당의 두 걸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이것이 인간의 작품일까? <피에타>와 <다비드> 조용함에서 느끼는 잔잔한 감동,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과 <삼종기도> PART 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중세 역사가 소설 속에 숨어 있다, <반지의 제왕 3>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가 숨어 있다, <반지의 제왕 2>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하게 한 영화, <명량> PART 4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 별 헤는 밤에 부르는 노래, 정선과 영월과 단양여행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수안보와 속리산 단풍여행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삼척과 미식여행 삼부자가 함께한 이별여행, 괴산과 충주와 제천 PART 5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 남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 사연 사이판에서 슬픈 역사를 생각하다 차인표,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과 베풂을 배우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보낸 어느 일요일의 여정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저자와의 인터뷰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최종학 지음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 402쪽 / 17,000원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 사라 브라이트만과 <오페라의 유령>을 말하다 음악의 ‘음’ 자도 제대로 모르고, 집에 있는 오디오란 라디오와 테이프, 시디플레이어 겸용의 조그마한 뮤직박스가 전부였던 유학 시절, 한 친구가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라는 타이틀의 시디를 선물했다. 거기에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전혀 알지 못하는 여인의 노래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알게 된 가수가 바로 사라 브라이트만이다. 지금은 고물상에서나 찾아볼 수 있음직한 조잡한 뮤직박스였지만, 그래도 그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목소리는 남들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 무언지 모르게 마음을 잡아당기는 목소리였다. 듀엣으로 같이 노래를 부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청아한 목소리를 완전히 압도하는 듯한 풍부한 성량은 유명한 남성 테너 3인조(플라시스 도밍고ㆍ호세 카레라스ㆍ루치아노 파파로티)밖에 모르던 나에게 그녀의 이름을 단단히 각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음악감상이라는 고상한 취미를 즐길 시간적ㆍ정신적ㆍ금전적 여유가 전혀 없었던 생활 때문에 그녀의 시디는 몇 개 안 되는 다른 시디들과 함께 박스 속에 담겨 나의 생활에서 잊히고 말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러 우리 가족이 마침내 홍콩에 자리를 잡고, 함께 살게 되고 나서도 몇 년이 지난 후였다. 아내가 “우리 집에도 오디오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음악감상이라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 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고상하고 여유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던가? 내가 이렇게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니 아내가 직접 나섰다. 한동안 어떤 오디오의 조합이 좋으니 안 좋으니 하며 이곳저곳 물어보더니, 자신의 봉급을 사용해 할부로 오디오를 구매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집에 오디오가 나타났다. 2개의 체리색 스피커에 앰프와 시디플레이어로 가장 기본형만 갖춘 오디오였는데, 가격은 내가 생각했던 것을 훨씬 더 초과했다. 이 오디오를 이용해 음악을 듣기 위해 그동안 묵혀놓았던 시디 박스를 꺼냈는데, 그때 다시 사라 브라이트만을 만났다. 새 오디오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들으니 어떻게 음악이 그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생생하고, 또렷하고, 신비롭고…. 음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어 파도처럼 나의 귀로 다가왔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음악감상을 하는구나.’ 대학교 때 한두 번 어디선가 얻은 공짜 표를 들고 수준 미달의 클래식 발표회에 갔다가 꾸벅꾸벅 졸은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한 수준 높은 예술을 진짜로 접하는 최초의 경험이었던 것이다. <타임 투 세이 굿바이>의 탄생: 그 후 나는 그녀의 팬이 되었다. 그녀가 ‘팝페라의 여왕’이니, ‘크로스오버 음악의 대가’라는 별칭으로 불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타임 투 세이 굿바이>가 전 유럽의 음악차트에서 수십 주 동안 1위를 차지했던 대단한 인기 곡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녀는 1960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별다른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다. 런던에서 밴드 활동을 하다가, 여러 뮤지컬에서 단역 또는 조연 배우로 약간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다가 불과 24세의 나이로 그녀는 당시 최고의 뮤지컬 제작자로 명성을 날리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나 <캣츠> 등을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결혼하게 된다. 이 결혼은 그녀의 이름을 세계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앤드루가 사라를 위해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뮤지컬을 만들어 그녀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그 오페라의 사운드트랙 중에서도 특히 <밤의 음악>이라는 곡은 앤드루가 사라의 생일선물로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그녀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전 세계에서 무려 6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으며, AP통신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쇼로 이 뮤지컬을 뽑았을 정도다. 이 뮤지컬 덕분에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할을 맡았던 사라는 무명에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스타로 떠오르게 되었고, 앤드루는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그는 지금도 영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재산가라고 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앤드루와 사라는 결혼 6년 만에 이혼을 했다. 그 이후 사라는 프랑크 피터슨이라는 성악의 대가에게서 ‘벨칸토 발성법’이라는 클래식 창법을 공부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하다: 그녀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더 부풀어올랐다. 마침 <오페라의 유령>이 영화로 제작되어 홍콩에서도 상영되었다. 원래 더 일찍 영화로 만들어질 계획이었으나, 사라와 앤드루가 이혼해서 제작이 10년 이상이나 지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조엘 슈마허를 감독으로 2004년에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완성된 것이다. 당시 나는 바쁜 일정으로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에, 극장 개봉이 끝난 후 발매된 DVD를 구입해 시청했다. 그리하여 이 오페라가 대략 어떤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 대한 나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영화에 대한 감상평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무대 장치나 화면 등은 대단했으나, 영화가 너무 평면적이어서 배우에게서 감정 전달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화를 본 후에도 이 작품의 내용이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가스통 르루의 원작소설을 축약한 책을 읽고 나서야 그 궁금증은 해결되었다. 그러고 나서 한참 지난 후의 일이다. 한국의 직장으로 옮겨 오기로 하고, 가족을 먼저 한국으로 떠나보내고 홍콩에서 1년간 외롭게 혼자서 살고 있는 나에게 어느 날 저녁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당신, <오페라의 유령> 보고 싶지 않아요? 브로드웨이 팀이 한국에 와서 6월부터 공연을 한대. 지금 예매를 하면 7월 중순쯤에는 볼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럼 예매해요. 7월 초에 내가 한국에 가니 그때 같이 보면 되겠네.” 이래서 우리는 7월 14일, 난생 처음으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들어섰다. 팬텀의 마력에 빠지다: 낡은 오페라하우스의 경매장면에서 시작해, 하늘로 올라가는 샹들리에와 크리스틴의 주연 여배우 데뷔, 음악천사의 방문 등 뮤지컬은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드라이아이스가 펼쳐진 호수 위로 반짝이는 수많은 촛불들, 그 위로 노를 저어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정말 낭만적인 수준을 넘어서 환상적이었다. 역시 생동감과 박진감에서 뮤지컬은 영화보다 한 수 위였다. 그러나 샹들리에가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장면만은 영화에 비해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팬텀 역으로 열연한 브래드 리틀은 사라 브라이트만과 함께 오리지널 영국판에 출연했던 마이클 크로퍼드와는 조금 달랐다. 시디로 들은 마이클 크로퍼드의 목소리는 강렬하기보다는 마귀의 숨결처럼 간사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브래드 리틀보다 침착했으며, 더 경험이 많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영리하고 전지전능한 팬텀이었는데, 브래드 리틀은 보통 사람인 우리들처럼 화내고, 잘 흥분하고, 질투하는 팬텀이었다. 크리스틴과 라울처럼 행복하게: 막이 내리자 아내가 먼저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모두 3번에 걸쳐 무대의 막이 다시 올라가고, 박수는 계속되었다. 주말 동안 시디를 듣고, 다시 DVD도 꺼내 보면서 뮤지컬과 비교해 생각해보았다. 전체적으로 뮤지컬에서 라울은 파묻혀서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크리스틴 역의 캐스팅이 적합했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목소리 자체도 사라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칼로타 역을 맡은 배우가 나이는 들었지만 크리스틴의 목소리로는 더 어울리지 않나?” 이것이 아내의 평가였다. 가만히 앉아서 다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꺼내 들으며 사라 브라이트만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녀가 지금 이 뮤지컬을 다시 본다면 행복할까?” 아내가 묻는다. “글쎄?” 나는 아내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크리스틴 다이에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라울과 평생을 살았으니 정말 행복했겠지? 사라 브라이트만이 지금 행복한지는 잘 모르지만 나는 행복해. 사랑하는 당신이랑 이렇게 아름다운 뮤지컬도 볼 수 있으니….” 아내의 대답이 걸작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나도 정말 행복하다. 명예나 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진실한 사랑이다. 이제 반년만 더 참으면 내년부터 우리 가족이 다시 함께 모여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나도 서울로 직장을 옮겨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을 위해, 홍콩으로 돌아가서 힘차게 살아야겠다.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하게 한 영화, <명량> 2014년 여름 연구실 엠티 때 경상남도 남해군을 찾았다. 남해대교를 넘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들른 곳이 충렬사다. 남해대교를 건너면 왼편에 충렬사가 위치해 있다. 바로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위치한 곳이다.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사망한 후 시신을 수습해서 묘를 모신 곳이다. 정유재란 끝에 철수하는 일본군과 마지막으로 대결한 전투가 바로 노량해전이다. 노량해전이 일어난 장소는 지금 남해대교가 서 있는 바다 좁은 길목이다. 정확하게는 충렬사에서 내려다보이는 앞바다 왼편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이곳은 육지와 큰 섬 사이의 좁은 해협이라서 물살이 빠른 곳으로 명량해전이 일어났던 진도 앞바다 울돌목의 지형과 유사하다. 바다에서 전투가 거의 끝나갈 때쯤 이순신 장군은 적의 총탄을 맞아 숨을 거두면서, “지금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고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한 것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보다는 조국을 생각했다는 의미다. 전투가 승리로 끝난 후 장군의 시신을 육지인 남해로 모셨다. 시신이 처음 도착한 장소가 4km쯤 떨어진 관음포이며, 시신을 관음포에서 옮겨서 묘를 만든 장소가 바로 충렬사다. 나중에 시신은 이순신 장군의 고향인 충청남도 아산군에 있는 현충사로 이장되지만 시신이 묻혔던 장소는 충렬사에 가묘로 남아 있다. 영화 <명량>을 통해 다시 본 이순신 장군 영화 <명량>이 잘 만든 영화냐고 묻는다면 바로 답하기는 곤란하다. 연기자들의 역량은 뛰어났지만 고증이나 컴퓨터 그래픽은 좀 어색하다. 이야기 전개상 불필요한 군더더기나 억지스러운 장면들도 많았다. 그래도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김한민 감독은 모두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군사들을 단합시켜 싸움터로 이끌어가는 이순신 장군의 고뇌어린 모습을 잘 그려냈다. 그는 2시간의 러닝타임에서 1시간 이상을 이런 장군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할애한다. 이순신 장군을 위한, 장군에 의한, 장군의 영화인 것이다. 일본군은 첩자를 이용해서 일본 함대의 출병에 관한 거짓 정보를 조선 측에 알린다. 선조는 이 허위정보를 믿고 이순신 장군에게 부산으로 출병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그 정보가 허위정보이며 부산으로 갔다가는 중과부적으로 패배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거부한다. 이에 왕명을 어긴다며 격분한 선조는 이순신 장군을 파직해 한양으로 압송시키고 후임 삼도수군통제사로 원균을 임명한다. 원균이 부산으로 진격하자고 상소를 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통제사가 된 원균도 일본군과 정면 대결을 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부산 출병을 차일피일하기만 한다. 그러자 선조는 더욱 강하게 부산으로 출병할 것을 명하고, 도원수 권율이 원균을 잡아 곤장을 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런 압박에 굴복해 원균은 조선 수군 전체에 출전 명령을 내린다.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진 것이다. 결국 원균의 책임도 크지만 전쟁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리한 지시를 한 왕, 선조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만여 명의 조선 수군은 100척이 넘는 판옥선을 포함한 총 300척의 배를 이끌고 여수에서 부산 앞바다까지 먼 거리를 역풍을 거스르면서 힘들게 노를 저어간다. 조류까지 반대로 흐르고 풍랑이 치는 상황에서 상당한 거리를 노를 저어서 가다 보니 조선 수군의 피로가 상당했다. 부산에 이르기도 전에 이미 조선 수군은 지치고 말았다. 항상 조류와 바람을 이용해서 싸움을 벌인 이순신 장군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부산 근처에서 벌어진 소규모 교전 후 지친 조선 수군은 현재 부산 신항이 있는 가덕도에 상륙해서 물을 구하고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 그러나 가덕도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의 기습으로 많은 병력을 잃고 다시 바다로 쫓겨난다. 밤이 되어 지친 군대를 이끌고 쉬고자 도착한 곳이 지금의 거제도와 칠천도 사이에 있는 바다 칠천량이다. 이곳에서 원균은 가장 큰 실수를 한다. 적이 추격해올 가능성을 고려해 척후선을 세워야 했으나 그냥 쉬라고 명령을 내리고는 자신도 술에 취해 잠이 든 것이다. 1579년 7월 15일 밤 지친 조선 수군 1만 명은 모두 단잠에 빠졌다. 조선 수군의 행로를 따라온 일본군은 7월 16일 새벽 기습을 감행한다. 깜짝 놀란 조선 수군은 지리멸렬한다. 일본군 기록에 따르면 170척 정도의 배를 격침했다고 한다. 사실 일본군의 숫자가 별로 많지 않았는데, 혼비백산 놀란 조선 수군이 싸울 의욕을 잃고 도망가기 바빠서 자멸했다고 전해진다. 이끄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병졸들의 자세도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 휘하에서 활약했던 충청수사 최호와 전라우수사 이억기는 끝까지 남아 싸우다 전사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수군은 남쪽 바닷길로 탈출할 수 있었다. 경상우수사 배설은 자신 휘하의 전선을 이끌고 한산도 방향으로 도주했다. 원균도 수군을 이끌고 육지로 상륙해서 도망치지만 일본 육군을 만나 싸우다 사살된다. 전라좌수영 본영이 위치해 있던 한산도도 곧 일본군의 손에 떨어진다. 이 소식이 조정에 알려지자 조정은 발칵 뒤집힌다. 그리고 옥에 갇혀 있던 이순신 장군이 복직되어 다시 남쪽으로 파견된다. 8월 3일의 일이다. 그러나 일본 육군도 움직이기 시작해 전라도 방면을 침략한다. 전주성과 남원성이 함락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된다. 조선군에게 식량을 공급하던 곡창지대가 적의 눈앞에 훤히 열리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린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시점부터 시작된다. 울돌목의 승리와 진도의 아픔 절망의 위기 속에서 치렀던 그날의 처절했던 전투가 끝났다. 이순신 장군이었기에 공포에 떠는 병졸들을 규합해 막강한 적에 대항해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였기에 아무도 자기를 따르지 않고 믿지 않는 외로운 상황 속에서 두려움을 추스르고 불가능에 맞설 수 있었으리라. 그래서 오늘날 후손들이 지금 이 역사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1년 후 1598년 벌어진 노량해전에서 일본군의 총탄을 맞고도 “싸움이 끝나기 전에는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고 전하고 숨을 거두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의 넬슨 제독은 트라팔가해전에서 영국 침공의 기회를 엿보는 프랑스 함대를 물리치면서 역시 총탄을 맞았지만 총탄을 맞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지휘를 계속하다가 승리가 확실해지자 숨을 거두면서 “신에게 감사한다, 나는 내 의무를 다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런 일화를 보면 이순신 장군이나 넬슨 제독은 목숨보다도 자신의 책임을 더 강조하는 생활을 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훌륭한 위인으로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지 5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바로 그 역사의 현장 울돌목 진도 앞바다에서 2014년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인천을 출발해서 제주로 가던 세월호라는 여객선이 격랑 속에서 난파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엄마, 내가 말 못 할까 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얘들아 진짜 내가 잘못한 것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해.”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 이런 메시지들을 남기고 어린 학생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어린아이들이 무슨 큰 죄를 그리 지었다고 용서해달라는 말을 남겼을까? 오히려 우리가 이들에게 용서를 해달라고 빌어야 하지 않을까?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건 직후 당황해서 우왕좌왕한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500년 전 일본의 침공을 앞에 두고 우왕좌왕하던 조선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500년이 지났어도 우리가 제대로 교훈을 배우지 못해서 이런 일이 되풀이된 것이리라. 그래서 그 후 본 영화 <명량>의 모습이 더 내 마음에 다가왔을 것이다. <명량>이 평론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대흥행한 이유에는 아마 이런 당시 시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물살 빠른 해협에서 목숨을 걸고 잠수작업을 하는 잠수사들의 모습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서, 울돌목의 급류가 어떤지 실제로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순신을 기다리며 충렬사 경내를 돌면서 나무도 만져 보고 비각도 만져 보았다. 그러면서 당시 장군이 겪었을 상황을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자세를 말이다. 그때부터 500년이 넘는 시절이 지나갔지만 오늘날 우리 후손들도 이런 자세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현실은 500년 전과 거의 변하지 않았다. 중국은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으며, 일본도 재무장을 준비하고 있다. 둘 다 한국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행동한다. 중국은 기술 수준에서 벌써 한국을 턱 밑까지 추격했으며, 일본은 저만큼 앞서서 나가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와 엔저현상 속에 한국의 경기도 벌써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인구도 정점에 도달해서 이제 감소 추세로 옮겨갈 것이라고 한다. 인구가 줄면 국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진다. 일본의 장기불황 30년도 바로 인구감소와 함께 시작했었다. 정말 한국이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 처한 셈이다. 민족의 운명이 크게 바뀌는 변곡점에 와있는 듯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치권은 국익은 상관하지 않고 정치 싸움만 하고 있다. 국가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방안에 대해서도 상대 정당이 이야기하면 무조건 반대한다. 미래를 위한 토론은 없고 과거에 대한 비판만 되풀이한다. 조선시대 관료들이 백성의 삶과 아무 상관없는 일, 예를 들면 상복을 몇 년 입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로 치열한 당파싸움을 벌이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새로운 이순신 장군이 나타나서 국민을 단결시키고, 그래서 대한민국호를 힘차게 노 저어 나가 새로운 미래로 이끌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들도 감았던 눈을 뜨고 무엇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행동인지를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휘하의 장졸들이 모두 자기주장만 하고 이순신 장군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면 결코 명량해전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삼척과 미식여행 아침에 좀 일찍 출발했어야 했는데 만나기로 한 손님이 있어서 11시가 조금 넘어서야 서울을 떠났다. 아내가 늦게 출발했으니 시간을 아껴야 한다고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싸서 챙겨 나왔다. 열심히 운전을 하면서 아내가 틈틈이 입에 넣어주는 김밥을 받아먹었다. 수십 년 전 학창 시절 소풍 가던 날 김밥을 싸주시던 어머니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 김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은 바로 소풍날뿐이었다. 오늘도 마치 소풍을 가는 듯해 어린 시절 그때처럼 흥분되기도 한다. 삼척에서의 하루와 맛있는 저녁: 우선 삼척 시내의 남쪽에 위치한 장호항으로 향했다. 조그마한 항구의 한쪽 편에 바위들이 아름답게 서 있는 곳이다. 장호항에는 어선이 몇 척 정박되어 있다. 항구 주변에는 횟집들이 가득하고 항구 아래쪽으로 조그마한 바위섬이 있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장호항 부근을 살펴보았다. 경치가 아름답고 파도가 잔잔해서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투명카누의 노를 저어가면서 바다 구경도 하고 스노클링도 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겨울철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다. 그래도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삼척 레일바이크를 타러 10분 정도 떨어진 역으로 갔다. 그런데 동절기에는 운행시간이 짧아서, 마지막 바이크가 조금 전에 출발했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산과 계곡을 끼고 달리는 철길에 마련된 정선 레일바이크와 달리 삼척 레일바이크는 바위를 옆에 끼고 해변을 달리는 한 시간짜리 코스라고 한다. 동절기가 아니면 사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동절기라 안심하고 시간을 잘 모르고 왔다가 결국 못 타게 된 것이다. 한국에 돌아온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정선 레일바이크만 벌써 3번이나 타 본 나로서는 삼척 레일바이크를 못 탄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면서 예약해둔 숙소 삼척온천으로 왔다. 숙소에 짐을 푼 뒤 따뜻한 온천욕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삼척에 사는 지인 전 선생님을 만나 장호항 근처의 황영조 선수 생가가 있는 마을까지 찾아가서 조그마한 해변가 횟집에 들어섰다. 회를 시키자 이곳에서는 독특하게 큰 김치를 회와 함께 내놓는다. 김치를 먹어보니 색다른 맛이다. 김치 속에는 다양한 생선들이 들어 있다. 생선들을 먹어보니 가자미식해와 비슷한 맛이 난다. 주인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삼척 김치’라면서 설명을 해주신다. 생선을 넣어 삭히고, 바닷물에 배추를 절여서 만드는 삼척 지방 전통방식의 김치란다. 이제는 삼척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지만,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서 손님들 상에 내놓는다고 한다. 깊고 개운한 김치 맛과 싱싱한 자연산 활어를 맛있게 먹다가 배가 한참 부른 다음에서야 일어섰다. 대금굴과 환상의 바닷길 여행: 이튿날 아침, 삼척과 태백의 경계 부근에 위치한 동굴지역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석회암 지대이기 때문에 동굴이 많이 있는데, 그중 관광객들이 탐방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동굴로 대금굴과 환선굴이 있다. 두 굴을 모두 볼 시간은 없어서 하나만을 골라야 했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더니 대금굴을 관광하기로 결정하고 출발 일주일 전쯤 예약을 했다. 대금굴은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산 위에 있으며, 예약제로 상당히 적은 인원만 관람을 허용하기 때문에 쉽게 보기 힘들다. 그래서 아내는 볼 수 있을 때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 대금굴을 선택한 것이란다. 삼척 시내에서 40분 정도 차를 달려서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조금 올라가니 대금굴 가는 길과 환선굴 가는 길로 나뉜다. 안내지도를 보니 환선굴을 지나서 2시간 정도 쭉 더 올라가면 백두대간 종주 시 거쳐가는 능선길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왼편 시냇물을 건너서 잘 만들어놓은 통나무 길을 따라 모노레일 정거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예약된 시간에 맞게 모노레일을 타고 10분 정도 비탈길을 따라 올라서 대금굴에 들어섰다. 모노레일을 타고 굴에 올라간다는 것도 독특했지만, 굴 내부도 상당히 독특했다. 수만 년 동안 생성된 굴속에서 우렁찬 물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8m 높이의 비룡폭포와, 수심이 9m나 된다는 거대한 호수 천지연은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데 정말로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여정을 함께하면서 여러 볼거리나 배경들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안내인이 있으니 굴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안내인에게 환선굴에 대해 물어보니 환선굴은 대금굴과는 달리 아주 크고 남성적인 매력이 넘친다고 한다. 환선굴에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삼척 시내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삼척 시내를 흐르는 하천인 오십천 옆 절벽 위에 서 있는 누각 죽서루에 잠시 들렀다.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자연암반 표면의 각에 따라 나무 기둥을 깎아 세운 독특한 건물이었다. 용이 지나가서 생겼다는 용문바위도 통과해봤다. 그 후 삼척항에 도착했다. 삼척이 고향이신 지인이 한 식당을 소개해주셨다. 전화를 드렸더니 일부러 한 번 얼굴을 보겠다고 달려오셨다. 점심으로는 삼척에서 유명하다는 곰치국을 먹었다. 배가 불러 못생긴 생선인 곰치를 넣어 만든 국이다. 우리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생선인데 식당 안에는 손님이 한가득이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항구로부터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영화 <외출>에 등장하는 호텔을 옆에 끼고 운전하자니 시원한 바다 옆으로 나 있는 길의 전망이 기가 막히다. 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전망대 바로 아래에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봤다. 커피를 마시면서 눈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바라본다. 어제보다 바람이 좀 세차게 불어서 파도가 몰아친다. 카페 바로 밑이 바다이기 때문에 몰아치는 파도가 바로 눈앞으로 튀어 오르는 것 같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 사이판에서 슬픈 역사를 생각하다 태평양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조그마한 섬 사이판, 섬의 북쪽 끝 한 모퉁이 산비탈에는 하얀색 비석이 하나 서 있다.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이다. 나는 이 추모비를 보면서, 지금부터 거의 한 세기 전에 머나먼 태평양으로 강제로 끌려와서 개간과 땅굴 파기, 진지 구축, 광부로 일해야 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내가 어렸을 때 살던 시골 마을에도 “남양군도로 징용 갔다가 살아 돌아왔다.”라고 하시던 새카만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그 말로만 듣던 ‘남양군도’가 바로 이곳 사이판을 비롯한 남태평양에 위치한 여러 조그마한 섬들이다. 추모비는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추모비가 바라보는 북쪽이 바로 그분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 한국이 위치한 방향이다. 일제강점기 때 이 머나먼 땅에 강제로 끌려와 각지로 흩어져서 짐승처럼 혹사당하면서 일했던 조선 사람들이 최소 50만~70만 명에 이른다. 그중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온 사람들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굶주리고 지쳐서, 지금 이 추모비처럼 고국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물 흘리다가 죽어갔을 우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그분들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속에 피가 끓어오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 당시에는 소학교를 막 졸업했을 만한 어린 소녀들을 “중학교도 보내주고 돈도 많이 벌게 해주겠다.”라고 속여서 공장으로 보내고 성노예로도 삼았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의 증언을 읽어보니, 겨우 13살 때 나고야의 미쓰비시 군용 항공기 공장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선 채로 일을 했다고 한다. 독성 물질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냄새도 맡지 못하고 시력도 상했다. 그러나 월급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반자이 절벽에서 느낀 전쟁의 광기: 추모비 100m 옆에 일본군 사령부로 쓰였던 진지가 있다. 이곳에서 약 1km 정도 동쪽 방향으로 가면 바닷가에 이른다. 이 바닷가는 절벽에 맞닿아 있다. 절벽으로 세찬 태평양의 파도가 몰아쳐서 바위에 부딪치며 하얀 방울들이 생긴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만 년 동안 파도가 바위를 조금씩 깎아서 바위가 안쪽으로 조금씩 파여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이판을 방어하던 일본군과 그 가족들이 미군과 전투를 벌이다가, 패배가 분명해지자 항복 대신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한 장소인 ‘반자이 절벽’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반자이’는 ‘만세’를 뜻하는 일본어로서, 일본군 장교의 지휘하에 죽는 순간에 “천황폐하 만세.”라고 외치면서 절벽 아래로 뛰어들어 자살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이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 오키나와 등 미군이 상륙해 일본군과 전투가 벌어졌던 태평양 상의 곳곳의 섬에 모두 반자이 절벽이 존재한다. 사이판 반자이 절벽 아래는 깊은 바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다 표면 바로 밑에 돌들이 있어 바다에 뛰어들면 머리가 바위에 부딪혀서 즉사하게 되는 위치라고 한다. 바다에 그냥 뛰어들면 헤엄쳐서 나올 수도 있으므로 일본군 장교들이 바다에 뛰어들기만 하면 바로 죽을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해 군인들과 다른 사람들을 몰아간 것이다. 그때 자결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천황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미군에게 잡히면 엄청난 굴욕과 죽임을 당한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치면서,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고통스럽고 수치스럽게 죽기보다 깨끗하게 죽자.”라고 선동해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죽었는데, 그들 모두가 자결한 것은 아니란다. 망설이는 사람들은 뒤에서 마구 바다로 밀어넣었고, 한국인 노무자들 가운데 상당한 숫자가 이때 죽었다고 한다. 소수의 헛된 야망과 광기가 얼마나 큰 비극을 가져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섬뜩할 따름이다. 빌리 브란트의 사죄와 일본의 사죄: 1970년 독일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했다. 바쁜 일정 도중 브란트 수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거주구역이었던 게토에 있는 유대인 추모비를 방문해서 헌화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6만 명의 유대인이 그곳에서 학살당했다고 한다. 헌화 후 걸음을 옮기려던 브란트 총리는 갑자기 비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1분 정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두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겼다. 독일인이나 폴란드인 모두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 나라의 총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그 나라가 다른 나라에 복속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의 행동이 진정으로 폴란드와 유대인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당시 폴란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준 적국 독일의 총리가 전후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하는 데 대해 엄청난 반대 의견이 일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게 폴란드 사람들은 독일에 대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가난한 폴란드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부유한 독일의 돈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역시 우리나라가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비슷하다. 그래서 폴란드 정부는 국내의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독일 총리의 방문을 추진한 것이다. 그런데 브란트 총리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그 모습 때문에 폴란드의 반대 여론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비난과 반복의 시대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시대로 변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브란트 총리는 훗날 그 장면을 회상하면서 “그때 살해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했었습니다. 독일의 숨길 수 없는 악행의 역사를 증언하는 장소에서 나치에 목숨을 잃은 수많은 영령들을 대하는 순간 저는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 말로서는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당시 언론은 “나치와 싸웠던 브란트 총리는 그곳에서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총리는 실제 무릎을 꿇어야 함에도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무릎을 꿇었다.”라고 했다. 이 사죄가 계기가 되어 제1ㆍ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은 지금 유럽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서, EU 공동체로서 살아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은 아직 한 번도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몇몇 일본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근면하며 예의 바른 지성인들이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아직도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낀다. 거기에다가 아직도 종군위안부나 성노예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을 보면 분노가 솟아오른다.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보면 보통 뻔뻔스러운 것이 아니다. 일본이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소녀상은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지므로 철거되거나 박물관으로 옮겨지지 않을까 한다. 원혼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반자이 절벽에서 바라본 태평양의 물빛은 검푸르다.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색이 짙다. 마치 고흐의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하늘색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다. 이곳 이외의 사이판 다른 해변에 가면, 파도가 거의 치지 않는다. 산호초가 해변을 빙 둘러싸고 있어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심도 얕아서 ‘쪽빛’이라고 불리는 아름답고 투명한 물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곳 반자이 절벽 앞부분만은 산호초가 없어서 거친 대양의 파도가 바로 절벽으로 다가와 부딪힌다. 무서울 만큼 짙푸른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수많은 원혼들이 절벽 아래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날 밤 호텔 테라스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보름달과 함께 반짝이는 별들이 눈에 들어온다. 선조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하늘에서라도 저 달과 별처럼 우리를 굽어보시면서 후손들을 도와주소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부강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도록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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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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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 지음 두란노 / 2010년 10월 / 317쪽 / 12,000원 ▣ 저자 닉 부이치치 세르비아 출신의 신실한 목회자인 아버지 보리스와 어머니 두쉬카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8세 이후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
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 지음 두란노 / 2010년 10월 / 317쪽 / 12,000원 ▣ 저자 닉 부이치치 세르비아 출신의 신실한 목회자인 아버지 보리스와 어머니 두쉬카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8세 이후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랑 아래 양육받았다. 부모의 교육 철학으로 정상인이 다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학생회장을 지냈고, 오스트레일리아 로건 그리피스 대학에서 회계와 경영을 전공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공을 치고, 컴퓨터를 한다. 15세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19세 때 첫 연설을 시작한 이래 학생, 교사, 청년, 사업가, 여성, 직장인 및 교회 성도 등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해 왔다. 현재 미국에서 LIFE WITHOUT LIMBS(사지 없는 삶) 대표로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 MBC 최윤영의 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소개되어 많은 도전을 준 바 있다. 지금까지 30개 국 이상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닉 부이치치의 허그(HUG)』는 그의 첫 번째 책이다. ▣ 역자 최종훈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줄곧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취재, 기획, 번역 등 글을 짓는 일을 했다. 여행하고 사진 찍는 일을 일상의 즐겨찾기에 넣어두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성경에서 만난 내 인생의 멘토』, 『믿음 연습』(이상 두란노),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포이에마), 『기도』(청림출판), 『나는 크리스천입니다』(생명의말씀사)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저자의 이름은 부이치치이고 올해 스물일곱 살이다. 남들처럼 팔다리는 없지만 거기에 매이지 않고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이들에게 역경을 이겨내며 꿈을 쫓으라고 도전하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지난날 온갖 난관과 장애를 닫고 일어섰던 경험들이다. 한편으로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척박한 환경에서 고단한 세월을 보내노라면 자기회의와 절망에 빠지기 마련이다. 때로는 인생이 참 불공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성경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약 1:2)라고 말한다. 그 또한 이 가르침을 받아들이기까지 개인적으로 오랜 씨름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마침내 그는 자신의 시련이 ‘나 자신이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 내가 가진 재능을 이웃과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경험을 토대로 이 진리를 전파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한계를 껴안는 꿈과 희망의 이야기 『닉 부이치치의 허그』. 절망을 희망으로, 실패를 기회로, 한계를 비전으로 만들어낸 그의 이야기가 삶을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선사한다. ▣ 차례 1부 절망이 희망이 되는 삶 1. 기적의 주인공이 되라 2.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라 3. 팔다리가 없다? 절망도 없다 4. 인생은 믿음의 승부다 2부 생각이 현실이 되는 삶 있는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 태도를 바꾸면 인생도 바뀐다 하라, 두려워도 하라 3부 실패가 기회가 되는 삶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넘어져도 좋다 마음을 활짝 열고 변화를 환영하라 당신을 위한 기회가 반드시 온다 4부 한계가 비전이 되는 삶 안전지대에서 걸어 나오라 혼자보다 둘이 더 낫다 작은 나눔이 세상을 바꾼다 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 지음 두란노 / 2010년 10월 / 317쪽 / 12,000원 1부 절망이 희망이 되는 삶 기적의 주인공이 되라 세르비아계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호주로 이민을 오셔서 목회를 하시던 나의 부모님은 경건한 그리스도인이었다. 하지만 팔다리가 없는 자식을 낳고서는 하나님의 뜻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깊은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의사는 아기를 받아서 안아 주라고 권했지만 산모는 도리질을 치며 얼씬도 못하게 했다. “저리 치우세요! 보고 싶지도, 만지고 싶지도 않아요!” 아버지는 그날 병원 측에서 어머니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킬 틈을 주지 않았던 걸 두고두고 서운해 했다. 제법 시간이 흐르고 산모가 잠들자, 아버지는 신생아실로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병실로 돌아가서 아내에게 속삭였다. “여보, 근데, 애가 참 예뻐.” 열서너 살 무렵, 내가 태어날 때 어땠는지, 몸통뿐이라는 것을 처음 알고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캐묻기 전까지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새카맣게 몰랐다. 학교에서 짓궂은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돌아온 어느 날, 어머니는 팔다리가 없어서 미칠 것 같다는 나를 끌어안고 한동안 서럽게 우셨다. 그러고는 두 분이 깨닫게 된 것이 있다고 했다. 나를 이렇게 만드신 데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으며, 언젠가는 그 전모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갓 태어났을 때 안아주기도 싫었다는 고백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쳐다보기만 해도 끔찍하더라는 얘기까지 들었으니, 내 기분이 어땠겠는가? 그렇지만 그날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위해 해준 일들을 떠올려 보면 두 분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에 대한 사랑을 수없이 확인시켜 주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놀라운 사건들 가운데 단연 으뜸은 나의 작은 왼발을 잘 쓸 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발을 써서 몸을 굴리고, 걷어차고, 밀치고, 지탱했다. 부모님과 의사들은 이 왼발이 크기는 작을지라도 쓰임새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비록 발가락은 두 개뿐이고 그나마도 태어날 때는 달라붙어 있었지만 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의료진과 상의해서 두 발가락을 분리시키는 수술을 하기로 했다. 발가락이 따로 떨어지면 마치 손가락처럼 펜을 쥐고 책장을 넘기는 등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팔다리가 없는 내 입장에서는 왜소한 발과 발가락 두 개로 해낼 수 있는 갖가지 일들이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자라면서 두 동생들과 사촌들은 얼마나 극성맞든지 내가 자기연민에 빠질 틈을 주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실감이 난다. 문득 외로운 느낌이 드는가?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음을 기억하라. 하나님은 사랑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으셨다. 인간이란 시시때때로 연약해지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에 단단히 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도 몸이 조금만 더 ‘정상’에 가까웠더라면 세상 살기가 한결 수월했을 거란 아쉬움을 정말 오랫동안 품고 살았다. 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게 있었다. 굳이 정상이 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하늘 아버지의 자녀로서 주님의 섭리를 이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하고 싶은 일을 이루지 못했다면, 환경이 아니라 내면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팔다리가 없다? 절망도 없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인간의 영혼이 빚어내는 놀라운 일들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기적이 일어나는 현장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한결같이 주인공들이 소망을 단단히 붙들고 있을 때였다. 믿음과 사랑이 그렇듯, 소망은 영성을 떠받치는 기둥 가운데 하나다. 어떤 믿음을 가졌든 소망 없이는 살 수 없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선한 것들이 거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소망은 한 단계 뛰어오를 때마다 반드시 밟아야 할 뜀틀과도 같다. 성경은 “오직 주를 소망으로 삼는 사람은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를 치며 솟아오르듯 올라갈 것이요, 뛰어도 지치지 않으며,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사 40:31)이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나는 내게 팔다리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서너 번 소망을 놓아 버렸던 때가 있었다. 유년 시절은 대부분 행복했지만 열 살 어간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밀려와서 그야말로 바닥까지 곤두박질쳤었다.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창의적인 자세로 발버둥 쳐 봐도 도저히 해내지 못할 일들이 있었다. 나를 돕느라 밥 한 끼 편히 먹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보면 미안하고 서글펐다. 하지만 그쯤은 약과였다. 오랜 시간 따라다니며 나를 끈질기게 괴롭힌 더 큰 문제들이 있었다. ‘내가 과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할 수 있을까? 아내와 아이들이 생긴다 해도 어떻게 먹여 살리지?’소망을 잃어버리면서 마음이 심각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망을 잃는 것은 팔다리를 잃는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었다. 근심과 두려움, 분노와 상처,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극렬해졌다. 어느 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목욕을 하게 욕조에 물을 좀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욕실을 나서는 어머니에게 문을 닫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곤 물속으로 들어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장면이 머리를 스쳐갔다. 오래 계획해 왔던 일을 실행에 옮길 작정이었다. ‘하나님이 이 고통을 거둬 주시지 않는다면, 그리고 바라보고 살아야 할 목적이 없다면, 앞으로 만나게 될 것이 따돌림과 외로움뿐이라면, 누구에게나 부담이 되는 존재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면, .... 지금 끝내는 편이 낫겠어.’ 마침내 몸이 뒤집히면서 얼굴이 물에 잠겼다. 본능적으로 숨을 멈췄다. 잠시 후 ‘이런 짓을 하면 못써!’라며 내 안의 내가 말했지만 어두운 생각들은 고집을 부렸다. ‘이 끔찍한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잖아? 이렇게 사라져 버리면 그만이야.’ 조금만 더 참으면 폐 안의 공기는 다 사라지고 말 것이었다. ‘열,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숫자를 세고 있는데, 문득 내 무덤 앞에서 울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옆에는 남동생도 있었다. 다들 눈물을 쏟으며 더 잘해 주었으면 죽지 않았을 거라고, 모든 것이 자기들 탓이라며 괴로워했다. 가족들이 평생 내 죽음으로 자책감을 가지고 살게 만드는 것은 견딜 수가 없었다. ‘맞아, 난 나만 생각했어!’ 얼른 몸을 뒤집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해서는 안 될 짓이었다. 그날 밤 한 방에 누운 남동생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형은 스물한 살쯤 자살할 작정이야.”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그럭저럭 참아낼 듯했지만 그 이후에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남들처럼 직장을 잡거나 결혼을 해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할 것 같았다. 스물한 살이 내 인생의 종착역처럼 보였다. “아빠한테 형이 그러더라고 얘기할 거야.” 동생이 대꾸했다. 나는 누구한테도 이르지 말라고 다짐한 뒤에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내 침대 귀퉁이에 걸터앉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아버지였다. “죽으려고 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따듯하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버지는 앞으로 얼마나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느냐고 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손가락으로 내 머리칼을 빗질해 주었다. 평소에도 나는 아버지가 그렇게 쓰다듬어 주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우리가 있는데 뭘 그렇게 걱정하니? 걱정마라.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테니. 항상 네 곁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마. 넌 잘될 거야.”사랑스러운 손길과 근심어린 눈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린아이의 흔들리는 마음과 어지러운 생각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는 법이다. 내게는 다 괜찮을 거라는 확인을 받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날 나는 잠을 잘 잤다. 이후로도 갠 날과 흐린 날이 교차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소망을 굳게 붙들었다. 다행스럽게도 바닥까지 떨어졌던 이 경험 덕에 넉넉히 이길 수 있었다. 여느 사람들처럼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지만 자살을 떠올리지는 않았다. 사방이 캄캄하기만 했던 그날, 난 내 목숨을 건드리지 못했다. 정작 내 생명을 취하신 분은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은 내 인생을 가져다가 열세 살 꼬마가 이해할 수 있는 제한된 비전보다 월등하게 큰 의미와 목적, 기쁨을 가득 담아 주셨다. 팔다리가 생기는 기적을 보여주는 대신, 나로 하여금 기적이 되게 하셨다. 인생은 믿음의 승부다 성경은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정의한다. 열 살 전후로 좌절의 시기를 헤쳐 나오는 동안, 신체적으로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모자라는 건 단 하나, 바로 믿음이었다. 그때는 오직 눈에 보이는 것들만 믿고 의지했다. 자연히 가능성보다는 한계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계와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절대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다. 무엇이든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길을 열어가라. 차질이 생기거나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친다 해도 모든 일에는 선한 뜻이 숨어 있음을 믿으라. 비극적인 사건이 커다란 기쁨으로 변할 수도 있다. 2008년, 강연 차 하와이에 갔다가 세계적인 파도타기 선수인 베다니 해밀턴을 만났다. 서핑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2003년 타이거 상어의 공격을 받고 왼팔을 잃은 여성 서퍼를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그녀는 고작 열세 살에 불과했다. 베다니는 혈액의 70퍼센트를 잃어버릴 만큼 출혈이 심했던 참혹한 일을 겪고도 다시 파도타기 선수로 돌아가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분의 은총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나처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믿음을 나누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녀는 그날의 사고가 여러 면에서 축복이었다고 고백한다. 시합에 나가 선전할 때마다 저절로 “인생에는 한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 까닭이다. 그녀는 끔찍한 일이 생긴다고 해도 거기서 선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굳게 믿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용기가 불끈 솟아서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특별한 일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파도타기를 배워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베다니는 두말 않고 일어서더니 하와이 와이키키 바닷가로 날 데려갔다. 너무나 흔쾌히 응해 줘서 도리어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먼저 잔디밭에 보드를 놓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는 법부터 가르쳤다. 오랫동안 서퍼가 되는 꿈을 꾸었고 수영으로 단련된 몸이라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제아무리 노련한 전문가가 도와준다지만 과연 보드를 타고 파도 꼭대기에 올라탈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이었다. 베다니가 물속까지 들어와서 격려해 주었지만, 시작부터 실수연발이었다. 파도에 몸을 싣고 일어서려고 할 때마다 보드에서 굴러 떨어졌다. 여섯 번 시도했는데 여섯 번 모두 물을 먹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 와이키키에서 파도타기 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구경꾼은 점점 더 늘어났다. 수없이 많은 카메라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발가락 두 개로 파도를 타는 장애인’ 따위의 제목이 달린 유튜브 동영상의 주인공이 되려는 ‘야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마침내 일곱 번째 시도에서 큰 파도를 타고 내려오면서 보드에서 일어서는 데 성공했다. 얼마나 짜릿했는지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거대한 물결 꼭대기에 서서 마치 초등학생처럼 비명을 질렀다는 말밖에는…. 두 시간 동안 파도를 타고 또 탔다. 한 스무 번쯤은 서핑을 즐겼던 것 같다. 서핑 대회를 취재하러 온 사진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던 덕분에 서핑 전문지 《서퍼(Surfer)》의 표지모델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갓 서핑을 배운 초보로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해 나는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세르비아를 거쳐 루마니아까지, 그리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열다섯 개 나라를 도는 선교 여행을 계획했다.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 팀 멤버들이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산출했다. 경비는 모금을 통해서 충당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금액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나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밀고 나가자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자 우리 모임의 이사인 바타 삼촌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처음 계획했던 경유지 가운데 주요한 도시 두 군데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자금난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정세가 불안해서 여행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삼촌은 대단히 지혜로운 분이었으므로 이러니저러니 토를 달지 않고 그냥 삼촌을 믿겠다고만 했다. 그리고 강연을 하러 곧장 플로리다 주로 날아갔다. 자원봉사자만 450명에 이르는 커다란 집회였다. 사람들을 격려하고 기운을 내게 하려는 취지로 마련된 모임이었는데 오히려 청중들이 내게 열정을 심어 주었다. 한편으로는 지금 계획하고 있는 선교 여행 기간 동안 줄곧 그처럼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또 구했다. 자금이 부족하고 치안이 불안하다 하더라도 꼭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갈수록 강렬해졌다. 주리고 목마른 영혼들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주님이 다 알아서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왔다. “주님이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한 주만 더 기다려보자.” 참을성 많은 삼촌이 말했다. 선교 여행에 필요한 자금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없는 돈을 미리 당겨쓰지도 않았다. 그저 기도하며 해결 방법을 모색했다. 아직까지는 문이 닫혀 있지만 언젠가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거라고 판단했다. 찾고 또 찾으면 길이 보이게 마련이다. 며칠이 지났을 때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플로리다 집회에서 메시지를 들었다는 브라이언 하트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서 재단에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다음에는 인도네시아 집회 관계자가 연락을 해왔다. 홍콩에 스타디움 두 군데를 빌려놨다면서 거기서 강연을 해주면 인도네시아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어느 자선단체에서 여행 경비를 대고도 남을 만큼 큰돈을 지원하겠다고 알려왔다. 불과 며칠 사이에 경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 방문하려고 하는 지역의 치안 상태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그 역시 하나님께 맡기면 그만이었다. 필요한 비용이 마련되었으므로 우리는 일정을 다시 조절해 처음 계획보다 일주일 빨리 인도를 방문하는 쪽으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그 일정 변경이 팀 가족들과 내 목숨을 구했다. 행사를 마치고 뭄바이를 떠난 지 고작 이틀 뒤에 우리가 방문했던 지역 세 곳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았다. 타지 호텔과 공항, 뭄바이 남부 기차역에서 폭발이 일어나서 180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사건이 발생한 시각에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2부 생각이 현실이 되는 삶 있는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 어린 시절에는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한적이고 지나치리만치 자기중심적이어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최악의 처지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열다섯 살 때, 요한복음에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들어왔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이 사람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내 스스로 묻고 또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이었다. 예수님은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이 비유는 가혹한 현실에 좌절하던 내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예수님은 거룩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앞을 보지 못하던 이를 고쳐 주셨다. 난 지금도 장애를 안고 있다. 하지만 때가 이르면 나를 통해 성취하기로 예비해 두신 주님의 뜻을 드러내실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마음가짐은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자신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누가 사랑해 주겠는가? 남미를 여행하면서 콜롬비아의 마약중독자 재활센터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청중들은 중독 증세에 시달리고 있거나 그런 경험을 가진 이들이었다. 너나없이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져서 약물에 빠진 채 삶이 망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제아무리 오랫동안 마약에 취해 살았다 해도 하나님은 여전히 사랑을 베풀어 주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통역의 입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자 청중들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하늘 아버지가 죄를 용서하고 사랑을 베풀어 주시지 않는다면, 무엇을 근거로 우리가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태도를 바꾸면 인생도 바뀐다 전문강사로 나선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비행기가 결항이 되거나 연결편이 순조롭게 이어지지 않으면 짜증과 실망을 주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하지만 여행이 잦을수록 더 자주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제는 스케줄이 뒤엉키는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는 능력이 생겼다. 낙천적인 태도를 가지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그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을 수정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몸에 배면 그 다음부터는 거의 반사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올해 마흔 살에 들어선 척이라는 친구는 스무 살 때 앓았던 암이 재발해서 작년부터 투병중이다. 이번에는 종양이 중요한 장기들 한복판에 들어앉아서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했다. 형편이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지만 척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으며 밝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음이 드러났다. 때마침 척이 다니는 세인트루이스 병원의 담당의사는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없는 암 환자에게 사용할 약물을 시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척의 종양은 전통적인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므로 실험적인 치료법을 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담당의사는 척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보고 신약을 투여해도 좋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정맥에 연결된 튜브로 항암제를 투입하는 동안에도 척은 자리에 눕지 않았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아령을 들어 올리는 등 운동을 계속했다. 암 병동 직원들은 정말 그가 암환자인지 미심쩍어하며 이야기하곤 했다. “얼굴이나 행동이 전혀 환자 같지 않아서요.”신약을 투여한 지 몇 주가 지난 뒤에 척은 진찰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놀랍고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종양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요. 다 사라졌습니다.” 의사는 종양을 이겨낸 것이 실험중인 항암제 덕인지, 척의 태도 때문인지, 기적인지, 아니면 그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지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척이 암을 이기고 두 발로 병원을 걸어 나와서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결론만 말해 두겠다. 난관을 돌파하는 네 가지 태도(감사하는 태도, 행동하는 태도, 공감하는 태도, 용서하는 태도)를 선택하라. 내가 공감의 진수를 배운 건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에 갔을 때 파티에 참석한 친구의 어린 딸을 통해서였다. 꼬맹이는 그맘때 아이들답게 요모조모 나를 살피면서 좀처럼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파티가 끝나고 돌아갈 때쯤 그 꼬마에게 아저씨를 한 번만 안아 달라고 하자, 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조심스레 걸어와 멈춰 섰다. 그러더니 내 눈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슬그머니 뒷짐을 지고는 내 어깨에 머리를 걸치고 목을 교차시켰다. 내가 다른 이들과 포옹하는 방식 그대로였다. 방안에 있던 이들은 나를 배려하는 꼬마의 모습을 보며 다들 깜짝 놀랐다. 공감은 대단한 재능이며 선물이다. 베푸는 쪽만 아니라 받는 편에서도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뿌리 깊은 가난과 엄청난 고통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을 여행할 때마다 그곳 주민들의 대응 방식을 보며 크게 감탄하곤 한다. 그들은 남자나 여자, 어린아이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에 다녀온 캄보디아에서도 그랬다. 하루종일 집회를 인도하고 났을 때 나는 거의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주최 측 인사가 웬 꼬마가 나를 만나려고 여태까지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나가보니 나보다 조금 작아 보이는 아이가 흙바닥에 홀로 앉아 있었다. 파리들이 달라붙어서 마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것 같았다. 머리에는 상처가 나 있었고 살갗은 터져서 벌어진 채로 벌겋게 부은 상태였다. 몸에선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났고 두 눈은 당장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 눈망울에는 나를 향한 동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 꼬마는 내 휠체어로 다가오더니 아픔을 어루만져 주려는 듯 내 뺨에 머리를 기댔다. 내가 얼마나 힘들지 그려보고 깊은 공감을 표현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아빠엄마를 잃고 몹시 힘들게 사는 아이였다.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캄보디아 쪽 관계자에게 아이에게 뭐든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먹고 자고 보호받을 만한 시설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그 꼬마가 어떤 역경을 헤쳐 나왔으며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대단히 고상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처지를 돌아보고 불쌍히 여긴다는 건 보통 능력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따듯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3부 실패가 기회가 되는 삶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넘어져도 좋다 나는 강연하는 도중에 일부러 바닥에 철퍼덕 엎어져서 얼마간 그 자세로 이야기를 계속할 때가 있다. 실패에 관한 내 철학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퍼포먼스다. 팔다리가 없으니까 제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중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나는 어려서부터 바닥에서 일어서는 법을 스스로 익혔다. 몇 년 전 휴스턴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였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낸 젭 부시 내외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한 큰 모임이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여느 때처럼 바닥으로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집회장이 조용해졌다. 그것도 여느 때와 똑같았다. 나는 쓰러진 채로 계속 이야기를 했다. “너나없이 가끔은 이렇게 쓰러지고 넘어집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한, 넘어짐은 실패가 아닙니다. 절대로 꿈을 잃지 마십시오.” 청중들은 깊이 빠져들었다. 그런데 다시 일어설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직전에 강당 뒤편에서 처음 보는 여성이 종종걸음을 치며 달려 나왔다. “도와드릴게요.”“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이것도 강연의 일부거든요.” “정 그러시다면….” 그제야 여인은 자리로 돌아갔다. 모르긴 해도 지켜보는 이들로서는 내가 몸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그 아주머니가 제자리에 앉기를 목매어 기다렸을 것이다. 어떤 절차를 거쳐서 바닥에서 일어서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청중들은 가슴이 뭉클해진다. 다들 나만큼이나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예전에 내가 고통하며 넘어졌던 경험들 하나하나가 다 감사하고 소중하다. 이제껏 맞부딪혔던 온갖 어려움들이 내게 참을성과 끈기를 길러 주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패는 겸손한 성품을 길러 주기도 한다. 고교 시절, 회계학 시험에 떨어진 적이 있다. 참으로 창피스러운 경험이었다. 다행히 담당 선생님이 용기를 북돋아 주며 개인 교습까지 해주었다. 그래서 다음 해에는 회계학과 재무 계획 두 과목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잘 알려진 문필가 토머스 머튼은 이렇게 말했다. “겸손한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은 그 무엇도, 심지어 자신까지도 겁내지 않는다. 온전히 겸손하다는 건 곧 하나님 안에서 완전한 자신감을 갖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서는 어떤 권세도 의미가 없으며 그 무엇도 장애가 될 수 없다.” 마음을 활짝 열고 변화를 환영하라 열두 살 때, 우리 가족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이민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일생일대의 변화였다. 미국에 들어간 직후 나는 여러 가지 문화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게다가 편히 쉴 집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버지가 자리를 잡기까지 당분간은 삼촌네에 얹혀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무 바빠서 얼굴을 보기조차 힘들었다.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정말 끔찍한 시간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거북이처럼 내 세계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거절당하고 놀림 받는 것이 싫어서 친구들을 피하기도 했다. 그러다 서서히, 아주 조금씩 새로운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사촌들이 있어서 좋았다. 뿐만 아니라 바다와 산, 사막이 모두 가까이에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도 썩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가 무섭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시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성장해서 대학을 마치고 난 뒤에 결국 캘리포니아로 되돌아왔으며 이제는 두 번째 고향으로 여길 만큼 친숙한 곳이 되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성장통은 키가 자라고 몸이 커지고 있다는 증표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난관을 타개하고 더 나은 날들을 맞을 수 있는 법이다. 2008년에 인도를 여행하면서 뭄바이의 홍등가에서 성 노예로 살아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망의 메시지를 전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을 돕는 단체인 BTC의 데바라지 목사는 나를 데리고 본격적인 가정방문에 나섰다. 거기서 만난 마흔 살은 족히 돼 보이는 여성은 시골에서 열 살 때 팔려 와서 줄곧 성매매를 하며 살았다고 하는데, 실제 나이는 스무 살이라고 했다. “아이도 두 명 낳았는데 그중 하나는 죽었어요. 이틀 전에는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우리는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사창가에서 나가서 BTC가 제공하는 쉼터에 머물며 에이즈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자고 했다. 눈을 뜨고 더 따듯한 세상으로 이어지는 문을 본 여인은 기꺼이 변화의 길을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믿음까지 받아들였다. 눈망울에 평안과 소망이 깃드는 걸 보는 순간, 숨이 막히도록 감격스러웠다. 그 여인은 믿음을 통해 한없이 아름다운 소녀로 돌아갔다. 나는 “하나가 천을 쫓으며 둘이 만을 도망하게 한다”(신 32:30)는 성경 말씀을 참 좋아한다. 이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삶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어서 다른 이들의 인생까지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일꾼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4부 한계가 비전이 되는 삶 작은 나눔이 세상을 바꾼다 이제 나는 내 존재의 이유가 역경을 재료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이웃들의 기운을 북돋는 가르침을 빚어내는 것임을 안다. 주님은 내게 복을 주셔서 다른 이들에게 은혜를 전하게 하셨다. 자신이 가진 축복을 열심히 나누라. 그러면 수백, 수천 배의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베풀어주신다. 몸뚱이뿐인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겠지만 영적으로 보면 나의 간증과 삶을 통해 수많은 이들이 위로와 격려를 얻고 주님을 섬기고 있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셔서 그 선물을 서로 나누게 하신 일을 돌아보면 기쁘고 감격스러울 뿐이다.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은 휠체어를 수리해서 필요한 이들에게 공급하는 일도 돕고 있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남을 도울 수 있다. 테니스를 좋아한다면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테니스 대회를 조직하라. 자전거를 탈 때 날아가는 기분이라면 불우 청소년들을 모아서 자전거 동호회를 만들라. 춤추는 걸 즐긴다면 댄스파티를 열어서 옷 바자회 같은 것을 열어보라. 최근에 한 기업은 스마트폰이나 웹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자투리 시간에 선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기회와 방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루 종일 봉사활동에 매달릴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 틈날 때마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Kinded.com에 실린 포스트에 따르면, 루베츠키는 뜻밖의 친절한 행동으로 누군가를 놀라게 하고 격려하는 ‘친절 운동’을 창안했다. 관심이 있는 이들은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친절 카드를 출력해서 가지고 있다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함께 넘겨준다. 카드를 받은 이는 또 다른 이에게 친절을 베풀고 카드를 전달한다. 카드에는 코드가 찍혀 있어서 언제든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선행의 파급 효과를 관찰할 수 있다. 지금 우리 단체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쉼터, 또는 셀프 카운슬링 센터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저마다 상처를 입고 치유를 받았던 경험들을 올리고 거기에 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정서적으로든 영적으로든 더 성숙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것이 목표인데 목표 치고는 참으로 소박하다. 작은 사랑이라도 날마다 실천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생기고 자신의 상처와 좌절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다. 남을 섬기려는 열정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놀라운 선물일지도 모른다. 친절이나 베풂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힘이 있다. 그 이면에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놀림을 받고 풀이 죽은 내게 다가와 “넌 참 괜찮은 아이야”라고 이야기해 주었던 여학생은 상처 입은 나의 감정을 다독여 주는 차원을 넘어 내 열정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지금 내가 세계 곳곳의 수많은 이들을 섬기는 일을 소명으로 감당하도록 이끌어 준 셈이다. 성경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 때 주님은 우리를 통해 역사하신다. 대가를 바라고 베풀어서는 안 되지만, 선한 행위에는 놀라운 상급이 따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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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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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들었다 놨다
내 마음 들었다 놨다 김현태 지음 레몬북스 / 2013년 11월 / 270쪽 / 13,000원 ▣ 저자 김현태 드림메이커(Dream Maker). 초·중·고등학교 및 지역 도서관, 기업체 등에서 꿈과 비전을 전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
내 마음 들었다 놨다 김현태 지음 레몬북스 / 2013년 11월 / 270쪽 / 13,000원 ▣ 저자 김현태 드림메이커(Dream Maker). 초·중·고등학교 및 지역 도서관, 기업체 등에서 꿈과 비전을 전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기아자동차, 대상, 신한금융, 국민연금 등의 기업 사보와 사외보에 칼럼을 썼다.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그는 글을 쓰면서 느끼는 꿈과 행복이 가장 좋다고 말할 만큼 타고난 글쟁이이기도 하다. 펴낸 책으로는 [다짐하며 되새기며 상상하며] [지금이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책은 삶의 방향을 잃고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고자 마음으로 엮었다. ▣ Short Summary 시계와 나침반이 있다. 인생이라는 산을 오르는데, 당신이라면 어떤 물건을 챙기겠는가? 살다보면 속도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남보다 더 앞서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일을 빨리 끝내야 더 많은 업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성과에 매달리다 보면 놓치고 가는 게 생기기 마련이다. 속도만 쫓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봐야 한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뛰고 있는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그 방향이 그르거나 나 자신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성과를 이루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거창한 원칙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작은 힌트를 줄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마음 아픈 시간이 있다. 그 시간에 조금의 위로를 얻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면, 그 힌트들은 확실히 가치가 있다. 고단한 생활 속에서 작은 치유를 바라는 독자들이라면 매일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2차 대전이 일어났을 당시, 자신의 집에 유대인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간 코리 텐 붐 여사. 그녀는 수용소에서 말 못할 고초를 겪었지만 절대로 인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그녀는 지옥 같은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차가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고 당신은 기차표를 찢거나 기차에서 뛰어내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눈앞이 보이지 않아 캄캄할지라도 기관사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누구나 살아가야 할 날이 더 고단한 인생의 길, 아침에 기꺼이 눈을 뜨고 밤에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이 책이 작은 기여를 하게 하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 이 책은 흔들리고 아픈 삶을 위한 힐링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각종 공공기관 및 기업체 등에서 꿈과 비전을 전하는 드림메이커로 활동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주위의 유명한 문학가, 예술가, 철학자들의 말과 글을 바탕으로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흔들리고 아픈 시간을 겪게 된다. 이 책은 단지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작은 힌트를 건네며, 곁에 두고 한 페이지씩 읽음으로써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인생에서 명쾌한 해답이란 것은 없지만, 살아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적이라는 진리를 일깨운다. ▣ 차례 1장 당신이 기적입니다 2장 괜찮아 이 또한 지나갈 테니 3장 마음한테 지지 않기를 4장 길은 어디에나 열려 있습니다 5장 행복한 순간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6장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인생이기에 내 마음 들었다 놨다 김현태 지음 레몬북스 / 2013년 11월 / 270쪽 / 13,000원 1장 당신이 기적입니다 삶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으로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고 달리는 동안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는 모두 놓쳐 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경주가 끝날 때쯤엔 자기가 너무 늙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중에서 여기 시계와 나침반이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인생이라는 산에 올라가야 합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물건을 챙기겠습니까? 여기서 시계는 속도이고 나침반은 방향입니다. 살다 보면 속도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남보다 더 앞서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일을 빨리 끝내야 더 많은 업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성과에 매달리다 보면 놓치고 가는 게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속도만 쫓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봐야 합니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뛰고 있는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그 방향이 그르거나 나 자신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성과를 이루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임을. 침묵의 칼 살다보면 말이 없어집니다. 서로 다 안다 생각하니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지요.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기는 거예요.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무서운 거예요. 자신의 공간을 침묵으로 삼키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중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 싶으면 곧장 입을 닫아 버립니다. 침묵으로 시위하고 침묵으로 항변합니다. 그러나 침묵은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입니다. 침묵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침묵은 휴전을 가장한 잔인한 공격이며 상대에 대한 철저한 무시입니다. 입을 여십시오. 평생 볼 사람이 아니라면 침묵으로 마무리하는 게 깔끔하고 좋지만, 눈만 뜨면 또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이야기라도 먼저 하십시오. 용기가 있다면 먼저 사과하고 아직도 사랑이 남아 있다면 따뜻한 말로 화해를 신청하십시오. 정말로 말하기 껄끄러우면 옆구리라도 쿡 찌르세요. 지금은 침묵이 금이 아니라 독입니다. 독이 더 퍼지기 전에 빨리 침묵을 깨십시오. 2장 괜찮아 이 또한 지나갈 테니 완벽의 함정 뿔이 있는 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범은 뿔이 없다. 날개 달린 새는 다리가 두 개뿐이다. 예쁜 꽃 치고 열매가 변변한 것이 없다. 열매가 귀한 것은 대개는 꽃이 시원찮다. 좋은 것만 골라서 한 몸에 다 가진 것은 어디에도 없다. 다 가지려 하지 마라. 지금 가진 것마저 잃을 수도 있다. - 풍경소리, <풍경소리2> 중에서 귀퉁이 한 조각을 찾기 위해 동그라미가 온종일 힘겹게 돌아다녔습니다. 한 조각만 찾으면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녁 무렵, 드디어 자신에게 꼭 맞는 한 조각을 찾았습니다. “난 이제 완벽해!” 그러나 동그라미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둥글기에 계속 굴러야만 했습니다. 개미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고 나무 그늘에서 쉴 수도 없고 꽃향기를 맡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완벽함, 그것에 목숨 걸지 마십시오. 너무 찬란한 태양은 아무도 쳐다보지 못합니다. 완벽함 속의 불행보다 부족함 속의 행복이 더 낫지 않을까요. 신비감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신비한 부분이야말로 사랑을 지속시키는 힘의 일부이기도 하다. - 기욤 뮈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중에서 원래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도 하지만 반면 신비감을 갖기도 합니다. 낯설기에, 처음이기에, 모르기에 자연스럽게 궁금증도 생기고 신비감도 형성됩니다. 그러나 샅샅이 모든 걸 알게 되면 신비감은 무서운 속도로 사라집니다. 신비감이 사라졌다는 건 편안해졌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습니다. 사람은 죽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존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략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다 보여줘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의 것은 감출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끊임없이 나에 대해 알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사랑도 만남도 관계도 지루하지 않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3장 마음한테 지지 않기를 과거와의 결별 ‘버릴 수 있는 양’이 그 사람의 ‘변할 수 있는 양’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변해야만 한다. 아무리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싶어도 졸업하면 학교 문을 나서야 하며, 퇴직하면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집착이 강한 나머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 야스다 요시오, <만 원짜리는 줍지 마라> 중에서 우리의 곳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주 많은 것을 쌓아둘 순 없습니다. 마음속 낡은 것들(과거, 고민)은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합니다. 쓰레기만 분리수거하지 말고 쓸데없는 마음도 분리수거하세요. 과거는 그저 가끔 삶이 팍팍할 때 꺼내먹는 추억거리로 충분합니다. 버리는 게 얻는 것입니다. 버릴 줄 아는 용기 이걸 얻으려 하면 저걸 얻을 수 없다. 인생이란 뭔가를 선택하는 대신 다른 뭔가를 버리는 일의 반복이다. - 히가시노 게이고, <편지> 중에서 튤립 꽃에 관한 유래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습니다. 여인의 미모에 뭇 남성들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이윽고 용기 있는 세 명의 남자가 여인에게 청혼했습니다. 한 명은 이웃 나라 왕자였고 또 한 명은 용맹한 기사, 그리고 또 한 명은 부유한 장사꾼이었습니다. 여인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세 명 다 놓치지 아까운 남자였습니다. 고민은 몇 날 며칠 계속되었고 급기야 한 달을 넘어 두 달로 이어졌습니다. 그 고민의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세 명의 남자는 여인을 떠났습니다. 세 명의 남자가 떠난 사실을 안 여인은 그제야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후회는 곧 병이 되었고, 불운하게도 여인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훗날, 여인의 무덤에서 꽃 한 송이가 피었는데 그게 바로 튤립이었습니다. 이 여인이 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을까요? 바로 포기하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것들은 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모두 다 탐을 냈던 것입니다. 실존주의 철학가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이란 탄생Birth과 죽은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옵니다. 현명한 선택이란 하나를 위해 다른 것을 놓아줄 수 있는 마음입니다.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이 곧 얻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장 길은 어디에나 열려 있습니다 서툰 이별 우리가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행복한 여정이 되기를. 어떤 길은 기쁘고 또 어떤 길은 우울하니 그것이 의미 있는 길을 가는 법이지. 이제 기쁜 길을 떠나길. - 데일 에반스 이별의 아픔을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그렇습니다. 이별은 분명 아픔이고 눈물입니다. 사는 동안 이별 없이 사는 것이 큰 축복이지만 어찌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입니까. 살다 보면 반드시 이별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 이별이라는 것은 단련되지 않습니다. 매번 이별한다고 해서 이별이 덜 아픈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별할 때마다 아픕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별이 두려워 만남을 밀어내기도 합니다. 연인과의 이별, 부모와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동료와의 이별. 우리는 이별을 하고 또 새로운 이별을 위해 만남을 만듭니다. 그렇게 우리는 삶과 이별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창문 남의 과실을 찾아내기는 쉬우나 자기의 과실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남의 과실을 들추기 좋아하고 자기의 과실을 감추려고 하는 자는 속임수를 감추려고 애쓰는 사기꾼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의 좋지 못한 정념만을 더욱더 키워갈 뿐 참되고 착한 사람이 되는 길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것이다. - 붓다 한 여자가 예쁜 옷을 차려 입었습니다. 그런데 창문 쪽을 바라보더니 혀를 쯧쯧 차며 말했습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내일 나가야겠다.” 다음 날, 역시 예쁜 옷을 입고 창문 앞에 섰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오늘도 못 나가겠네.” 몇 달 내내 창문 밖 세상은 안개로 가득했습니다. 사실은 바깥세상은 햇볕 좋은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그 여자의 눈에만 안개가 보였을까요? 여자의 창문엔 뿌연 먼지가 가득했던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나요? 검은 창문을 통해 본 세상은 검고 붉은 창문을 통해 본 세상은 붉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나요? 미움과 불신으로 사람을 대하면 돌아오는 것 역시 그와 같습니다. 사랑을 받고 싶다면 사랑으로 대하면 됩니다. 오늘은 초등학교 때 창틀에 걸터앉아 창문을 닦았듯 마음의 창문을 닦는 건 어떻겠습니까?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처럼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5장 행복한 순간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꿈의 메모 존과 나는 거의 언제나 공책을 펼쳐놓고 나란히 앉곤 했다. 첫 페이지 상단에 ‘레넌과 매카트니의 오리지널’이란 제목을 붙이고 생각나는 대로 무엇이나 써 두었다. 다음 세대에는 우리가 최고의 밴드가 될 거라는 꿈으로 가득 채워진 공책이었다. - 폴 매카트니 ‘난 할 수 있다!’ ‘합격할 거야!’ ‘꿈은 이루어진다!’ ‘포기하지 말자!’ 이런 문구들이 적힌 수첩을 가슴에 품고 다니거나 아니면 종이에 적어 벽에 덕지덕지 붙여놓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들은 알고 있는 걸까요? 메모가 기적을 이루게 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잘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어느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쓴다는 것은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폭풍을 불러오듯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써내려간 글자 하나하나는 운명을 바꿀 변화를 가져온다.” 지금 당장 꿈을 적으십시오. 적는 순간, 당신의 꿈은 당신에게로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다시 또다시 대개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은 노력가이다. 게으름뱅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았는가! 노력의 결과로서 오는 어떤 성과의 기쁨 없이는 누구나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수확의 기쁨은 그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 - 블레이크 일본의 대표적 화가 후쿠사이가 수탉 그림 한 장을 재빠르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난 이 수탉 그림을 3년이란 세월에 걸쳐서 그렸네.”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몇 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그러자 후쿠사이가 말했습니다. “저기 작업실을 보게. 이 수탉 그림 하나 그리려고 난 3년 동안 종이를 후지 산만큼 쌓았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상온에 두면 쉽게 상합니다. 냉장고에 보관해야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습니다. 사람의 재능도 마찬가지입니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서 그 재능이 죽을 때까지 지속하는 건 아닙니다. 잘 가꾸고 보살피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거듭된 훈련과 노력만이 그 재능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것입니다. 6장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인생이기에 겨울이 주는 선물 겨울이 추운 것은 소중한 사람의 온기를 알게 하기 위해서이다. - 영화 <도가니> 중에서 늘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늘 뒤늦게 아파합니다. 그 존재에 대한 미안함을. 늘 뒤늦게 달려갑니다. 그 존재에 대한 그리움을. 늘 뒤늦게 감사합니다. 그 존재에 대한 사랑을. 왜 그러는 걸까요? 있을 때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그리웠다고 맘껏 표현하고 맘껏 안아주고 맘껏 울어줄 수 있는데 더는 함께 할 수 없을 때, 왜 그때야 눈물로 다가오는 걸까요. 겨울이 또 다가옵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합니다. 이제는 달라지십시오. 곁에 있는 이와 함께 하십시오. 봄에 지난 겨울을 그리워하지 않고 여름에 지난 봄을 아쉬워하지 마십시오. 겨울도 함께, 봄도 함께 그렇게 지내십시오.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이 계절을 함께 느끼며 그렇게 후회 없이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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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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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윤명철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1월 / 156쪽 / 5,000원 ▣ 저자 윤명철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구려사와 해양사이며, 광…
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윤명철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1월 / 156쪽 / 5,000원 ▣ 저자 윤명철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구려사와 해양사이며, 광개토태왕을 통해 21세기의 ‘고구리즘(gogurism)’의 실현을 꿈꾸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해양문화연구소장, 고구려연구회 이사, <지구문학> 편집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탐험가이자 시인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동아지중해와 고대일본』, 『한민족의 해양활동과 동아지중해』, 『장보고의 나라』, 『고구려는 우리의 미래다』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21세기 우리 민족의 발전 모델로 가장 적합한 역사생명체인 고구려. 그 고구려의 가장 튼튼한 초석을 놓고 대들보를 올린 우리 시대 최고의 리더는 광개토태왕이다. 이 책에서는 광개토태왕을 단순히 영토를 확장한 정복군주로서가 아니라, 세계질서를 능동적으로 재편하고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태왕이 꿈꾸었던 고구려적 세계와 이를 실천해 가는 국가발전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인물 모델의 또 하나의 원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를 관념이나 지식이 아닌 삶 그 자체로,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포한 살아 있는 현실 그 자체로 이해하고 다가올 미래와 연관시키고 있다. 그리고 광개토태왕의 활동을 분야별로 유형화하여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언어와 상황으로 재해석하여 발전적 모델로 삼고, 21세기의 우리가 당면한 국가적, 현실적 과제들의 한계와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한고려국과 중국의 충돌 1. 21세기 역할모델, 광개토태왕 2. 혼돈의 동아시아와 광개토태왕의 등장 3. 정치외교의 중핵(core) : 균형과 조정 4. 군사력 : 정책화와 수륙양면작전 5. 경제 물류의 거점(hub) : 집산과 중개무역 6. 문명의 터전 IC : 융합과 재창조 7. 고구려의 중핵조정역할이 지닌 21세기적 의미 에필로그 : 21세기 통일한국, 혹은 한고려국의 꿈 광개토태왕과 한고려의 꿈 윤명철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1월 / 156쪽 / 5,000원 1. 21세기 역할모델, 광개토태왕 개방과 만남, 변화의 중심에 선 한국 / 왜 광개토태왕인가 강소국인 우리 민족이 생존하고 발전하려고 할 때, 실제적인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동아지중해(East Asian Mediterranean Sea) 중핵조정역할인데, 이를 실현시켜 성공한 나라가 고구려이고, 그 틀을 만든 사람이 광개토태왕이다. 참고로 4세기 말부터 5세기 초의 상황은, 21세기의 상황 -세계질서와 동아시아질서가 급변- 과 거의 흡사한데, 광개토태왕은 우리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해결 방법론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우리 역사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왕의 삶에 관하여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생생한 자료는, 붕어한 지 2년 후인 414년에 아들인 장수대왕이 세운 광개토태왕릉비인데, 이를 보면 시호가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며, 18세에 즉위하였고, 연호가 “영락(永樂)”이라고 하였다. 또한 “은택은 마치 황천과 같았고, 위무(威武)가 널리 사해(四海)에 떨쳤다. […]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아가게 했다. 나라는 부강해지고 백성들도 많아지고, 오곡이 잘 익었다.”라고 하여 태왕이 국내외적으로 정치를 잘한 성군이었음을 알렸다. 또 “하늘은 우리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아, 39세에 나라를 버리고 돌아가셨도다.”라고 안타까워하면서, 그의 업적을 기려 비를 세운다고 하였다. 미리 말하자면, 태왕은 고구려를 그 시대 세계의 중심에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할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였고, 성공시켰던 위대한 정치가였다. 이제부터 태왕이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가 벌인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찾아보고, 그의 인품, 능력, 세계관, 그리고 그가 꿈꾸었던 고구려적인 세계와 이를 실천해 가는 국가발전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2. 혼돈의 동아시아와 광개토태왕의 등장 혼돈에 빠진 동아시아 광개토대왕이 즉위한 391년 무렵은, 국제질서가 혼란스러웠던 데다가, 민심이 흉흉하고 미래가 불확실하여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었다. 참고로 중국대륙에서는 위를 이어 진이 북부지역을 통일하였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바로 5호 16국 시대가 전개되었는데, 북부지역에서 혼란스럽게 명멸하는 각국들은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한 방도를 찾았다. 그 가운데 하나는 남쪽으로 도망간 동진과 외교 교섭을 하여 실리와 명분을 얻는 일이었다. 예를 들면 연나라와 동진은 남북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었고, 고구려와 연은 국경을 마주한 채 일촉즉발의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고구려와 동진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었으므로 기본적으로는 우호구도였지만, 연 및 후조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복잡 미묘하게 경쟁 구도를 연출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은 우호협력 내지 경쟁관계이지만, 과거 청산과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은 북한과 적대관계에 있으나 북한의 혈맹인 중국과는 우호적인데, 물론 중국은 우리의 통일을 기본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이고, 앞으로도 우리와 갈등 내지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많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갈등 혹은 경쟁관계인데, 한시적으로 우호관계를 맺고 있지만 연해주 영유권과 두만강 하구를 놓고 갈등을 빚을 것이 분명하다. 이 외에도 일본과 러시아, 일본과 북한, 북한과 미국, 중국과 미국 등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 중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하다. 하지만 현실은 어쩔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4세기경에도 아수라장과 불가시성 속에서 고도의 외교행위들이, 그것도 비밀리에 행해졌는데, 고구려 또한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기에, 현재 우리도 깜짝 놀랄 정도로 부단하게 고도의 세련된 외교행각을 벌이고, 한편으로는 과감하게 군사행동을 실천하기도 했다. 당시 동아시아세계가 이러한 혼란과 불확정성, 무질서로 차 있었지만, 고구려에게는 실로 오랜만에 실지(失地)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였다. 즉 다른 유목 종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요하(遼河)를 넘어 중원을 점령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광개토태왕이 즉위하기 전, 고구려는 고국원왕이 백제와의 전쟁에서 전사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었고, 사회 전체에 분노와 허탈감, 슬픔이 채 가시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광개토태왕은 왕위에 오르자 우선 불안감에 떠는 백성들을 위무하고, 서로를 잡아먹을 정도까지 된 기아상태에서 벗어나 잘 먹을 수 있도록 경제를 발전시키고,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문화도 융성시켜야 했으며, 또 그의 등극에 대한 백성들의 우려도 불식시켜야 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하고 기본 토대가 되는 것은 고구려를 크고 건강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태생적인 환경 속에서 그가 내세운 목표․비전은 지리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급하게 판 갈이 하는 전환기의 국제질서를 기회로 삼아, 정치, 외교, 군사, 경제, 그리고 심지어 문화 등 모든 상황의 가운데에서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 -동아지중해 중핵조정역할- 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태왕의 정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고구려가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고 어떻게 꿈을 실현하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3. 정치외교의 중핵(core) : 균형과 조정 광개토태왕의 탁월한 업적 가운데 하나는 국제질서의 변화를 정확하게 꿰뚫어본 것이었다. 그는 우선 영토확장정책을 펼치고, 외교노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군사력을 강화했는데, 방향은 남쪽과 북쪽, 그리고 서쪽을 동시에 지향하는 전방위 정복활동이었다. 태왕이 22년 동안 벌인 광대하고 복잡한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다소 순서가 겹치더라도, 공간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북방정책과 남방정책- 로 유형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방정책 - 요동, 부여, 만주 등 태왕은 즉위한 해에 거란을 정벌하여 500여 명을 포로로 잡아왔다. 이 승리는 국내정치에서도 그렇지만 군사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컸는데, 무엇보다 고구려는 이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 -요동을 경영하는 데 필수적인 교두보를 차지했고, 잠재적인 적대 관계인 화북 세력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위치- 로 격상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뒤 태왕은 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요동 확보작전을 펼쳐 요동성과 현도성을 점령하였다. 고구려에 있어 요동지방의 장악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뛰어난 가치 -중국을 북부에서 압박할 수 있고, 북방 종족들의 남하를 저지할 수 있는 1차 방어선이며, 북방 종족들과 결탁하면 중국 북부를 협공하거나 쉽게 견제할 수 있는- 가 있었다. 소위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목’을 장악한 것이었다. 그 외에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 -풍부한 지하자원의 매장지, 물류거점과 생산지- 가 있었고, 해양적 관점으로도 요동만, 서한만, 대동강 하구, 그리고 경기만을 잇는 황해 동안의 연근해항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태왕은 북부여의 원토도 자국의 영토로 완전히 편입시켰는데, 이로서 육지뿐만 아니라 연해주 남부바다의 일부와 동해 항로의 일부까지도 고구려의 영역에 포함시켜 경제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얻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동아시아 삼핵(三核) 혹은 삼극(三極) -북방, 중국, 동방- 이라는 체제의 한 부분을 확실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남방정책 - 백제, 신라, 가야, 왜 당시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북방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이 시급하였지만, 때때로 태왕은, 그의 정책기조를 남진정책으로 오해할 만큼, 남쪽을 향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군사작전을 빈번하게 실행에 옮겼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태왕이 영토를 확대할 목적으로 남쪽으로 진출했다고 말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좀더 거시적으로 판단해서 ‘동아질서를 재편하려는 전략의 일환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면 해양활동과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태왕은 한반도 남부 전체를 대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백제 공략이라는 1단계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바로 다음 목표인 신라를 향해 신속하게 움직였으며, 곧 이어 백제․왜와의 관계를 빌미로 삼아 임나가야를 공격했다. 이렇게 해서 한민족 내부에선 고구려와 신라를 한편으로 하고, 백제와 왜, 가야를 다른 한편으로 하는 묘한 힘의 축(軸)이 형성되었다. 동아지중해 중핵조정역할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태왕의 정책들을 살펴보면 큰 틀이 있어, 그것이 차근차근 입체적․전략적으로 추진됐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당시 고구려만이 중핵으로서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와 접할 수 있었는데, 고구려는 곳곳에 전략적인 거점을 확보하여 질서의 축(軸)을 세우고,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여 단계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을 연결함으로써, 자국 중심의 거대한 망(網)을 구성하여, 동아시아 삼각 축의 하나로서 명실 공히 중핵국가가 되어, 조정능력을 갖고 한민족 질서의 패자가 되고자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목표 외에도 원조선과 부여의 후예인 한민족 국가들을 통일하고, 잃어버린 원조선의 영토를 회복하여 그 이상과 정신을 재현하려는 국가목표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 군사력 : 정책화와 수륙양면작전 전술을 넘어선 전략적인 전쟁 태왕은 내부에 만연해 있는 두려움과 패배감을 극복하고, 위축되어 있던 백성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했는데, 그가 정한 가장 확실하고 단호한 목표는 전쟁에서의 완벽한 승리였다. 고구려를 무시하던 주변국들은 고구려의 이런 기습에 놀라 속수무책 패퇴를 거듭했고, 태왕의 연전연승에 태왕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을 것이다. 한편 태왕은 군인처럼 땅을 넓히는 전술적인 전투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영역거점을 확보하는 전략 전쟁을 벌였는데, 첫째는 요동 확보전쟁이었고, 두 번째는 경기만 장악 전략이었으며, 세 번째는 두만강 하구의 장악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완벽한 승리를 가능케 한 실질적인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유목민들의 이동성(mobility)을 지닌 고구려가 정착적인 성격을 받아들여 적절하게 조화시켰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이동-정주(mo-stability)형 문화를 이룩해갔고, 그러한 성격이 전술에서도 발휘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 전술의 핵심, 기마군단과 보병 / 수군과 상륙작전 태왕은 전선에서, 고정하는 진지전이 아니라, 기동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이동전을 구사했다. 즉 움직이는 사령부에서 지휘를 하면서, 남에서 북으로, 다시 남으로 이어지는, 신속한 기동력을 발휘하여 적의 허를 찌르는 예측불허의 작전을 사용하였는데, 그가 즐겨 활용한 전술 가운데 하나는 기마병과 기마전술이었다. 아울러 태왕은 기동력을 강화시키고 정복대상지의 자연환경과 전세에 걸맞게 대응하기 위해, 또 다른 하나의 전술을 병행하여 구사하였는데, 바로 수군을 전쟁에 끌어들인 것이었다. 해양작전은, 보병을 동원하여 면과 선에서 한정된 작전을 펼 수밖에 없는 육지전과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이 있었는데, 첫째는 기동성(속도와 운반량)이고, 둘째는 잠행성(潛行性)이었다. 그리고 셋째는 반전성(反轉性)인데, 이는 수군으로 하여금 원거리를 이동하여 적의 후방에 기습 상륙케함으로써 전세를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해륙국가의 군주답게 태왕은 강력한 기마군단과 수륙양면작전이라는 독특하고 유효적절한 군사작전을 펼쳤고, 농경, 유목, 해양문화 시스템이 결합된 전략을 구사하여 단순한 승리가 아닌, 정치적인 상황은 물론 국제질서의 변전(變轉)까지도 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공수 병진정책과 해양력 당시 농경민들은 수비를 목적으로, 유목민들은 공격을 목적으로, 해양민들은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염두에 두면서 성을 쌓았는데, 해양 국가들은 모두 그러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고구려의 성은 바로 이러한 성격 -수비거점이지만 동시에 전진거점- 을 지니고 있었고, 전략가인 태왕은 동아시아세계의 이러한 메커니즘을 잘 알고, 선대의 국가적인 경험도 풍부했으며, 성의 양면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태왕에게 성은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하는 공간이었다. 5. 경제 물류의 거점(hub) : 집산과 중개무역 고구려의 삶과 경제 / 경제영토의 확대와 물류거점의 확보 / 동아지중해 거점과 중계무역 태왕은 결과적으로 보면 경제정책에서도 성공한 군주였다. 그렇다고 해서 태왕을 단순하게 농업을 발전시킨 군주로, 혹은 일부 사람들의 오해대로 침략을 통한 약탈 경제를 영위한 군주로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국가 경영과 관련하여 태왕이 펼친 경제정책을 2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하나는 경제영토의 확대이고, 다른 하나는 물류거점의 확보였다. 당시 전쟁의 경우 군사행위와 경제활동이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군대가 진출하고 점령하면 상인들이 뒤따르듯이, 영토가 넓혀지면 물자가 오고갔다. 즉 영토, 혹은 영역 그 자체가 경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태왕은 물류거점 확보를 목적으로 영토확장정책을 추진했는데, 크게 나누면 세 지역 -요동지역, 압록강 하구 일대, 경기만 일대- 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리고 태왕은 고구려를 동아지중해의 한가운데, 즉 거점으로 자리 잡게 하였는데, 산동반도에 세워진 남연에서 물소나 앵무새 등을 수입하기도 하였고, 북방의 말이나 모피 혹은 화살 등을 수출하기도 하였다. 결국 태왕은 자신의 뜻을 실현시키기 위해 경제 영토를 확대하고, 전략적인 3개 지구를 확보해서 물류거점으로서 해양로와 육상로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물류체계를 원(circle)으로 연결시켰으며, 중계로 역할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한 경제지리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무역망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없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현실적으로 활발한 해양활동능력과 해상권의 장악이 뒷받침되어야만 했는데, 광개토태왕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6. 문명의 터전 IC : 융합과 재창조 제국화와 문화의 혼란 / 정체성 강화와 조선공동체의 부활 / 동아시아문명의 재창조와 IC역할론 태왕이 동서남북으로 벌인 정복활동은 제국의 건설과정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자연환경과 혈연적으로 다른 종족들의 흡수과정이기도 했고, 문화 융합 활동이기도 했다. 참고로 고구려가 국제적인 나라를 건설하는 데는 내부를 위한 정책 -다양성을 확대하고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따라서 고구려로서는 가능하면 다양성과 정체성에 모두 충실하면서도 세계국가 혹은 고유문명을 이룩할 수 있는 문화적인 힘과 역량을 갖추어야만 했다. 나아가 동아시아 문명의 발전과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고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만 했다. 일종의 역할론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태왕시대는 힘과 논리와 이상을 지닌 독자적인 문명을 창조했고, 이질적인 문화들이 조화를 이루어 상생의 사회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문명과 공존할 뿐 아니라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융합하여 자기문명과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문화의 소통통로 태왕은 동아시아 세계에서 정치 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면에서도 큰 질적인 변화 -북방과 한족 간에 본격적인 문명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으며, 고구려 또한 이 변화와 혼란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간파- 가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였다. 때문에 그는 다문화적이고 다종족적인 신문화를 수용하여 보편성을 획득하면서도 정체성에 충실하여, 중국문명이나 북방문명과는 또 다른 동방문명을 창조하였고, 동아시아문명의 발전과 성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이질성이 강한 동아시아 세계의 문명들이 공존하고,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제공하는 통로와 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구려가 멸망하면서 북방문화는 동방문명에 발전적으로 융합되지 못했고, 고구려 문화의 상실로 인한 빈 공간에도 새로운 문명이 탄생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동아시아는 중국문명을 중심으로 주변부의 군소문화로 재편되었고, 이러한 상태의 지속은 결국 아시아 문화의 정체성을 낳고 말았다. 이러한 과정과 결과는 고구려의 역할이 무엇이었고, 어떠한 의미를 지녔는가를 역설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고구려의 이러한 가치와 역할은 우리의 지향모델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7. 고구려의 중핵조정역할이 지닌 21세기적 의미 21세기 한민족의 역할론 그러면 이러한 동아시아의 지중해적 질서와 성격 속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떠하며,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가운데 하나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내지 경제블록을 구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지정학적으로도, 두 강대국의 갈등과 충돌의 개연성이 많은 신질서의 편성과정에서, 통일한국은 우연스럽게도 중간역할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심코, 또 당연한 듯이 사용하는 한반도라는 용어와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한반도와 대륙의 일부를 차지했던 우리 영토는 지리적으로 동해, 남해, 황해, 동중국해로 이루어진 동아지중해의 중핵에 위치하고 있어, 고구려와 장보고 시대에는 주체적으로 거점 역할, 중핵 역할을 잘하여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이익을 얻었고, 또 중간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여 양 지역이 직접 충동하는 것을 막은 경험이 있었다. 이제는 연결과 협력의 시대이다. 남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통일될 경우, 한반도야말로 대륙과 해양을 공히 활용하여 동해, 남해, 황해, 동중국해 전체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그리고 통일한국이 중요한 해로를 장악하고, 해양 조정력을 갖는다면, 우리가 교류의 주도권을 점하는 것은 물론, 각국 간의 해양 충돌 및 정치적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통일한국이 중핵연결지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경우, 동아시아에서 우리의 정치 군사적인 비중이 상승함은 물론, 경제적인 주도권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통일한국은 TCR(Trans China Railway), TSR(Trans Siberian Railway)과 해로를 한꺼번에 장악해 항선을 일원화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그러므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건설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경제적으로도 동아시아에서 하나뿐인 물류체계의 거점으로서 교통정리가 가능하고,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의 경제구조나 교역형태를 조정하는 역할까지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태왕과 장수대왕은 이와 유사한 경제정책을 실현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 동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 한류현상에서 확인했듯이, 문화면에서도 우리는 핵심IC로서,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를 창조해낼 수 있다.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 문화가 만나고, 자본주의 문화와 사회주의 문화가 만나고, 대륙문화와 해양문화가 만나며, 유교, 선교 및 불교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만나고, 또 동아시아 정통 문화와 서구 문화가 만나는 접점이다. 이러한 다양하기도 하고, 이질적인 문화들이 만나면서 공존을 모색하고 상생을 이룩한다면 동아시아 문명, 나아가 인류 문명이 지향하는 상태와 실현 방식에 대하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구려는 중핵에서 정치 외교적으로는 균형과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동아시아의 평화구도를 만들었고, 물류체계와 문화체계의 거점과 중계로 역할을 통해 강국이 되었다. 태왕은 자신의 꿈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여 그 토대와 초석을 마련한 대정치가요, 경영자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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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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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御寧 前 문화부 장관
李御寧 前 문화부 장관 [인터뷰] 李御寧 前 문화부 장관“평생 龍 그림 그리려고 했는데 뱀 그림밖에 못 그렸다”Tweet 金成東 ⊙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맡아 ⊙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
李御寧 前 문화부 장관 [인터뷰] 李御寧 前 문화부 장관“평생 龍 그림 그리려고 했는데 뱀 그림밖에 못 그렸다”Tweet 金成東 ⊙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맡아 ⊙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대회 열려 ⊙ 창조인을 만들 생각 말고 ‘창조적인 인재’를 알아보는 인재를 키워야 ⊙ 88올림픽 때 성화대를 지하에서 하늘로 치솟게 설치하려고 했다 ⊙ 2007년 세례받고 기독교 신앙 받아들여 李御寧 ⊙ 1934년생. 부여고·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 박사. ⊙ 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 논설위원, 이화여대 교수, <문학사상> 주간, 문화부 초대 장관, 이화여대 석좌교수. ⊙ <흙속에 저 바람속에> <장군의 수염>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160여 권 저술. 취재지원 : 朴熙錫 月刊朝鮮 인턴기자 이어령(李御寧) 전(前) 문화부 장관은 그의 나이 스물두 살이던 1956년에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라는 평론을 게재하면서 문단(文壇)의 총아로 떠올랐다. 당대의 우상이었던 서정주, 김동리, 백철 등을 맹렬히 비판하는 글이었다. 평론가로 문단에 첫발을 디딘 이후 그의 행보는 다양한 방향으로 향했다. 언론인으로, 소설가로, 극작가로, 일본문화 연구자로, 88올림픽 개·폐막식 기획자로, 새천년준비위원장으로 그의 보폭은 다양하고도 넓었다. <흙속에 저 바람속에>, <장군의 수염>,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160여 권의 저작을 발표하며 숱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것은 그야말로 적재적소 인사였다. 그는 2000년 새천년준비위원장을 끝으로 정부와 관련된 직책을 맡지 않았다. <월간조선> 2001년 7월호와의 인터뷰에서는 “가을이 와도 떨어지지 않는 나뭇잎이 되고 싶지 않다. 은퇴란 인간의 최고 결단이다”라며 더 이상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1년 9월에는 이화여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끝으로 대학 강단에서도 떠났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말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정부가 관여하는 행사의 책임자를 다시 맡게 된 것이다.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는 문화와 학술을 아우르는 예술 분야 세계 최대 행사다. 유네스코 제30차 정기총회(1999년)에서 예술교육이 자라나는 세대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누구나 예술교육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인식에서 대회 개최가 합의됐다고 한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1차 대회가 개최된 데 이어 오는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가 두 번째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국내외 전문가 2000여 명이 참가해 세계 예술교육 정책의 흐름과 향후 전망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이어령 전 장관을 만났다. 2009년 11월 27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이어령 전 장관의 저술활동 50년을 기념하는 ‘만남 50년’ 행사. 이 전 장관이 현암사 조미현 대표로부터 모뉴망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의 마지막 매듭 ―또다시 정부 일을 맡았는데요. “제가 새천년준비위원장을 마지막으로 정부 일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그때가 2000년이었고, <월간조선>과의 대담에서도 그렇게 얘기했죠. 배수진을 치고 안 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제가 88년 서울올림픽, 대전엑스포, 새천년준비위, 2002한일월드컵 등 국가행사는 거의 관여를 해 왔는데 또 이 나이에 유네스코 조직위원장 직을 맡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보면 제가 지금껏 해온 일에 마지막 매듭을 짓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한국인이 누군지, 우리의 예술문화가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세계에 알릴 생각입니다. 그동안 제가 겪어 왔던 경륜이나 지식을 마무리 짓는, 또 국가적으로는 ‘서구중심주의에서 문화축이 아시아로 옮겨오는 때에, 맡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해서 맡았습니다.” ―이번에도 88올림픽 때 굴렁쇠 소년을 등장시킨 것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습니까.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홀로그램(3차원 영상으로 실물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영상) 기술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기술 하면 으레 서양을 생각하지만, 이제 한국에서 그들이 생각지 못한 기술을 보여 주자는 거죠. 우리의 상품 선전이 아니라 홀로그램 같은 기술을 교육 문화 쪽으로 최초로 사용한다는 걸 보여 주자는 겁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지난 1월 홀로그램을 이용한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일이 있다. ‘디지로그 사물놀이-죽은 나무 꽃피우기’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이 전 장관은 이 공연의 대본을 맡아 참여했다. 이 공연에는 홀로그램 기술이 도입돼 실제 현실과 가상 현실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전 장관은 이 작품에 대해 “이미 만들어진 3D 홀로그램에 실제 연주자의 공연을 더해 기술을 예술로 만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전 장관은 홀로그램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만약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 대통령께서 연설을 하게 된다면 홀로그램을 활용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되면 최초로 홀로그램을 이용한 연설이 되는 겁니다. 사람들은 몰라요. 그게 현실인지 가상현실인지. 그냥 사라지니까 가상현실이라고 아는 거죠. 색채만 조금 차이가 있지, 중량감은 똑같아요. 만약 실물이 60kg라면 진짜 60kg의 중량감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과 거의 차이가 없어요. 그런 걸 해보려고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저는 평생 용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뱀 그림밖에 못 그렸거든요.” 이 전 장관은 자신이 용을 그리려다 뱀을 그리게 된 이유로 사회분위기와 예산지원과 관련된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을 문제로 꼽았다. 사회분위기에 대한 그의 비판이다. “저는 창조인을 만든다고 하지 말라고 해요. 창조인을 알아보는 사회를 키워야 하는 거죠. ‘창조적인 인재를 알아보는 인재를 키워라. 그런 사람이 CEO가 되고, 장관이 돼야 한다’고 말이죠. 창조는 가르칠 수 없는 것입니다. 공부시켜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간혹 변종으로 태어나는 걸 알아주는 사회가 있고, 짓밟는 사회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뉴턴, 아인슈타인 같은 창조인을 받아줄 그릇이 작아요. 다행히 지금은 좀 나아진 것 같아요.” 그의 이야기는 갑자기 미디어 이야기로 넘어갔다. “우리 사회의 그런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월간조선>, <조선일보> 등의 활자매체가 인터넷 시대에서 주류 미디어에서 밀려났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로 올라갔다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활자매체는 모든 미디어를 비평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어요. 그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를 거를 수 있는 노아의 방주 같은 역할이 필요한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게 활자매체예요.” 2009년 12월 4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 “2010가지 색깔 보여줄 것” 예산지원과 관련된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의 문제와 관련해서 그는 88올림픽 당시, 자신이 기획했다가 사장(死藏)된 아이디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성화대 설치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이 전 장관은 애초 성화대를 지하에서 하늘로 치솟게 하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개막식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온 관중은 물론이고 전 세계 시청자들도 성화대가 보이지 않는 올림픽 개막식장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올림픽 주경기장 땅 밑을 파야 하는데 담당 공무원들이 밑에 전깃줄이 있어서 안 된다,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를 해서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 기술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지금도 그걸 했으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창조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식전행사에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는 것 외에 색다른 아이디어는 없나요? “역시 홀로그램을 이용한 것인데 금년이 2010년이니까 2010마리의 컬러 피시(color fish)를 행사장에 띄울 계획입니다. 2010마리 물고기의 색깔이 전부 다르죠. 아이들은 보통 색깔이 빨·주·노·초·파·남·보밖에 없는 줄 알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색의 다양성을 가르쳐주자는 거죠. 2010개의 각기 다른 색을 가진 물고기들이 상상의 바다에서 다니고 있고, 아이들은 그것을 상상의 그물로 낚죠. 홀로그램을 이용해서 대회장 전체가 수족관인 것처럼 떠다니게 만들 작정이에요. 그렇게 해서 한국에 온 모든 전문가가 그런 다양한 상상력을 가지고 세미나를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겁니다. 물론 이것도 아직은 계획일 뿐입니다. 또 예산이 문제가 되겠죠.” ―세계가 예술교육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뭡니까. “예술교육은 문화예술에 담긴 정신적 가치를 탐색하고,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서 그 다양한 가치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이죠. 창의와 소통, 그리고 참여와 실천을 겸비한 글로벌 시민성을 육성하는 최선의 교육이 예술교육입니다.” ‘동북아’ 대신 ‘韓·中·日’ 표현 써야 1975년 10월, 한국을 방문한 여류작가 루이제 린저 여사를 영접하고 있는 이어령씨. 다양한 그의 경력이 말해 주는 것처럼 그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생각이 동시에 시차를 넘나들며 공존하는 것 같았다.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와 관련된 이야기로 넘어갔다. “동북아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표현하면 동북아에서 한국은 떠오르지 않고 중국과 일본만 떠올라요. 그래서 저는 한·중·일(韓·中·日)이라고 한 거예요. 두루뭉수리하게 동북아라고 하면 어디서 어디까지를 말하는지도 모르고요. 이게 바로 전략이라는 거죠. 동북아라고 하면 일본과 중국밖에 없다고 하니까 우리가 치이는 거예요. 그런데 한·중·일이라고 하면 3분의 1 아닙니까. 인구는 일본의 절반도 안 되지만 당당하게 3분의 1에 끼잖아요. 세계인도 우리와 중국과 일본을 대등하게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동시에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강의’하는 그의 화법 앞에 기자가 준비해 간 질문지는 무용지물이었다. 그가 허락한 인터뷰 시간 내에 준비해 간 질문을 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의 말을 끊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와 관련된 일 이외에도 그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개신교 신앙을 고백한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펴냈다. 이 전 장관은 2007년 7월 기독교 세례를 받았다. 젊은 시절부터 성경을 분석하며 기독교를 비판했던 그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일은 일종의 사건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딸 민아씨에게 닥친 암과 실명위기, 손자의 질병과 사망 등을 겪으면서 세례를 받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세례를 받은 지 1년 후인 2008년 7월에는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내기도 했다. ―신앙을 고백한 <지성에서 영성>으로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세례를 받은 이후 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왔습니까. “생활에 구체적인 변화가 왔다면 제가 목사가 됐든지 했을 테지만 하나도 바뀐 것이 없어요. 세례는 형식적인 것입니다. 만약에 세례를 받아서 전부 영성을 얻는다고 하면 값어치가 별로 없는 거죠. 면죄부식으로 세례증명서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되는 거죠. 그 전에 나를 소개할 때 종교란을 비워놨는데 이제는 그 칸에 기독교라고 쓰게 됐을 뿐이죠. 물처럼 흘러오던 것을 쫙 잘라서, 전까지는 무신론, 여기서부터는 유신론이라고 가를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삶에 대한 자세의 변화도 없었습니까. “제가 과거에는 밑의 사람들한테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게 꽁하게 남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소리 지르고 1분도 안 돼 사라집니다. 예전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지금은 ‘그래, 그럴만하니까 그런 거겠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소위 이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나 중심이 아닌 관계 나눔 속에서 휴먼프라이드(인간의 오만)를 버렸습니다. 전에는 지적오만으로 자기가 제일 잘난 것 같았는데 그게 없어졌다는 것이 제일 큰 거죠.” 손자의 죽음으로 신앙에 懷疑 갖기도 ―세례를 받은 후에 큰손자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충격이었죠. 사실 나는 손자가 죽은 이야기를 책에 담지 않으려고 했는데 개정판에는 그 이야기를 담았어요. 교통사고나 병도 아니고 갑자기 죽었어요. 뇌막염 비슷한 거였어요. 걔는 어렸을 때 제가 키운 애예요. 제가 출근하려면 못 나가게 넥타이를 꽉 잡아요. 걔 엄마가 미국에서 시험을 치고 할 때면 보름 동안 한국으로 보냈어요. 그런 애가 죽으니까 성서도 없어지고, 기도도 안 하게 되더군요.” ―기독교 용어로 하면 시험에 빠진 거네요? “시험에 빠진 거예요. 그러다가 자식 잃고 외손자 잃은 사람이 나 혼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손자가 죽으면 안 믿고, 살아 있다고 믿으면 그건 거래지 믿음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런 일들을 겪고 보니까 세상이 따뜻해 보입니까. “그것보다도 제가 요즘 생명자본주의라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기독교를 믿으면서 사랑과 생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까 생명자본주의라는 말을 하게 됐죠. 하늘이 창조한 자연의 질서, 신기한 것들이 참 많거든요. 산소와 질소의 비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바닷물의 염도도 달라지지 않아요. 넘치면 태풍이 불어서 땅으로 보내고…. 이런 것들은 뭔가 주재하는 분이 있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생명자본주의라고 하는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 내는 데 바탕이 됐죠.” 이어령 전 장관은 만 70세가 되던 2004년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일본 교토(京都)의 한 연구소로 갔다. 세례받기 3년 전이다. 그가 펴낸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는 그때의 독백을 메모한 것들이라고 한다. ―교토는 왜 간 겁니까. “제 나이면 이제 ‘의식(意識)의 수의(壽衣)’를 장만해야 하는데, 그 수의를 장만하러 갔습니다. ‘내 인생은 뭔가, 내가 살아온 것은 뭔가’를 고민했던 거죠.” ―의식의 수의를 장만하는 일은 꼭 그렇게 혼자서 고독하게 해야 하는 건가요? “그렇죠. 자기가 입을 의식의 수의는 자기가 장만해야죠. 그래서 이웃도 떠나보고, 친구도 떠나보고, 직장도 떠나보는 거죠. 로빈슨 크루소에서 무인도라고 했지만 교토가 나에게는 무인도였어요. 거기에는 바퀴벌레밖에 없었죠. 가끔 개미도 있었군요. 사람 한 명 오지 않는 곳에서 1년 동안 고행을 한 거죠.” 문학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았다 1999년 6월 15일, 이 전 장관이 새천년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밀레니엄 D-200을 맞아 ‘새천년사업’ 구체안을 발표하고 있다. ―2001년 9월에 이화여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때 기억에 남는 것이 우리 사회의 그레이 존(Grey zone·중간지대)이 확대돼야 한다고 했는데 그때와 비교해 우리 사회의 그레이 존이 많이 확대된 것 같습니까? “그레이 존은 발 디딜 곳이 없어졌죠. 모든 것이 보수 대 진보로 쫙 나뉘었잖아요. 이번에 천안함 사건이 나오니까 또 쫙 갈리잖아요. 참 불행한 일이죠. 우리에게 다가온 재앙도 꼭 그렇게 둘로 갈라져야 하는가, 참 안타깝죠. 꽃도 그렇고 바람도 그렇고 두 쪽으로 갈라진 것이 어디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냥 흑백으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어요.”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십니까. “근대화 과정, 식민지 과정의 비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근대 이데올로기, 특히 마르크시즘이 잘못 전달돼 혁명이론과 결합하면서 과격한 급진세력들이 상대방을 배제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거죠. 너는 아니라고 배제를 하면 끼리끼리 뭉치게 되는 거죠.”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지식의 양이 그를 외롭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친구는 있습니까. “흔히 말하는 친구는 많지만, 형제처럼 초상나면 그 집에 가서 밤새우고 하는, 쉽게 말해 결혼하면 함을 지고 가는, 경조사를 같이하는 친구는 없어요. 제게는 늘 집단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직장에서도 그랬고, 가정에서도 가족이 저를 잘 안 따랐어요. 제 딸도 제 등만 봤지, 아마 부성애를 못 느꼈을 거예요. 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일부러 그런 삶을 선택했던 겁니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인간관계가 부담스럽고 힘들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제가 도와준 사람들은 저를 꼭 해쳐요. 그게 징크스이기도 한데 문단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죠. 문단에서 저를 욕하고, 폄훼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전부 제 덕을 본 사람들이에요. 취직시켜 주고, 내가 문단에 데뷔시켜 주고 말이죠. 별과 별자리들이 우리가 보기에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억 광년이 떨어져 있잖아요. 그게 실존의식이죠. 세속적 의미의 사회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은 실존의식을 가졌기 때문이고, 결국 그래서 문학을 했던 것입니다.” ―장관께서 갖고 있는 엄청난 지식이 사람들과 사귀는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습니까.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면 나한테 호감이 갈까, 나한테 접근할 수 있었을까’라고 가정한다면 저도 저한테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을지 몰라요. 그런데 사회성 없는 제가 여기까지 살아온 것은 문학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고 봐요. 정치나 경제 쪽으로 갔으면 벌써 파산해 버렸을 거예요.” 그는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함께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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