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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JU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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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
2013년 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가 울란바타르 테렐치에 있는 UB-2호텔에서 8월4일-8월9일 동안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MK들 그리고 본부팀들이 10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본 수련회가 하나님을 기쁘시…
2013년 바울선교회 동북아권역 수련회가 울란바타르 테렐치에 있는 UB-2호텔에서 8월4일-8월9일 동안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MK들 그리고 본부팀들이 10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본 수련회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선교사님들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11
FEB.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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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족입니다
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 312쪽 / 15,000원 ▣ 저자 설기문 마음과 자기혁신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현재 설기문마음연구소 및 한국NLP&최면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
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 312쪽 / 15,000원 ▣ 저자 설기문 마음과 자기혁신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현재 설기문마음연구소 및 한국NLP&최면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S 인터내셔널 대학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동아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동방대학원대학교 자연치유학과 교수,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 교육학과와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 심리학과에서 객원교수를 각각 역임했다. 또한 한국심리학회 및 한국상담학회 공인 상담전문가, 국제공인 NLP 트레이너와 NLP코칭 트레이너, 최면치료 트레이너 등의 자격을 갖고 있다. KBS 다큐멘터리 <마음>과 MBC <무한도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기관에서 자기계발과 변화, 마음의 치유 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NLP의 원리』, 『자기혁신을 위한 NLP 파워』, 『Yes, I Can!』, 『위대한 삶으로 가는 길』, 『최면의 세계』 등이 있으며, 『행복한 머니 코칭』, 『NLP 입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Short Summary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의 나이를 목전에 두니 행복이란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응원해주는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부부라는 지순한 인연, 이웃과 친구라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바라고 조건 없이 내 편임을 깨달을 때 참으로 행복해집니다. 키 낮은 민들레가 코스모스를 질투하지 않듯이, 하늘을 바라고 선 해바라기가 채송화를 그윽이 보아주듯이, 어린 시절 나보다 큰 우리 집 송아지가 조그만 강아지의 짖음을 묵묵히 들어주었듯이, 서로 다르지만 차이를 소중히 여기고 나와 같지 않음을 나무라지 않는 마음이 되면, 어느새 바람결에 실려 오는 꽃향기처럼 찾아오는 것이 행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마음속으로 기도를 합니다. 오늘도 주어진 하루라는 선물이 가슴속 가득히 기도를 만들지요. 삶이 주는 고마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매일 아침 편지를 쓰듯이 이 글을 썼습니다. 초콜릿 같은 달콤함도 사랑이지만 커피 한 잔의 씁쓸함도 사랑입니다. 세모와 네모, 동그라미가 도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듯이 서로 다른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합니다.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늘 서로의 곁에 머물러야 합니다. 함께 어우러져 더욱 빛나는 꽃밭처럼 너도 나도 그렇게 환한 꽃빛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차례 지은이의 말_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1. 오늘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2. 내게도 가족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3. 가족에게 못다 한 한마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4. 가족은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합니다 5.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가족입니다 6. 상실의 시대, 가족은 우리에게 위로입니다 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가족 『그래도 가족입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 312쪽 / 15,000원 오늘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족은 무조건 내 편입니다 내 편이 있다는 것, 이것만큼 든든하고 힘이 나는 일이 또 있을까요? 누군가의 편이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잘했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한 일이 맞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아무 조건 없이 그의 입장이 되어줌을 의미합니다. 내 편이 있다는 것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기분 좋은 일입니다.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상담실을 찾는 무수한 분들은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박수를 쳐주고 격려해줄 사람이 곁에 없다고 합니다. 아무도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마저도 자신의 편이 아니며 삶은 절대적으로 고독하다고 말합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도 역시 아무도 자기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순간 학교는 지옥이 되고 세상은 외로운 들판이 됩니다. 우리는 내가 지치고 외로워 내민 손을 아무런 조건 없이 잡아줄 누군가를 그리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그 사람의 편이 되어주기로 합니다. 무조건 그의 편이 되어주기로 해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일단 그의 편이 된 후에 천천히 하리라 생각합니다. 내 아이에게, 내 아내와 남편에게, 내 친구와 이웃에게 무조건 편이 되어주기로 작정해봅니다. 내가 그의 편이 되어줌으로써 그 사람도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 마음을 그에게 내어줌으로써 그의 마음을 내가 가지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 아이가 나 때문에 아프다면 어떻게 하나요? 부모 자식 간의 거리를 봅니다. 부모와 자식의 거리가 한 뼘일 수도 있고 혹은 천리만리일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어제 오후에 심리검사를 받으러 온 가족을 만났습니다. 부모님과 아들과 딸. 심리검사를 실시하기 전 아버님은 딸이 유학을 갔다 온 이후로 이상해서 혹시나 하고 오셨답니다. 아들은 원래 성격이 낙천적이고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는 적극적인 성향이지만 영특한 딸은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이 약하답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 잘하는 딸을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며 딸을 위해 헌신적인 아빠로 살았다고 합니다. 심리검사를 마친 후 딸은 시무룩한 얼굴이고 아들은 방글방글 잘 웃습니다. 그런데… 참 슬픈 일이 생겨났지요. 아빠가 애지중지하는 딸은 문항이 300여 개가 넘는 검사지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과 이해력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유학생활 내내 부모 없이 홀로 생활해야 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견뎌내기 힘들었답니다. 그리고 환히 웃는 아들의 결과는 기가 막혔습니다. 우울을 느끼는 수치가 극에 달하고 경계선장애나 정신분열을 의미하는 수치도 너무 높았으며 자살충동 욕구도 지나칠 정도로 높았습니다. 성격 좋은 아들이라고 자랑하시는 부모님 앞에 결과를 보여드리며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난감했습니다. 조심스레 완곡한 표현으로 결과를 조금씩 이야기하자 아들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부모님은 몹시 당황한 표정입니다. 심리검사 결과를 못 미더워하시는데 그 아들이 결국은 조용히 통곡하며 말합니다. 자기가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드는지, 자기가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운지, 자기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이며 자신의 존재는 한 번도 인정받지 못했다고. 늘 아버지가 무서웠고, 엄마가 두려웠다고. 아무리 아파도 참을 수밖에 없었고 누나만 바라보며 늘 부푼 기대와 꿈을 꾸는 부모를 보며 공부 못하고 무능한 자신은 비위라도 맞추며 예쁜 짓이라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곧 군에 입대해야 한다는 아들은 차라리 군에 가서 대충 지내다가 언젠가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제가 그 친구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 울음이 터졌나 봅니다.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라 단순히 심리검사를 받아보는 자리에서 만난 가족, 아버지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성향이 아내와 아이들의 숨소리를 낮추게 했나 봅니다. 심리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던 아버지는 아들을 품에 안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몰랐다고, 여태까지 너는 참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사랑하고 미안하다고…. 마음이 안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내 아이의 마음을 가장 잘 모르는 부모가 되기란 생각보다 쉬운 것 같습니다. 너무 믿어도 상처 받으며 너무 챙겨도 자생력이 떨어지지요. 내 아이와의 거리는 얼마나 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내게도 가족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딸에게 배운 진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입니다.” 헤어진다는 것, 차마 헤어지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는 것, 보고 싶은 마음이 하늘에 닿고 순간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도록 눈물이 흐르는 것이 헤어짐이라는 것. 이제 헤어져야 할 아름다운 그녀를 생각합니다. 그녀는 이제 결혼을 해 가정이 생겼습니다. 나는 그녀를 그녀의 집으로 보내야 합니다. 올 한 해는 그녀와 함께 행복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뒷자리에 앉아 재잘거리며 재롱을 떨고 퇴근길이면 가끔씩 아이스크림과 냉커피를 사기 위해 차를 세우고 그녀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제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제 딸입니다. 머지않은 날에 그녀는 자신의 가족에게로 돌아갑니다. 고맙게도 긴 세월을 그녀와 함께했습니다. 아빠라는 존재가 그리 벅찰 수 없도록 행복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그녀가 듣던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천상의 소리 같던 아리아도 듣기가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녀를 보내려는 이 마음이 어찌 이리 시리고 저린지…. 딸아이를 보내는 아버지의 이별연가가 얼마나 먹먹한 것인지 그녀는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의 행복도 이젠 접어야 하고 그동안 그녀가 우리 부부에게 안겨준 행복했던 시간들만 남겨질 테지만 함께했기에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녀 덕분에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진실로 행복한 것임을 깊이 깨달아갑니다. 아버지, 참으로 사랑합니다 “아버지, 뭐 드시고 싶으세요? 맛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뭐든 생각나는 것 말씀하시고 저하고 같이 드세요.” 아내는 어제 짧은 시한부 삶을 남겨놓은 아버지, 호랑이 같은 분이라서 생각만 해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고 늘 말하던 그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온몸으로 전이된 암세포를 가득 안고 요양병원에 계시는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산다는 게 그저 그런 것이더라. 출세도 그저 그렇고 성공도 그저 그렇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제 와 생각하니 거품이구나 싶고 산해진미도 먹는 순간일 뿐이고 날개 같은 옷을 입어도 잠시 즐거울 뿐 내 마음 편하게 다스리는 것이 제일로 중요한 일이거늘 무얼 먹고 무얼 입는 일이 대수겠느냐.” 병색이 깊어 야윈 손길로 딸의 손을 잡은 아버지는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고통을 기다리며 하고 싶었던 말씀을 그렇게 풀어놓으셨습니다. “죽음이 코앞에 오면 모든 것이 무상해진다. 죽음이 코앞에 와 있음을 보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집착도 쉬이 내려놓게 되고 아쉬움도 별것 아닌 듯 사라지고 그냥 오늘 내가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이며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 중에 빠뜨린 게 뭔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너희에게 때맞추어 밥을 챙겨 먹고, 수시로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고, 아픈 것 참는 미련함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으니 자주 병원에 들러 몸을 챙기라고 한 것이다. 남편이든, 자식이든, 그 무엇이든 너무 마음 뺏기지 말고 고요하게 내 마음의 평안을 지키는 일에 힘쓰고 오늘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가를 생각하며 어제 저지른 어리석음을 내일 또다시 반복하지 마라.”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깊은 밤 잠자리에서도 아내는 별말이 없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차갑게 방치했던 아버지를 향한 마음자리를 따뜻이 데우고 서운함과 원망스러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을 조용히 닦아내고 있는 듯합니다. 혹시 아시나요? 내 아이의 꿈이 뭔지? 오랜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부를 나누다가 긴 한숨 소리를 듣게 되어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미국 유학을 마치고 온 딸아이가 5년째 놀고 있다고 합니다. 다 큰 딸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 안에서만 맴돌고 있으니 바라보는 아빠 마음이 애처롭고 화가 난다는 것이지요. 딸아이 유학시키느라 고생을 엄청 했다는데 유학 가서 공부도 잘했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일류대학을 나와서 저러고 있으니 애가 타고 분하기도 하답니다.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고 하루 종일 집에서 하늘만 쳐다본다 합니다. 통화를 하면서 제 마음도 아릿해졌습니다. 죽마고우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제 딸같이 사랑스럽던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친구에게 조금 더 기다려보라고 내가 한번 만나보겠다고, 그녀도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녀가 지나온 5년 동안의 세월을 생각해봅니다. 참 긴 어둠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저를 찾는 분들 중에는 의외로 제 친구의 딸과 같은 과거가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뭔가를 하고 싶지만 도저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어쩌다 시작할 때를 놓치고 보니 불안이 점점 커진다.” “아무 일이나 시작하기엔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 깊은 어둠에 갇힌 듯 답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어둡고 긴 세월은 나중의 삶에 커다란 힘이 됩니다. 그 시기를 잘 헤쳐 나가는 것은 훗날에 아주 좋은 자양분이 되겠지요. 세상만사가 늘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스스로 상처받고 아파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지나온 그 어두운 시절을 떠올려 ‘이것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생겨나지요. 너무도 힘들던 고통의 시간들은 세월이 지나고 보면 내게 또 다른 힘을 실어주는 고마운 치료제가 됩니다. 지금의 아프고, 어둡고,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어둠은 영원한 시간이 아님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새벽이 오고 또 아침이 오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듯 내 인생의 길도 자연의 법칙처럼 새벽이 훤하게 동터올 것입니다. 그 소중한 아침을 위해 오늘 하루도 일어날 준비를 조금씩 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또 하루의 삶을 발견해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가족에게 못다 한 한마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누가 뭐라 하든 내 맘대로 살아보세요 누가 뭐라 하든 내 맘대로 살고 싶다. 누가 뭐라 하든 내 뜻대로 살고 싶다. 누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살고 싶다. 우리는 서로 바라는 조건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봅니다. 내 마음에 얼마나 드는 사람인지 나도 모르게 계산을 합니다. 내가 조건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보듯 상대도 조건을 가지고 나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방이 바라는 조건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며 노력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기대하는 조건을 민감하게 알아차립니다. 연인들은 서로가 바라는 조건을 자동으로 알아차리며 사랑을 합니다. 때때로 우정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어지기도 합니다. 조건 없는 사랑과 조건이 붙는 사랑. 그 무겁고 버거운 희망 사항이라는 조건은 사람을 지치게도 하고 비겁하게 만들기도 하고 자존감이 무너지게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내 맘대로 살아보세요. 까짓것, 내 심사가 편해야 세상이 편한 것이라 여기며 누가 뭐라 하든 내 뜻대로, 남이야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모두 까놓고 내 맘대로…. 얽히고설키며 살아가는 삶의 순간들 속에서 가끔은 모든 것을 무시하고 내 맘과 몸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면서 스스로 가득히 충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내 뜻대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사랑도 때로는 짐이 되고 헌신도 때로는 상처가 됩니다 자식 사랑이 지극한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자녀의 미래까지 세밀한 그림으로 그려두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희망과 꿈을 걸고 있었기에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완벽한 아빠로 살아왔습니다. 어머니 역시 남편의 뜻을 이해해 어릴 적부터 항상 넘치는 칭찬과 격려, 응원과 지지로 아이를 키웠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이후부터 심각한 무기력 증상을 보이더니 우울감에 빠져 방문을 닫아걸고 바깥출입도 하지 않는다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뭐든 다 해줄 요량으로 아들에게 다가갔지만 다가갈수록 아들은 더 멀어져가는 것만 같다 합니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들과 힘든 대화를 시작했지요. 겨우 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청춘의 아들은 눈물부터 떨굽니다. 울먹이며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애처로운 사랑에 무한한 죄책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늘 칭찬받는 아들이 되어야 하고 늘 성실한 아들이 되어야 하고 늘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과, 과잉 기대를 하는 부모님께 보이기 위해 힘겨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무력과 무능에 좌절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웃는 얼굴이 불편하고 부모님의 다정한 목소리 앞에서 아들은 자신이 죄인처럼 느껴졌다 합니다. 어떤 것도 거역할 수 없고 거역해서도 안 되는 그 지독한 사랑으로부터 날마다 달아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자존감이 없는 못난 아들이며 장래가 불투명한 무능한 대학생이어서 스스로가 두렵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 아들을 사랑했고 아들은 최선을 다해 좋은 아들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남은 것은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깊고 어두운 그림자뿐이었습니다. 사랑도 때로는 짐이 되고 헌신도 때로는 상처가 되나 봅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요? 뒤돌아 나의 사랑을 들여다봅니다. 추억과 함께하면 나는 언제나 행복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요? 음….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제 발을 씻겨주셨어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가족들과 놀이공원에 놀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다람쥐통을 좋아했었는데 정말 신나게 탔어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중학교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기억, 고등학교 때 시험 성적이 예상 외로 잘 나왔던 기억, 첫사랑을 생각하며 잠 못 이루던 밤들. 결혼 전 청혼을 받았을 때 생각도 나고, 연인에게서 받은 장미꽃 다발도 떠오르네요. 첫아이를 낳았을 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어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취직이 되어 첫 출근 하던 날이 생각나네요. 월세 방을 정리하고 전세를 얻던 날도 기억납니다. 아이가 꼬물꼬물 고사리 손으로 만들어준 카네이션과 몸살로 누워 있던 어느 날, 남편이 어설프게 끓여준 흰죽을 먹으며 참 행복했어요. 통장에 든 돈이 내가 원하는 것만큼 늘어났던 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던 날, 아이가 원하던 대학에 입학하던 날, 건강 때문에 불안해하다가 아무 이상 없다는 검진 통보를 받던 날,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하던 날. 무수히 많은 기억이 있지요.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내게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행복해하고,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오늘 나를 행복하게 했던 소중한 순간들을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심리적 면역력을 높여주고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며 나를 기쁨과 행복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즐거운 시도이며 나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떠오른 소중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적어가면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노라면 나는 언제나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내 앞에 놓인 걸림돌도 어느 순간 디딤돌로 다가올 것입니다. 가족은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합니다 부부가 서로를 알아가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와 그녀는 결혼 12년 차 부부입니다. 그들은 열애 끝에 결혼한 캠퍼스 커플이며 만인의 부러움을 받는 커플이라 합니다. 아이가 둘이고 건실한 직장인인 남편과 착실하고 매사에 빈틈없는 아내가 있는 가정입니다. 따뜻하고 정겨워 보이는 집안에서 이혼 이야기가 오가면서 아내는 우울증이 깊어지고 남편은 집에 들어오기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아이들은 슬며시 엄마 눈치, 아빠 눈치를 보고 남편은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무수한 요구가 힘겹습니다. 퇴근 후 돌아오면 느긋하게 누워 쉬고 싶지만 그것 또한 눈치가 보여 바늘방석 위에 앉은 것 같답니다. 위로해준다고 한 말이 화근이 되어 아내가 더욱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서 다가서기가 날이 갈수록 어렵다고 합니다. 장남인 남편은 진지하고 신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감정보다는 합리적 이성에 바탕을 두고 매사에 침착하고 신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아내는 정서가 매우 발달해서 자상하고 다감한 사람이었습니다. 아직도 사춘기 소녀처럼 밤이면 촛불을 켜고 남편과 차 한잔을 나누고 싶고 어제 본 드라마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고, 좋은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그 두 사람과 마주하고 열 시간의 상담을 하면서 매사에 완벽하고 반듯한 성격의 아내와 매사에 느긋하고, 감정보다는 이성적 기능을 주로 활용하는 남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속 정확한 아내와 느긋하고 논리적으로 세상을 보는 남편은 서로 얼마나 다르던지 살아온 세월만큼 불만도 쌓였던 것이지요. 내 입장에 골몰하고, 내 마음에만 집중하다 보면 상대편의 마음은 보이지 않고 불평만 늘어갑니다. 그러나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입장과 위치를 바꿔 서로를 바라보면 상대의 마음이 보이게 되지요. 그들의 심리 회복 속도는 참으로 흥미롭고 놀랍도록 빠르기까지 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를 향한 원망 대신 새로운 관점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지내온 세월들 속에서 서로를 향해 고마웠던 무수한 일, 든든하게 여겨지는 많은 순간, 함께함으로써 행복했던 기억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부부 상담이란 생각보다 참 쉽게 해결되고 쉽게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에게 눈처럼 내려와 덮인 오해들이 걷히면 어느새 다시금 빛나는 아름다운 두 사람이 손잡게 되곤 합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부가 함께 소중한 행복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아버지입니다 어제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스물여섯 살 난 아들이 묻습니다. “아빠, 저를 키우는 동안 행복한 추억들이 많이 있었나요?” “많지. 아주 많지. 그중에서도 네가 아주 아기였을 때….” 기억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마구 떠오릅니다. 우리는 밥 먹는 것도 잠시 잊고 추억에 잠깁니다. 우리는 자주 이런 시간을 갖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천국의 식사 시간을 누리는 것 같지요. 아버지와 아들은 이렇게 은밀한 시간이 좋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엄마와 딸이 모르는 비밀이 많을수록 행복하기도 합니다. 아내가 질색하는 프로레슬링 게임을 보면서 함께 즐기기도 하고, 정치와 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우리 둘이서만 할 때가 더 좋습니다. 여자와 남자가 서로 달라서 참 좋을 때도 있지만 남자와 남자는 친구 같기도 하고 동지 같기도 해서 더 좋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촌수를 곁에 두고 살면서 가깝다는 이유로 무심하거나 믿는다는 이유로 따뜻한 한마디를 생략하고 지내기도 합니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언어로 아침 인사를 건네고 싶어집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시작하기 위해.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가족입니다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파이팅! 쉰다섯 살의 그녀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그리고 폭식으로 인한 비만으로 세 자매의 손에 이끌려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녀와 세 자매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아릿한 아픔을 느끼게 했습니다. 남아 선호 사상이 짙은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는 남동생이 태어나자마자 세상에 없는 것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남동생만 눈에 보이는 부모님은 네 딸을 모두 식충으로만 생각했다지요. 애지중지 키워진 두 아들은 누나나 여동생들에게 거칠기 짝이 없었으며 내담자인 그녀는 남동생의 기분에 따라 화풀이 대상으로 심한 매질을 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떤 경우에도 철저히 아들 편이었고, 거기다 아버지의 잦은 음주 문제로 집안은 조용할 날이 없어서 그녀는 그 시절부터 극심한 불안으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을 학습한 듯합니다. 한 번도 결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그녀, 어린 시절부터 남자가 싫었다고 합니다. 결혼은 공포이며 스스로 아무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자신이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더 깊은 좌절을 맛보곤 했으며, 그런 자신이 싫어서 가족들과 눈을 마주치기도 싫고 말을 섞고 대화를 하기도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동생들의 말에 따르면 언니는 아무리 부당해도 가족에게 한 번도 말대꾸를 한 적이 없을 만큼 착하고 유순했다 합니다. 엄마가 걱정할까 마음이 쓰여 남동생에게 맞으면서도 한 번도 고자질을 한 적이 없을 만큼 참고 또 참으며 속으로만 삭였다고 합니다. 강한 성격의 여동생들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친정과 남동생에 거리를 두고 지내지만 언니를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는다고 했습니다. 상담실에 마주 앉은 그녀는 처음부터 입을 굳게 다물고 뭘 물어도 모른다, 아니다, 괜찮다고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상담이 진행되고 어느 정도 친밀감이 형성되고 나서야 조금씩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물어보자 “폭식을 그만둘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된다.”라고 하고 “살을 빼고 싶고, 기술을 배워 뭔가 일자리를 찾고 싶다.”라고 하며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가능성의 물꼬를 터갔습니다. 얼마 전부터 그녀는 지인이 운영하는 일터에서 설거지와 청소를 하며 가게를 돕게 되었는데, 아주 작은 돈이지만 스스로 번 수입이 생겨 정말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녀는 긴 세월 못다 피운 꽃을 지금에야 조금씩 피워가려 합니다. 뼈에 사무치게 서럽고 외로웠던 과거의 많은 아픔을 닦아내며 그 자리에 새 꿈을 심고 있는 중입니다. 그녀는 이제 홀로 일어서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 편애와 폭력은 골수에 새겨져 당하는 이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이 필요하며 서로 나누고 응원하며 살아가야 할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제 그녀에게 좀 더 찬란한 앞날이 펼쳐지기를 소망합니다. 함께한다는 것, 그래서 가족입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목욕을 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일들은 가깝지 않으면 힘든 일이기에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이름 속에는 함께 밥을 먹고 목욕을 하고 어디든 같이 가는 사이라는 의미도 있겠지요. 목욕을 함께한다는 것은 입은 모든 옷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만나는 순간이지요. 그 순간엔 안경도 벗고 몸에 걸친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처음의 서먹함이 지나가면 어느 순간부터 온기가 느껴지고 서로가 어느새 동지가 됩니다. 밥을 먹거나 여행을 함께하는 일도 마찬가지지요. 낯설던 처음이 금세 낯설지 않고 익숙한 풍경으로 바뀌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쉽고, 까마득하게 멀어지기도 쉽습니다. 어떤 이와 가까워지려면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혹은 짧은 산책길을 즐기며 긴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오늘 하루도 누군가와 그렇게 마음과 마음 사이의 간격을 좁혀봐도 좋겠습니다. 그것 또한 즐거운 경험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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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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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응어리를 풀라
인생의 응어리를 풀라 크리스티 김 지음 규장문화사/2003년 3월/238쪽/9,500원 ▣ 저 자 크리스티 김 세계적 선교단체 YWAM(Youth With A Mission : 예수전도단)이 운영하는 열방대학(University of the Nations)에서 기독교 상담과 내적 치유를 가르…
인생의 응어리를 풀라 크리스티 김 지음 규장문화사/2003년 3월/238쪽/9,500원 ▣ 저 자 크리스티 김 세계적 선교단체 YWAM(Youth With A Mission : 예수전도단)이 운영하는 열방대학(University of the Nations)에서 기독교 상담과 내적 치유를 가르치는 교수이다. 7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된 열방대학은 YWAM이 하와이 코나(Kona)와 우리나라 제주도 등지에 세운 국제적 기독교 교육기관으로서, 110개국 280개 지역에서 DTS(예수제자훈련학교)와 같은 선교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크리스티 김 선교사는 전 세계에 위치한 열방대학 중에서 일부를 순회 강의하며, 하나님이 그녀에게 베풀어주신 영적 치유의 놀라운 은혜와 비밀을 나누고 있다. 영어와 한국어가 가능한 이중언어자이기에 해외 교포와 서구의 크리스천 사이에 더욱 널리 알려졌으며, 해외 한인 유학생들의 수련회인 코스타(KOSTA : 유학생선교운동)의 인기 강사로서, '승리하는 영적 전쟁'과 '용서해야 산다'는 주제로 명강의를 펼치기도 한다. 14세에 유학길에 올라 미국 남가주대학을 졸업(심리학 전공)하고, 국제신학대학교와 탈봇신학대학교에서 상담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그녀 자신도 하와이 코나에 있는 열방대학을 수료했으며 1996년부터 동 대학에서 내적 치유 교수로 섬기고 있다. ▣ Short Summary 국제예수전도단(YWAM) 열방대학 내적 치유 교수인 크리스티 김이 전하는 내면 세계 치유와 영적 성숙의 삶.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원통함을 토하라’는 것. 즉 기도를 통해 속마음을 다 털어놓으라는 것인데, 무슨 말이든지 자신에게 상처를 준 대상에 대해 하고픈 말을 기도로 몽땅 토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친다. 저자는 시편에 기록된 다윗의 고백(62편, 142편)을 근거 삼아, 다윗이 원수 같은 대적을 향해 속마음을 토하는 기도를 드렸을 때, 그 다음절에서 오히려 용서와 이해와 축복의 기도로 바뀌었음을 설명하며 토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우리의 원통함을 아시고 들으시는 하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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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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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
입소문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 조지 실버만 지음/이주형 옮김 21세기북스/2004년 2월/328쪽/12,000원 ▣ 저 자 조지 실버만 입소문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Market Navigation, Inc.(www.mnav.com)의 창업자 겸 사장이다. 전직 심리학자이기도 한 저자…
입소문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 조지 실버만 지음/이주형 옮김 21세기북스/2004년 2월/328쪽/12,000원 ▣ 저 자 조지 실버만 입소문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Market Navigation, Inc.(www.mnav.com)의 창업자 겸 사장이다. 전직 심리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고객 의사 결정 가속화(Customer Decision Acceleration)와 입소문의 위력을 지난 30년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몸소 증명해 온 입소문 마케팅계의 산 증인으로 이름이 높다. 특히 ‘전화 포커스 그룹(telephone focus group)'의 발명자로서 1970년 이래 6,000개 이상의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며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의 입소문 마케팅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미국마술사협회(Society of American Magicians)의 회원이기도 한 저자는, 세미나 참석자들이 마케팅의 환상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마술 시범을 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역 자 이주형 2003년 6월 국내 최초의 입소문 마케팅 컨설팅 및 캠페인 매니지먼트 회사인 콜레오마케팅 그룹(www.coleomarketing.com)을 설립하여 컨설턴트 및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삼성카드 국제파트를 거쳐 세계적 IT 시장조사기관인 IDC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바 있으며,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루루커뮤니케이션즈에서 국내외 마케팅 실무 경험을 쌓았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으며, SERI 입소문마케팅연구회 시삽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가 있다. ▣ Short Summary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객의 수를 늘리거나, 고객이 한 번 구매할 때 지출하는 규모를 늘리거나, 구매 빈도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대답들은 모두 핵심을 놓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핵심은 고객의 구매에 대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즉 잘 팔리는 상품이란 많은 사람들이 대량으로 구매한 상품이 아니라 ‘신속하게’ 구매하는 상품인 것이다. 신속한 구매는 저절로 ‘많은 수의 고객’과 ‘대량 구매’를 유도한다. 따라서 입소문 마케팅은 바로 그 ‘신속한 구매’를 유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당신이 개발한 수많은 입소문 마케팅이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신속한 구매’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 결정 속도’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알게 되는 순간부터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벽하게 이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결정 속도는 결정 과정이 얼마나 간단하고 빠른가에 따라 좌우되며, 때로는 그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는가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결정을 내리기 쉬운 제품일수록 고객을 더 빨리 확보하고 시장점유율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한국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여기저기서 물건이 안 팔린다고 난리다. 대기업에서는 광고, 홍보비를 줄이라는 특명이 떨어지고 중소기업, 개인사업가들도 돈 안 들이고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러나 판매비용을 줄이자니 고객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다. 비용은 줄이고 고객은 늘리는 좋은 방법이 입소문인 줄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미국 최고의 입소문 전문가로 알려진 조지 실버만은 이 책에서 바로 이 ‘어떻게’를 알려준다. ▣ 차 례 1. 입소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객의 결정 시간을 단축시켜라 입소문의 힘을 세밀하게 이해하라 입소문의 9단계를 파악하라 : 비난에서 열광까지 2. 입소문 마케팅의 실천 전략 입소문을 마케터의 손으로 만들어라 입소문으로 의사 결정 과정을 가속화시켜라 입소문의 출처와 전달 매커니즘을 이용하라 입소문 바이러스를 퍼뜨려라 입소문 조사 입소문 포커스 그룹 입소문 캠페인 기획 방법 입소문 캠페인 체크리스트 입소문 캠페인 도구를 활용하라 3. 입소문 마케팅의 미래 입소문 마케팅의 비밀 저비용․고효율의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라 입소문 마케팅의 미래 입소문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 조지 실버만 지음/이주형 옮김 21세기북스/2004년 2월/328쪽/12,000원 1. 입소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소문의 힘을 세밀하게 이해하라 입소문이 강한 설득력을 갖는 8가지 이유들 ① 즉석에서 맞춤 제작되는 정보다 : 입소문은 기업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처럼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입소문이란 바로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맞춤 제작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추천한 사람은 여러 가지 질문, 특히 의사 결정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들은 어떤 형태의 커뮤니케이션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② 가장 정직하다 : 입소문의 내용은 이야기하는 사람이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가장 정직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고유한 정직성으로 인해 입소문의 신뢰성은 더욱 강화된다. ③ 고객의 힘에 달려 있다 : 입소문이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 가장 고객 주도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고객은 누구에게 이야기할지, 무엇을 질문할지,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을지, 아니면 정중하게 다른 주제로 화제를 바꾸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④ 자연 발생적이며, 시공의 제약이 없다 : 입소문은 자연 발생적이고, 자기 충족적이며, 아무런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어떤 제품의 품질에 대해 듣기까지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때로는 한 사람이 몇 번씩 듣기도 해서 추가 확인이 이루어진다. 한편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하기 위해서는 대중 매체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입소문에는 이런 제한이 없다. 다만 ‘입소문의 원천이 될 만한 영향력 있는 몇 명의 사람들에게만 이야기하면 된다.’ ⑤ 제품을 상징할 만한 특징이 된다 : 전문가들의 추천은 제품 특징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누구누구가 추천했다’는 사실은 제품 특징이 되기도 하는데, 때로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된다는 점이다. ⑥ 여섯 번째 이유 : 전문가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 입소문의 초기 단계가 형성되고 그것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유명한 사람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⑦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입소문의 특징은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입소문은 시간을 엄청 절약해 준다. ⑧ 입소문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 핵반응의 방사선처럼 입소문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갖고 있다(이로 인해 ‘언더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 ‘소문(the grapevine)', '말(the word)', '버즈(the buzz)' 등으로 불리곤 한다). 사람들은 보통 활발한 판촉 활동으로 인해 매출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활동은 입소문의 연쇄 반응을 촉발시킨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 효과를 가져온 요인은 바로 입소문이다. 입소문 채널이 광고와 영업을 가속화하고 그것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으며, 입소문의 특징과 그것이 지닌 힘의 원천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입소문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으며, 탁월한 설득력을 가졌다(가장 분명한 이유). ․ 입소문은 경험을 전달하는 매커니즘이다(가장 중요하지만 간과되는 이유). ․ 입소문은 자연 발생적이고, 자기 충족적이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때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 입소문은 어디에서 시작됐는가에 따라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입소문은 막대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매우 효율적이며,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 2. 입소문 마케팅의 실천 전략 입소문을 마케터의 손으로 만들어라 입소문을 만들어가는 6단계 과정 ․1단계 -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와 우선순위를 고려해서 왜 그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힌다. 이는 정교한 마케팅을 위한 표준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관점에서 경쟁자의 제품이 아닌, 당신이 만든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입소문 프로그램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 2단계 - 제품 수용 주기상에 나타나는 여러 고객 유형 - 이노베이터, 얼리 어답터, 전기 다수수용자, 후기 다수수용자, 지각수용자 - 가운데 주된 대상이 될 고객 유형을 파악한다. 최근 출시된 제품이라면 이노베이터나 얼리 어답터들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음 지점에서는 전기 다수수용자를 향해 도약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후기 다수수용자들을 향해야 한다. ․ 3단계 - 고객이 그 제품을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주요 ‘결정 단계’를 파악한다. ․ 4단계 - ‘의사 결정 매트릭스’를 이용해 2단계와 3단계의 결과를 종합해서 각각의 단계에서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컨텐츠(즉 실제 교환되는 말과 입소문)를 파악한다. ‘의사 결정 매트릭스’는 고객 유형별로 의사 결정 과정에 이르는 다양한 단계에서 갖는 관심사를 정리해 놓은 차트로, 고객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들려주어야 할 구체적인 입소문의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 5단계 - 가장 설득력 있고 동기를 유발시키는 입소문의 출처와 전달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만들어낸다. ․ 6단계 - 입소문 캠페인을 만들어내고 실행한다. 입소문의 요소를 모든 미디어에 정확하게 결합시켜야 한다. 그러나 다음 단계, 즉 입소문을 직접 퍼뜨릴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고객이 선호하는 미디어는 실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회의에서부터 원격 회의, 친목 이벤트, 오디오테이프, 비디오테이프, 웹사이트와 토론 모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입소문으로 의사 결정 과정을 가속화시켜라 : 잠재 고객을 실제 고객으로 만들고, 실제 고객을 열성 팬으로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과 마찰 지점을 조사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데 입소문이 담당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검토해야 한다. 입소문만으로도 잠재 고객을 제품 구매 단계까지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다. 고객의 의사 결정에는 5가지의 큰 단계가 있다. ․ 1단계 - 결정을 내리기로 결정하기 : 지금 웹사이트, 브로셔, 선전물, 광고 등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것들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공격(SURGICAL STRIKE)'을 감행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메시지를 수용하면서 끌려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믿을 만한 약속을 하라. 의사 결정 과정의 1단계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입소문은 제품에 대한 주장과 약속과 그에 따른 혜택과 관련이 있다. 의사 결정의 1단계에서 입소문의 주요 메시지는 ’이 제품을 사야 한다‘라기보다는 ’이 새로운 사실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2단계 -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선택하기 :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 3가지를 실행하지 않으면 계속 관심을 갖지 않게 되고, 더 이상 행동으로 옮기지 않게 된다. 첫째, 다른 선택 가능한 것들을 살펴본다. 둘째, 선택 가능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한다. 셋째, 어떤 것이 가장 큰 혜택을 줄 것인지 결정을 내린다. 사람들은 종종 전문가들(예컨대, 소비자 리포트 「Consumer Reports」 같은 잡지)을 통해 다른 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다음에 믿을 만한 조언자들(예컨대 전문 판매원들)로부터 정보를 얻은 후에 어떤 제품이 효과가 있는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알아본다. 즉 다양한 선택 가능성에 대해 알고, 연구하고, 비교하는 것을 말한다. 2단계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입소문은 ‘구체적인’ 정보라는 것이다. ․ 3단계 - 시도하기 : 잠재 고객이 다양한 선택 가능성 중 어느 것이 자기에게 가장 적합할지 결정한 후에는 정보가 사실임을 확인하고, 자기의 상황에서도 기대치와 똑같은 효과가 나올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이를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험이다. 그리고 경험을 얻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그것이다. 직접 경험은 제품을 실제 사용해 봄으로써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기에는 많은 불편이 따른다. 간접 경험이 훨씬 바람직하다. 다행스럽게도 간접 경험이나 대리 경험을 통해 문제점을 피해 갈 수 있다. 시연회에 참석하거나, 이미 제품이 쓰이고 있는 다른 경우를 살펴봐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접 경험의 가장 좋은 출처는 바로 입소문이다. 그 제품을 사용해 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3단계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입소문은 ‘경험’에 대한 것이다. ․ 4단계 - 구매․실행․지속적으로 사용하기 : 일단 시도해 보는 단계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잠재고객은 구매의사를 정식으로 통보하고, 제품을 당장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배송․서비스․보증사항․교육문제 등을 따져봐야 한다. 4단계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입소문은 실행 측면에서 실용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게 된다. ․ 5단계 - 사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추천하기 : 이 단계에서 고객은 단순히 제품 사용을 실행으로 옮기는 단계에서 완벽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수용하는 수준으로까지 옮겨간다. 제품을 한번 사용해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 선택의 우선순위, 사용 빈도, 새로운 용도 등은 브랜드를 선택할 때만큼이나 중요하다. 일단 어떤 사람이 제품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면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제품을 통해 이익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제품을 추천한다. 5단계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입소문은 제품의 새로운 어떤 용도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고객 유형에 따라 입소문의 영향력이 달라진다 : 입소문은 사람들에게도 서로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이 제품 수용 주기상 어느 단계에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제품 수용 주기에 따라 사람들은 대개 이노베이터, 얼리 어답터, 전기 다수수용자, 후기 다수수용자, 지각 수용자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의사 결정 과정의 각 단계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각 유형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입소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 이노베이터 1단계 : “X회사가 새로운 제품을 곧 출시한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같은 말을 들어야 한다. 2단계 : “이 제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만일 시험해 보기를 원하신다면, 이 제품을 사용해 볼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3단계 : “이 제품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 보십시오.”라는 말은 제품을 구매하도록 끌어들이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된다. 4단계 : 이 사람들은 실행 과정이 무난해야 한다는 점에 전혀 관심이 없다. 5단계 : 이들은 예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사용법을 제안하는 입소문에 움직이기도 한다. “…하는데도 X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라는 얘기처럼. ․ 얼리 어답터 1단계 : 효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가 얼리 어답터를 붙잡는 첫 번째 요소다. 2단계 : 얼리 어답터는 제품의 주요 결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3단계 : 이 단계에서 얼리 어답터는 성능보다는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 4단계 : 이런 사람들은 경쟁자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5단계 :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사용 범위를 확장하는 의사 결정 과정의 5단계에서도 신속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돋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 전기 다수수용자 1단계 : 이런 사람들은 제품이 ‘인기 절정’에 이르렀다는 확신적인 말을 듣고 싶어한다. 2단계 : 이 유형의 고객들은 해당 제품의 실용성에 대해 완전히 알기를 원한다. 3단계 : 가격․배송․서비스․구매 조건 등 모든 세부적인 부분까지 조사하기 위해 제품 사용을 시도해 본다. 4단계 : 이들은 제품 사용에 대한 기술 훈련과 지원 문제에 관심이 많다. 5단계 : 주위 사람들에 의해 기능이 확인될 때까지는 그 제품을 일반적 용도에서 확장해 쓰지 않는다. ․ 후기 다수수용자 1단계 : 이 단계에서 후기 다수수용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제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2단계 : 이런 사람들은 제품이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거나 서비스를 용이하게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3단계 : 후기 다수수용자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들이 문제에 걸려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시험해 본다. 4단계 : 이런 사람들은 아주 차분하게 행동으로 옮긴다. 5단계 : 이 사람들은 사용법을 확장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점진적이다. 그러나 일단 그 지점에 도달하면 매우 안정적으로 사용한다. ․ 지각수용자 1단계 : 이 단계에서는 ‘필요성’이, 이 유형의 고객을 끌어들인다. 2단계 : 이들은 문제점은 없는지 찾아다니고, 문제가 전혀 없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3단계 :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 4단계 : 이들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품을 선택한다. 5단계 : 이들은 제품을 표준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확인을 원한다. 입소문의 출처와 전달 메커니즘을 이용하라 입소문은 그 출처를 기준으로 다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전문가들 사이에 퍼지는 입소문(Expert to expert) 둘째, 전문가가 일반인에게 퍼뜨리는 입소문(Expert to peer) 셋째, 일반인 사이에 퍼지는 입소문(peer to peer).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입소문의 출처다. 모든 업계에는 오피니언 리더들인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은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한 이노베이터이거나 얼리 어답터다. ․ 전문가들 사이에 퍼지는 입소문이 관건이다 : 컴퓨터와 통신의 발전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커지면서 정보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정보 과잉 현상이 고조되면, 전문가들의 역할은 훨씬 더 중요해진다. 인류의 현 발전 단계에서는 데이터에 비해 지혜의 발달이 매우 더디다.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데이터를 지혜로 전환하는 주요 촉매제다. 소수의 전문가들의 의견만 변화시켜도 시장 전체를 바꿀 수 있다. ․ ‘스토리’ 형식으로 협공한다 : 제품 수용 주기상의 적절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출처에서 나온 적절한 메시지를 적절한 순서에 따라 제공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복잡한 일이다. 모든 입소문 프로그램에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또한 스토리에는 독특한 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 이 사람에게 저 사람에게로 전달될 때 왜곡 없이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짧고 간단해야 한다. - 흥미롭고, 자극적이며, 새롭고, 독특하지 않으면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없다. - 이야기 형태를 띠어야 한다.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잘 전달된다. 제품에 대한 추상적인 설명을 듣고 있을 때, 사람들의 비판 능력은 최고조에 달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는 경계심이나 비판적 사고의 수준이 상당히 낮아진다. 믿을 만한 출처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사실성 여부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케팅에서 궁극적으로 그런 이야기는 진실해야 한다. 입소문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유형의 고객들이 의사 결정 과정의 다양한 단계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야기들은 제품이 지닌 장점을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그 제품을 사용하도록 만든다. ․ ‘밈(Meme)'과 입소문의 연관성을 분석한다 : 입소문을 통해 사회 전체를 관통하며 빠르게 복제되는 아이디어들이 있는데, 그런 종류의 아이디어들을 연구하는 과학이 있다. 바로 ‘밈(Meme)’의 과학이다. 밈이란 복제가 가능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입소문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밈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수에 따라 그 제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경우라면 어떨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나 어떤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갖기 전까지 별로 의미가 없다. 팩스나 특정 컴퓨터 운영체제(OS), 이메일, 워드 프로세스 파일 포맷 등이 그런 경우다. 다음은 아이디어의 확산이 중요한 5가지 상황에 대한 내용이다. - 위기(Crisis) : 많은 사람들이 신속하게 반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위기가 임박했다는 생각이 확산된다. - 임무(Mission) : 중요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빨리 그 임무에 대한 생각을 퍼뜨리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 문제(Problem) :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비슷한 문제를 가진 많은 사람들과 그 해결책에 대해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위험(Danger) : 많은 사람들이 잠재된 위험에 대해 알고 있을 때 각 사람의 안전이 크게 증진될 수 있다. - 기회(Opportunity) : 다른 사람들이 기회에 대해 알고 있을 때, 그것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진다. 중요한 것은 입소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퍼뜨리는 일뿐만 아니라 그 아이디어에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를 심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일이 지닌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을 한마디로 ‘전도(evangelism)'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말은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들을 ’전도사‘로 만들거나 그들이 ’개종‘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제품은 희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소문 포커스 그룹 입소문을 길들일 수 있는 방법 : 집단적인 설득의 현상은 반드시 특정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며, 항상 한 방향으로만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제품을 선택한 사람들은 그 수가 아무리 적더라도 제품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을 설득한다. 포커스 그룹에서는 추상적인 토론, 반론, 논쟁 대신 놀랄 만큼 많은 건설적이고 훌륭한 경험들을 공유하게 된다. 마치 제품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설득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 입소문 프로그램은 핵심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입소문 캠페인에 정해진 공식이란 없다. 입소문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제품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핵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 목적에는 완벽하게 부합하지만 너무 속보이고 홍보적이어서 사람들의 반감을 살 만한 프로그램은 피해야 한다. 입소문은 영업사원이나 광고, 판매 촉진만큼이나 기초적인 것이다. 다양한 촉진 도구들은 소비자들이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인가를 전달해 준다.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영업사원은 고객의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쌍방향으로 전달한다. 동료들끼리의 입소문 포커스 그룹은 제품에 대한 확인과 입증을 위해 필요한 경험을 전달한다. ․ 입소문 포커스 그룹은 실속 있는 마케팅 도구다 : 입소문 포커스 그룹은 이제 많은 제품의 예산에서 주요한 항목이 됐다. 입소문 포커스 그룹은 많은 제품에서 가장 효과적인 - 영업 인력과 광고, 다이렉트 메일, 샘플 제공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 판매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대로 운영만 된다면 입소문 포커스 그룹은 의사, 고위 경영진, 기타 접촉하기 어렵고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상류층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전문적이고, 정직하며, 설득력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입소문 포커스 그룹의 교육적 가치를 확고히 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다. 먼저, 프로그램이 마치 제품인 것처럼 접근하라(실제로 프로그램은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입소문 포커스 그룹을 운영할 때도 (의뢰인과의 토론이나 포커스 그룹을 통해) 고객들과 잠재 고객들이 제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입소문 포커스 그룹이 시작되기 전에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학습 자료를 준비하고,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이나 모임을 마친 후에 참고할 수 있는 인쇄물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이들 자료를 별도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거나, 사람들에게 미리 우편으로 보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진행할 때 입소문의 기본적인 기능, 즉 경험의 확산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 후속 포커스 그룹의 힘을 이용하라 : 전화를 통한 입소문 포커스 그룹을 마친 후 가장 중요한 다음 단계는 후속 포커스 그룹이다. 한번의 입소문 포커스 그룹에 참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적용하고 후속 포커스 그룹에 한 번 더 참가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더 많은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입소문의 주요 기능이 경험의 폭과 범위를 확장하는 것임을 명심하라. ․ 입소문 포커스 그룹이 효과적인 상황들 : 다음에서 제시하는 상황들은 입소문 포커스 그룹의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다. -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때 : 이때 입소문은 믿을 수 있는 독립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 혁신적인 발전이 있을 때 : 혁신적인 발전에는 현재의 사고나 관습과의 결별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런 핵심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기를 기다린다. - 제품 시도시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 :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이런 위험을 줄이고, 공유하며, 좀더 넓은 시각에서 위험을 바라볼 수 있다. - 제품에 대한 직접적 주장이나 언급이 정부나 기타 규제로 제한될 때 : 전문가들은 때때로 당신이 직접 언급하거나 주장할 수 없는 내용을 말해 준다. 입소문 캠페인 기획 방법 입소문 캠페인의 운영에는 제품 전도사들이 필요하다 :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사람들의 손에 제품이 들어가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라. 여기에는 처음 온 수십 명의 고객들에게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방법이 포함된다. 그러고 나서 이런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입소문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라. - 추천사나 인증을 활용하라 : 제품에 대한 추천사나 인증을 찾아내서 이를 홍보 자료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 - 고객 소개 판매 시스템(customer referral selling system)을 개발하라 : 입소문을 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은 고객 소개 판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언급한 방법들은 강력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좀더 창조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 -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 그룹을 구성한다. - 기존 고객과 전문가들이 관심 있는 잠재 고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포커스 그룹을 개최한다. 포커스 그룹은 직접 대면 형식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원격 회의 형식을 취할 수도 있다. 입소문을 길들이고 전달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 바로 입소문 포커스 그룹이다. 입소문 캠페인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친구들에게 당신의 훌륭한 ‘가게’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입소문 프로그램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내용이다. - 회원제 프로그램 : 사람들을 우대 고객 그룹에 회원으로 가입시킨다. 카드나 스티커를 발급하고, 멤버십을 통해 할인 혜택과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 인터넷 : 웹 사이트에 토론 게시판과 ‘전문가에게 물어보기’ Q&A 코너를 만든다. - 자문 그룹 : 특별히 유행에 민감한 고객들로 구성된 자문 그룹을 만든다. 그들과 1, 2개월에 한 번씩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컨퍼런스 콜을 한다. 그들은 어떤 판촉 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다. - 특별 세일 : 우대 고객만을 위한 세일을 한다. 단 우대 고객들이 친구를 데려오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이렇게 되면 세일 전체가 입소문 추천 활동과 직결된다. - 대본 : 사람들이 입소문을 전달할 때 정확히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예컨대 “친구들에게 우리의 뛰어난 서비스에 대해 말해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입소문 캠페인 도구를 활용하라 ․ 고객 소개 판매 프로그램 : 모든 직원들, 특히 영업사원과 서비스 담당 직원들이 고객 소개 판매(referral selling)에 익숙해지도록 훈련과 연습을 시켜라. 새로운 고객을 소개받는 것에 대해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 제공 내역을 공개해 직원들을 독려하라. 또한 소개가 이루어졌을 때 즉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후속 메커니즘을 갖춰라. ․ 소개받는 방법 : 소개하는 사람이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소개받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소개 요청을 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안내 자료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는 고객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라. 그들에게 무료로 제품을 주거나 무료 서비스 이용 기간을 제공하는 등 보상 방법을 개발하라. 또한 고객들이 친구들에게 건네줄 수 있는 샘플과 자료를 제공하라. ․ ‘소개 판매 시스템’으로 접근하기 : 기업들은 고객 소개 판매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매출을 최소한 두 배는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자원을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고객의 소개를 촉진하기 위한 특별한 홍보 자료를 준비하라. 이때는 다른 자료를 준비할 때와 마찬가지로 설득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주도면밀하게 작성해야 한다. 적절한 내용, 적절한 사람, 적절한 순서에 주의해야 한다. ․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라 : 직통 전화, 팩스 서비스, 인터넷 기반의 입소문, 동호회, 이메일, 콜센터 등을 구축함으로써 ‘뉴’ 미디어를 활용하라. 이들은 모두 강력한 입소문의 출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입소문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통적인 미디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 입소문 엔진으로서의 고객 서비스 - PR : 플레이스먼트․이벤트․판촉 : 적극적인 PR 프로그램을 시행하라. PR이 단지 당신의 이름을 신문, 잡지, 출판물에 올리는 일만이 아님을 명심하라. 그리고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이벤트와 판촉 행사를 개최하라. - 광고․판매 브로셔․다이렉트 메일 : 광고․브로셔․다이렉트 메일에 고객을 직접 출연시켜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라. ․ 영업사원들의 입소문을 활용하라 : 판매왕, 동료 훈련 프로그램 등 각종 영업사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입소문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업사원들은 자기들끼리의 입소문이 있다.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하여금 다른 영업사원들에게 판매 기법에 대해 가르치도록 하라. 또한 영업사원과 고객들의 각종 성공담을 찾아내어 모든 영업사원들에게 전달하라. 입소문은 아주 강력한 비밀 병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아주 위험한 지뢰가 될 수도 있다. 입소문 캠페인 도구로는 ① 전문가 활용 ② 세미나․워크숍․강연회 ③ 준비된 입소문 ④ 고객 소개 판매 ⑤ ‘뉴’ 미디어 ⑥ 전통적인 미디어 등 매우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입소문 마케팅은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입소문 마케팅 책임자를 두고 회사차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외부 입소문 마케팅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3. 입소문 마케팅의 미래 1백년 전에 입소문은 사람을 통해서, 혹은 손으로 쓴 편지를 통해 이루어졌다. 전보․타자기․전화․라디오․TV․항공 우편 등은 사람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입소문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엄청나게 높여주었다. 우리는 이제 이메일, 팩스, 이동전화, 월드 와이드 웹, 리스트 그룹, 오디오 원격 회의, 비디오 원격 회의 등 또 다른 수준의 통신 혁명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곧 광대역 무선 통신을 통해 다음 단계로 옮겨갈 것이다. 일대일 마케팅(one-to-one marketing)을 가능하게 한 컴퓨터 덕분에 입소문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미래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은 고객 중심의 맞춤 제작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입소문으로 직접 전달할 수도 있고, 다른 마케팅 미디어의 입소문 요소를 활용해 전달할 수도 있다. 고객의 의사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나서는 과정을 경쟁업체보다 더 쉽게 만들어준다면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이는 시장점유율의 급속한 확대와 궁극적으로는 시장 지배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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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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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랍비 조셉 텔루슈킨 지음 북스넛 / 2012년 5월 / 706쪽 / 28,000원 ▣ 저자 랍비 조셉 텔루슈킨 영적 지도자이자 학자로,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읽힌 유대 관련서 『유대의 교양 Jewish L…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랍비 조셉 텔루슈킨 지음 북스넛 / 2012년 5월 / 706쪽 / 28,000원 ▣ 저자 랍비 조셉 텔루슈킨 영적 지도자이자 학자로,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읽힌 유대 관련서 『유대의 교양 Jewish Literacy』의 저자다. 그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상처의 말 치유의 말 Words That Hurt Words That Heal』은 1996년 미국 상원의원 요셉 리베르만과 코니 맥이 전 미국을 대상으로 ‘악담 금지일 National Speak No Evil Day’을 지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CLAL(유대 교육 및 리더십 센터)의 선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공연 예술가들을 위한 시나고그(Synagogue, 유대교회당)의 랍비이기도 하다. 현재 가족과 함께 뉴욕에 살고 있는 그는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있으며, 영적 지도자로서 정기적으로 시나고그를 방문해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다. 한국에는 『승자의 율법Jewish Wisdom』이 번역 출간되었다. ▣ 역자 김무겸 영국 선더랜드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승자의 율법』, 『창조적 루틴』, 『구매의 심리학』, 『우울증을 없애는 행복의 기술 50가지』, 『희망: 기적을 만든 한 정신과 의사 이야기』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탈무드와 유대 역사를 통틀어 단연 두각을 나타낸 2세기 경의 랍비 아키바는 원래 양치기였는데, 훗날 당대의 가장 뛰어난 학자이자 지도자, 순교자가 되었다. 다른 여러 현자들과는 달리, 랍비 아키바는 학자 집안 출신이 아니었다. 탈무드에 따르면 그는 중년기에 접어들 때까지도 문맹이었다고 한다. 평범했던 아키바가 랍비 아키바가 된 과정은 이렇다. 그는 나이가 마흔이었지만 배운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우물가에 서 있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다. “누가 이 돌을 움푹 파이게 했나요?” 그러자 “날마다 돌 위에 떨어진 물 아닐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키바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생각했다. ‘만일 부드러운 물이 딱딱한 돌을 닳게 할 수 있다면, 강철 같이 견고한 토라(유대교의 율법)의 말씀은 부드러운 살과 피로 이뤄진 내 심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겠는가?’ 9세기의 랍비 이스라엘 살란터 역시 공부의 진정한 효과를 경험하고 스스로 경험하기 위해선 꾸준히 정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물은 수년에 걸쳐 한 방울 한 방울 끊임없이 떨어지면서 돌을 마모시킬 수 있다. 만일 그 모든 물을 돌 위에 한꺼번에 쏟아 붓는다면, 물은 돌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흘러내릴 것이다.” 누구나 한 순간 또는 한 시간 동안, 혹은 한 주일 동안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자신을 향상시키려 시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리적인 가르침이 우리의 심장을 다른 모양으로 바꾸어놓길 원한다면, 우리는 랍비 아키바가 그랬던 것처럼 매일 꾸준히 가르침을 공부하고 실천해야 한다. 저자에게 이 책의 집필을 결심하는 데 영감을 준 것도 바로 그런 철학이었다. 이 책의 목표는 매일 조금씩 독자들을 더 나은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유대의 가르침은 인간의 모든 활동과 관심사를 아우른다. 그 몇 가지 예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자녀를 정직한 아이로 키워라 -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 - 쾌활한 태도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 부정적인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 화를 극복하는 효과적이며 값진 방법 - 말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24시간의 실험 이 책에 나오는 가르침들을 하루 단위로 읽고 실천에 옮긴 후, 안식일에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기 바란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걸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내일의 당신이 오늘의 당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당신에게 내일이 있을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당신의 오늘은 부디 좋은 날이길 기원한다. 그리고 당신의 내일은 한층 더 좋은 날이길 소망한다. ▣ 차례 서문 01. 만족은 어디에서 오는가 Week 1 01일째|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릴 때 / 02일째|다른 사람의 돈을 자신의 돈처럼 소중히 하라 03일째|장물로 보이는 물건은 절대로 구매하지 말라 / 04일째|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 05일째|선행을 베풀려면 게으름을 극복해야 한다 / 06일째|누군가를 속이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 Week 2 08일째|진실한 마음으로 기꺼이 베풀라 / 09일째|“배가 고파요”라는 말을 들을 때 10일째|자식을 편애하지 말라 / 11일째|당신 가족이 당신을 두려워하게 만들지 말라 12일째|정치적 피난처를 구하는 사람에겐 도움을 주어라 / 13일째|자녀를 축복하라 Week 3 15일째|단 한순간도 낭비하지 말라 / 16일째|나쁜 이웃을 멀리하라 17일째|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 / 18일째|아내를 자신처럼 사랑하라 19일째|인척들을 존중하라 / 20일째|할 말이 없다면 말하지 말라 Week 4 22일째|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다면 1 / 23일째|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다면 2 24일째|상대가 뭔가 서운한 일을 했을 때 일단은 이해해보려 애써라 25일째|다른 사람의 전체적인 면을 좋게 평가하라 26일째|분실물을 주인에게 돌려주어라 / 27일째|양초가 타고 있는 동안에는 Week 5 29일째|다른 사람의 마음을 훔치지 말라 / 30일째|어떤 사람이 현명한가 31일째|몸이 아픈 가난한 사람을 방문하고 돕는 특별한 의무 32일째|문병과 관련된 일곱 가지 제안 33일째|뉴저지의 산부인과 의사와 브룩클린의 변호사 34일째|도움이 되는 정보는 공유하라 Week 6 36일째|유대교도에게 흡연은 허용될까 / 37일째|자선을 베풀지 않는 것이 최상의 자선인 경우 38일째|어려울 때도 기부하라 / 39일째|쾌활한 태도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40일째|항상 다른 사람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야 한다 41일째|회복기에 있는 알코올 중독자도 안식일과 유월절에 포도주를 마셔야 할까 Week 7 43일째|‘라손 하라lashon hara’란 무엇인가 / 44일째|부정적인 말은 전하지 말라 45일째|아무도 인식하지 못한 죄악 / 46일째|누군가에 대한 화를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라 47일째|과부나 고아를 이용해먹지 말라 / 48일째|다른 사람들에 대한 뒷말을 삼가라 Week 8 50일째|체다카 즉, 선행은 자선 이상이다 / 51일째|정당하게 싸워라 52일째|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전하지 말라 / 53일째|언제 소문을 전하는 것이 적절할까 54일째|바르미츠바 또는 바트미츠바에 관한 몇 가지 단상 55일째|악행을 통해 선행을 실천하는 것을 배운다 Week 9 57일째|이방인을 사랑하라 / 58일째|시각 및 청각 장애인에 대한 토라의 입장 59일째|정의를 위해 일어나라 / 60일째|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구매하지 말라 61일째|모든 사람이 감사의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 / 62일째|도덕적 상상력의 필요성 Week 10 64일째|동료로부터 하나의 장을 배우는 사람 / 65일째|출처를 밝혀라 66일째|어떤 사람이 부자인가 / 67일째|즐기고, 또 즐겨라 68일째|거짓을 멀리하라 / 69일째|이번 주에 어떤 좋은 일이 있었나 02. 무엇을 배울 것인가 Week 11 71일째|거짓말이 허용되는 경우 1 : 생명이 위태로울 때 72일째|거짓말이 허용되는 경우 2 : 선의로 거짓말을 할 때 73일째|거짓말이 허용되는 경우 3 : 겸손을 표할 때,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할 때 74일째|‘불평하지 않는 주’ 선포 / 75일째|가장 특이한 축복 기도 76일째|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존중하라 Week 12 78일째|이자를 붙이지 말라 / 79일째|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어라 80일째|내 이름은 누구의 이름을 딴 것일까 / 81일째|생명을 구하는 뇌물 82일째|성격을 드러내는 사소한 일들 / 83일째|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이트로그 Week 13 85일째|네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 / 86일째|아동 학대가 의심될 경우 87일째|억제되지 않는 분노와 사랑의 종말 / 88일째|적에게도 공정하라 89일째|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에게 거짓말하게 하지 말라 90일째|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 Week 14 92일째|마음에 충실한 한 주를 보내라 / 93일째|다른 사람에게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지 말라 94일째|사냥에 대한 유대인의 생각 / 95일째|먼저 당신의 동물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96일째|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 / 97일째|적에게 굴욕감을 주지 말라 Week 15 099일째|오늘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라 / 100일째|자녀를 좋은 사람으로 키워라 101일째|모든 부모가 자문해봐야 할 질문들 102일째|돈을 훔친 사람이 도둑이듯, 시간을 훔친 사람도 도둑이다 103일째|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한다는 것은 104일째|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야 할 유대인의 특별한 의무 Week 16 106일째|회개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 107일째|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느껴라 108일째|당신이 전적으로 잘못하진 않았을 때에도 용서를 구하라 109일째|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팁을 주어라 110일째|오늘 당신의 부고를 읽는다면 / 111일째|선을 행하는 무수한 방법 Week 17 113일째|장애물을 그 앞에 놓지 말라 / 114일째|계산대 뒤의 이름 없는 사람 115일째|친절한 행동 1 : 과거를 돌아보기 / 116일째|친절한 행동 2 : 앞으로의 실천 117일째|친절한 행동 3 : 앞으로의 실천 / 118일째|여유 시간은 없지만 베풀 시간은 많다 Week 18 120일째|하나님의 네 가지 질문 / 121일째|비명을 질러야 할 때 비명을 지르는가 122일째|일용직의 임금은 서둘러 지불하라 / 123일째|고용주에 대한 피고용인의 의무 124일째|형제자매에 대한 의무 / 125일째|화를 내기 전에 생각할 세 가지 Week 19 127일째|부모님을 공경하고 경외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128일째|부모님을 위해 하지 않아도 되는 것 / 129일째|손님을 집밖까지 배웅하라 130일째|두 장의 종이 / 131일째|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견해에도 귀 기울여라 132일째|부모에게 무얼 해드리는 것만큼 부모를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Week 20 134일째|자녀마다 특성에 맞게 가르쳐라 / 135일째|체벌로 자녀를 위협하지 말라 136일째|초상집엔 침묵하며 들어가라 / 137일째|내 슬픔을 빼앗지 마세요 138일째|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으로 함부로 악한 일을 하지 말라 139일째|바보가 되면 좋을 때 03. 유대인은 어떻게 실천하는가 Week 21 141일째|비유대인에게도 도움을 주어라 / 142일째|하루 중 친절을 베풀 시간을 정하라 143일째|‘독실한 바보’가 되지 말라 / 144일째|술을 너무 과하게 제공하지 말라 145일째|손님을 접대할 때 먼저 아내에게 물어보라 146일째|당신 손님과 자녀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라 Week 22 148일째|가정 학대가 의심될 때 / 149일째|가정 학대의 피해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50일째|마이모니데스의 조언: 부정적인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151일째|친절은 끝없는 의무이다 / 152일째|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이웃에게도 하지 말라 153일째|모든 생각을 다 말해선 안 된다 Week 23 155일째|친절의 날 / 156일째|화를 극복하는 효과적이며 값진 방법 157일째|배우자에게 화가 날 때 / 158일째|피고용인을 존중하라 159일째|손님 접대의 모범이 되는 아브라함 / 160일째|공짜 점심이란 없다 Week 24 162일째|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까? 1 163일째|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까? 2 164일째|부모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라 165일째|당신의 배우자가 당신의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 166일째|아이가 주는 것이라면 모든 게 아름답죠 / 167일째|내가 먹어본 머핀 중 단연 최고예요 Week 25 169일째|누군가가 장기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에게 돈을 주어라 / 170일째|꾸준한 자선 171일째|동물 학대 방지에 대해 토라는 무슨 말을 할까 / 172일째|송아지 고기는 먹어도 좋은가 173일째|유대인은 모피를 착용해도 될까 / 174일째|충분한 것 이상을 주어야 할 때 Week 26 176일째|아픈 사람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177일째|죽음이 임박한 사람에게 의사나 가족이 그 사실을 알려야 할까 178일째|당신의 일은 성스러운가 / 179일째|여성에겐 절대적인 낙태 권한이 있는가 180일째|여성에겐 자기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 181일째|랍비 아르예 레빈과 문병 미츠바 Week 27 183일째|배우자를 구하는 사람과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184일째|지금 당장 실천에 옮겨라 / 185일째|자녀에게 토라를 가르쳐라 186일째|자녀에게 인간 생명의 가치를 가르쳐라 / 187일째|다른 사람들을 용서하는 실용적인 이유 188일째|자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Week 28 190일째|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구해주어라 191일째|고용주는 피고용인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192일째|죄를 고백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193일째|용서받을 수 없는 극단적인 죄를 지은 사람은 어떻게 회개할 수 있을까 194일째|유대인이 비유대인에게 부정직하게 행동할 때 / 195일째|백만 명의 리더 Week 29 197일째|도덕적 유언장을 써본 적이 있는가 / 198일째|성격을 드러내는 세 가지 199일째|죽는 그날까지 / 200일째|노쇠해질 때 / 201일째|율법을 넘어서 202일째|배우자와 상의하고, 친구와 상의하라 Week 30 204일째|‘라손 하라의 먼지’ / 205일째|말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24시간의 실험 206일째|너는 네 형제에게 복수하거나 원한의 마음을 품지 말라 / 207일째|장애물을 치워라 208일째|희생의 한계 / 209일째|바람에 날려 보낸 깃털 04. 선행은 어떤 위력을 지니는가 Week 31 211일째|당신을 비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 212일째|바르 미츠바와 바트 미츠바의 영웅 213일째|감사로 하루를 시작하라 / 214일째|다른 사람들에 대해 불평하는 경향이 있다면 215일째|가족의 사생활도 존중해야 한다 / 216일째|좋은 손님은 어떤 말을 할까 Week 32 218일째|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 219일째|한 발짝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 220일째|다른 사람을 잘못 판단할 경우 221일째|그래서 한 사람만 창조되었다 222일째|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면, 일찍 일어나 먼저 그를 죽여라 223일째|다른 사람들의 선의와 다정함을 인식하라 Week 33 225일째|불멸의 선 / 226일째|이른 것이 옳을 때 227일째|하나님은 자신이 지으신 모든 것에 자비를 베푸신다 228일째|적의 동물에게 친절을 베풀라 / 229일째|평화를 찾고 구하라 230일째|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Week 34 232일째|악행에는 전달자가 없다 / 233일째|선의 위력 / 234일째|장래 직업에 대비한 자녀 교육 235일째|자녀에게 하나님께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선이라는 것을 가르쳐라 236일째|너무 지나치게 베풀지 말라 / 237일째|종교적인 사람이 잔인할 수 있을까 Week 35 239일째|오만함의 해독제 / 240일째|당신에게 없는 장점을 있는 체하지 말라 241일째|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웃의 책무는 무엇일까 242일째|네 부모를 공경하라: 뜻밖의 성경 계율 / 243일째|부모가 망령이 든다면 244일째|공감하는 것을 배우는 법 Week 36 246일째|배우자에게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라 / 247일째|당신의 부부관계는 폭력적인가 248일째|엘리트주의자가 되지 말라 / 249일째|자녀에게 부자와 데이트할 것을 권하지 말라 250일째|부모가 자녀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 / 251일째|결혼 생활은 재미있기도 해야 한다 Week 37 253일째|라베누 게르솜과 사생활 침해 금지 / 254일째|힘을 가진 자의 관대함 255일째|침묵이 금일 때 / 256일째|견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배워야 한다 257일째|복수를 금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율 / 258일째|유대주의 관점에선 어떤 사람이 영웅일까 Week 38 260일째|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 261일째|사고가 사고가 아닌 경우 262일째|다른 사람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계율을 철저히 지키진 말라 263일째|권위에 맞서 진실을 말하라 / 264일째|하나님을 얼마나 두려워해야 할까 265일째|틀에 박힌 덕담은 삼가라 Week 39 267일째|사이가 안 좋은 사람에게 먼저 호의를 베풀라 268일째|마이모니데스와 아트 부크월드, 그리고 모든 선행의 중요성 269일째|당신에게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한 당신의 의무 / 270일째|잠자리에 들기 전의 기도문 271일째|당신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지 않도록 하라 272일째|다섯 번째 계율이 부모에게 요구하는 것 Week 40 274일째|모든 사람이 당신의 기념 행사를 축하할 수 있도록 하라 275일째|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에 대해 276일째|용서를 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는가 / 277일째|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용서하지 말라 278일째|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징벌 / 279일째|돈을 줄 수 없을 때 05. 유혹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Week 41 281일째|어떻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 282일째|잘못된 일을 하려는 유혹에 빠질 때 283일째|가정에 더 이상 평화가 없을 때 / 284일째|공개적인 모욕이 허용되는 경우 285일째|하나님이 베푸시는 용서의 한계 / 286일째|좋은 의도만으로는 불충분하다 Week 42 288일째|유대인뿐 아니라 비유대인도 도와야 한다 / 289일째|유대인이 해야 하는 마지막 말 290일째|장기 기증을 해야 하는가 / 291일째|진정으로 경청하라 292일째|토라를 가르치는 잘못된 방식 / 293일째|자선과 우상 숭배 Week 43 295일째|집 앞의 눈을 먼저 치워라 / 296일째|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말라 297일째|절대 은혜를 잊지 말라 / 298일째|자녀를 정직한 아이로 키워라 299일째|공감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300일째|늦기 전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라 Week 44 302일째|필요한 것을 말하는 법을 배워라 / 303일째|익명의 자선이 중요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304일째|침묵이 범죄일 때 / 305일째|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해치려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면 306일째|당신 생각만큼 당신이 훌륭하지도, 세상이 형편없지도 않다 307일째|종교적인 말이 종교적이 아닐 때 Week 45 309일째|절반의 진실이 온전한 거짓이 될 때 / 310일째|네 피가 더 붉으냐 311일째|자녀 사랑에 한계가 있어야 할까 / 312일째|자녀에게 생존 기술을 가르쳐라 313일째|진정한 친절 / 314일째|자녀가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 Week 46 316일째|침묵해야 할 때 / 317일째|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 때 318일째|당신과 당신의 예전 배우자 319일째|솔로몬의 칼: 어떻게 아이에게 가장 이로운 것을 결정할까 320일째|양부모의 특별한 의무 / 321일째|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라손 하라’를 말하지 말라 Week 47 323일째|탐하는 것조차 죄가 되는 이유 / 324일째|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익숙해지지 말라 325일째|당신의 인생에서 잘못되고 있는 것과 잘되고 있는 것 / 326일째|마지막으로 감사하기 327일째|회개는 좋은 것이지만, 지나친 회개는 금물이다 / 328일째|집단을 일반화하지 말라 Week 48 330일째|자신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도록 자녀를 키워라 331일째|칭찬할 때도 조심하라 / 332일째|합법적인 것이 윤리적인 것이 아닐 때 333일째|선을 행하기 위해 불건전한 욕구를 이용하라 334일째|당신의 말이 맹세가 아닌 의무가 되게 하라 / 335일째|절대 다른 사람을 모욕하지 말라 Week 49 337일째|어떤 경우에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전하는 것이 허용될까 338일째|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연인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전해야 할 때 339일째|자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라 / 340일째|자녀를 위해 시간을 내라 341일째|못 본 체하지 말라 / 342일째|지금 배운 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라 Week 50 344일째|악의적인 별명으로 다른 사람을 부르는 죄 345일째|익명으로 선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때 346일째|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어야 할까 / 347일째|수줍어하는 사람은 결코 배우지 못할 것이다 348일째|하루에 15분이라도 공부하라 / 349일째|무작위의 선행 Week 51 351일째|특히 더 나쁜 형태의 절도 / 352일째|아내에 대한 남편의 의무 353일째|배우자를 모욕하지 말라 354일째|값싼 사람이 되어선 안되지만, 장례식은 값싼 장례식이 되어야 한다 355일째|바뀌어야 할 율법 / 356일째|웃음의 성스러움 Week 52 358일째|불공정한 경쟁 / 359일째|유대 윤리는 총포상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할까 360일째|말로 하는 잘못 / 361일째|선행의 도구가 되어주는 전화 362일째|공부와 복습의 중요성 / 363일째|매주 한 가지 친절을 베풀라 365일째|새해 첫 수표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랍비 조셉 텔루슈킨 지음 북스넛 / 2012년 5월 / 706쪽 / 28,000원 01. 만족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 탈무드의 가르침에 따르면, 토라는 신성이 깃든 친절(게밀룻 체세트 gemilut chesed)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즉 창세기 도입부에는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신 얘기(창세기 3:21)가 나오고, 토라의 마지막 장에서는 하나님이 모세를 안장하신 얘기가 나온다. “하나님은 모세를 모압땅 벧브올 반대편 골짜기에 묻으셨더라(신명기 34:6).”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고 난 직후 그를 방문하셨다. 유대 전통은 자선을 베푸는 일도 높이 평가하지만, 친절을 베푸는 일을 그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 랍비들은 친절이 세 가지 면에서 자선보다 더 위대하다고 가르친다. - 자선은 금전적으로만 행해지지만, 친절은 금전적으로 행할 수도 있고 몸소 행할 수도 있다(예: 문병 가는 것). - 자선은 가난한 사람에게만 베풀 수 있지만, 친절은 가난한 사람과 부자 모두에게 베풀 수 있다(예: 슬픔이나 우울함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 - 자선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베풀 수 있지만, 친절은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에게 베풀 수 있다(예: 가난하게 죽은 사람을 제대로 안장해 주는 것). —바빌로니아 탈무드, 수카 49b 유대 율법은 친절을 베푸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로 친절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친절을 베푸는 것보다는 금전적으로 자선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유대 전통은 자기 시간을 할애해 타인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을 베풂의 최고 형태라고 가르친다. 오늘부터 이번 주 내내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세심히 살피기 바란다. 거리에서 무거워 보이는 짐을 들고 가는 노약자를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지인이 의기소침하고 심란해 보여, 그에게 대화 상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매일 함께 산책해줄 동반자를 필요로 하는, 최근 수술을 받고 회복기에 있는 이웃이 있는가? 그런 사람을 보고도 본능적으로 하던 일이나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이 들 수 있다. 당연히 나 역시 종종 그런 마음이 든다. 하지만 오늘부터 이번 주 동안만이라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여유를 갖고 이렇게 자문해보기 바란다.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 단 한순간도 낭비하지 말라 예시바 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내가 배운 가장 소중한 인생 교훈 중 하나는 ‘비툴 토라 bittul Torah(직역하면 ‘토라의 낭비’라는 뜻)’라는 개념이다. 이 말은 우리가 토라 공부로 시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대 전통은 토라 공부를 가장 경건하고 가치 있는 일로 여기기 때문에,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잘못된 일 심지어 죄를 짓는 일로 간주한다. 나는 스무 살 때 예시바 케렘 브야브네에서 1년을 보냈는데, 그곳의 다른 학생들을 본보기로 삼으면서 비툴 토라 개념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늘 노트를 들고 다니며 내가 하는 모든 일(심지어 친구들과 잡담하는 것을 비롯해)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기도 시간과 먹고 잔 시간, 친구들과 쉰 시간 등을 빼고도 10시간 45분이나 공부했다는 걸 알고 아주 뿌듯해했다. 지금 위의 글을 읽어보니, 어쩌면 일부 독자들은 그런 내 행동을 강박적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예시바 케렘 브야브네에서 보낸 한 해를 더없이 편하고 행복한 시간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내게 그 이상의 것을 준 시간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곳에서 나는 5분이나 10분은 말할 것도 없고 단 한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몇 분간의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그 시간을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텔레비전을 켜거나 그냥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시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우리를 죽이는 것이다. 5분이란 시간은 책을 집어들고 몇 페이지를 읽거나 마음속으로 어떤 개념이 뜻하는 바를 숙고해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예시바 대학의 랍비 총장이 한번은 ‘5분 공부’란 특별한 모임을 만든 적이 있는데, 먼 곳에 사는 학생들까지 아주 짧은 그 모임을 위해 학교에 다시 와야 했다. 그 모임이 시작되기 전 총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5분 안에도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걸 여러분이 배울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가족은 여러 해 동안 독실한 유대인 치과의사 요셉 아들러 박사에게 치아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그는 한 환자를 진료하고 다른 환자를 진료하기까지의 막간을 이용해 자기 사무실에서 몇 분간 탈무드를 공부한다. 그렇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그는 보통 하루에 탈무드 한 장 정도를 공부한다. 그렇게 해서 7년 반마다 탈무드 전체를 독파하는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시간 활용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게 되길 바란다. 나는 내 인생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인 스무 살 때 케렘 브야브네에서 이 소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 인생에서 낭비될 수도 있는 시간들을 의미 있는 일로 채우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린 허먼 오크의 소설 『케인호의 반란 The Caine Mutiny』(허먼 오크는 이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았다.)에서 주인공 윌리는 해군 복무 시절 암에 걸려 곧 죽음을 맞게 된 아버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젊은 시절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취를 이룬 걸 안타까워하며 아들에게 조언한다. “아들아, 이것만은 기억하기 바란다. 이 세상에서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네게 계속 시간이 주어질 거라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간을 낭비하면 인생 황혼기는 물론 인생 여명기에도 네 삶이 파멸에 이를 수 있다. 단지 인생 황혼기에 더 분명하게 드러날 뿐이지.” 쾌활한 태도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샴마이가 말했다. “모든 사람을 쾌활하게 맞이하라.” —아버지의 윤리 1:15 샴마이의 위의 말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다른 사람을 쾌활하게 맞이해야 한다는 뜻일까? 탈무드는 그렇다고 답한다(물론 당신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 침울한 기분인데도 미소를 지으며 돌아다녀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당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 당신의 행동도 통제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당신을 맞이하는 다른 사람의 태도가 쾌활하고 다정하길 바라듯, 당신 역시 다른 사람을 그렇게 맞이하도록 하라. 언젠가 나는 한 학생으로부터 약혼 소식을 직접 전해들은 어느 랍비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주 기쁜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심각한 표정으로 약혼 소식을 랍비에게 전했다고 한다. 랍비는 그 학생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 뒤 그를 거울 앞에 세워 웃는 연습을 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방금 자네가 약혼 소식을 전하며 지었던 표정으로 약혼녀에게 말한다면, 자네 약혼녀는 자네가 자신에게 화가 난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할 걸세.” 이 랍비는 침울함과 변덕스러움은 누군가를 희생자를 삼는 ‘죄악’이라는, 좀처럼 언급되지 않는 중요한 사실을 직시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침울한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종종 그 침울함이 자기 탓인 것 같은 느낌을 갖곤 한다. 침울해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 감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부인할지 모르지만, 자신들 역시 침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유쾌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쾌활한 사람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침울한 사람 대다수도 쾌활한 사람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한다. 위의 일화는 사람들을 쾌활하게 맞이하는 것은 지인이나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샴마이의 권고를 상기시켜 주는데, 가정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특히 더 중요하다. 언젠가 나는 어느 중년 남성이 아버지가 형을 맞이할 땐 눈이 빛났지만 자신을 맞이할 땐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런 가정 분위기에서 여러 해를 살면서, 그는 자신은 사랑받지도 못하며 사랑받을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행복은 진중한 문제이다 Happiness Is a Serious Problem』의 저자 데니스 프레이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좋아한다. “우리에겐 최대한 행복해져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탈무드의 한 구절은 다음과 같은 고대 유대 격언을 인용함으로써 데니스의 말과 샴마이의 가르침에 힘을 더한다. “친구에게 이를 드러내고 웃는 사람이 친구에게 우유를 건네는 사람보다 낫다(케투봇 111b).” 이 말은 웃음이 매우 효과적인 자양분이라는 걸 가르쳐준다. 02. 무엇을 배울 것인가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어라 탈무드는 페르시아 도시 베 레페트의 시장을 찾은 랍비 베로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시장에 있던 랍비 베로카 앞에 어디선가 불현듯 선지자 엘리야가 나타났다. 랍비 베로카가 선지자에게 물었다. “앞으로 도래할 세상에 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 이 시장에 있습니까?” 이에 엘리야가 “없느니라.”라고 대답했다. 잠시 후 두 남자가 지나가자 엘리야가 베로카에게 말했다. “저기 두 남자가 ‘도래할 세상’에 갈 자격이 있느니라.” 이에 랍비 베로카가 곧장 그들에게 가서 직업을 묻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코미디언입니다. 우울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직업이죠.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싸우는 걸 볼 때마다, 우리는 그 둘을 화해시키려 애씁니다(타아닛 Ta’anit 22a).” 그들 코미디언이 잘 이해하고 있었듯, 진정한 친절은 상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들에만 집착해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삶이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걸 상기시켜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영원한 보상을 받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의 본보기로 삼을 만큼 삶에 대한 두 코미디언들의 자세를 높이 평가하셨다는 걸 알 수 있다. 랍비 베로카가 이 일을 겪은 후 대략 1,500년이 지난 어느 날, 랍비 이스라엘 살란터의 몇몇 제자가 스승이 길거리에서 한 지인과 장시간 시시콜콜한 일상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놀랐다. 랍비 살란터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하는 걸 탐탁찮아 하는 걸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제자들 중 한 명이 그때 그의 행동에 대해 묻자, 랍비 살란터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남자는 극도의 슬픔과 우울증에 빠져 있어, 그의 기분을 북돋아 근심걱정을 덜어 주는 것이 필요한 친절 행위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나 도덕성을 길러야 할 필요성에 대한 얘기로 그 일을 할 수 있었겠느냐? 당연히 세속적인 문제에 대해 유쾌한 이야기로만 그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오르 이스라엘 Or Yisra’el, 112쪽).” 성경의 전도서는 우리에게 울 때와 웃을 때가 있다는 걸 일깨워준다(3:4). 그에 덧붙여 가끔 다른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 유명한 탈무드 문구는 하늘나라 자리를 곧바로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가르친다(아보다 자라 Avoda Zara 10b). 이 가르침은 다른 사람을 위해 영웅적인 행동을 하거나 (가끔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생명을 거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그런 사람들은 그런 위대한 행동을 하기 전까진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심지어 몇 가지 심각한 죄를 범했을 수도 있고 윤리적인 실수로 고통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훌륭한 선행은 이전의 모든 악행을 덮고도 남는다. 랍비 로렌스 쿠슈너는 자신의 저서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Invisible Lines of Connection』에서 버스에 탔던 한 평범한 남자가 그런 위대한 인물이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탈무드를 공부하는 나의 학생 중 하나인 시프라 펜지아스가 내게 이런 얘기를 해줬다. 나치 독일 치하의 뮌헨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은 눈이 조금 내리고 있었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치 친위대가 갑자기 시내버스를 세우더니, 버스에 올라와 승객들의 신분증명서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녀의 고모할머니인 수지는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 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단순히 성가신 일로 여겼지만, 몇몇 승객은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유대인들은 버스에서 내려 근처에 있는 트럭을 타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버스 뒷자리에 앉아 있던 수지는 나치 친위대원들이 승객들의 신분증명서를 검사하며 점점 뒷자리로 걸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옆에 앉은 나이 지긋한 남자가 눈치채고 그녀에게 왜 우는지 정중히 물었다. “내겐 신분증명서가 없어요. 유대인이거든요. 저들이 날 끌고 갈 거예요.” 그 말에 대뜸 남자는 혐오감을 내보이더니 이성을 잃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향해 욕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 멍청한 계집.” 그는 계속해서 고함쳤다. “정말 진절머리가 나는군.” 나치 친위대원들이 그에게 왜 고함을 지르고 난리냐고 물었다. “빌어먹을 여편네 같으니라고.” 그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제 아내가 또 신분증을 잃어버렸다지 뭡니까. 정말 진절머리가 납니다.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친위대원들은 한바탕 웃고는 지나갔다. 수지는 그 이후 그 남자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그의 이름도 몰랐다고 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걸 뻔히 알면서도 비겁하게 또는 무관심하게 행동한 사람은 이 세상을 지옥처럼 느끼며 살 수도 있다. 알베르트 까뮈의 소설 『타락 The Fall』에는 한 소녀가 강에 빠져 익사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소녀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외면하고 그 자리를 뜬다. 그 후 그는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의 삶은 순식간에 황폐해진다. 소설 말미에서 남자는 이렇게 기도한다. “오, 소녀여, 내가 우리 두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다시 물에 빠져다오.” “우리 두 사람!” 그렇다. 우리 모두는 서로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 연결되는, 하나님의 형상을 한 생명체이다. 쿠슈나가 결론짓듯,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우린 우리의 가장 사소한 행동이 암시하는 바를 더 많이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서로에 대한 신성한 책임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심지어 뮌헨의 버스 안에서도.” 두 장의 종이 하나님이 태초에 오직 한 사람, 아담만 이 세상에 살게 하신 것에서 랍비들이 추론해낸 한 가지 교훈은 우리 개개인이 “나 자신을 위해 세상이 창조되었다(미슈나, 산헤드린 4:5).”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을 위해 세상이 창조되었다.”라는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랍비들은 분명 개개인들이 자신을 특별하게 느끼길 바랐던 것 같다. 사람들이 탈무드의 이 가르침으로부터 잘못된 교훈을 얻는 걸 방지하기 위해, 19세기 초의 하시디즘 스승인 랍비 심차 부남은 모든 사람이 주머니에 두 장의 종이를 넣고 다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장의 종이에는 “나 자신을 위해 세상이 창조되었다.”라는 문구를, 그리고 다른 한 장에는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지 말아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할 때 암송했던 “나는 티끌이나 재와 같사오니(창세기 18:27).”라는 문구를 써서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꺼내보라는 것이다. 즉, 당신 자신이 오만해질 때, 그러니까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걸 성취했고 더 똑똑하고 인자하며 통찰력 있고 재치 있으며 인기 있다고 느껴질 때는 “나는 티끌이나 재와 같사오니.”라는 문구를 보아야 한다. 어쨌든 이 말을 한 사람은 아브라함이다. 설령 당신이 동료들보다 실제 더 많은 걸 성취했다 해도, 과연 아브라함보다 더 많은 걸 성취했을까? 반면 절망과 낙담의 순간에는 당신 자신에게 “나 자신을 위해 세상이 창조되었다.”라는 문구를 상기시켜라(하루에 오만과 절망의 순간이 모두 찾아오기도 한다). 이 세상에는 언제나 당신만이 성취할 수 있는 특별한 임무가 있다. 지금 당장 종이 두 장을 준비해 두 문구를 쓰고, 그것들을 주머니에 넣어두기 바란다. 03. 유대인은 어떻게 실천하는가 배우자에게 화가 날 때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극배우 부부 중 한 쌍인 알프레드 런트와 린 폰탄느 부부는 50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했다. 언젠가 한 기자가 폰탄느에게 이혼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혼이라고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살인은 종종 생각했죠.” 이 유머러스한 답변은 안타까운 진실을 반영한다. 아무리 서로 깊이 사랑하는 부부라 해도, 부부는 종종 서로를 짜증스럽게 하고 서로에게 과도하고 부적절한 화를 낸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짜증을 유발하는 사소한 쟁점이 극심한 감정 폭발로 이어져,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고 아픈 과거를 되짚어 이야기하게 된다. 한 배우자가 고통스러워할 때 다른 배우자가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성경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있다. 야곱은 그의 아내 라헬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아이를 갖지 못하는 라헬이 그에게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창세기 30:1).”라고 한탄하며 말하자, 그는 라헬을 안아주거나 아이가 없어도 변함없이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신 그녀의 고통만 심화시킬 대답을 했다. “야곱이 라헬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그대로 성태치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창세기 30:2)” 이후 라헬은 요셉을 낳았고, 또 얼마 후 베냐민을 낳다가 죽는다. 나는 야곱이 화가 난 순간 라헬에게 했던 비정한 말들을 얼마나 돌이켜 생각해 보았을지, 또 이를 사과하기엔 너무 늦어버렸을 때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을지 궁금하다. 분노는 종종 인간의 부정적인 특질 중 하나인 옹졸함에서 비롯된다. 옹졸함으로 인해 배우자가 하는 모든 일이 못마땅할 때가 있다. 왜곡된 감정을 갖게 되는 그런 시기에, 우리는 배우자의 단점은 부풀리고 장점은 과소평가하거나 당연시하기 마련이다. 나는 스위스 항공의 여객기 한 대가 대서양에 추락해 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이 글을 쓰고 있다. 탑승객들은 추락 6분 전쯤에 비행기가 추락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후에 드러났다. 내 아내는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부부들이 그 남은 6분 동안 서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은 확신했다. “아무도 ‘항상 바닥에 옷을 벗어놓는 걸 더는 못 참겠어.’ 또는 ‘생각 없이 돈을 함부로 쓰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 같은 말은 하지 않았겠죠.” 그 여객기는 하늘나라의 다음 생에서 만나자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거나 과거 자신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을 것이다. 극심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그 마지막 순간은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다음에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우자에게 화가 폭발하려 했을 때, 이 여객기 이야기를 떠올려 보기 바란다. 바람에 날려 보낸 깃털 아이들은 “막대기와 돌멩이는 내 뼈를 부러뜨릴 수 있지만, 말은 결코 내게 상처를 줄 수 없다.”라는 말을 외치곤 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잘 알고 있다. 역사를 통틀어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선동해 막대기와 돌멩이, 칼, 총을 집어 들게 할 때 말을 이용했다는 것을. 말은 또 결코 되돌리지 못하게 명예를 실추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19세기의 한 유대 설화는 동네방네 랍비 험담을 하며 돌아다닌 한 남자 이야기를 전한다. 어느 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달은 그 남자가 랍비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랍비는 그에게 집에 돌아가 깃털 베개를 갈라 그 속에 있는 깃털들을 바람에 날려 보낸다면 용서해주겠노라고 했다. 남자는 랍비의 말대로 집에 돌아가 베개 속 깃털들을 바람에 날려 보낸 뒤 다시 랍비를 찾아가 물었다. “이제 절 용서하시는 겁니까?” 랍비가 대답했다. “한 가지가 더 있소. 이제 돌아가 그 깃털들을 다시 다 끌어 모으도록 하시오.”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바람에 다 날아갔으니까요.” 이에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바로 그거요, 당신은 내 험담을 한 걸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지만, 한 번 날려 보낸 깃털들을 다시 모을 수 없듯 이미 입 밖으로 내뱉은 험담을 없던 일로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지.” 이번 안식일과 다가오는 한 주 동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부당한 말을 하려거든, 그 전에 깃털들을 한 번 바람에 날려 보내면 다시는 끌어 모을 수 없는 사실을 떠올리도록 하라. 04. 선행은 어떤 위력을 지니는가 불멸의 선 전 세계의 많은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는 이른 바 ‘캔디 맨 Candy Man’이라 불리는 자원 봉사자가 한 명씩 있다. 장시간 진행되는 토요일 아침 예배 시간에 캔디 맨은 예배에 참석한 아이들에게 초콜릿이나 캔디를 나눠준다. 언젠가 나는 랍비 잭 리머가 자신이 어떤 연유로 시나고그의 캔디 맨이 되었는지 회고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 나는 내가 다니던 피츠버그에 있는 시나고그에서 우리 앞자리에 앉곤 했던 메이어 그루멧에게서 한 가지 일을 물려받았다. 메이어 그루멧은 그리 부유한 사람도 아니었고 훌륭한 학자도 아니었다. 하지만 조그만 잡화점을 운영하던 그에겐 훌륭한 자질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안식일에 시나고그를 찾을 때마다 허쉬 초콜릿 한 봉지를 들고 와 아이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솔직히 고백해, 나는 순전히 랍비의 설교와 기도만 듣자고 시나고그에 간 건 아니었다. 최소한 어느 정도는 메이어 그루멧이 나눠주는 허쉬 초콜릿을 먹기 위해 시나고그에 갔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우리 시나고그에서 메이어 그루멧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처음부터 이 일을 하려고 계획했던 건 아니며, 아마 당시 그의 모범적인 행동이 내 속에 각인돼 있었던 것 같다. 누가 알겠는가? 언젠가 우리 시나고그의 아이들 중 하나가 나로 인해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한 캔디 맨이 될지 말이다. 어떤 나라, 어떤 도시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진 모르지만 분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40년 전의 메이어 그루멧이 40년 후의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유대주의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불멸성을 주신다고 믿는데, 선행 또한 죽음을 뛰어넘는 불멸성을 갖는다. 언젠가 내 친구 하나가 랍비 제프리 살킨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듯 말이다. “내 아이에게 읽을 책을 추천할 때마다, 그 책이 4학년 때 저를 가르치셨던 코헨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던 바로 그 책이란 걸 알게 되죠. 그건 코헨 선생님의 불멸성을 입증하는 거예요.” 당신이 늙어 죽음이 다가오고 있을 때,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 선행이 계속 그 영향력을 발휘해, 심지어 당신이 만난 적도 없고 만날 일도 없는 사람들의 선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아는 것보다 더 흐뭇하고 큰 위안이 있을까? 힘을 가진 자의 관대함 왕의 행렬과 신부 행렬이 마주치면 신부 행렬이 길을 내주는 것이 관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기의 아그리파 왕은 어느 신부 행렬에 길을 내주도록 했다. 이에 현자들은 그를 칭송했다. 그들이 왕에게 “어떤 이유로 그렇게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왕은 이렇게 대답했다. “난 매일 왕관을 쓰지만, 그 여인은 짧은 시간 동안만 왕관을 쓸 것이기 때문이오.” —바빌로니아 탈무드, 세마크홋(소책자) 11:6 몇 해 전, 한 유대 저널이 세 명의 판사에게 ‘훌륭한 유대 교육자 상’을 수여했는데, 내 친구 하나가 그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 상은 금전적인 상은 아니었지만, 내 친구는 다른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이 열정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준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친구는 지금은 고인이 된 랍비 울페 켈만에게 자신의 놀라운 심정을 표현했다. 그러자 랍비 켈만은 친구의 놀라움에 공감하는 대신 친구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각종 유대 단체의 연회나 저녁 식사에 연사로 초대되는 일이 종종 있죠?” 내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해 동안 친구는 유대 세계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강연을 했다. “그래서 당신은 연단 위에 앉을 것을 제의받는 데 익숙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과 나처럼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한 번도 연단 위에 앉지 못합니다. 그들도 당신처럼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말입니다.” 랍비 켈만의 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내 친구는 관사로서의 자기 일에 새로운 각오로 임했다. 아그리파 왕의 행동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때 최우선적인 책임은 자신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란 걸 상기시켜준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혜택은 다른 사람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명한 방송인인 또 다른 내 친구는 몸이 불편한 라디오 프로그램 팬들에게 전화를 걸어 쾌유를 빌며 따뜻한 말을 전하는 것이 큰 기쁨이요, 보람이라고 했다. 자신의 유명세 덕에 자기 전화를 받는 것이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된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05. 유혹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나실인이여, 포도밭 근처에 가지 않도록 돌아가는 길을 택하라. —바빌로니아 탈무드, 샤밧 13a 나실인은 하나님을 위해 유혹에 빠지지 않기로 맹세한 민족인데, 토라는 민수기에서 이 나실인의 율법을 기록하고 있다. 나실인으로 살겠다고 하나님께 맹세한 사람은 포도주를 마셔도 안 되고, 포도를 먹어서도 안 되며, 머리카락을 잘라서도 안 되고, 시체 가까이 가서도 안 된다(민수기 6:1-12 참조). 일반적으로 이 나실 서원에 따라 사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다. 탈무드는 이 율법을 언급하면서, 나실인에게 아주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나실인이여, 포도밭 근처에 가지 않도록 돌아가는 길을 택하라.” 어차피 포도를 먹는 게 금지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포도밭을 피해 아예 유혹에 빠질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이 탈무드 조언은 유혹에 취약한 많은 현대인들에게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알코올 중독자여, 술집 근처에 가지 않도록 돌아가는 길을 택하라.”라는 말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카지노나 경마장 같은 도박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디저트 메뉴는 아예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나실인으로 살겠다고 맹세한 사람은 지켜야 할 맹세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 어떤 것을 피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지만, 우리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딱 한두 잔 정도로 절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알코올 중독자나, 돈을 많이 잃기 시작하면 바로 일어날 거라고 장담하는 도박 중독자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자기 개선의 첫걸음인 이유이다. 자신의 약점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자신을 유혹하는 것들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약점들을 알고 있는가? 또 그 약점들을 보완해줄 전략들은 갖고 있는가? 당신의 인생에서 잘못되고 있는 것과 잘되고 있는 것 당신 자신 또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 문제, 금전 문제, 직업적 부진, 결혼 생활의 문제, 자녀 문제, 또는 친지나 친구, 직장동료와의 불화 등등 당신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라. 이제 당신의 삶에서 ‘좋은 것들’, 즉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즐거움을 주는 활동, 하는 일에 대한 만족감, 자녀에 대한 자부심, 직업적 성취감,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 선행 등에 대해 떠올려보라. 그런 다음 당신이 평소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당신 삶에서 ‘좋은 일들’에 대해 모두 떠올려보라. 당신과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걷고 말하고 듣고 보고 냄새 맡는 데 문제가 없다면, 그것도 정말 좋은 일이다. 이처럼 당신의 삶에는 분명 좋은 것들이 안 좋은 것보다 더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불행을 느끼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이 고민거리나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괴테는 로마에서 한 무리의 눈 먼 걸인들 옆을 걸어갈 때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걸인들 대부분이 행인들로부터 거의 적선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유독 한 걸인만이 행인들로부터 꾸준히 적선을 받고 있는 것이 괴테 눈에 들어왔다. 괴테가 그 걸인에게 다가가 보니, 그는 다음과 같은 글이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봄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만일 지금이 봄이거나 여름, 가을, 또는 겨울이고, 당신이 앞을 볼 수 있다면, 당신은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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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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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릴로 & 제라드 리즈 지음 베이직북스 / 2011년 8월 / 280쪽 / 13,800원 ▣ 저자 릴로 & 제라드 리즈 릴로와 제라드 리즈 부부는 1950년, 아디론덱 산맥의 한 스키 산장에서 만나 다음 해인 1951년에 결혼을 하고, …
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릴로 & 제라드 리즈 지음 베이직북스 / 2011년 8월 / 280쪽 / 13,800원 ▣ 저자 릴로 & 제라드 리즈 릴로와 제라드 리즈 부부는 1950년, 아디론덱 산맥의 한 스키 산장에서 만나 다음 해인 1951년에 결혼을 하고, 50년이 넘은 지금은 슬하에 다섯 자녀와 손자손녀 열세 명을 두고 있다. 그들은 지금도 가능하면 자주 가족끼리 스키를 타러 다닌다. 릴로와 제리는 하이테크 출판사를 차려 30년에 걸쳐 1,500명이 넘는 직원을 둔 5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웠다. 이 회사는 첨단 산업에 정보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두 주자가 되었다. 사회적인 책임을 지자는 회사의 정책, 특히 회사 내 탁아 시설로 ‘멋진 직장 상’을 수없이 받기도 했다. 1990년에 그들은 회사 경영을 아들인 마이클과 다니엘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아들인 그렉의 도움으로 자신들은 가난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한 공공 교육의 향상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리즈 부부는 1999년에 회사를 판 후 이익의 일부는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몇 개 세웠다. 이 책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금은 그 교육 재단에 들어간다. 릴로와 제리는 각자 수학과 과학 학위를 갖고 있으며, 함께 교양 과목의 석사 학위를 받았고, 둘이 합쳐 7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그들은 뉴욕 주의 롱아일랜드에 살고 있다. ▣ 편저자 수잔 셀리거 수잔 셀리거는 수상 작가이자 잡지 편집자, 편집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스트레스를 역이용하는 법』의 저자이다. 이 건강 서적의 일부는 현재 미국,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 있는 여섯 개 과학박물관에서 ‘당신의 진짜 나이는?’이라는 참여 전시물로 전시되어 있다. 《굿 하우스키핑》과 《워킹맘 매거진》의 전 부편집장이며 허스트 잡지 개발부 부편집장, 타임사 잡지 개발부 고문 편집자인 셀리저는 미국 내 몇몇 웹사이트 개설에도 참여했으며, 그녀의 기사는 《뉴욕 매거진》, 《패밀리 서클》, 《레드북》, 《여행과 레저》, 《USA 투데이》, 《이코노미스트》,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마이애미 헤럴드》와 같은 저명 일간지 및 잡지에 실렸다. ▣ 역자 강성희 동아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라이튼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비평론을 전공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인생의 작은 법칙들』, 『동서 미스테리 북스-비틀린 집, 어두운 거울 속에』, 『세계의 위인들-안네 프랑크, 간디, 잔다르크, 아이작 뉴턴』, 『선생님도 놀란 인물 뒤집기-오프라 윈프리』, 『선생님도 놀란 인물 뒤집기-윌리엄 셰익스피어』, 『선생님도 놀란 인물 뒤집기-넬슨 만델라』, 『내 인생과 화해하는 법』, 『마오의 무전여행』, 『신데렐라가 된 하녀』, 『내셔널 지오그래픽 세계 위인전 18권』, 『지상 최대의 과학 사기극』, 『51%의 법칙』, 『비밀 성서』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은 단지 유쾌한 결혼을 위한 충고가 아니다. 저자들은 결혼에 깃든 눈물과 땀과 분노에 대해 알고 있다. 또 관계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화가 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절대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당신이 이야기하는 상대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함께 나누고, 소중히 하고, 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시간 낭비이다. ‘관계 강화 훈련’에서 우리는 이것을 ‘사랑 기억하기’라고 부른다. 또한 이 책의 일관된 주제는 내가 ‘존경 가득한 생활’이라고 부르는 원칙이다. 그것은 어떤 이유로든 상대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살다보면 상대가 늘 마음에 들지만은 않고, 서로에게 전과 같은 사랑을 느끼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것은 모두 정상적인 결혼 생활의 일부이다. 하지만 상대가 아무리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그 때문에 아프고 화가 나더라도 충동적으로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당신 역시 그런 대접을 받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해서도 안 된다. 리즈 부부의 목적은 분명하다. 이혼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그저 그런 괜찮은 결혼 생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상대에 대한 기준을 높이 세우고 있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그들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혼율이 50%를 넘나드는 사회적 환경에서도 57년이라는 긴 생활을 행복하게 보내온 저자 릴로와 제라드 리즈 커플이 알려주는 결혼생활 가이드이다. 책 속에는 행복한 결혼을 위한 핵심적 요소들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10가지로 구분하여 놓았다. 각각의 주제들을 살펴보면 올바른 배우자 되는 법, 효과적인 데이트 방법, 늘어나는 가족과 어울리는 법, 여섯 가지 핵심 관심사이자 협상 불가능한 주요 논점들인 종교, 돈, 섹스, 자녀, 여가 활동, 행동 등을 포함하여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 차례 감사의 말 / 추천사 - 테렌스 리얼 / 행복한 결혼을 위한 기본 요소 10 Part 1 이상형의 배우자 찾기 advice 1 자기 자신을 준비하라: 성품의 중요성 몸과 마음을 가꾸어라 / 낙천적인 사람이 되어라 / 관심을 갖고 배려하라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을 통제하라 책임을 인정하라 / 개성을 계발하라 / 페어플레이하라 서로에게 충실하라 / 나쁜 습관을 버려라: 필요하면 도움을 구하라 advice 2 목적 있는 데이트를 하라: 상대를 찾는 적극적인 방법 진지한 데이트를 하라 / 상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멋진 상대를 만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쓸 것인가? 두 번째 결혼이라면 이번에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가볍게 데이트하는 상대라면 언제쯤 진지해져야 하는가? Part 2 결혼 전에 점검해야 할 필수사항 advice 3 사랑과 존중을 우선하라: 서로에게 최고의 모습 이끌어내기 애정 어린 말투를 사용하라 / 존경심을 보여라 / 고마움을 표현하라 친절과 이해심을 보여라 / 상대를 먼저 생각하라 / 스킨십을 자주 하라 섹스를 영순위에 둬라 / 둘만의 사랑 방정식을 만들어라 / 정직으로 신뢰와 존경을 쌓아라 재치 있는 사람이 되어라 / 서로에게 성실하라 /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라 유머를 적절하게 활용하라 / 서로의 습관과 기질에 유연하게 대처하라 함께 놀 시간을 가져라 /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라 서로의 친구와 가족으로 관계를 확대하라 / 서로의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라 상대를 화나게 하는 일을 하지 마라 / 무엇을 하든 사랑으로 대하라 advice 4 핵심 사항 여섯 가지에 합의하라: 종교, 돈, 섹스, 자녀, 여가 활동, 용인 가능한 행동 종교 / 돈 / 섹스 / 자녀 / 여가 활동 / 용인 가능한 행동 advice 5 결혼은 신중하고 과감하게 결정하라: 청혼과 약혼, 그리고 결혼 골인하기 지금 당장 남아 있는 의심을 해결하라 /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청혼하라 Part 3 즐거운 인생 함께 만들어 가기 advice 6 애정이 담긴 대화를 하라: 분노는 빨리 해소하라 대화의 기술 / 싸움의 기술 advice 7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섹스를 하라: 유대감을 강화하라 행복한 커플은 섹스를 위한 시간을 억지로라도 낸다 / 연습이 완벽을 낳는다 좋은 섹스는 침실 밖에서 시작된다: 서로 자주 스킨십을 즐겨라 친밀감은 라이프스타일이다 / 얼마나 자주 사랑을 나누는 게 좋을까? 문제는 발생 즉시 처리하라 / 스트레스를 줄이고 욕망을 키워라 섹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가져라 / 더블베드를 써라 advice 8 함께 일하고 함께 결정하라: 돈, 직장, 집안일의 균형 맞추기 둘만의 결정 방식을 만들어라 / 함께 돈을 관리하라 서로의 직업적 목표를 지원하라 / 집안일을 나눠서 하라 advice 9 자녀양육을 즐겨라: 사랑의 연결고리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었는가? / 일과 가족의 균형을 맞추는 여러 가지 방법 종교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합의하라 / 상대의 좋은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가르쳐라 부부만을 위한 시간을 내라 advice 10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함께 가꿔라: 자기 자신과 친구와 공동체 보살피기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계발하라 / 건강을 유지하라 친구와 가족의 범위를 확대하라 / 사회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라 부록 1 데이트 입문서: 온라인 데이트, 개인 광고, 결혼 중매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 부록 2 건강 입문서: 건강 유지를 위한 7가지 규칙 부록 3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기술 - 테렌스 리얼 결혼했으면 무조건 행복하라 릴로 & 제라드 리즈 지음 베이직북스 / 2011년 8월 / 280쪽 / 13,800원 행복한 결혼을 위한 기본 요소 10 지금 당신의 인생과 사랑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현재의 단계가 어디쯤이든 우리는 세월의 힘으로 증명된 행복한 결혼 생활의 공통 요소 열 가지를 발견했다. 1. 자기 자신을 준비하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정직하고 자상한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을 때 평생 사랑하고 믿을 수 있는 배우자를 얻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2. 목적 있는 데이트를 하라: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트는 자신이 배우자에게 어떤 자질을 원하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나서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이다. 3. 사랑과 존경을 우선하라: 사랑과 존경은 어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매일 진행되는 사소한 교류를 통해 쌓인다. 다정한 말투를 쓰고, 매일 서로 칭찬하고(비판이 아니라), 데이트에 늦지 말고(늦을 때는 전화를 하라), 같은 농담을 세 번씩 반복한다고 해도 말없이 들어주는 것이다. 4. 핵심 사항 여섯 가지에 합의하라: 행복해지기 위해 두 사람이 마치 복제 인간처럼 똑같아져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핵심 사항 여섯 가지에 대해서는 결혼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 자녀, 돈, 종교, 여가 시간 활용, 섹스, 용인 가능한 행동에 관한 것이다. 5. 결혼에 대해 결정하라: 행복한 커플은 데이트, 동거, 약혼, 결혼까지 관계의 각 단계에서 책임을 다한다. 6. 애정이 담긴 대화를 하라: 상대방에게 매일 사려 깊고 따뜻하고 정중하고 다정하고 예의바르게, 한마디로 말해 친절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기본 바탕이 된다. 7.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섹스를 하라: 섹스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사랑을 표현하고 경험하는 멋진 수단이다. 아울러 상대의 요구나 불안감, 욕망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서로의 변화하는 성적 리듬에 맞춰준다. 8. 함께 일하고 함께 결정하라: 어느 한쪽이 아무리 바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해도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집안을 꾸려나가는 데 함께 참여해야 한다. 9. 자녀 양육을 즐겨라: 대부분 부부에게는 함께 아이를 키우는 기쁨과 경외심을 일으키는 책임감보다 두 사람을 더 가깝게 해주는 것도 없다. 10.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함께 가꿔라: 두 사람이 함께하는 활동이나 데이트, 사랑하는 친구와 친척, 만족감을 안겨주는 취미가 없다면 관계는 휴식 없는 일처럼 되기 십상이다. Part 1 이상형의 배우자 찾기 advice 1 자기 자신을 준비하라: 성품의 중요성 몸과 마음을 가꾸어라: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고, 몸매를 가꾸고, 잘 입고, 바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라. 그저 잘 먹고, 운동하고, 충분히 자고, 위생과 옷차림에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외모는 전체의 한 부분일 뿐이다. 매너도 중요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식료품 가게 점원까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라.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려 깊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식을 쌓아라. 누구나 아는 게 많고 호의적이어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를 좋아한다. 거기에 재미있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한 가지 기억할 것. 말을 혼자서 다 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 진심어린 관심을 기울이며 대답에 귀 기울일 때도 당신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지적인 사람인지가 나타난다. 관심을 갖고 배려하라: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배우자뿐만 아니라 가족, 사업 파트너, 선생님, 이웃 모두에게 마음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타인에게 친절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친절에 고마워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상대의 배려를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동정 받는 것을 어려워한다. 나약함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혼자서는 자신을 보살필 수 없다. 그럴 때는 배려해 주는 배우자가 있다는 것이 세상 그 무엇보다 고마울 것이다. 나쁜 습관을 버려라: 필요하면 도움을 구하라: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친구나 카운슬러, 또는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하라. 적절한 동기부여만 된다면 우리는 누구나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 때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advice 2 목적 있는 데이트를 하라: 상대를 찾는 적극적인 방법 멋진 상대를 만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쓸 것인가?: 멋진 상대를 찾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정확한 충고를 하자면 자신의 관심과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라는 것이다. 그 후에는 과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준비를 하라. 공부와 일을 할 때처럼 목적 있는 데이트를 할 때도 헌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도시로 옮기거나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자신에게 맞는 짝을 만나기까지는 수십 번의 데이트와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기억하자. 마음을 활짝 열고 준비를 갖추고 있을 때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알아보고 마음을 사로잡기가 더 쉬워진다는 것을. (1)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나 잡지의 개인 광고, 중매 서비스를 이용한다: 조안나는 데이트 서비스를 통해 평생의 사랑을 만났다. 인터넷의 큰 장점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빨리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직접적으로 만나기 전에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상대를 더 빨리, 그리고 잘 알 수 있게 되죠. 진짜 나를 상대에게 보여주게 되고요.” 이런 접근법을 이용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창피하게 느낄 필요는 없다. (2)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지하게 상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사람들은 보통 처음 만나는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고등학교나 대학 친구들과 다시 연락하라. 주위 사람들에게 짝을 찾고 있다는 말을 퍼뜨리고, 어렵겠지만 사람을 소개시켜달라고 조금 졸라보자. (3) 집에만 앉아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 집안 행사, 결혼식, 기념식, 명절 모임, 동창회, 이웃 모임 등에 참석하라. 사람이나 일, 또는 어떤 목적을 위해 마련된 축하 행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좋은 무대가 된다. (4) 직장 안을 살펴라 - 하지만 조심스럽게: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훌륭한 짝을 찾는다. 마음이 맞는 또래가 별로 없는 직장이라면 회사를 옮길 생각도 해보라. 같은 직장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데는 위험도 따른다. 헤어져도 매일 사무실에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잘 된다고 해도 여전히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평생의 배우자를 만난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5) 종교 단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교회나 성당, 절 등 종교 모임에서 배경과 가치관, 관심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확률이 아주 높다. 이런 기관들은 사람을 만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이며 누구든 환영이다. (6) 헬스클럽에 가입한다: 몸도 좋아지고, 건강과 몸매에 관심 있는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강습을 받아라. 함께 열심히 운동한 사람들끼리는 벽을 허물고 더 쉽게 친해지기 마련이다. (7) 문화 강좌를 수강한다: 학교를 졸업했다면 상급 학교에 진학하거나 요리, 요가, 외국어, 현대 미술 등의 수업을 들어보자. 동료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는 강좌를 찾아보라. (8) 고등학교나 대학 동창회에 가입한다: 대학에서 주최하는 강의나 와인 시음회, 여행을 통해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한때 매우 뜨거웠지만 헤어졌다가 지금은 이혼해서 자유의 몸이 된 옛 연인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9) 여행, 스포츠, 정치, 음악 등 각종 동호회에 가입한다: 자신의 취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동호회에 가입해보자. 혼자든 친구와 함께든 음악회, 저자 강연회, 박물관, 도보 여행, 연극을 찾아다녀라. (10) 자원 봉사를 한다: 좋은 목적을 위해 하는 자원 봉사는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게다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과도 의미 있고 편안한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처럼 다정하고 관대한 사람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Part 2 결혼 전에 점검해야 할 필수사항 advice 3 사랑과 존중을 우선하라: 서로에게 최고의 모습 이끌어내기 애정 어린 말투를 사용하라: 우리는 일상의 자잘한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애정 어린 말투를 사용하는 것으로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오늘 직장으로 전화해줘서 기뻤어.” “어젯밤에는 즐거웠어요. 조만간 또 그런 시간을 가져요.” “당신이 말해준 아이 다루는 법이 효과가 아주 좋았어요.” 위대한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처럼 ‘사랑의 첫 번째 임무는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존경심을 보여라: 조언을 청하는 것만큼 상대의 견해에 존경심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조언에 귀를 기울여라. 정말로 존경심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 사람이 잘한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 그 사람이 당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라: 상대에게 제일 좋은 게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최대한 상대방을 포함시켜라. 헨리와 질리안은 결혼 10년째 되던 해에 큰 아파트로 이사 가기로 했다. 방이 두 개 더 있어서 개인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는 아파트였다. “누가 더 큰 사무실을 사용할 것인가를 두고 끝없는 논쟁이 벌어졌죠.” 헨리는 말한다. “결국 제가 이겨서 질리안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하기로 했어요. 내가 작은 사무실을 썼죠.” 둘만의 사랑 방정식을 만들어라: 인간은 약속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특히 결혼 초기 단계일 때 약속이 주는 안정감으로부터 만족을 찾아라. 함께 하는 의식은 연대감을 만들고 두 사람을 더 가깝게 이어준다. 서로의 생활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에 급히 나가기 전에 적어도 그날 하려는 일 중 한 가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대에게 이야기해주어 두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 가끔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보라. 함께 빨래를 개거나 침대를 정돈해보라. 각자 따로 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함께 하다보면 자신들이 이제 한 팀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우린 거의 매일 아침 함께 침대를 정돈하죠. 전 언제나 그녀 쪽으로 이불을 좀 더 주려고 한답니다. 편안하게 자라고요.” 서로에게 성실하라: 서로를 완전히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행복한 커플들은 절대 상대에게 사랑에 대한 불안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성실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성실하다는 것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반드시 지킬 약속을 했습니다. 혹시 다가올지도 모르는 유혹을 멀리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이성으로서 관심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공공연하게나 은밀하게나 상대가 보지 않기를 바라거나, 몰랐으면 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하든 사랑으로 대하라: 사랑하고 계속해서 사랑하라. 자신이 잘못했을 때는 인정하라. 그리고 상대가 잘못했을 때는 용서하라. 행복한 결혼 생활은 운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생각과 관대한 마음과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당신의 사랑과 존경, 상냥한 행동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친밀감과 즐거움으로 이어질 것이다. advice 4 핵심 사항 여섯 가지에 합의하라: 종교, 돈, 섹스, 자녀, 여가 활동, 용인 가능한 행동 사랑하는 두 사람이 종교, 돈, 섹스, 자녀, 여가 활용, 용인 가능한 활동에 대해 ‘마음이 일치하는지’ 여부가 그들이 앞으로 함께할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만약 지금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위험성을 내포한 주제를 꺼내는 것이 걱정스럽거나 두려울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 모두 만족할 정도로 각각의 문제에 완전히 합의하지 않고는 결혼 생활은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지 못한다. 관계가 정체되어 있거나 두 사람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생겼다면 이 여섯 가지 문제를 검토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관계가 어느 단계에 와 있든 간에 당신은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 헤어진다 결혼생활 핵심 사항 여섯 가지 - 1. 종교: 두 사람의 생활 속에서 종교의 역할과 아이를 어떤 종교 방식으로 키울지에 대해 서로 합의하고, 그 합의에 서로 만족해야 한다. 2. 돈: 돈을 어떻게 벌고, 모으고, 쓸 것인지 돈 관리에 대해 생각이 같아야 한다. 3. 섹스: 두 사람 모두 섹스를 즐겨야 하고, 그리고 더 나은 섹스를 위해 노력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4. 자녀: 아이를 낳을 것인지, 언제, 몇 명이나 낳을 것인지, 어디서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지,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합의해야 한다. 5. 여가 시간 활용: 함께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두 사람 모두 좋아하는 여가 활동은 무엇이며, 가끔 혼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해야 한다. 6. 용인 가능한 행동: 서로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 어떤 행동이 용인 가능하며 어떤 행동은 그렇지 않은지 합의해야 한다. advice 5 결혼은 신중하고 과감하게 결정하라: 청혼과 약혼, 그리고 결혼 골인하기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청혼하라: 서로에게 평생을 바칠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하기까지는 아직 한 단계가 더 남아 있다. 어느 한쪽에서 그 결정을 말로 분명하게 표현해주는 것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청혼 순간은 모두 사랑스러운 추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난 이야기처럼 청혼 이야기도 결혼 생활을 이루는 일부가 된다. 즉흥적인 청혼도 기억에 남는다. 때로는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일 - 하이킹처럼 간단한 -을 함께하다가 서로 공유하는 감정이 영원히 지속될 만큼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1) 약혼 기간을 현명하게 이용하라: 두 사람만 간직하든 온 세상에 소리쳐 알리든 약혼을 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행복으로 채워지길 바라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두 사람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사실이다. 약혼 기간은 결혼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애정 어린 행동을 연습할 기회이다. (2) 결혼을 재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결혼 준비는 대단히 괴로운 일이다. 행복한 커플에게도 ‘결혼 불안감’은 닥칠 수 있다. 아무리 긍정적인 변화라 해도 변화에는 적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불안감이 결혼상대로 딱 맞는 사람을 찾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결혼 자체 때문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 준비에 휩쓸려 마음을 등한시하지 말라. (3) 결혼 준비는 방만하지 않고 단순하게: 몰래 야반도주를 할 생각이거나 아주 조촐한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도 모르게 결혼 준비가 커져버리는 것을 곧 경험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아래의 한 줄짜리 주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주위 사람들 모두 세부적인 결혼 준비로 정신이 없어 보일 때마다 이 주문을 외워보자. “결혼이란 우리의 사랑을 기념하고, 서로에게 평생 함께할 것을 공개적으로 맹세하는 일이야.”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곁다리일 뿐이다. 외부의 압력을 거부하라. 두 사람의 꿈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보자. 당신과 부모님이 결혼식에 쓰려고 생각하는 돈을 일부 절약해서 멋진 신혼여행이나 일주년 기념 파티, 주택 할부금에 쓰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결혼식 날은 결혼 50주년에 이를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할 1만8천 일이 넘는 날들 중 하루일 뿐이다. 기억에 남아야 할 스물네 시간이지만 ‘완벽’할 필요는 없다. 무슨 일이 생기든 결혼은 시작일 뿐이다. Part 3 즐거운 인생 함께 만들어 가기 advice 6 애정이 담긴 대화를 하라: 분노는 빨리 해소하라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인생의 바탕은 매일 서로에게 쓰는 말투와 사소한 일에서, 그리고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 결정된다. 따뜻한 음성, 상냥한 손길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행복한 관계에서도 가끔 분노와 갈등의 순간은 생긴다. 성숙한 두 인간이 서로에 대해, 그리고 문제에 대해 생각이 깊으면 이따금 서로 다른 점과 의견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을 피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가능한 한 빨리, 차분하게 화를 푸는 것이 해결책이다. 말다툼을 피하는 커플은 서로의 차이를 직시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커플보다 이혼할 확률이 더 높다. 가끔 빚어지는 갈등은 두 사람이 서로 가장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걱정을 하고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지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의 의견 차이를 빨리, 부드럽게 해결하는 법을 배우거나 서로의 차이를 인정한다. 그리고 이런 패턴이 습관이 될 때 그들의 관계는 더욱 단단하고 만족스러워진다. advice 7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섹스를 하라: 유대감을 강화하라 행복한 커플은 섹스를 위한 시간을 억지로라도 낸다: 멋진 섹스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섹스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거나 토요일 점심 식사를 걸러야 할 때도 있지만 그런 ‘희생’은 결코 희생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많은 요소가 성 관계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위기, 호르몬, 출산, 자신과 상대의 성적 능력, 일의 기복, 가정생활 등이 그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로 바뀌지 말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행복한 커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랑을 나눌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이다. 좋은 섹스는 침실 밖에서 시작된다 - 서로 자주 스킨십을 즐겨라: 멋진 섹스는 침실로 들어가기 오래 전부터 시작된다. 섹스는 작은 것들로 시작된다. 상대를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일, 아침 식사를 하거나 작별 인사를 할 때 서로를 쳐다보는 시선, 옆에 앉아 있을 때 서로를 만지는 손길, 종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등. 섹스를 하는 목적은 쾌락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친밀하고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기 위해서이다. 섹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가져라: 섹스는 여든이 되어서도 열여덟 살 때처럼 좋을 수 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흥분도와 만족도는 여전하다. 많은 커플이 함께하는 기간이 길수록 섹스가 더 좋아진다고까지 말한다. advice 8 함께 일하고 함께 결정하라: 돈, 직장, 집안일의 균형 맞추기 둘만의 결정 방식을 만들어라: 서로의 장점에 맞는 결정 과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을 찾기 위해 우선 몇 가지 패턴을 시도해볼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함께 자리를 잡고 앉아서 모든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것이 좋은가? ‧ 한 사람이 먼저 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난 후 둘이 함께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은가? ‧ 몇 차례에 걸쳐 의논하는 것이 좋은가,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은가? ‧ 중요한 결정을 위해 서로 돌아가며 주도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시간이 지나면 부부로서, 가족으로서 두 사람에게 맞는 패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결정 습관을 들일 때 명심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다. (1) 동등하게 행동하라: 행복한 커플은 서로 동등하며, 각자 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특별한 점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중요한 사항은 함께 결정을 내리고, 그 밖의 일은 나눠서 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목숨이 달린 결정은 거의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서로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선택에 이르는 과정이 어떠했느냐이다. (2) 각각의 선택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라: 가령 건강 문제는 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의학적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양쪽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아이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부부 중 어느 한쪽 부모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 할지라도 결정 과정에 배우자를 포함시켜라. 양쪽 부모 모두, 두 사람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3) 서로를 믿어라: 문제가 어느 한쪽에서만 중요하다거나 어느 한쪽이 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하는 데 유리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그 사람 혼자서 결정을 내리게 해주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결정을 내릴 경우에도 어떤 결정이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적어도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왜 하고 있는지 상대에게 알려주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라. 서로의 선택을 믿어라. 그리고 서로에게 상대의 결정을 믿는다고 말하라. 환영받을 거라는 확신이 없는 한, 혼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또는 자녀나 집안의 공동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려 상대를 놀라게 하지 말라. 결정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해결책 중 하나다. 그럴 때마다 서로가 편해지고 믿음이 쌓인다. “우린 서로 의견이 맞지 않으면 그 일은 기꺼이 포기해 버려요. 가정에서든 사업에서든 서로 동의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결정을 내리지 않죠. 동의할 수 있을 때까지 결정을 미루는 거예요. 다행히 우린 관심사나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에 공통점이 많아서 대체로 의견이 잘 맞는 편이에요.” advice 9 자녀양육을 즐겨라: 사랑의 연결고리 일과 가족의 균형을 맞추는 여러 가지 방법: 아이를 키우는 일은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한다. 행복한 커플은 한 사람이 주로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맡고 다른 사람은 밖에서 일을 한다 해도 유아기 때부터 함께 아이를 돌보고 먹이는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한다. 일과 가족을 조화시키는 방법은 커플마다 다르다. 어느 방법이 당신에게 맞을지 생각해보자. ‧ 두 사람 모두 밖에 나가 일을 할 경우, 어떤 육아법이 자신의 가족에게 맞는지 결정해야 한다. ‧ 한 사람이 직장 내 좋은 육아 시설이 있는 회사로 옮긴다. ‧ 한 사람이 밖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아이를 돌보며 집에서 지낸다. ‧ 유동성을 확보하고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선택은 또 바뀔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한쪽 부모가 집에 있으면서 매일 아이를 돌보는 일차적인 책임을 지길 원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비상시에 대비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급박한 순간에 아이가 병에 걸리거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그 공백을 메우는 사람이 늘 어느 한쪽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advice 10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함께 가꿔라: 자기 자신과 친구와 공동체 보살피기 친구와 가족의 범위를 확대하라: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 다리를 놓는다. -R.H. 딜레이니 행복한 커플은 상대의 친구와 가족을 자신의 친구와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고 말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관계가 튼튼해질수록 두 사람은 서로를 더 잘 알게 되고 더 많이 사랑하게 되며, 이 새로운 친구와 가족이 참여함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강화되니까 말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균형을 유지하라. 양쪽 부모와 친척을 가능하면 자주 모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부부로서의 생활이다. (1) 명절 딜레마: 명절 계획은 아주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 명절이 시작되기 전에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의논하라. 이 문제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시각을 갖는다면 해가 갈수록 균형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쉬워질 것이다. (2) 내 친구와 배우자의 친구: 신혼부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이제는 배우자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으니 다른 친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각자의 친한 친구가 두 사람 모두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친구는 중요한 지원 인력이다. 그들은 개인으로서 또 부부로서 당신을 지지해주며, 당신은 자신과는 다른 그들의 인생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인생과 결혼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다. 개인으로서, 부부로서 각자 그리고 함께 우정을 발전시키고 유지할 때 개인으로서의 두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가 강한 개인이 될 때 결혼도 강해진다. (3) 우리의 친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다른 부부들과의 새로운 우정은 관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행복한 부부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관계가 그러하듯 그들의 관계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다른 부부와 사귀다 보면 관심사가 확대되어 두 사람만 있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던 상대의 다른 성격이 보이게 되고, 이를 통해 서로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어 두 사람의 관계가 새롭게 유지된다. (4) 아이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아이가 생기면 아이를 통해서도 새로운 친구가 사귈 멋진 기회가 생긴다. 운동장에서 공원에서 또는 아이들이 함께 모여 노는 날을 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모들을 만날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아이가 있다는 공통점보다 더 탄탄한 우정의 기반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런 우정은 몇 십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 (5) 친구, 가족들과 자주 축하하는 자리를 갖는다: 행복한 커플은 크고 작은 특별한 경우를 찾아 친구, 가족들과 서로의 사랑과 행복을 경축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생일이나 명절, 기념일에만 모여서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사이에 소풍, 디너파티, 이웃 모임, 가족모임 등 모두가 한데 모여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친척들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례식이나 제사 같은 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점점 늘어나지만, 슬픈 일이 생길 때를 기다리지 말고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 있을 때 함께 경축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을 찾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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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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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먼저 주는 자를 돕는다
하늘은 먼저 주는 자를 돕는다 조영탁 지음 행복에너지 / 2013년 11월 / 284쪽 / 15,000원 ▣ 저자 조영탁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호그룹에서 구매, 회계, 영업, 기획, 그룹 회장부속실 등을 거치면서, 10여 년 동안 현장 경험을 쌓…
하늘은 먼저 주는 자를 돕는다 조영탁 지음 행복에너지 / 2013년 11월 / 284쪽 / 15,000원 ▣ 저자 조영탁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호그룹에서 구매, 회계, 영업, 기획, 그룹 회장부속실 등을 거치면서, 10여 년 동안 현장 경험을 쌓았다. 회사 재직 중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전략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동시에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1999년 경영과 리더십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주)휴넷을 창업하여,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2003년 가을부터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하여, 현재 200여 만 명이 매일 아침 행복한 경영이야기 이메일을 받아 보고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CEO 리더십을 비롯한 각종 칼럼을 기고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수 기업과 대학에서 경영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100억 연봉 CEO』,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1, 2』, 『행복경영』, 『행복하게 성공하라』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나폴레온 힐은 20여 년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사람들 500명을 인터뷰한 결과, “성공한 사람, 성공하는 사람들의 85%는 재능이 아닌 인간관계 덕분에 성공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물론 재능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혼자만의 힘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 모든 일의 성패가 결정되도록 변해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사람, 재능보다는 덕으로 다른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칭찬하고 먼저 도와주는 사람들이 더욱더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성품이 성공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훌륭한 성품을 갖췄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휴먼 스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계발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야 비로소 관계자산이 구축되고 그 활용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발행된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중 성품과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을 모아서 엮은 것입니다. 10년 전 어느 날, ‘어차피 하는 공부라면 남들과 함께 나누자’라는 소박한 생각으로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초일류 기업과 훌륭한 경영자, 경영학자들을 연구하면서 ‘위대한 기업’의 조건을 밝히고 그 결과를 공유했고, 점차 경영을 넘어 자기계발, 리더십, 문학, 철학, 역사를 포함한 인문학까지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1 관계자산 구축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먼저 원하는 것을 주어라 Part 2 성품과 인격 배양 성품이 성공을 결정한다 인격으로 승부하라 이타성과 겸손으로 무장하라 시련과 역경이 사람을 만든다 Part 3 인간관계 스킬 업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이다 이청득심(以廳得心), 경청으로 마음을 사라 친절과 미소, 감사로 섬겨라 하늘은 먼저 주는 자를 돕는다 조영탁 지음 행복에너지 / 2013년 11월 / 284쪽 / 15,000원 Part 1 관계자산 구축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관계자산(relation capital)을 키워가라: 가난함이란 지금까지는 ‘갖지’ 못한 것을 의미했으나, 가까운 장래에는 ‘소속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 미래에는 첫째가는 자산이 네트워크에의 소속이 될 것이다. 이것은 ‘주도적으로 성취해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우선적 조건이 될 것이다. - 자크 아탈리(경제학자) 11년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자크 아탈리는 미래의 대안사회를 ‘인간적인 길’이라고 명명합니다. 그는 특히 미래사회에서의 ‘인간관계성 자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권력과 부는 물질적 재산이나 생산수단에 한정되지 않고, 건강, 지식,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 자신이 소속된 네트워크와 소통하게 해 주는 언어로 말미암아 풍요롭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좋은 인간관계와 건강: 최근 5년간 14개 빌딩, 1,500개 사무실의 직장인 5,000명을 조사한 결과 사무실내 인간관계가 실내공기나 작업 환경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인간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두통, 피로, 알레르기 질환 등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 독일 예나대 연구팀 일찍이 백낙천도 “인생행로의 어려움은 물에 있는 것도 아니요, 산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업무 외의 스트레스는 Zero가 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인간관계 역시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먼저 인사하고, 먼저 웃는 데서 시작됩니다. 적을 만들지 마라: 친구는 성공을 가져오나, 적은 위기를 가져오고 애써 얻은 성공마저 무너뜨린다. 조직이 무너지는 것은 3%의 반대자 때문이며 열 명의 친구가 한 명의 적을 당하지 못한다. 쓸데없이 남을 비난하지 말고, 항상 악연을 피하여 적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 - 양광모, 『인간관계 맥을 짚어라』에서 미국 경영컨설턴트 존 팀펄리는 현대 사회를 가리켜 누구를 아느냐, 즉 Know who의 시대라고 하였습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7세 어린이 450명의 일생을 40년간 추적한 결과, 성공과 출세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첫째,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이고 둘째, 좌절을 극복하는 태도이며 셋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거미와 꿀벌의 차이: 나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거미와 꿀벌의 비유를 좋아한다. 그에 따르면, 거미는 자기 힘에 의지해 홀로 일하기 때문에 독밖에 만들어 내지 못한다. 반면 꿀벌은 자연에서부터 가져온 원재료를 가지고 일을 하여 꿀을 만들어 낸다. - 제임스 다이슨, 『계속해서 실패하라』에서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고 혼자 다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능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보다는 비판과 무시로 일관할 수 있습니다. ‘팀보다 더 뛰어난 개인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만이 리더의 자격이 있습니다. 먼저 원하는 것을 주어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아니 가장 중요한 일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심초사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얻는 것은 기술(skill)이 아니라 원칙에 가깝습니다. 도덕성과 올바른 성품, 비전 제시, 존중과 칭찬, 변화와 성과 창출, 이 모든 것들은 구성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원칙들입니다. 이러한 원칙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신의 경제학: 신의 경제학은 아주 간단하다. 자신이 준 만큼 받는 것이다. 이는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베푸는 것을 말한다. 꼭 물질적인 면뿐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행복과 사람에 대한 친절 등을 위해서도 이 법칙을 꼭 이용하길 바란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뤄 내야 할 진정한 성공이다. -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에서 사람들에게 봉사하면, 그들은 나에게 봉사합니다.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포드 자동차 창업회장 헨리 포드는 봉사를 주로 한 사업은 흥하고, 이득을 주로 취하는 사업은 쇠하게 되어있다고 주장합니다. 마더 데레사 효과: 의대생들을 봉사 활동에 참여시킨 후 체내 면역 기능을 측정했더니 면역기능이 크게 증강되었다. 또한 마더 데레사의 전기를 읽게 한 다음 인체 변화를 조사했더니 그것만으로도 생명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하버드 대학 실험 결과 연구진은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거나 봉사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면역기능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마더 데레사 효과’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 됩니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죽음을 앞두고 ‘더 일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배려했더라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마음을 썼어야 하는데….’ 하고 뒤늦게 깨닫고 후회한다. - 해럴드 쿠시너(랍비) 사람들은 모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갑니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라는 옛말은 ‘이승에 살 때 너무 욕심 내지 말고 남과 더불어 나누며 살아야 된다.’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생을 마칠 때 다른 것들은 다 놓고 가지만, 타인에 대한 사랑과 그들이 우리에게 베푼 사랑만은 가져간다고 합니다. 주위 분들에 대한 더 많은 배려와 사랑을 베풀기 위한 욕심을 내 보면 어떨까요? Part 2 성품과 인격 배양 성품이 성공을 결정한다 성품이 성공을 결정한다: 성품 본위는 금 본위제보다 중요하다. 모든 경제시스템의 성공은 적합한 리더와 적합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국가의 미래는 국가의 품격에 달려 있다고 한다. 즉, 정신중심적인지 물질중심적인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로저 밥슨(기업가, 경제분석가) 개인의 성공은 개인의 품성, 회사의 성공은 회사의 품격, 그리고 국가의 성공은 국가의 품격과 관련성이 높습니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주체들의 고민은 품성과 품격에 대한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21세기에는 성품과 매너가 곧 실력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자본 – 신뢰: 한 나라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먹을거리와 충분한 군사력, 백성의 신뢰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뺀다면 군사력, 둘을 뺀다면 먹을거리다. - 공자 어느 책에선가 신뢰를 ‘상대방을 그대로 따라 하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을 따라할 수 있는 심리’로 정의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믿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 신뢰라는 것입니다. 능력과 인품, 두 가지를 모두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핵심인재인지 스스로 판단해보는 법: 올바른 인재는 관리할 필요가 없다. 철저히 관리해야겠다 싶은 대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사람은 잘못 뽑은 것이다. 올바른 인재는 일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책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호황기엔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 불황기엔 외부 요인을 탓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어느 회사나 핵심인재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반면 자신이 핵심인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넘쳐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핵심인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최소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사는 나를 전혀 관리할 필요가 없다. 나는 늘 스스로 동기부여 되기 때문에 나를 동기부여 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필요 없다.” 인격으로 승부하라 천재는 찬사의 대상, 인격은 신봉의 대상: 천재성은 감탄을 불러일으키지만 인격은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천재는 찬사의 대상이지만 인격자는 신봉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천재성조차도 인격의 동력으로 추동되지 않으면 오히려 삶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결국 인격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가장 고결한 재산이다. 따라서 최고의 인생을 위해서는 내면의 양심에 귀 기울이고 인격을 수양해야 한다. - 정진홍,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에서 인격은 재산보다 강하고, 명성을 탐하지 않아도 명예를 가져다주며, 언제 어디서든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참된 인격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훌륭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훈련하면서 견뎌 내고 이겨 내야 합니다. 인격을 가꾸는 일은 평생 해야 할 숙제이지만 그만한 투자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체크해야 할 5가지: 남의 죄를 자주 드러내지 말라. 만약 부득이 하게 남의 허물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때를 놓치지 말고 제때에 해야 하며, 거짓이 아닌 진실로 해야 하고, 이로움을 주기 위해서 해야 하며, 부드럽게 해야 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 석가모니 “무릇 자기가 베푼 것은 말도 하지 말고, 덕을 주었다는 표정도 짓지 말며, 사람에게 이야기도 하지 말 것이다. 전임자의 허물도 말하지 말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도 함께 새겨 봅니다. 양보와 희생이 전성기를 만든다: 절정기 사회는 아주 작은 단서에서 출발한다. 구성원 사이에 양보와 희생의 분위기가 확산될 때 절정기가 시작된다.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희생하고 양보할 때 상대방은 감동하게 마련이고, 이 감동이 다시 그의 양보와 희생을 유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양보와 희생은 어느 누군가가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된다. 이것이 바로 절정기 사회가 시작되는 메커니즘이다. - 문용란(서울대 교수),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에서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한 사회나 민족의 역사에서 사회발전의 계기가 일어나고 활성화되는 시기의 사회를 ’절정기 사회‘라 명명했습니다. 절정기 사회의 대표적 특징은 개인과 가문, 지역공동체들이 더 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분위기가 고조된다는 점입니다. 좋은 일을 하려고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는 작은 영웅들이 많아질 때 사회는 절정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나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자세: 사람을 사랑하되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거든 나의 사랑에 부족함이 없는가를 살펴보라. 사람을 다스리되 그가 다스림을 받지 않거든 나의 지도에 잘못이 없는가를 살펴보라. 행하여 얻음이 없으면 모든 것에 나 자신을 반성하라. 내가 올바를진대 천하는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 - 맹자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남 탓을 하게 되면 상대는 책임회피에 급급하게 됩니다.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결과는 더 나빠집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모든 책임을 나에게 돌리면 차분해지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상대도 책임을 인정하고 조기에 개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그들도 나를 신뢰하고 따르게 됩니다. 이타성과 겸손으로 무장하라 사람을 잘 쓰는 사람은 겸손하다: 하늘의 도는 자만하는 자를 멸하고 겸허한 자를 이롭게 하며, 땅의 도는 자만한 자를 어지럽히고 겸허한 자에게 순응한다. 귀신은 자만한 자를 해치고 겸허한 자에게 복을 내리며, 사람은 자만한 자를 싫어하고 겸허한 자를 좋아한다. - 주공(중국 주나라 문왕의 아들, 정치가) 주공은 아들에게 겸손을 가르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현명한 선비를 맞이할 때 머리를 감고 세 번이나 정갈하게 고쳐 묶은 뒤 달려가 맞았으며, 밥을 먹다가도 세 번이나 숟가락을 내려놓고 나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였다. 이렇게 하면서도 혹시 현명한 선비를 소홀히 대하지는 않았는가 걱정했다. 천하를 가진 천자라도 겸손하지 않으면 천하를 잃고 망하기 마련이다.” 실력 있는 사람만이 겸손할 자격을 갖는다: 교만의 반대편에 선 미덕은 겸손이다. 만일 누군가 겸손을 배우고 싶어 한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겸손해지는 방법을 말해주고 싶다. 그 첫 단계란 ‘사람은 누구나 교만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이 단계를 밟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일 자신이 교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교만이다. - C.S. 루이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입니다. 자세를 낮추는 것은 결코 비굴이 아닙니다. 실력 있는 사람만이 겸손할 자격을 얻게 됩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에서 릭 워렌은 “겸손이란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덜 생각하고 남을 더 생각하는 것이다. 겸손 없이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격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합니다. 만족하지 마라 – 성공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 분명 성공은 더 큰 성공을 낳을 수 있지만, 당신이 성공에 만족하지 않은 경우만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리더로서 당신은 성공에서 안전함이라는 환상과 싸워야 한다. - 올리버 홈스(Oliver Wendell Holmes, 하버드 대학 교수) 인생에서 경험한 성공과 실패 중 어느 것이 더 값진 것일까요? 성공은 자신감 증대요인으로만, 그리고 실패는 더없이 소중한 배움의 기회로 삼는다면 둘 다 가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톰 콜라르는 “성공은 여행이지 목적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답니다. 시련과 역경이 사람을 만든다 성실을 얻는 5가지 방법: 성실한 것은 하늘의 도(道)다. 성실해지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도다. 그 성실을 얻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덕목이 있다. 첫째, 널리 배우는 것(博學). 둘째, 자세히 묻는 것(審問). 셋째,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것(愼思). 넷째, 분명하게 판별하는 것(明辯). 다섯째, 독실하게 행하는 것(行)이다. 박학, 심문, 신사, 명변으로써 일단 한 편의 지식은 얻을 수가 있으나 얻은 것을 실행해야 비로소 자기가 터득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 중용 경영컨설턴트 간다 마사노리는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가 분명한데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공하는 것은 간단하다.”라고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행은 기계가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고, 어렵고, 지루한 일입니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맑고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 또한 야비하고 거칠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 한다. - 법정 스님 말과 교양은 일맥상통한다 할 수 있습니다. 교양은 품격 있는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교양은 사람의 내면을 채운 뒤에는 안정된 품성, 타인에 대한 배려, 우아함, 식견 등으로 표출되어 사람들을 매료시킵니다. 독일어로 빌둥(Bildung), 즉 쌓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교양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후천적 결과물입니다. 비난이 칭찬보다 안전하다: 비난이 칭찬보다 안전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에게 불리한 말을 듣는 동안에는 성공할 것 같은 확신이 든다. 그러나 꿀처럼 달콤한 칭찬의 말을 들으면 아무런 대책 없이 적 앞에 나선 사람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굴하지 않는 한, 모든 해악은 은인과 같다. 칭찬의 유혹에 저항하는 만큼 우리의 힘은 강해진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스스로 행복한 사람』에서 누구나 칭찬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난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듣기 싫은 소리는 적게 하는 반면, 상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칭찬은 많이 하게 됩니다.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소수만이 남과 다른 성취를 하게 됩니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나를 돕는 자다: 평소 제자 안회를 지극히 아낀 공자가 그에 대해 이렇게 평한 바 있다. “안회는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말에 기뻐하지 않는 바가 없으니.”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데에는 동조자보다 비판자가 도움이 된다. 비판을 좋아해야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 이남곡,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에서 보통 사람들은 비판자를 싫어하고 동조자는 자신을 돕는다고 여겨 좋아합니다. 그러나 거리낌 없이 비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나의 발전을 돕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비판자를 곁에 두고 중용할 수 있어야 위대한 리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시련과 역경이 최고를 만들어낸다: 최고가 탄생하는 여정에는 언제나 최악의 시련과 역경이 맞물려 있다. 큰일을 하려는 사람에게 신은 먼저 시련과 역경을 경험하게 한다. 그 앞에서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갖는지, 그리고 그런 시련과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본다. 그러고 나서 신은 그 사람에게 의미심장한 기회를 선물로 준다. - 유영만(한양대 교수) 최악의 시련은 최고가 되기 위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필수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일수록 가치 있고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안겨 주고 떠나갑니다. 특히나 역경과 시련은 나를 담금질시켜 그릇을 키워주고, 겸손이라는 미덕을 주고 떠난다는 점에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Part 3 인간관계 스킬 업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더 관심이 많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이 3가지 사실을 확실히 기억하라. - 레스 기블린 이 세 가지 진리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친구, 고객, 동료, 상사 누구를 만나든 만나기 전에 이 세 가지 진리를 되새기며 호흡을 가다듬는 습관을 들여 보십시오. 그러면 어떤 사람과 만나든 반드시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고, 그 사람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잘하라: 시간을 내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인정해 주어라.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해 주어라. 그들에 대한 애정을 글로 써 주어라. 등을 토닥여주고 괜찮다면 안아 주어라. 표현을 하지 않아도 여러분의 사랑을 상대방이 알 것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직접 말로 표현하라. 사랑한다는 말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 존 맥스웰 ‘근자열 원자래’, 즉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라는 공자님 말씀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흔히 ‘손 안의 새’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고, 가까이 있는 영웅은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이 세상의 풍조라 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는 진정한 리더십은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이다 칭찬받으면 누구나 그 값을 한다: 우리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아홉 가지의 잘못을 찾아 꾸짖는 것보다는 단 한 가지의 잘한 일을 발견해 칭찬해 주는 것이 그 사람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 데일 카네기 누구나 잔소리를 들으며 일하는 것보다 칭찬을 들으며 일하기를 좋아합니다.(찰스 슈왑) 사람들은 비판을 해 달라고 하지만 정작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칭찬입니다.(서머셋 모옴) 우리 모두는 격려를 필요로 한다: 우리 모두는 격려를 필요로 한다. 어린 나무가 비료를 주지 않아도 말라죽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격려 없이 살 수는 있다. 그러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며, 혼자 방치 된 나무처럼 열매를 맺지도 못한다. - 프롤렌스 리타우어, 『즐겁게 일하라』에서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과 같습니다. 수만 톤의 가시는 벌 한 마리 불러 모으지 못하지만, 한 방울의 꿀은 수많은 벌떼를 불러 모읍니다. 리더십 대가 워렌 베니스는 “선생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학생은 그 사실만으로도 지능지수가 평균 25나 올라간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칭찬과 격려는 자신감을 낳고 자신감은 성과를 낳는 선순환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멋지게 화내기: 누구든지 분노할 수 있다. 그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정도로, 올바른 시간 동안에, 올바른 목적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분노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아리스토텔레스(고대 철학자) 백병원 우종민 교수는 멋지게 화내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분노가 생길 때는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첫째, 이 상황이 내 건강과 바꿀 만큼 중요한가? 둘째, 이 분노가 정당하고 의로운가? 셋째, 화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화가 나는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도록 질문을 외워야 한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 ‘예’라면 화를 내도 된다.” 이청득심(以廳得心), 경청으로 마음을 사라 잘나가는 영업사원들의 화술: 일본경제신문에서 잘나가는 영업사원들의 영업화술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 무조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 2위 업무 외 이야기 80%, 일 이야기 20%로 먼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든다. 3위 상대방의 연령층에 맞는 말로 이야기한다. 4위 좋은 점을 찾아서 칭찬한다(단, 속 보이는 아부는 금물). - 일본경제신문 상대방에게 많이 말하게 할수록, 내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상대방은 당신을 좋아하게 됩니다(미국 웨슬리 대학 실험결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이 잘 파는 지름길입니다. 말 잘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생각되는 영업에서도 말 잘하는 것보다는 잘 듣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잘 들어 주는 것이 말 잘하는 것입니다. 친절과 미소, 감사로 섬겨라 사소함이 있는 위대한 성공법칙, 친절: 단테의 『신곡』을 강의하면서 나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단테에 대해 가르치는 것보다 친절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학생들이 아무리 단테를 잘 외운다 해도 밖에 나가서 버스에 탄 할머니에게 불친절하게 대한다면 나는 선생으로서 실패했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 포르니(P.M. Forni.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 영국 소설가 헨리 제임스는 “사람의 삶에서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친절이고, 둘째 셋째도 친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플라톤 역시 “친절해라.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친절함이라는 작은 행동은 ‘사소함이 만드는 위대한 성공 법칙’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웃음은 인생이라는 토스트에 바른 잼이다: 삶과 자신에 대해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살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유머감각이 뛰어나면 사다리를 더 빨리 오를 수 있고, 또한 그 과정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영향력도 커진다. 부서의 연대의식이 강화되고 생산력이 증대된다. -존 맥스웰 미시간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서도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독창적이며, 현실적이고, 자신감이 있다고 합니다. 다이앤 존슨은 “웃음은 인생이라는 토스트에 바른 잼이다. 풍미를 더 해주고, 빵이 마르지 않게 하며, 삼키기 쉽게 해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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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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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 276쪽 / 13,800원 ▣ 저자 사사키 후미오 편집자이자 중도(中道) 미니멀리스트. 1979년에 태어나 와세다 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와니북스에서 근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 276쪽 / 13,800원 ▣ 저자 사사키 후미오 편집자이자 중도(中道) 미니멀리스트. 1979년에 태어나 와세다 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와니북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누마하타 나오키(沼畑直樹)와 함께 미니멀리즘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자 ‘Minimal & ismㆍless is future’라는 홈페이지(minimalism.jp)를 개설했다. NHK <오하요우 니혼> 미니멀리스트 특집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동안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 그의 옷장엔 채 10벌이 안 되는 옷이, 욕실엔 액체 비누 하나와 무명천이 전부다. 주방에도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는다. 그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한다. ▣ 역자 김윤경 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계 기업에서 일본어 번역과 수출입 업무를 담당했다.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일본어 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나모리 가즈오, 그가 논어에서 배운 것들』,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3년 안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내일을 바꾸는 3분 습관』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일반적인 행복의 모범 답안과는 정반대다. 사실 요즘은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거나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최대한 모아둬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뭐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얼마를 가졌느냐 무엇을 가졌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나 자신을 남과 비교하곤 한다. 하지만 간절히 원해서 손에 넣은 물건으로는 아주 잠깐 동안만 행복할 뿐이다. 나 역시 한동안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면서 그것이 나의 가치이자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나는 원래 물건을 무척 좋아하고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책장에 다 들어가지 않아 여기저기 널려 있는 책들.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하면서 대충 넘겨보기만 한 게 대부분이었다. 중간에 때려치운 취미 용품들도 늘 바닥에 굴러다녔다. 먼지를 뒤집어쓴 기타와 앰프, 시간이 나면 시작해보려고 사둔 영어 회화교재 등이 방바닥에 그냥 놓여 있었다. 벽장에는 마음에 들어서 샀던 옷들이 엉망으로 뒤섞여 있었다. 멋진 앤티크 카메라에는 필름을 끼워본 적도 없다. 처음엔 잔뜩 의욕에 넘쳐 마구 사들였지만 한 가지를 꾸준히 계속한 적이 없다. 이렇게 물건이 많았는데도 늘 남과 비교하기만 했다. 하지만 갖고 싶은 것들을 다 가지고서도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비참한 기분에 빠지곤 했다.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이제 달라졌다. 단지 물건을 버렸을 뿐이다.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건을 줄인 후 나는 매일 행복을 느낀다. 행복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 미니멀리스트, 즉 최소주의자의 삶은 단순히 방이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다든가, 청소하기 편하다는 표면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질에 그 가치가 있다. 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 누구나 추구해 마지않는 행복을 되짚어보는 일이다. 예전의 나처럼 비참했던 사람,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사람, 그래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물건에서 벗어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처음부터 물건에 대한 집착이 없거나 넘쳐나는 물건의 카오스 속에서도 보물을 발견하는 천재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범한 사람이 더욱 평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길, 늘어난 물건들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 본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차례 프롤로그_ 우리에게 더 이상 물건은 필요 없다 제1장.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였다 소유할수록 잃어버리는 것들 물건의 홍수 속에서 핑계만 대다 최소의 삶이 가져온 기적 내가 버린 물건들 물건에 대한 집착이 낳은 불행의 악순환 우리는 모두 미니멀리스트였다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미니멀리스트 단샤리, 심플 라이프, 노마드 워크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소유의 개념을 바꾼 21세기 발명품들 생존에의 절실함이 미니멀리스트를 만들다 제2장.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익숙함’이라는 독 우리는 왜 새로운 물건을 원하는가? 다이아몬드 반지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미래의 감정은 예측할 수 없다 익숙함과 싫증의 무한 반복 석기와 토기는 필요한 물건이었다 누구나 ‘고독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 보이지 않는 가치를 드러내는 법 너무 많은 물건들이 당신을 망친다 제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 rule 01 ~ 55 / 더 버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15가지 방법 제4장.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 01 시간이 생긴다 02 생활이 즐거워진다 03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 04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05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06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 07 집중력이 높아진다 08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한다 09 건강하고 안전하다 10 인간관계가 달라진다 11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12 감사하는 삶을 산다 제5장.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 행복의 모범 답안을 버려라 행복의 DNA는 존재하는가? 행동에 좌우되는 40퍼센트의 행복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은 느끼는 것 지금, 눈앞의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에필로그_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변화의 삶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 276쪽 / 13,800원 제1장.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였다 소유할수록 잃어버리는 것들 세상에 태어나면서 손에 뭔가를 쥐고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태어났을 때 우리는 누구나 미니멀리스트였다. 그러나 자라면서 필요한 것 이상의 물건을 꽉 움켜쥘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의 자유를 빼앗긴다. 나 자신의 가치는 갖고 있는 물건의 합계가 아니다. 물건으로 행복해지는 건 아주 잠깐 동안일 뿐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건은 에너지와 시간은 물론, 결국에는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이런 사실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이 바로 미니멀리스트다. 소유한 물건을 줄인 미니멀리스트가 날마다 느끼는 상쾌함은, 설령 지금 물건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이라도 상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줄였을 때 느끼는 홀가분한 기분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 여행을 예로 들어보자. 여행을 떠나기 전, 가지고 갈 물건의 목록을 몇 차례나 확인했는데도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출발할 시각이다. 왠지 찜찜하지만 서둘러 짐 싸기를 끝내고 현관문을 나선다. 그렇게 집을 뒤로하고 나가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이 트렁크 하나만 있으면 당분간 살아갈 수 있다. 혹시 집에 뭔가를 두고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때그때 현지에서 구하면 된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방에 누워 뒹굴 때의 기분은 말할 것도 없다. 대개 여행지의 숙소에는 놓여 있는 물건이 별로 없고 깨끗하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홀가분하게 빈손으로 산책이라도 나가면 세상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오롯이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우리는 이미 겪어봤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공항 안이다. 처음 출발할 때 트렁크에 차곡차곡 정리돼 있던 짐은 마구 흐트러져 있다. 추억을 남기려고 각지에서 산 기념품은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않아 쇼핑백에 대충 집어넣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여행지에서 생긴 입장권이며 영수증은 나중에 정리하려고 일단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수하물 검사대 앞, 가장 중요한 비행기 티켓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디에 두었더라? 여긴가? 저긴가? 당황스러운 나머지 얼굴은 빨개지고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뒤에 줄 선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물건을 많이 갖고 있다 보니 이렇게 곤혹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물건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물건이나 일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이다.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 갖게 된 물건을 보관하고 유지하기 위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다 써버리곤 한다. 그리하여 정작 도구여야 할 물건은 어느새 주인이 되어버린다. 영화 <파이트 클럽>의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 역)은 이렇게 말했다. “너는 결국 네가 가진 물건에 소유당하고 말거야.” 물건에 대한 집착이 낳은 불행의 악순환 미니멀리스트가 된 계기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주변 사람이 물건으로 인해 생활이 망가지는 것을 지켜본 사람, 돈이 많아 물건을 마구 사들였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사람, 이사가 잦아 차츰 짐을 줄인 사람,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람, 원래 물건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 지진이나 사고로 가치관이 바뀐 사람 등 계기는 다양하다. 나는 전형적인 ‘지저분한 방’ 출신이다. 더러운 방에서 반동으로 생겨난 미니멀리스트라고나 할까. 예전의 나는 물건을 절대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건을 너무 좋아하다 못해 집착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나와 관련된 어떤 물건에도 남다른 애정을 느꼈다. 17년 전, 본가가 있는 가가와 현에서 도쿄로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 내 방에는 필요한 물건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무엇 하나 선뜻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물건은 점점 늘어났다. 그리고 나는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 무엇이든지 추억이 될 만한 것은 모두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었다. 모든 순간을 보존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 읽은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읽은 책은 나 자신의 일부로 느껴져 버리고 싶지 않았다. 흥미롭게 본 영화나 좋은 음악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어서 반드시 소장하곤 했다. 그 밖에도 언젠가 시간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참 많았다. 물건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버리지도 못했다. ‘아까워! 비싸게 주고 샀는데.’ ‘아직 사용할 수 있어. 나중에 쓸 일이 생길지도 몰라.’ ‘사놓고 쓰지 않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온갖 이유를 대며 버리지 못했고 물건은 싸여만 갔다. 지금과는 정반대인 맥시멀리스트(maximalist), 즉 최대주의자였다. 무엇이든 일단 보관했다. 물건을 살 때는 가급적 고품질에 고성능이어야 했고, 크고 묵직한 제품을 선호했다. 그렇게 늘어난 물건에 휘둘려 살았다. 사들인 물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늘 자책하기만 했다. 물건이 아무리 많아도 내게 없는 물건만 눈에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시샘했다. 너무나 많아져버린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변명만 늘어놓다가 자기혐오에 빠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러던 내가 물건을 버리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건이 지나치게 많으면 확실히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 만일 예전의 나처럼 불만투성이에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물건을 줄여보라. 반드시 뭔가가 바뀔 것이다. 유전이나 환경 탓이 아니다. 성격이나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도 아니다. 지나치게 많이 소유한 물건이 당신을 무너뜨리고 있다.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스트를 간단히 정의하면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물건을 줄여야 미니멀리스트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데 따로 정해진 규칙은 없다. 구체적으로 기준을 정해도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예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굳이 정의를 내린다면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무엇이 소중한지를 알고 그 외의 물건을 과감히 줄이는 사람’이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소중한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미니멀리즘에 정답은 없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다: 미니멀리즘, 즉 물건을 줄이는 일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미니멀리즘은 소중한 것을 발견하기 위한 수단이며 중요한 이야기를 엮어내기 위한 서장(序章)이다. 물건을 줄이고 나서 내가 발견한 것들을 독자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물건 이외의 미니멀리즘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현대사회는 물건이 넘쳐나는 데다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물건에서 시작된 미니멀리즘은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소중한 것을 소중히 하기 위해 소중하지 않은 물건을 줄인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인다. 이런 미니멀리즘의 정의는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최고의 미니멀리스트는 누구인가?: 미니멀리스트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미니멀리스트라는 삶의 방식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이 누군지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누가 가장 물건을 적게 갖고 있는지, 누가 최고의 미니멀리스트인지 묻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누구나 태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스티브 잡스를 들 수 있다. 그는 완벽한 미니멀리스트였다. 또한 평생 검소하게 살다 간 마더 테레사도 미니멀리스트였다.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것은 오래 입어서 낡은 사리와 카디건, 낡은 손가방과 닳아빠진 샌들뿐이었다. 무소유를 설파한 마하트마 간디의 방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도 몸에 천 한 장만 걸친 채 물통만 가지고 다녔다. 그런데 하나뿐인 물통마저도 어느 날 어린아이가 물을 손으로 떠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깨뜨려버렸다고 한다. 아마도 물건이 발명된 이래 가장 소유물이 적었던 미니멀리스트는 디오게네스가 아닐까? 챔피언은 이미 결정되었다. 그러니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하며 ‘누가 누가 물건이 적은지 대결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일본 내 미니멀리즘의 확산 배경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영역에서 사람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물건에 대한 사고방식에도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유루리 마이의 만화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에 나온 텅 빈 집의 사진을 보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잔뜩 쌓여 있던 물건들이 지진으로 흉기가 되는 상황을 그렸다.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 때문에 다치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진과 쓰나미는 소중한 물건을 한순간에 못쓰게 만들어버릴 뿐 아니라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미니멀리스트가 늘어난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참신한 발상이라거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절실한 이유로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2장.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 우리는 왜 새로운 물건을 원하는가?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경 네트워크는 자극의 차이를 검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어떤 자극에서 다른 자극으로 변화할 때 발생하는 차이 자체를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자. 해수욕 철이 한참 지난 가을 바다를 보며 서 있는데 갑자기 몸이 근질근질해지면서 자신의 청춘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끓어올라, 갑자기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하자. 처음에는 누구나 “앗, 차가워!”하고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것이다. 신경 네트워크가 지표 온도와 물 온도의 차이를 검출하고 ‘차갑다’는 자극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이 지속되면서 차이를 인식하는 감각이 서서히 둔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앗, 차가워!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따뜻해질 거야.” 이렇듯 신경 네트워크는 자극의 양이 아니라 자극이 바뀌는 차이에 반응하는 구조다. 따라서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가 자극을 자극으로, 검출하려면 차이가 발생해야 한다. 갖고 싶었던 물건을 손에 넣음으로써 얻은 만족감이 계속 유지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제 ‘항상 있는’ 물건이 되어 더 이상 차이가 없다고 신경 네트워크가 판단하기 때문이다. 변함없이 늘 그곳에 존재하는 물건은 자극의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익숙해지고 당연해져서 결국에는 그 물건에 싫증이 난다. 너무 많은 물건들이 당신을 망친다 애초에 물건은 도구였다. 석기나 토기처럼 본래의 기능을 위해 사용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필요한 물건밖에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인간 사회가 전반적으로 풍족해지면서 어느 새 물건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내면의 깊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가치에는 딱 봐서 알 수 있는 외모의 가치도 있지만 내면의 가치도 있다. 하지만 내면의 가치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가 어렵고 알리는 데 시간도 걸린다. 누구나 보면 알 수 있는 물건을 통해 내면의 가치를 전달하는 편이 쉽고 빠르다. 하지만 물건으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결국 물건에 얽매이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물건이 어느새 자기 자신이 되어버리고, 물건은 계속 늘어난다. 물건을 늘리면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늘어난 물건은 거꾸로 자신을 공격해온다. 시간도 에너지도 물건에 빼앗기고, 예전에는 도구였던 물건이 자신의 주인이 된다. 이쯤 되면 이미 물건은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망치는 존재다. 자신을 망칠 정도로 늘어난 물건. 에너지와 시간을 빨아들이는 괴물이 된 물건. 도구가 아니라 주인 행세를 하는 물건. 악착같이 일해서 평생을 바치게 하는 물건. 물건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다투는 이상한 현상마저 일어난다. 사실 물건 자체는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 물건은 당연히 내가 아니며 내 주인도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단지 도구일 뿐이다. 제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 ▲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물건을 버릴 수 없는 성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스스로 버릴 수 없다고 믿을 뿐이다. 심리학에서 ‘학습성 무력감’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는 자신이 개선할 수 있고 그럴 능력이 있는데도 몇 번이나 실패했기 때문에 상황을 개선하려는 마음조차 없어진 것이다. 왜 버리지 못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머지않아 버릴 수 있게 된다. 버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성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버리지 못하는 유형도, 버릴 수 없는 성격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당신이 잘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버리고 비우는 기술이 미숙할 뿐이다. 버리는 습관 대신 버리지 않는 습관을 익혔을 뿐이다. 나도 한때는 지저분한 방에서 살았지만 지금은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인 방에서 살고 있다. 성격이 달라진 게 아니다. 버리는 습관과 비움의 기술을 익힌 것뿐이다. ▲ 버릴 수 없는 게 아니라 버리기 싫을 뿐: 철학자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할 수 없다고 말할 때, 사실은 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우리는 물건을 줄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버릴 수 없는 이유를 분명히 아는 것은 중요하다. 추억이 깃들어 있다거나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물건이라는 아름다운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이유의 이면에는, 실은 버리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싫거나 귀찮아서인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며 편안함을 쫓으려는 경향이 있다. 물건을 버리는 것은 행동이고, 물건을 그대로 두는 것은 행동이 아닌 현상 유지이기 때문에 확실히 편한 선택이다. 다만 물건을 그대로 두는 편안함만을 추구하면 언젠가 감당할 수 없는 물건들에 둘러싸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줄이고 싶다면 줄이고 싶은 그 마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라. ▲ 일 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버려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린다. 이는 물건을 줄이기 위한 철칙이다. 그리고 사용할 예정이 없는 물건도 버려라. 올해 겨울에도 반드시 사용할 담요를 버릴 필요는 없다. 매년 입고 있는 다운재킷을 버릴 필요도 없다. 내년 여름에 입을 수영복 또한 버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1년 사계절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은 앞으로도 필요 없는 물건이다. 1년 동안 사용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었던 물건은 내년에도 그 물건 없이 아무런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1년에 한 번도 쓸 일이 없는 물건을 곁에 둘 필요는 없다. 다만 재해에 대비한 비상용 장비만은 예외다.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3년에 한 번이나 사용할까 말까 하는 물건이라면 필요할 때마다 빌려서 쓰면 된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 과거에 집착하지 마라: 물건을 버리는 데 중요한 핵심은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것이다. ‘언젠가’라는 미래를 위해 물건을 보관해놓아도 거의 쓸모없는 것처럼, ‘예전에’라는 과거에 집착하면 물건은 끝도 없이 늘어날 뿐이다. 학생 시절의 교과서, 어렸을 때 읽고 감명 받았던 책, 오래 전에 자신을 근사하게 만들어준 옷, 한때 매료되었던 취미용품, 옛 애인에게 받은 추억의 선물 등. 과거에 집착하면 새로운 일이 생기지 않는다. 과거에 필요했던 물건과 인연을 끊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지금은 늘 무시되고 만다. 과거의 물건과 마주하는 일은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거의 물건을 버리는 일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고쳐나가는 데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지금의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든다면 그것으로도 좋다. 하지만 뭔가 달라지고 싶다면 지금 꼭 필요한 물건만 곁에 두자. ▲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 마트는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놓아둘 장소를 확보하고 꼼꼼히 관리해주는 창고다. 편의점은 갑자기 물건이 필요해질 때를 대비해 일부러 24시간 열어두는 창고다. 물건을 ‘산다’가 아니라 필요할 때 창고에 ‘가지러 간다’는 발상이다. 실제로 집에 창고를 만들 필요는 없다. 또한 창고 이용 대금을 매월 지불하기도 아깝다. 창고에 물건을 잔뜩 쌓아두면 무엇이 있는지도 모를뿐더러 숨이 턱 막혀온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마트가 많다. 이 창고는 언제든지 정중히 우리를 맞아주고 재고도 풍부하다. 이렇게 훌륭한 창고가 가까이에 있다. 아마존 사이트는 또 다른 거대한 창고이기도 하다. 이렇게 편리한 창고가 많이 있으니 굳이 집에 창고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 누군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빌려라: 유루리 마이의 <우리 집에는 아무것도 없어>에서 나는 저자가 졸업 앨범을 버렸다는 일화에 충격을 받았다. 추억 피라미드 중에서도 정점이라고 할 만한 앨범을 버리다니. 하지만 생각해 보면 졸업 앨범은 대개 모든 사람이 보관하고 있다. 동급생 수백 명이 가지고 있는, 실은 별로 귀중할 것도 없는 물건이다. 사실 자신만의 물건을 갖고 싶다는 소망에는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거나 쓸데없는 수고를 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어 있다. 때문에 물건을 빌리거나 버리지 못하고 직접 사서 소유하려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물건을 결코 버리지 못한다. 혹시 졸업 앨범이 보고 싶어 밤에 잠 못 이루고 머리를 쥐어뜯을 정도라면 친구에게 연락해 앨범을 보여 달라고 하라. 폐를 끼친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친구에게 그런 부탁을 받고 냉정하게 거절하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폐는 더 이상 폐가 아니다. ▲ 한 가지를 사면 한 가지를 줄여라: 이 역시 버리기의 왕도다. ‘인 아웃의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뭔가를 사고 싶다면 우선 한 가지를 버린다. 예를 들면 옷걸이의 수를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옷걸이의 수를 정해놓는다. 그러면 새 옷을 사도 낡은 옷을 버려야 하므로 그 수 이상으로 옷이 늘어나지 않는 이치다. 물건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새로 필요한 물건은 생긴다. 물건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하나를 사면 두 개나 세 개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건이 줄어들어 안정된 후에는 한 개를 사면 한 개 줄인다는 규칙을 세우고 그 이상 물건이 늘어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옷을 한 벌 사면 한 벌을 버리는 식으로 같은 종류의 물건 수량을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지우개를 하나 버렸는데 전자레인지를 한 대 사겠다는 발상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 감사하는 마음으로 버려라: 선물로 받은 물건을 버리거나, 세상을 떠난 사람의 물건을 버리거나, 다 사용하지 못해 아까운 물건을 버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누군가에게 받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일 경우 분명 마음속 어딘가에서 싫은 느낌이 든다. 어렴풋이 싫다고 느끼면서 그래도 계속 갖고 있는 것은 상대에게도 예의가 아니며 당신의 마음도 상하게 한다. 버릴 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버려라. 물건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선물해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버린다. 싫다는 감정과 함께 계속 갖고 있기보다는 감사의 마음과 함께 처분하는 편이 훨씬 아름답다. 버릴 때 들었던 감사한 마음은 물건 자체가 없어져도 마음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그렇게 해서 남은 물건이야말로 정말 소중한 물건일 것이다. 제4장.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 이사가 어려운 이유: 새가 어디든지 자유롭게, 하늘 높이 날아갈 수 있는 것은 새의 둥지가 간소하고 아무것도 모아두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예전에 나는 자유로운 새와 정반대였다. 혼자 사는데도 부엌에는 커다란 식기수납장이 있었고 한때는 앤티크 카메라의 암실까지 있었다. 거실 복도에는 거대한 책장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었다. 또 무척 큰 텔레비전과 홈시어터를 설치할 방을 갖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가끔 이사하려고 해도 내가 원하는 조건과 집세가 딱 맞는 집을 찾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그렇게 큰 물건을 포장하고 또다시 배치하는 작업은 꽤나 성가신 일이었다. 그 후 10년 만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물건을 이미 많이 줄인 터라 이삿짐을 포장하는 시간, 이동 시간, 짐을 푸는 시간까지 전부 다해서 한 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 만일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더 좁은 방으로 옮기고 싶다. 지금 사는 방도 내게는 넓다. 어느새 나는 좁은 방이 편안해졌는데, 방이 좁아지면 고맙게도 집세마저 내려간다. ‘이 가구를 놓으려면 공간이 이만큼 필요하겠는걸.’ ‘거실에는 다다미 몇 장이 필요할까?’ 이런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사에 걸리는 시간도 얼마 들지 않는다. 이제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볍게 이사할 수 있다. 물건을 버리고 나서 얻은 자유다. 주거 방식의 새로운 모색: 최근 스몰 하우스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공간에 예전처럼 35년 분할 대출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모색이 제시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일본 내 빈집의 비율은 40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빠르든 늦든 일본에는 정기적으로 지진이 닥친다. 한곳에 고정된 큰 집에서 사는 위험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사는 공간에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새로이 시도하는 집을 보면 모두 큰 집이 아니다. 물건이 적은 미니멀리스트라면 어떤 주거 방식이든 선택하기 쉽다. 요즘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것은 새로운 문화가 아니라 새로운 주거 방식, 삶의 방식이다. 이 흐름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미니멈 라이프 비용: ‘미니멈 라이프 비용’이라는 말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자신이 살아가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돈이다. 집세, 식비, 광열비, 통신비 등 생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비용을 파악해두는 것은 꼭 한번 해볼 만한 일이다. 나는 도쿄 후도마에에 살고 있으며 집세는 한 달에 6만 7,000엔이다. 식사를 모두 직접 준비하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 한 달에 10만 엔만 있어도 즐겁게 살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겁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 정말로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게 된다.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야!’ ‘저 잡지에 나오는 것처럼 살고 싶어.’ ‘남에게 가난해 보이고 싶지 않아.’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월 10만 엔 버는 직업은 많이 있다. 나는 이미 노후에 대한 불안도, 두려움도 없다. 노후에도 월 10만 엔 씩 버는 일을 하면 될 뿐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도 많기 때문에 미니멈 라이프 비용이 더 낮은 해외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이상한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거나 자살로 내몰릴 정도까지 일을 한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물건을 줄이고 미니멈 라이프 비용을 낮추면 어디든지 옮겨가 살 수 있다. 미니멀리즘은 일하는 방식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한다. 나 자신으로부터의 자유: 아마도 예전의 나처럼 갖고 있는 물건을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일부라고 생각하던 책과 DVD, CD를 처분하면서 비할 데 없는 해방감을 얻었다. 나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일주일에 대여섯 편씩 보곤 했다. 영화광이라고 자처하면서 흥행이 잘되거나 인기 있는 영화 중 보지 않은 게 있으면 창피하게 생각했고 내가 본 영화 편수를 누군가에게 자랑하고도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화 편수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로 필요하거나 보고 싶은 영화만 본다. 나는 이제 영화광이 아니다. ‘필요한 영화를 보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모르는 영화나 배우 이름이 나와도 “그게 뭔데? 알려줘.”라고 바로 묻는다. 예전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부끄러웠다. 좋아하기에 자신의 일부로 여겨지는 물건. 그런 물건을 버리는 일은 자신을 속박하고 있는 자기 인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이기도 하다. 인생까지 먹어치우는 물건에 대한 욕심: 미니멀리스트가 되면 세상의 많은 메시지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광고에서 온갖 아이디어로 떠들썩하게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이미 나와는 관계없다.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부자나 유명 인사를 동경하지도 않는다. 더 이상 화려한 쇼윈도나 포인트카드, 고성능 신제품, 건설 중인 새 아파트는 나와 관계없는 일이다. 그래서 자유롭고 상쾌하게 거리를 걸을 수 있다. 물건을 가지면 가질수록 물건은 늘어나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더욱 물건에 집착해 끝없이 추구할 뿐이다. 마치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고파서 계속 먹어대는 괴물 같다. 물건에 대한 욕심을 내버려두면 스스로 절제할 수 없는 괴물로 자란다. 예전의 나는 물욕덩어리로, 부족한 물건에만 눈길이 갔기에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갖고 싶은 물건이 특별히 없다. 나는 필요한 물건은 모두 갖고 있고 부족한 물건은 없다. 정말 최고의 기분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나는 물건을 많이 버렸다.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르는 물건들까지 버렸다. ‘언젠가’라는 미래를 벗어던진 것이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나는 미래의 일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치 미래라는 가게의 셔터를 내린 것처럼 미래를 생각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물건을 버렸을 뿐인데 말이다. 예전에는 완전히 반대였다. 나는 장래에 대해 불안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 사양 산업인 출판을 직업으로 선택했고, 편집자로서 그다지 잘나가지도 못하고 업무의 폭은 좁았다. 여차하면 이 자리마저 잃을 것만 같았다. 나이도 삼십대 중반이니 이직하기도 힘들고,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다. 친한 친구도 별로 없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고독사뿐인가? 그렇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차서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더럽지 않은 그릇은 씻지 마라: 데일 카네기는 그의 저서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에서“더럽지도 않은 그릇을 씻으려고 하지 마라.”고 말했다. 오늘 하루에 씻어야 할 그릇은 단 하루치뿐이다. 내일 씻을 그릇이나 모레의 그릇 그리고 1년 치의 그릇을 씻을 일까지 미리 생각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질리고 불안해져서 오늘의 그릇을 씻는 일조차 자신이 없어진다. 미래의 실업, 결혼, 아이를 갖는 일, 나이 들어 병드는 것, 고독사 등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것은 마치 더러워지지도 않은 미래의 그릇을 설거지할 걱정에 빠져 있는 것과 같다. 나는 어쩌면 실직할지도 모르고, 고독사로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 대한 걱정은 실직했을 때 그리고 고독사하게 될 때 하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왜 자신을 책망합니까? 필요할 때 누군가가 확실히 꾸짖을 테니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요?” 그때 스스로 뉘우치면 되는 거였다. 제5장.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 행복은 느끼는 것 행복해지는 일은 없다. 행복은 그때마다 ‘느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현재라는 시간뿐이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찾아오는 것은 미래가 아닌 현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우리는 바로 지금부터 언제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에 관한 다양한 심리학 연구에서 행복을 측정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본인에게 직접 묻는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보아 당신은 인생에 만족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을 때 실험 대상자가 행복한 마음이 들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나온다. 이 물질을 측정하면 그 사람이 행복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측정한 순간에는 그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해도 그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긴 인생의 행복을 재는 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따라서 행복은 자신의 신고로만, 즉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껴야만 비로소 측정할 수 있다. ‘행복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있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이 결정한다.’등등 행복에 관한 수많은 격언을 되새겨보니 역시 맞는 말이다. 그렇다. 행복은 자기신고제로밖에 측정할 수 없다. 남이 보기에는 어떤 괴로운 상황에 있어도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다, 지금의 환경에 감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는 조건을 달성함으로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느껴야 한다. 지금, 눈앞의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나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깨달았다. 그리고 행복을 지금 느끼는 일이 가능해졌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물건을 줄임으로써 내 행동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발상이 내게는 딱 맞았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서야 비로소 나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행복의 모범 답안을 따라갈 수 없었던 자신에게 실망해 늘 부족한 물건만 찾던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 것은 필연적이었다. 지금 나는 예전보다 큰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미소를 짓는 것조차 잘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인 나는 이제 시간의 여유가 있다. 매일의 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도 충만한 느낌이 든다.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기 때문에 비참한 기분에 휩싸이는 일도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으니 마음껏 행동할 수 있다. 집중력은 높아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사라지고 염치가 좋아져서 내가 쓴 책을 출판할 정도로 대담해졌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을 똑똑히 느낀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히는 일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겁먹는 일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모든 것에 앞으로도 계속 감사하고 싶다. 모든 현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살고 싶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미니멀리즘을 통해 중요한 것을 많이 깨달았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서 깨달은 것을 이후에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다면 물건을 늘려도 상관없다. 미니멀리스트는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이다. 나는 물건을 줄이고 나서 소중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가족과 친구뿐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사람이나 재능 있는 사람만이 아니다. 의견이 맞는 사람도, 맞지 않는 사람도 모두 소중하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목적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야말로 나의 목적이다.
23
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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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3년 9월 / 352쪽 / 16,000원 ▣ 저자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3년 9월 / 352쪽 / 16,000원 ▣ 저자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안철수 현상’을 추적했을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를 화두로 던지며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그가 쓴 책은 숱한 의제를 공론화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1년에는 세간에 떠돌던 ‘강남 좌파’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고, 2012년에는 ‘증오의 종언’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교양영어사전』, 『안철수의 힘』, 『멘토의 시대』, 『자동차와 민주주의』,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전화의 역사』,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인류 역사 이래로 지금의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은 없었다. 노엄 촘스키(Noam Chomsky)는 “어느 한 권력체가 전 세계를 그토록 압도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지배한 것은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프랑스 외무장관(1997~2002년)이었던 위베르 베드린(Hubert Védrine)은 1992년 이후 미국을 규정하는 ‘초강대국(superpower)’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며, ‘초초강대국(hyper-power)’이라는 표현을 썼다. ‘거대한 괴수’의 성장 과정은 빨랐기에 더욱 놀랍다. 미국은 신생국가로서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압축성장을 기록했다. 어느 정도였던가? 역사가 대니얼 부어스틴(Daniel J. Boorstin)은 “이 신생국 미국은 유럽이 2,000년 동안 경험했던 역사를 한두 세기로 압축시켜놓았다”고 말한다. 매우 빠른 속도로 ‘거대한 괴수’가 된 미국의 힘은 어디서 훔친 게 아니다. 아니 훔칠 수도 없다. 미국 스스로 만든 것이다. 미국이 무언가를 훔쳤다면 그건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청춘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마음 훔치기’처럼 미국은 세계인의 마음을 훔쳤다. 세계를 제패한 미국 대중문화도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셈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미국을 향해 거대한 이민의 물결을 이룬 사람들의 마음이다. 미국이 이룩한 초고속 압축성장의 비밀은 끊임없는 인구의 유입이었다. 자신이 살던 나라의 탄압을 피해, 또는 그 나라에 불만을 품거나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민들 중엔 세계 최고급 인력이 수두룩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오늘의 미국을 만든 1등 공신 중의 1명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다. 1933년 그의 집권 이후 유대인 탄압을 예감한 유대인 과학자ㆍ지식인들의 엑소더스(exodus)가 일어났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미국으로 탈출했다. 예컨대, 1933~1941년 사이에 물리학자만 100명 이상이 미국으로 왔는데, 이는 독일 물리학자의 25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유출이었다. 그래서 ‘거대한 괴수’는 무죄란 말인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미(反美)의 물결은 단지 오해이거나 시기심의 발로에 불과한 것이란 말인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반미의 근거가 되는, 미국이 저지른 죄악의 정체를 제대로 보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최대 죄악은 ‘사이즈’다. 양적 사이즈인 동시에 질적 사이즈다. 미국보다 양적 사이즈가 큰 나라는 여럿이지만, 미국 정도의 양적 사이즈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질적 사이즈를 동시에 갖춘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사이즈가 그 자체로서 죄악이라는 건 거대 기업들의 독과점이 잘 말해준다. 독과점의 폐해는 꼭 악의(惡意)에서 나오는 건 아니다. 거대 사이즈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논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국은 ‘초초강대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욕먹을 게 많다. 그러나 동시에 ‘초초강대국’이라서 배울 것도 많다. 저자는 미국을 실용적으로, 쿨하게 볼 것을 제안한다. 그런 자세는 미국을 보는 저자의 기본적인 시각이며, 이 책의 기조이기도 하다. ‘반미냐 친미냐’의 이분법으로 보자면, 이 책엔 반미적인 글도 있고 친미적인 글도 있지만, 제발 그런 조잡한 이분법 좀 버리자는 게 이 책의 취지다. 이 책 대부분의 글은 저자가 2010년에 출간한 『미국사 산책』(전17권)에서 깊이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새로 쓴 것으로 ‘거대한 괴수’ 미국의 이모저모를 주제로 한 미국사 이야기 28편을 담고 있다. 제1장 「프런티어 문화」, 제2장 「아메리칸 드림」, 제3장 「자동차 공화국」, 제4장 「민주주의의 수사학」, 제5장 「처세술과 성공학」, 제6장 「인종의 문화정치학」, 제7장 「폭력과 범죄」라는 7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 각 4편씩 글이 실려 있다. ▣ 차례 머리말_ 미국을 ‘쿨’하게 볼 수는 없는가 제1장 프런티어 문화 내 사랑 클레멘타인은 어디로 갔나? ‘골드러시’가 바꾼 미국의 풍경 철도는 어떻게 공간을 살해했는가? 대륙횡단철도의 건설 왜 4천만 버펄로는 멸종되었나? 백인들의 인디언 소탕 작전 프런티어는 미국인의 유전자인가? 프레더릭 잭슨 터너의 프런티어 사관 제2장 아메리칸 드림 왜 미국 부자들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는가?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두 얼굴 개츠비는 왜 위대한가? 속물근성에 찌든 ‘광란의 20년대’에 대한 저항 갑과 을의 파트너십은 어떻게 가능한가? 레이 크록의 ‘맥도날드 제국’ 왜 아이비리그 경쟁률이 치솟는가? 아이비리그는 ‘제국 인력의 양성소’ 제3장 자동차 공화국 포드는 어떻게 마르크스를 쫓아냈는가? 헨리 포드의 ‘자동차 혁명’ 자동차는 성 문화를 어떻게 바꾸었나? 자동차와 성 혁명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인가? 앨프리드 슬론의 ‘GM 제국’ 왜 미국은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잃었는가? ‘고의적 진부화’ 전략의 부메랑 제4장 민주주의의 수사학 대중은 속기 위해 태어났나? P. T. 바넘의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 예수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인가? 브루스 바턴의 ‘복음 상업주의’ PR은 ‘대중의 마음에 해악을 끼치는 독’인가?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이벤트 혁명’ 왜 미국은 매일 선거를 치르나? 조지 갤럽의 ‘여론조사 혁명’ 제5장 처세술과 성공학 어떻게 친구를 얻고 사람을 움직일 것인가? 데일 카네기의 ‘처세술 혁명’ 믿으면 정말 해낼 수 있는가? 나폴레온 힐의 ‘성공 방정식’ 긍정ㆍ낙관ㆍ확신하면 꿈꾼 대로 이루어지는가?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 꿈꾸면 정말 못할 일이 없는가? 로버트 슐러의 ‘긍정적 사고방식’ 제6장 인종의 문화정치학 에이브러햄 링컨은 마키아벨리스트인가? 미국의 ‘남북전쟁 논쟁’ 누가 빌리 홀리데이의 ‘이상한 열매’를 만들었나? 백인 남성들의 ‘성기 콤플렉스’가 빚은 비극 왜 IQ는 ‘이념ㆍ인종 논쟁’이 되었는가? 미국의 ‘IQ 논쟁’ 100년사 왜 버락 오바마는 혼혈인이 아닌 흑인인가? ‘한 방울 원칙’의 문화정치학 제7장 폭력과 범죄 금주법은 ‘종교 전쟁’이었나? 부정부패와 조직범죄를 키운 금주법 왜 미국에서는 총이 ‘영광의 상징’인가? ‘개인 총기 소유’를 둘러싼 체제 이념 투쟁 왜 교도소는 성장 산업이 되었나? 미국의 ‘범산복합체’ 전쟁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조건인가? 군산복합체가 사라지기 어려운 이유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3년 9월 / 352쪽 / 16,000원 프런티어 문화 철도는 어떻게 공간을 살해했는가? 대륙횡단철도의 건설 “철도가 공간을 살해했다!”: 1825년 9월 27일은 세계 최초의 기차가 출현한 날이다. 그날 영국의 조지 스티븐슨이 손수 제작한 화물 전용 증기기관차 로코모션(Locomotion)호가 약 40킬로미터 구간을 시속 7~13킬로미터로 달렸다. 아버지의 작업을 이어받아 아들 로버트 스티븐슨이 기차를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철도는 1830년 9월 15일에 운행을 개시했다. 이날 스티븐슨의 로켓호가 승객 36명을 태우고 항구도시 리버풀과 면화도시 맨체스터 사이 50킬로미터를 시속 46.8킬로미터로 달렸다. 바로 그해에 미국에선 뉴욕 출신의 기술자이자 사업가였던 피터 쿠퍼가 톰 섬(Tom Thumb)이라는 운송기관을 개발했다. 톰 섬은 볼티모어-오하이오 구간을 시속 28.8킬로미터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지금 기준으론 매우 느린 속도지만, 터덜거리는 마차 속도에 익숙해 있던 미국인들에게 이 속도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1843년 열차를 타본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는 “철도가 공간을 살해했다! 무시무시한 전율과 전례 없는 공포감이 엄습했다”고 경탄하면서,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꿔놓은 숙명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영국이 빨랐지만, 철도의 성장 속도는 미국이 영국을 앞질렀다. 1861년 남북전쟁 발발 시엔 약 4만 8,280킬로미터에 이르렀는데 이는 영국철도 길이의 3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앤드루 잭슨이 1829년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마차로 한 달 동안 달려야 했던 테네시 내쉬빌-워싱턴 구간을 1860년대엔 철도로 단 3일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되었다. 전선도 철도와 손에 손을 잡고 같이 발달했다. 1860년 약 8만 467킬로미터의 전선이 미국 대부분 지역을 연결했다. 1861년 3월에 출범한 링컨 행정부는 철도 건설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1862년 7월 1일 전쟁 중임에도 상원과 하원은 태평양철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라 가설되는 철로 주변 약 60미터의 땅이 철도회사에 무상으로 주어졌는데, 이렇게 해서 무상 제공된 토지는 1억 에이커가 넘었다. 1억 에이커는 한반도 면적의 1.8배에 이른다. 또한 철도회사를 동시에 부동산회사로 만들어준 법이었다. 의회가 대륙횡단철도 노선을 승인하고 재정 지원을 한 지 7년 만인 1869년 5월 10일 드디어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되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전 미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독립기념관의 종을 울려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했으며, 워싱턴 D.C.의 《이브닝 스타》는 사설에서 “오늘은 현재와 미래에 이 나라와 인류에 미칠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금세기에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철도 건설: 대륙횡단철도의 길이는 약 3,069킬로미터였다. 이후 철도 노선은 극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880년에는 14만 9,000킬로미터로, 1900년에는 30만 9,000킬로미터로 급성장했다. 그런데 철도는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등 소수의 재벌에 의해 장악되었고 대륙횡단철도 건설 사업 자체도 부정부패의 복마전이었다. 부정부패는 철도 건설 공사 수주 단계에서부터 이루어졌다. 정치인ㆍ관료는 뇌물을 받고 계약액을 부풀리게 해주었고, 기업은 뇌물이라는 ‘껌값’을 주고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방식을 썼다. 기업들은 주가조작까지 저질러 추가 수입을 얻었다. 또 도시들은 철도가 자기 구역을 통과하도록 뇌물을 먹였다. 역사가 헨리 애덤스는 1870년에 쓴 글에서 철도회사 소유주들의 부정부패를 겨냥해 “이들 근대의 권세가는 전쟁을 선포하고 평화를 협상하고 의회와 법, 자주 국가를 자신들의 뜻에 순종하도록 만들었다”며 “기업은 민주주의의 해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워드 민즈는 “위대한 업적은 반드시 위대하거나 도덕적인 행위의 소산은 아니더라도 위대한 발상의 소산이다. 미국은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한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뜯어먹은 것의 수천 배를 돌려받았다”고 말한다. 개통 이후 승객들은 곳곳마다 정류장을 거치면서도 7일 만에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왕복할 수 있게 되었다. 철도 건설 과정에서 노동자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 또한 환호 속에 묻히고 말았다. 동부철도 건설은 대부분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서부철도는 대부분 중국인 노동자들이 건설했다. 당시 구인광고에 자주 등장했던 “아일랜드인은 뽑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말해주듯이, 가톨릭교도가 대부분인 아일랜드인들은 미국의 주류인 프로테스탄트 백인들의 차별에 시달렸기에 철도 건설 노동 외엔 달리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어찌 중국인들이 받은 차별에 비교할 수 있으랴. 센트럴퍼시픽 철도회사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광둥(廣東) 지방에서 수입한 노동자 1만 4,000여 명이 서부철도 건설에 투입되었다. 이들 중 수많은 이가 작업 중 목숨을 잃어가면서 대륙횡단철도의 역사적 개통을 가능케 한 것이었지만, 일부 백인들은 이들에게 감사하기는커녕 이들을 증오했다. 극심한 인종차별주의로 중국인 살해가 자주 저질러졌다. 1877년 경기 침체로 직원 해고, 임금 삭감, 임금 체불 등이 잇따르자 철도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을 감행해 전국 철도화물열차 절반가량의 운행을 중단시켰다. 이에 미국 정부는 강력 대응하고 나섰다. 파업이 끝났을 때 100명이 사망했고, 1만 명이 감옥에 갔다. 악당과 천사의 이미지: 노동자들을 적극 옹호하고 나선 사람들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경제학자 헨리 조지다. 그는 철도회사들이 농민들을 총으로 위협해 본래 살던 곳에서 쫓아내는 현실을 보면서 철도회사를 비롯한 재벌들을 ‘노상강도’라고 비난했으며, 철도회사에 투자하는 중산층의 욕심도 꾸짖었다.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부추기는 동시에 그것에 편승한 대기업들, 특히 철도회사들의 횡포는 극에 이르렀다. 이들은 각 주 정부의 관리, 판사, 변호사, 목사, 언론인들에게 무임승차권을 제공하는 등 엘리트 포섭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1893년 공황’이 시작되면서 6개월 이내에 8,000개 이상의 기업, 156개 철도회사, 400개 은행이 문을 닫았으며, 노동력의 20퍼센트 정도인 1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런 상황에서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의 생사의 문제가 되었기에, 그해에 전투적인 성격의 미국철도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해고의 위협과 더불어 철도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것도 노조 결성의 주요 이유가 되었다. 특히 보일러 폭발 사고로 매년 화부 수천 명이 죽거나 불구가 되었다. 철도 건설도 여전히 무시무시한 작업이었다(1890년에서 1917년까지 노동자 7만 2,000명이 철로에서 사망했고, 200만 명이 부상을 당했다. 기관차고와 정비소에선 15만 8,000명이 사망했다). 이후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열차게 전개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1900년 미국 철도는 32만 킬로미터로 전 유럽의 철도망을 합한 것보다 길었지만, 20세기엔 철도회사들의 오만과 탐욕에 치명타를 가할 적이 나타났으니 그게 바로 자동차다. 많은 사람이 철도는 악덕 자본가가 운영하는 악당의 도구라고 보았지만, 자동차는 그 반대 이미지를 풍겼다. 자동차업계는 이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정부정책에도 반영되어 ‘철도엔 규제, 자동차는 지원’이라는 원칙이 자리 잡았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철도정책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은 것이었다. 영국과 캐나다는 공영, 다른 유럽 국가들은 국영으로 간 반면, 미국은 모든 걸 민영화했다가 그 부작용에 된통 당한 뒤 그걸 바로잡을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동차라는 대안으로 복수한 꼴이었다. 20세기 중반 세 차례(1944년, 1956년, 1968년)에 걸쳐 ‘연방 고속도로법’이 제정되었는데, 대중 교통시설인 철도 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도로건설 예산의 1퍼센트에 불과했다. 아니, 기차는 ‘대중 교통’이라는 타이틀마저 자동차에 빼앗겨버리고 말았다. 철도는 초기엔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의 기술’로 여겨졌지만, ‘연결’보다는 ‘분리’를 기조로 삼는 자동차가 공간 파괴의 패권을 차지함으로써 철도는 단지 ‘연결’을 회고하는 ‘낭만’의 영역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자동차 공화국 포드는 어떻게 마르크스를 쫓아냈는가? 헨리 포드의 ‘자동차 혁명’ 20세기 소비자 혁명의 씨앗이자 견인차: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1914년 1월 5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하루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고 하루 최저 임금을 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동종업계의 평균 임금은 2.34달러였으니, 노동자들에게 통상 임금의 2배에 해당하는 일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이직률이 매우 높아지자 내린 조치였는데, 이 발표가 있던 날 포드 공장의 문 앞에 노동자 1만 명이 몰려들었다. 노동자들은 환호했지만, 기업계는 경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적 범죄’라고 비난했으며, 보수 우파는 포드를 사회주의자로 몰아붙였다. 지금도 자주 거론되는 이 에피소드와 관련해서 포드는 ‘창조경제의 원조’라는 말까지 나온다. 2009년 4월 미국 포트폴리오닷컴은 경영대학원 교수들과의 협의를 통해 ‘가치창출과 파괴, 혁신, 경영기술’ 등을 고려해 ‘미 역사상 최고의 최고경영자(CEO)’ 랭킹을 20위까지 매겼는데, 이 조사에서 1위로 뽑힌 인물도 포드였다. 이상한 일이다. 포드는 천하에 아무도 못 말리는 고집불통으로 변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GM에 자동차업계의 패권을 내주고 파산의 위기에 내몰렸던 실패한 경영자가 아닌가. 빌 게이츠는 포드처럼 실패한 경영자가 되지 않겠다는 뜻으로 자신의 집무실에 포드의 사진을 걸어놓았다지 않는가. 그런데 왜 아직도 많은 경영 전문가가 포드를 위대한 경영자 반열의 수위에 올려놓는 걸까? 그의 이름에서 비롯된 포디즘(Fordism)이라는 단어에서 그 답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포드는 일개 기업 차원에서 볼 인물이 아니라 체제 차원의 변혁을 촉발한 인물이며, 러시아혁명(1917년)으로 고조된 사회주의 열기를 봉쇄하면서 미국 자본주의를 유지ㆍ발전시킨 패러다임 메이커였다. 그런 관점에서 포드자동차라고 하는 기업의 쇠락은 너무도 사소한 일이라고 보는 건 아닐까? 포디즘은 이동형 일관 작업 공정의 도입과 노동자들에게 단순화된 임무를 할당하는 노동통제로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해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대량 소비하게끔 하는 축적 체제를 일컫는 말이다. 포디즘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도입됨으로써 ‘20세기 소비자 혁명’의 씨앗이자 견인차가 되었다. 포디즘으로 대량 생산 체제가 작동함에 따라 광고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양산하는 체제가 구축되었고, 이에 따라 대중의 정체성 변화가 일어났다. 진보적 관점에선 포디즘의 생산 측면, 즉 비인간적인 노동 방식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으나, 포드의 비전은 ‘복지 자본주의’까지 나아가는 원대한 것이었다. 포드는 이익공유제(profit-sharing)를 통해 노동자들이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일당 5달러’라는 파격 조치도 바로 그런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노동자들에게도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포드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1910년대에 어느 노동조합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들에게 왜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일한다는 사람은 25퍼센트에 불과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은 1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동차를 사기 위해 일한다는 사람은 무려 65퍼센트에 달한다.” 포드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1919년에는 6달러로, 1929년에는 9달러로 인상했다. 그래서 신입사원 뽑는다는 공고만 나가면 회사 앞은 지원자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또한 포드는 흑인, 여성, 전과자, 장애인 고용에 앞장섰다. 포드 공장에선 늘 다른 자동차 회사의 공장에서 일하는 흑인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흑인이 일했으며, 1919년 4만 4,569명에 달하는 전체 인력 중에서 9,563명이 장애인이었다. 또 400~600명에 이르는 전과자들까지 고용했다. 포드에겐 인도주의자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포드는 “인도주의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철학인 ‘자력갱생’을 역설했다. 포드는 인도주의자가 아니라 온정주의자였다. 그는 노동자들을 가부장적 가족관계의 모델에 따라 보호ㆍ규제하는 온정주의(paternalism)를 광범위하게 실시했는데, 이를 전담하는 부서까지 두었다. 이익공유제의 참가 자격 조건을 심사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노동자들의 과도한 음주와 도박을 엄격히 규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포드의 온정주의는 철저한 반(反)노동조합 정책으로 귀결되었다. 노조 활동가들이 고용을 늘리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방해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고 본 포드는 노조파괴 전문 요원들을 고용해 노조 활동을 원천 봉쇄했다. 생산성이 올라 번영을 누리게 되면 결국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포드는 제1차 세계대전에도 격렬하게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했는데, 전쟁은 어리석고 무서운 낭비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포드는 노조도 그런 ‘낭비’로 간주했지만, 결국 대세에 굴복해 1941년 6월에서야 노조를 수용했다. “포드자동차를 사주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을래요”: 포드는 1918 년 공화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던 미시간 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5,000표 미만의 차이로 낙선했지만, 전국적으론 큰 인기를 누려 1920년 대선 출마를 요청하는 지지자들의 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1924년 포드 T모델의 생산이 200만 대를 돌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1924년에도 포드를 대통령으로 추대하려는 대중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그는 ‘제2의 링컨’, ‘노동자의 위대한 해방자’로 여겨진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현직 대통령을 압도하는 정치적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포드는 금주법을 강화하는 것을 조건으로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함으로써 대선엔 출마하지 않았다. 1925년 포드 T모델은 전 세계 승용차의 절반을 차지하는 표준 자동차가 되었으며, 자동차 산업은 미국 최대의 산업이 되었다. 그해 독일에선 야코프 발허의 『포드냐 마르크스냐(Ford oder Marx)』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사회주의자들에게 미국의 자동차 문화는 점점 더 열악해지는 노동조건과 그에 따라 고도로 발전하는 무자비한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매력적이면서도 그만큼 위험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포드자동차는 노동운동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노동자들은 중고차라도 몹시 갖고 싶어 했으며 일단 차를 갖게 되면 노조 모임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자동차 열광은 거의 전염병처럼 미국 사회를 덮쳤다. <포드자동차를 사주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을래요(You Can’t Afford to Marry Me If You Can’t Afford a Ford)>나 <뷰익을 타고 신혼여행 가요(Take Me on a Buick Honeymoon)>는 CM송이 아니라 1920년대 중반의 인기 가요였다. 1927년 12월 A형 포드자동차가 선을 보였을 때 모든 신문의 제1면은 온통 A형 포드자동차 뉴스로 가득 찼다. A형 포드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광적이었다. 100만 명이 이 차를 보기 위해 뉴욕에 있는 포드 본사로 몰려들었다. 거리에 이 차가 나타나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주문이 폭주했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이다. 포드는 1920년대 말 GM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GM이 전략적으로 차종을 다양화하고 디자인에 신경을 쓴 반면 포드는 미련할 정도로 가격과 기능에만 집착한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포드도 자신의 그런 생각이 시류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그건 그의 어찌할 수 없는 신념이었다. 포드는 “변화는 진보가 아니다. 도처에서 새것에 대한 열광이 진보의 정신과 혼동되고 있다”고 불평했지만, 새것을 진보로 여기는 미국인들의 습속을 어찌 바꿀 수 있었으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사야 한다”: 미국에서 마르크스를 쫓아낸 포드의 ‘자동차 혁명’은 1930년대 유럽에선 이른바 ‘자동차 파시즘’의 형태로 나타났다. 포드를 영웅으로 숭배했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1934년 자동차가 ‘특권계급의 독점물’인 현실을 비판하면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국민차(Volkswagen)’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1938년 최초의 국민차인 폭스바겐38이 출시되자, 히틀러는 ‘강함과 기쁨의 차’ 저축 운동을 통해 모든 노동자가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장담함으로써 독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와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프랑코도 누구나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꿈을 판매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히틀러만 포드를 숭배한 건 아니었다. 포드는 전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공산주의자들까지 포드에 주목했다. 포드는 블라디미르 레닌을 비롯한 소련 지도자들의 영웅이기도 했다. 1920~1930년대에 소련은 포디즘을 적극 수용해 소련 산업화에 적용했다. 포디즘이 이념의 좌우를 뛰어넘어 유럽인들을 매료시킨 핵심은 포디즘이 경제, 사회, 심지어 인간 퍼스낼러티까지 엄격한 기술적 합리성의 기준에 종속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이전 사회의 잔재들을 일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1936년 크라이슬러에 밀려 업계 3위로 떨어진 포드자동차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시장점유율이 60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떨어진 반면 경쟁사인 GM은 12퍼센트에서 50퍼센트로 상승했다. 포드자동차가 전쟁 중 매월 1,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자, 루스벨트 행정부는 전쟁물자 조달을 위해 포드를 국유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1945년 헨리 포드의 손자인 포드 2세가 사장에 취임하면서 새로운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 포드자동차는 좀 나아지기 시작했지만, 그마저 GM의 지원 덕분이었다. 포드자동차가 망하면 정부가 인수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1947년 4월 7일 포드가 사망함으로써 포드자동차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1950년대부터는 GM의 시대였고, GM은 명실상부한 미국의 ‘국민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인간 포드의 이름은 그의 사후,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포드가 비전과 리더십에서 탁월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한다. 포드는 전례와 전통에 사로잡힌 산업계에서 상상력이 흘러넘치는 독보적인 미래주의자였으며, 자신의 비전을 위해 실패나 파산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동서로 약 4,300킬로미터, 남북으로 약 3,000킬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대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미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자유를 ‘자율(autonomy)’과 ‘이동성(mobility)’의 개념으로 파악해왔으며, 이는 곧 자동차(auto-mobile)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포드는 T모델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자동차를 사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사야 한다”고 선전했다. 이 선전 구호가 시사하듯이, 미국에서 자동차는 ‘자유 이데올로기’와 ‘개인주의’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실체이기도 했다. 1906년 경제학자인 베르너 좀바르트가 “왜 미국에는 사회주의가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 이후 수많은 답이 제시되었지만,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미국인의 높은 이동성이다. 물리적 이동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동성까지 구현하고 상징하는 자동차는 계급 중심의 연대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역사가들은 포드를 미국 자본주의를 지킨 수호자로 여기고 있다. 적어도 미국의 이데올로기 연구는 자동차 연구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인종의 문화정치학 왜 버락 오바마는 혼혈인이 아닌 흑인인가? ‘한 방울 원칙’의 문화정치학 남아메리카의 ‘피부색주의’: 2013년 2월 17일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플로리다 주의 플로리디언 골프ㆍ요트 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 오바마와 우즈는 한 팀을 이루어 골프장 소유주인 짐 크레인, 미 무역대표부 대표 론 커크를 상대로 18홀을 돌며 내기를 했는데, 오바마-우즈 팀이 이겨 15달러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신을 접하면서 내기 골프를 좋아하는 한국의 골프 애호가들은 이런 생각을 했음 직하다. “겨우 15달러? 보는 눈이 있어서 일부러 내기 액수를 적게 했나?” 그러나 미국의 인종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바마와 우즈의 인종 정체성에 새삼 관심을 기울였을 수도 있겠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오바마는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주 출신 백인 어머니, 우즈는 흑인ㆍ백인ㆍ인디언ㆍ중국인 피가 섞인 아버지와 태국인ㆍ백인ㆍ중국인 피가 섞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그런데 왜 미국인들은 그들을 흑인이라고 하는가? 백인에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흑인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한 방울 원칙(one-drop rule)’ 때문이다. 왜 이런 이상한 원칙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기로 하자. 대항해 시대가 열린 15세기 말부터 19세기 말까지 수백 년 동안 유럽과 미국을 먹여 살린 거대한 무역망이 형성되는데, 그건 바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유럽을 연결한 삼각무역, 즉 노예무역이다. 포르투갈이 처음으로 아프리카 흑인을 상품으로 삼은 건 1444년이었으며, 콜럼버스가 첫 항해를 개시한 지 꼭 10년째 되던 해인 1501년 최초의 아프리카 노예가 서인도제도에 도착했다. 1600년까지 40만 명을 넘지 않았던 아메리카 지역의 흑인 노예는 삼각무역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중남미의 유럽 이주민들은 10 대 1의 비율로 남성이 다수였기 때문에, 원주민 인디오 여자와의 성적 접촉이 많았고 이에 따라 혼혈인 ‘메스티소(mestizo)’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스페인어로 혼혈인이라는 뜻을 가진 메스티소는 오늘날에도 중남미를 대표하는 인종인데, 모든 혼혈을 통칭하여 메스티소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좀 더 세분화해서 나누기도 한다. 백인과 흑인 간의 혼혈인은 물라토(mulatto), 인디언과 흑인 간의 혼혈인은 잠보(zambo)라고 한다. 위계질서의 원리는 피부색주의(Pigmentocracy)였다. 혼혈이라도 이들의 지위는 유럽인과 닮았느냐 인디오와 닮았느냐 하는 신체의 유사성 정도에 따라 결정되었다. 스페인인과 거의 흡사한 외모인 메스티소는 스페인인과 다름없이 인정받고 대접받을 수 있었던 반면, 인디오를 닮은 메스티소는 인디오로 간주됨과 동시에 인디오에게 부과한 납세와 부역의 의무를 져야 했다. 17세기 들어 새로운 혼혈이 생겨나면서 이를 부르는 용어도 양산되었다. 스페인인과 물라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모리스코’, 스페인인과 모리스코 사이의 아이는 ‘알비노’, 알비노와 스페인인 사이의 아이는 ‘토르나트라스’, 스페인인과 토르나트라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텐테 엔 엘 아이레’라고 불렀다. ‘혼혈 억제 정책’과 ‘흑백 결혼 금지법’: 이런 식으로 인종 간 분류는 계속 세분화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1821년경엔 100개 이상 혼혈 분류법이 존재했다. 이처럼 너무도 복잡해져 외모에 대한 판단을 통해 위계질서를 세우려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여기에다 재산이라고 하는 새로운 계급 기준이 등장함으로써 피부색주의는 더욱 복잡해졌지만, 인종은 여전히 경제적인 기회를 포착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북아메리카에서는 독립 이전부터 강력한 혼혈 억제 정책을 폈다. 1691년 버지니아 의회는 백인과 흑인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15년 전인 1676년 버지니아에서 일어난 냇 베이컨의 반란에 대한 백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만들어진 법이었다.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의 친척인 냇 베이컨은 젊은 농장주로 버지니아의 진취적인 지배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영국에서 이주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베이컨은 버지니아 총독인 윌리엄 버클리와 그의 추종자들이 독점하고 있던 인디언과의 교역에서 배제되자 이들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당시 버지니아는 인디언 서스쿼해녹족과 산발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베이컨은 자신의 농장 관리인이 살해되자 버클리의 인디언 정책이 온건하다고 비난했다. 이런 갈등이 계기가 되어 베이컨은 지지자 2,000명을 이끌고 북아메리카 대륙 식민지 최초의 민중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의 명분은 버클리의 인디언 정책과 더불어 부당한 세금 징수, 측근의 고위직 기용, 부정부패에 대한 저항이었다. 영국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소규모 함대까지 파견했으나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베이컨은 이질로 사망하고 말았다. 반란군 잔당들은 체포되었고 23명이 교수형을 당했다. 이 반란은 인디언들에 대한 개척자들의 증오와 대지주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가 한데 뒤섞인 것이었지만, 버지니아의 지배자들에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들이 가장 두렵게 생각한 것은 반란군의 인적 구성, 즉 백인 계약하인(indentured servants), 흑인 노예, 흑인 자유민 세력의 규합이었다. 계약하인은 주인이 아메리카로 가는 경비, 음식, 숙소를 제공해주는 대신에 정해진 기간(주로 4~5년) 동안 하인으로 봉사하는 제도였다. 인덴처(indenture)는 톱니꼴의 절취선이 있는 날인증서를 말하는 것으로, 대개 종이 1장에 2부 이상의 문서를 작성한 다음 톱니꼴 절취선을 따라 자른 후 당사자들이 각각 1부씩 보관하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대부분의 계약하인들은 자발적으로 식민지에 왔으나, 1617년부터 영국 정부는 수 척의 배에 죄수들을 싣고 와서 그들을 하인으로 팔아넘겼다. 고아, 부랑자, 빈민들을 비롯하여 1650년대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전쟁에서 잡은 포로도 이주시켰다. 더구나 탐욕스러운 투기꾼들에 의해 납치되어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도 있었다. 17세기 말에 이르면 식민지 계약하인의 수가 식민지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진다. 계약하인들은 주로 남자였는데, 이들은 식민지에서 결혼을 하거나 연애 상대를 찾기 어려웠다. 마땅한 백인 여성이 없었으므로 이들은 흑인 여성에게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백인 지배자들은 이를 불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베이컨의 반란 때 하층 백인과 흑인이 손을 잡았는데, 흑백 간 결혼이 많아진다면 그들의 결합은 더욱 공고해지고 반란의 가능성도 높아지는 게 아닌가. 이런 두려움 끝에 내놓은 게 바로 흑백 결혼 금지법이다. 다른 식민지들도 사정은 비슷했기에, 메릴랜드(1692년)를 비롯한 다른 식민지들도 흑백 결혼 금지법을 제정했다. 이 전통은 독립 이후는 물론 20세기 초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한 방울 원칙’은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혼혈인이라도 흑인 피가 8분의 1 이하면 백인으로 간주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였다. 남북전쟁(1861~1865) 직후 남부에 거센 역풍(backlash)이 몰아닥쳐 교묘한 방법으로 흑인의 참정권을 다시 박탈하고 흑인과 백인을 분리시키는 수많은 흑인차별법이 제정되었을 때도 ‘한 방울 원칙’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생학과 혁신주의의 잘못된 만남: ‘한 방울 원칙’은 20세기에 등장했다. 1910년 테네시ㆍ루이지애나, 1911년 텍사스ㆍ아칸소, 1917년 미시시피, 1923년 노스캐롤라이나, 1924년 버지니아, 1927년 앨러배머ㆍ조지아, 1931년 오클라호마 주가 ‘한 방울 원칙’을 법으로 명문화했다. 왜 시대를 역행해 이 시기에 ‘한 방울 원칙’이 입법화되었을까? 20세기 초 미국을 강타한 ‘우생학 열풍’ 때문이었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이 1865년 탄생시킨 우생학은 미국에서 1880년대에 새로운 과학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더니, 20세기 들어서 혁신주의 물결을 타고 사회에 실제로 적용되었다. ‘우생학과 혁신주의의 잘못된 만남’이었다. 1907년 인디애나 주가 제정한 거세법(단종법)이 규정한 유전적 질환에는 정신박약ㆍ간질ㆍ정신분열ㆍ범죄 성향ㆍ성 문란ㆍ음주벽ㆍ장님까지 포함되었으며, 각 마을에서 ‘왕따’를 당하던 빈민 가정은 언제든 경찰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고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었다. 이런 거세법은 1914년까지 15개 주, 1931년에는 30개 주에서 시행된다. 우생학의 신봉자였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는 유색인종의 높은 출생률에 주목하면서 산아제한을 옹호하는 중산층이 ‘인종 자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언젠가 우리는, 좋은 형질을 가진 시민은 자신의 좋은 혈통을 후대 세상에 남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피할 수 없는 의무이며, 나쁜 형질을 가진 시민이 후손을 통하여 나쁜 혈통을 이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뉴욕 사교계 명사였던 매디슨 그랜트는 1916년에 출간한 『위대한 인종의 쇠망(The Passing of the Great Race)』에서 이민족 간의 결혼을 우려하면서 미국인의 ‘잡종화’를 경고했다. 1917년과 1924년에 제정된 이민제한법은 이러한 형태의 잡종화를 방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우생학은 와스프(WASP, WhiteAnglo-SaxonProtestant: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 미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계층)의 배타적 결속을 강화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 방울 원칙’은 바로 이런 시대적 광풍에 편승해 입법화된 것이다. ‘한 방울 원칙’을 방법론적 지침으로 삼은 흑백 결혼 금지법은 1967년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사라지지만 (이때까지 16개 주에서 시행하고 있었다.) ‘한 방울 원칙’의 사회문화적 힘은 지금도 건재하다. 역설이지만, 20세기 중반 민권운동을 할 때에 흑인들이 정치적 힘을 키우기 위해 한 방울이라도 흑인 피를 가진 사람은 흑인이라고 선언함으로써 ‘한 방울 원칙’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인종적 순수성을 말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다. 유전학적으로 흑인 58퍼센트가 적어도 12.5퍼센트의 백인 피를 갖고 있으며, 백인 30퍼센트가 2.3퍼센트의 흑인 피를 갖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인종 간 결혼 찬성률도 1958년엔 4퍼센트에 불과하던 것이 1968년 20퍼센트, 1978년 36퍼센트, 1991년 48퍼센트, 2002년 65퍼센트, 2007년 77퍼센트, 2011년 86퍼센트로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사회문화적으로 혼혈인을 흑인으로 부르는 ‘한 방울 원칙’은 건재할까? 그것은 당위와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그 누구도 드러내놓고 인종 간 결혼에 반대한다고 말은 못 하지만, 백인들은 여전히 인종 간 결혼을 꺼린다. 2010년 기준으로 백인이 아닌 사람과 결혼한 백인 여성은 전체의 2.1퍼센트, 백인 남성은 2.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혼혈이지만 피부색주의에 따라 중남미에선 백인으로 통하는 사람들은 미국에 와서 거의 예외 없이 깜짝 놀란다. 미국에선 흑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백인의 피 한 방울이 피부를 밝게 해 사람을 백인으로 만든다”는 반대 이론이 통용되는 브라질에서 흑인과 유색 혼혈인은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조사에서 자신을 흑인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5퍼센트에 불과하다. 미국의 혼혈인들은 ‘한 방울 원칙’을 체념하듯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가끔 항변하는 유명 인사들도 있다. 타이거 우즈는 캐블리내시언(Cablinasian: Caucasian, Black, American Indian, Asian)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면서 자신은 혼혈인인데도 흑인으로 분류되는 것은 이상하다며 항의했지만, 감히 ‘한 방울 원칙’의 벽을 넘어설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종적 정체성 문제로 상처를 많이 입은 가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는 데뷔한 후에도 그 문제로 시달려야 했다. 어머니는 아일랜드계 백인이고 아버지는 아프리카계 베네수엘라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혼혈이기에 그녀는 자신을 ‘혼혈’이라고 했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이런 압박에 못 이겨 또는 이런 압박을 조롱하기 위해 그녀는 결국 자신을 흑인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그런 쓰레기 같은 논쟁에서 해방되었다. ‘한 방울 원칙’은 사라지는 게 옳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브라질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종 간 결혼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부모의 인종 중 낮은 쪽 지위를 물려받는 것을 하이포디센트(hypodescent), 높은 쪽 지위를 물려받는 것을 하이퍼디센트(hyperdescent)라고 하는데, 둘 다 인종차별을 전제로 한 개념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이퍼디센트를 취하는 브라질도 ‘인종차별 없는 나라’로 알려진 신화와는 달리 정치경제적으론 철저하게 ‘백인 지배 사회’가 아닌가. 최종 해법은 아닐망정, 결국 경제적 권력의 집중을 막고 빈부 양극화를 개선하는 게 인종문제 해결의 현실적 해법일 수 있다.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어느 나라에서든 성공한 유색인의 다수가 인종차별에 대해선 비판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아내는 백인을 취하는 걸 ‘위선’이라고 비판할 게 아니라, 그 숨은 뜻을 슬기롭게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교도소 수감자 중 백인은 백인 인구 106명당 1명꼴인 반면 흑인은 흑인 인구 14명당 1명꼴인 이유의 대부분도 ‘경제’에서 찾는 게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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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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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집 요약 보고
초원의집 요약 보고(그린 홈 호스피스 병원) 1) 통계보고 -200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14년동안 1,650명의 환우를 섬겼음. -그동안 1,200명이 하늘나라로 갔고, 제 손을 잡고 간 사람만도 354명임. 2) 현 환우상황 : 95명 (Home Care로 86명, 입…
초원의집 요약 보고(그린 홈 호스피스 병원) 1) 통계보고 -200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14년동안 1,650명의 환우를 섬겼음. -그동안 1,200명이 하늘나라로 갔고, 제 손을 잡고 간 사람만도 354명임. 2) 현 환우상황 : 95명 (Home Care로 86명, 입원으로 9명). 3) 현 직원상황 : 3사람의 몽골의사와 4사람의 간호사를 비롯하여 19명. 4) 재정상황 : 2015년의 평균월수입 9,613 USD, 월지출 10,376 USD로 매달 평균 764불이 과지출되고 있음. (부족부문을 익월재정에서 선송금 받아 집행 함). 5) 특이상황 : 1. 2015년 8월 10일 몽골 정부의 (시설미비)감사지적으로 무려 2달 10일 동안 병원 활동이 정지 되었으나 그후 지적사항을 많이 보완하여 현재 정상 활동중입니다. 2. 모자라는 재정이 시급히 필요한 상태입니다. 2016년 1월 11일. 초원의집 지킴이 이 경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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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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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홀의 조선회상
닥터 홀의 조선회상 셔우드 홀 지음/김동열 옮김 좋은씨앗/2003년 6월/752쪽/13,000원 ▣ 저 자 셔우드 홀 미국에서 의학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황해도 '해주 구세병원'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였다. '해주 구세병원'에서 원장 겸 …
닥터 홀의 조선회상 셔우드 홀 지음/김동열 옮김 좋은씨앗/2003년 6월/752쪽/13,000원 ▣ 저 자 셔우드 홀 미국에서 의학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황해도 '해주 구세병원'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였다. '해주 구세병원'에서 원장 겸 내과의사로 일하면서 매일 수많은 결핵 환자를 진료했다. 저자는 비장한 결심과 각오로 폐결핵 환자를 위한 요양소 설립을 계획하고 해주시 황해 바다가 보이는 곳에 백여 명의 결핵 환자를 수용, 치료하였으니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결핵 요양소였다. 요양소 운영비도 마련하고 결핵의 심각성을 계몽하기 위해 1932년 남대문을 그린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 실을 발행했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사는 사람은커녕 그의 의도를 이해해주는 사람조차 전혀 없어 부득이 교회나 학교를 통해 선전했다. 저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와 같은 외국에서도 호응이 있기를 바라면서 여러 곳에 편지와 실들을 발송했다. 일본인들의 방해가 있었지만, 낙심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이 일들을 계속해나갔다. 한국과 한민족을 위한 그의 일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횡포를 부리던 일본인들은 결국 범죄자라는 누명을 씌워 저자를 추방하였다. ▣ Short Summary 조선에서 선교 개척자로 일생을 바친 의사 부부였던 부모 아래 태어나, 훗날 다시 의사인 아내와 함께 한국에 의료 선교사로 와서 16년의 세월을 보낸 닥터 셔우드 홀의 자서전이다. 조선조 말엽부터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홀 일가의 이야기에는, 그들이 이 땅에서 보여준 의료나 선교나 교육에의 엄청난 업적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겪은 아름답고 재밌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죽어서도 이 땅에 묻히길 소원했던 제임즈 홀과 로제타 홀, 그리고 아들 셔우드 홀과 그의 아내 메리안 이 가졌던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그들의 믿음을 느낄 수 있다. ▣ 차 례 머리말 : 긴 세월의 이야기를 풀며 닥터 홀의 편지 : 나의 사랑, 한국 감사의 글 : 도움을 준 이들에게 프롤로그 : '보배' 이야기 1. 시작 2. 첫인상 3. 개척을 향한 모험 4. 평양에서의 수난 5. 에디스 마거리트 6. 마음의 상처를 수습하고 7. 은둔 왕국의 백인 소년 8. 시베리아 - 유럽 횡단 여행 9. 내일을 찾아서 10. 조선을 향해 11. 조선으로 돌아와서 12. 오리엔테이션 13. 첫해와 예순한 번째 해 14. 첫 아이 15. 원산의 여름 16. 기초 작업 17. 긴급 취임 18. 꿈은 이루어지고 19. 최초의 요양원 - 해주 구세요양원 20. 안식년 휴가 21. 크리스마스 실 22. 이정표 23. 공수병 소동 24. 반가운 사람들의 방문 25. 화진포의 성 26. 대행 27. 전쟁의 소리 28. 헌병대 29. 엉터리 재판 30. 조선을 떠나며 31. 만세 에필로그 : 핍박 가운데 밀알로 썩어져 옮긴이의 말 : 출간 후 뒷이야기 연표 닥터 홀의 조선회상 셔우드 홀 지음/김동열 옮김 좋은씨앗/2003년 6월/752쪽/13,000원 시작 내가 태어난 곳은 4천 년 역사상 가장 복잡 다난한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었던 조선 땅이었다. 불행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외세가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사건으로 점철된 역사다. 조선 사람들이 외국의 지배와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한 정치적인 결과는 드디어 조선을 폐쇄된 ‘은둔 왕국’으로 알려지게 만들었다. 내가 서울에서 태어난 때는 1893년 11월 10일, 마침 조선이 고립 정책에서 벗어나 국제 대열에 들어서려던 시기였다. 나는 그 당시까지 외국인에게는 한 번도 허가된 일이 없었던 이북 지방에서 살게 되었다. 백인 어린아이로는 내가 처음이었다. 약 1백 년 동안 금지되어온 기독교 선교가 나의 부모에 의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 사실은 종교적으로 억압에서 자유라는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나의 부모인 닥터 윌리엄 제임즈 홀과 닥터 로제타 셔우드 홀은 미국 감리교 해외선교회 소속인 의료 선교단의 일원으로 조선에서 봉사하게 되었다. 나의 아버지 윌리엄 제임즈 홀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한 통나무집에서 다섯 형제 중 맏이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특출나게 총명하지는 않았지만 신중하고 사려 깊은 소년이었다. 열일곱 살 때 목수 견습공으로 취직을 했으나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건강이 나빠져 집으로 돌아와 죽을 때를 기다렸다. 기독교 신자였던 아버지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덧없이 죽게 된 점을 가장 괴로워했는데 뜻밖에도 건강이 회복되었다. 다시 살아난 아버지의 가슴속에는 “이제 나에게 주어진 이 짧은 인생을 어떻게 해야 가장 뜻있게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아버지는 1883년,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2년간 교사로 일했다. 그는 학교에서 받은 봉급과 틈틈이 생명보험사의 세일즈맨으로 일해서 번 돈을 모아 1885년에는 온타리오 주 킹스턴에 있는 퀸즈 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의과대학에 YMCA 지부를 성공적으로 조직함으로써 그의 봉사 의욕과 조직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1887년, 그에게 인생의 한 전기가 찾아왔다. ‘해외 선교 학생 자원 운동’의 인도 지역 책임자인 존 포먼 목사가 퀸즈 대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이 때 22명의 학생들이 해외 선교에 참가하겠다는 서명을 했고, 그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졸업하자마자 바로 감리교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메디슨 가 의료 선교지부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그는 당시 의료 선교회 간부였던 닥터 스톤의 저택에 기거하면서 날마다 뉴욕의 빈민가로 출근했다. 닥터 스톤 내외는 닥터 홀을 매우 사랑하여 마치 아들처럼 대했다. 그는 닥터 홀의 활동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닥터 홀은 자애로운 의사로서, 불쌍한 사람들의 형제로서, 병들어 죽어가는 뉴욕 거리의 사람들을 아무 대가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보았다. 상대가 살인자건, 도둑이건, 어떠한 범죄자건 가리지 않고 선교의 사명을 다했다. 닥터 홀은 자기의 주인, 예수가 행한 것처럼 날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밝고 더 나은 생활로 인도하는 데 몰두했다. 그는 철학적, 신학적인 이론을 캐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상냥함과 사랑을 나눠주는 행동의 사람이었다. 어느 날, 닥터 홀은 조수로 온 로제타 셔우드를 보는 순간 첫눈에 사랑을 느꼈다. 두 사람은 헌신적으로 합심하여 험한 그 지역의 시료원 일을 잘 해냈다. 이듬해 부활절, 닥터 홀은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이때 그녀는 이미 조선에 선교사로 임명을 받은 뒤였으므로 취임 후 5년 동안은 결혼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사양했다. 그러나 닥터 홀은 약혼기간이 아무리 길어져도 기다리겠다고 하여 두 사람은 약혼을 했고, 1890년, 닥터 셔우드는 조선으로 가기 위해 그곳을 떠났다. 닥터 홀은 이별이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그녀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모습에 더욱 감탄했다. 이로 인해 또 다른 차원의 깊은 사랑이 솟아났다. 닥터 홀도 해외 선교사로 나갈 길을 모색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당시 닥터 셔우드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적혀 있다. “로제타, 난 방금 그토록 바라던 조선으로 임명을 받았소. 하나님께서 살아서 역사하신다는 것을 지금보다 더 깊게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지금 조선에 있다가 안식년 휴가로 이곳에 돌아온 닥터 스크랜턴과 함께 방을 얻어 기거하고 있습니다. 스크랜턴 모자는 당신을 높이 칭찬하더군요.” 닥터 홀을 떠나 보내는 환송은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풍경이었다. 가장 가슴을 울린 송별사는 닥터 홀에게 치료를 받았던 가난하고 병들었던 사람들로부터 나왔다. 한 유태인 환자는 벅찬 감정에 말을 더듬었다. “닥터 홀은 오랫동안 우리를 계속 찾아주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분입니다. 돈을 받지 않고 우리를 치료해주었으며 먹을 것을 가져와서는 무릎을 꿇고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해주곤 했습니다.” 한 의과대학 학생은 “닥터 홀은 관대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고, 상대방의 장점을 계속 강조하여 실제보다 더 크게 인정해주고 고무해주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 사람이 인정받은 그대로 되었다”면서 진심으로 그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척을 향한 모험 여자를 치료하거나 기독교를 전하려면 여의사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닥터 스크랜턴은 여성해외선교회에다 여자와 어린아이들만을 따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달라고 청원했고, 이 요청이 수락되어 1887년 닥터 메타 하워드를 조선에 파견했다. 이 병원은 스크랜턴 여사가 세운, 조선에서는 첫 번째 여학교인 ‘이화학당’과 한 장소에 있었다. 닥터 하워드는 수천 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치료했고, 그 결과 건강이 악화되어 1889년에는 미국으로 귀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닥터 셔우드는 바로 그의 뒤를 잇기 위해 조선에 왔던 것이다. 닥터 홀이 도착하기 몇 주 전은 닥터 셔우드에게는 매우 바쁜 나날이었다. 그녀는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일에 몰두했다. 이 무렵 치료된 환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3배나 더 많았다. 한편 학교에서는 계속 심리학과 약물학을 가르쳤다. 닥터 셔우드는 어린 조수들에게 인체학을 가르치기 위해 사람의 골격을 교습 자료로 쓸 구상을 했다. 무심결에 동료 선교사에게 지난 봄에 남산의 성 밖에서 주운 사람의 해골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겠다고 했는데, 이 말을 들은 선교사들은 놀라서 주의를 주었다. 왜냐하면 전에 “외국인들이 조선 아이들을 잡아먹고 약으로 쓴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선교사들은 이 해괴한 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 긴박한 분위기에 싸여 있었다고 한다. 조선에 온 선교사들이 부딪힌 가장 미묘하고 심각한 문제는 전통적인 조상 숭배의 관습이었다. 초기 카톨릭 교도들이 처형을 당한 것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조상 숭배의 관습을 포기해야 하는 점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가장 심각하고 힘든 투쟁이었다. 닥터 셔우드는 양반집에 왕진갈 때면 안마당에 세워진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을 보곤 했다. 1891년 12월 15일, 닥터 홀이 탄 배가 부산에 도착했다. 닥터 셔우드는 약혼자에게 병원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표정에 닥터 홀과 함께 있는 즐거움이 너무나 또렷이 비쳤다. 닥터 홀은 결혼 날짜를 정하기를 원했다. 그는 아펜젤러 부부가 여름에 안식년 휴가를 얻어 미국에 가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그 집이 빌 것이다. 그는 셔우드에게 이 기회를 이용해 결혼하자는 뜻을 비쳤다. 한편 닥터 홀의 선교회에서는 새로운 선교 기지를 찾기 위해서 닥터 홀과 존즈 선교사를 이북에 전진기지를 탐사하도록 보내기로 결정했다. 조선 정부에서 허가만 한다면 선교 기지를 세울 예정이었다. 그들은 서울에서 북쪽으로 600킬로미터 떨어진, 만주와 접경지인 의주까지는 함께 여행하고 거기에서 서로 갈라져, 닥터 홀은 평양을 거쳐 서울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홀은 매우 힘들긴 했으나 조선 사람들로부터 매우 친절한 대접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그는 평양이 조선 내륙의 선교기지로서는 최적지라고 보았으며,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점은 후에 증명되었다. 그는 평양이 왜 최적지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첫째, 이 도시는 조선에서 가장 문란하고 더러운 도시라는 평을 받고 있으므로 선교의 도전 대상지가 된다. 또한 자기들의 기분에 맞지 않으면 일반인이건 관원들이건 막론하고 돌로 때리는 폭력배들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거기에다 인구가 10만이 넘으며, 주민들은 적극적이라 번성할 여지가 있는 도시다. 이외에도 이곳은 서울과 북경 간을 연결하는 도로선상에 위치하므로 육로 사정도 괜찮고 해상 교통도 용이하다. 그리고 평양은 찬란한 역사의 도시다.” 결혼식은 6월에 거행되었다. 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홀 내외는 아펜젤러 씨의 빈집에다 신혼 살림을 꾸몄다. 그런데 얼마 후 셔우드 홀은 계속 서울여성병원에서 근무하도록, 닥터 홀은 평양 선교 기지 개척 담당자로 임명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는 아직도 내지에서 외국인이 거주할 수 없다는 금령이 발효 중이었고 기독교 포교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법이 존재하고 있을 때였으므로 이 일을 수행하는 데는 의사가 가장 적격자였다. 홀 내외는 이 임무가 지금은 힘들어보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앞에서 인도하실 것이기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1893년, 잠시 서울에 들렀던 그는 평양에 가옥을 구입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노블 목사와 동행했다. 닥터 홀이 임명받은 구역은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300킬로미터에 걸친 지역이었다. 이때의 경험을 노블 목사는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조선에서의 여행은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교사의 진정한 모습을 시험하는 이상한 고통과 시련이 많다. 이런 시련을 대하는 닥터 홀의 모습은 감명 깊었다. 그는 마치 편한 기차 여행이라도 하는 것같이 어려움을 즐겁게 대처해 나갔다. 특히 평양 시료소에서 닥터 홀의 생활은 그 자체가 설교였다. 그의 곁에 있으면 구세주를 더 잘 알게 된다. 그는 조선인처럼 방바닥에 주저앉아서 그를 보러온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 사람들은 호기심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치료를 받으러왔다. 그러나 어떤 목적으로 왔건 떠날 때는 참으로 훌륭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간직하고 갔다. 한번은 평양에서 외국인에게 증오심을 가진 어느 관리의 영향으로 군중들이 들고일어난 적이 있었다. 조선인들의 적개심이 어떻게 터져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직면했을 때, 나는 닥터 홀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희생시켜 이 도시의 문을 여실 생각이라면 나는 그 희생자가 되는 것을 피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미세스 홀도 남편이 없는 서울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녀는 한때 이화여대 부속병원의 전신인 릴리언 해리스 기념 병원의 원장을 지냈으며 몇 개의 병원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학교에서도 강의를 계속했다. 김점동은 특별히 뽑힌 학생으로 시료소에서 약을 짓고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다가 홀 부인의 언청이 수술을 본 다음부터 반드시 의사가 되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김점동의 세례명은 에스더였다. 후에 내지로 들어가 닥터 홀과 합류하여 일하게 될 경우 그녀는 에스더를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연례 회의에서 닥터 홀과 그의 아내 셔우드 홀에게 평양 개척의 임무가 떨어졌다. 홀 내외는 감사해 했다. 선교 기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닥터 홀이 서울로 와서 모금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용기를 준 사람들은 선교사의 자녀들이었다. 닥터 홀은 그때 일을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나는 이 어린이들의 기도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들은 하나님께 직접 청원을 드렸고 곧 응답이 왔다. 기도회가 끝나자 버티가 반짝이는 은화 1달러를 가지고 내 방에 왔다. 그 다음에는 그의 누이동생인 윌라가 10센트를, 뒤이어 오거스터 스크랜턴이 50센트를 가지고 왔다. 이때 하나님의 자녀들인 이 꼬마들이 가져온 돈은 총액이 불과 1달러 60센트에 지나지 않았지만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하나님은 이 아이들의 선물을 늘려 8개월 후에는 1,479달러 99센트가 모금되게 해주셨다. 오늘날 우리가 평양의 좋은 장소에 병원과 시료소를 갖게 된 것은 이렇게 생긴 것이다. 그해 가을, 닥터 홀은 또 하나의 기쁨을 갖게 되었다. 항상 어린이들을 사랑했던 그는, 이제 자신이 아버지가 되려던 참이었다. 평양에서의 수난 홀 부부의 아기, 셔우드 홀은 1893년 11월 10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셔우드가 태어난 지 3주가 되었을 때 닥터 홀은 다시 평양으로 떠나야 했고, 1894년 5월에는 온 가족이 배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현지 기독교인들 몇 명이 그들을 마중나와 있었다. 그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마을로 들어서자 백인 여자와 백인 아이를 처음 본 주민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었다. 홀 부인은 평양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 많은 구경 인파에게는 담이나 대문도 소용없었다. 몇 사람씩 방으로 들어와 우리를 구경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평양 감사 밑에 있는 젊은 관리는 남편이 있는 자리에서 “그의 아내를 이곳에 머물게 한다면 외국인들이 하나씩 계속 평양에 들어오게 되어 결국에는 평양은 외국인들이 다 차지하게 될 것이오”라고 말했다. 하루는 저녁 기도를 한 다음 평화스런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2시경 기독교 신자들인 오씨와 이씨가 찾아와서 우리를 깨웠다. 그들은 믿음이 강한 김창식이가 감옥으로 잡혀갔다는 소식을 가지고 왔다. 창식이는 닥터 홀이 서울로 돌아가고 없을 때도 이곳에 남아 복음을 전하고 있었던 사람이다. 창식이는 매를 맞고 칼을 쓴 채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관리들은 “닥터 홀에게는 감히 매질을 할 수 없으므로 대신 창식이를 가두고 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닥터 홀은 평양감사와의 면회를 신청했으나 만나주지 않았다. 그는 그 사이에 감옥에 있는 창식이를 보고 왔다. 창식이는 수갑(칼)을 너무나 조여놔서 매우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닥터 스크랜턴에게 급히 전보를 띄워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총영사와 외무대신을 통해 서신을 보내도 조선 왕비의 친척인 평양감사는 전보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마침내 여러 차례의 압력으로 석방된 창식이가 비틀거리며 집으로 들어와 마루에 쓰러졌다. 오는 도중에 사람들로부터 줄곧 돌맹이를 맞으면서 왔다는 것이다. 사법관이 계속 예수를 부정하고 하나님을 모독하라고 명령했으나 창식이는 못 하겠다고 거절했고, 그 때문에 더욱 심한 고통을 당한 것이었다. 그는 진실로 하나님의 사람이다. 닥터 홀은 창식이의 발 아래 꿇어 엎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조선에서 예수를 위해 고난 받은 신앙인을 볼 수 있었다”는 이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귀한 은혜라고 말했다. 노블 목사도 그 당시의 일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조선의 선교 역사상 처음으로 업무를 다 제쳐두고 모든 선교사들이 서울에 모여 기도를 했다. 각자 이 위기가 자신들과 깊이 관련된 일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이 두 사람을 위해 많은 기도를 했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때 닥터 홀로부터 “모두 석방됐음. 창식. 심한 상처를 입었음”이라는 전보가 도착했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교사들은 신앙인 닥터 홀 내외가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깊고도 엄숙한 사실을 실감했다. 이제 새로운 장이 펼쳐진 것이다. 오랜 시련은 비로소 막을 내렸다. 평양에서 닥터 홀의 첫 신자가 된 사람은 오석형이었다. 그는 이번 사건 중 감옥에 갇혔다가 석방된 사람들 중 하나로 앞을 못 보는 어린 딸이 있었다. 홀 부인의 환자로는 장님, 벙어리, 귀머거리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당시 매우 처참한 상태에 있었다. 홀 부인은 오씨의 딸 봉래를 가르치기 위해 조선 기름종이에 바늘로 점을 찍어 일종의 점자를 고안했다. 그녀는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장님들은 이 세상에서 쓸모없다는 세간의 그릇된 관념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맹인 교육이 시급했다. 평양의 상황은 차츰 안정되어 갔으나 셔우드와 홀 부인은 동양에서 외국인들이 흔히 걸리는 장질환을 앓기 시작했다. 닥터 홀도 작년 겨울 평양에 왔을 때부터 계속 기침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그 즈음 스크랜턴 부인이 영국 총영사 가드너 씨의 강경한 지시를 받고 닥터 홀 가족을 서울로 데려가기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남쪽에서 봉기한 농민군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평양의 군대를 수송하고자 보낸 배 편으로 제물포 항으로 떠났다. 동학 반란군들은 농민들의 지원을 받아 서울을 향해 진군하면서 “학정을 없애라. 서양인과 일본인들을 몰아내라”고 외쳐대며 정부의 진압군들을 패주시켰다. 조선 국왕은 청국에 원조를 간청했고, 이에 청국이 일본과 맺은 조약을 무시하고 일본에 아무 통고도 없이 조선에 파병하자 일본도 조선 정부를 돕는다는 구실로 역시 군대를 파견했다. 홀 가족과 일행은 한강 입구에서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감리교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병원은 어느새 군대병원같이 되어버렸다.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이 밀려왔다. 전쟁의 처참함이 현실로 나타났다. 닥터 스크랜턴은 그해 여름에 닥터 홀의 노력을 이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지금 닥터 홀은 의사, 간호사, 약제사, 안내역까지 혼자 다 맡고 있다. 진찰실이 가득 차 정신이 없던 어느 날 그가 했던 말은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한평생을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도우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닥터 홀은 환자들을 치료할 때 사랑과 동정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친절함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무기임을 터득한 사람이다. 그는 이 비결로 현실에서 기적을 낳듯 치료 효과를 낳는다.” 동학군들은 북쪽에서 청국군, 남쪽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결국 분쇄되었다. 이 난리는 청국과 일본이 서로 전쟁을 할 수 있는 구실이 되었다. 두 나라는 벌써부터 이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조선을 통치하려고 노려왔던 것이다. 1894년 9월 15일, 평양에서 큰 전투가 벌어졌고 이것은 청일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일본은 전승국으로 부상했으며 청국군들은 평양에서 패주하여 물러갔다. 시모노세키 조약은 조선이 청국의 속국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게 한 대신 조선에 대한 일본의 영향권을 증대시켰다. 이러한 급변은 조선 사람들에게 오히려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그해 10월 1일, 닥터 홀은 처자를 서울에 남기고 장로교 목사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평양에 도착했다. 이 여행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생생히 볼 수 있었다. 닥터 홀은 평양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들과 부상자들을 돌봤다. 그의 기독교인 동료들은 들것 나르는 일을 맡아주었다. 그는 학교(학생 13명으로 시작한 광성학교)를 다시 열고 조선인 기독교인들과 함께 매일 밤 예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계속된 강행군으로 닥터 홀의 건강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당시 닥터 홀과 함께 있었던 모페트 목사는 그의 건강이 악화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지난해 여러 번 평양을 왕래하면서 너무 심한 혹사를 당해 그의 건강은 많이 약해져 있었다. 우리들은 말라리아를 앓았다. 닥터 홀의 병세가 더욱 심해져 우리는 관리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까지 가도록 조처되었다. 우리는 대동강을 따라 65킬로미터 쯤 내려가서 약 6백 명의 병든 군인들을 실은 배를 탔다. 군인들은 이질이나 각종 열병을 앓고 있었다. 닥터 홀은 열이 내린 것 같다가 다시 발진티푸스에 걸렸다. 어두워질 무렵 강화도 건너편 지점에 도착했으나 거기서 배가 암초에 걸려 거의 다 뒤집히게 되었다. 우리는 닥터 홀을 해안으로 옮겨놓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조선집 오막살이에 그를 눕혀두고 돛단배를 찾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배를 구해 느린 항진 끝에 서울에 닿은 것은 그 다음날 아침이었다. 홀 부인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닥터 홀이 병든 몸으로 도착한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11월 19일 월요일 아침, 왕진을 가려고 약을 챙기고 있는데 그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급히 아들을 안고 뛰어나갔다. 그는 병이 너무나 중해 혼자 서지를 못했다. 그는 겨우 입을 열고 말했다. “건강할 때 돌아와 아내를 만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병이 났을 때 집에 돌아와 눕는다는 게 얼마나 편한가를 알게 되었소.” 그 다음날 밤 그는 갓난아기처럼 용변을 가리지도 못할 정도였다. 수요일 아침에는 연필과 종이를 가져오라고 하더니 노블 씨에게 이번 평양 일로 쓴 비용을 항목별로 알려주었다. 그 외의 다른 회계 기록은 그의 기록책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지경에서도 공무에는 철저했다. 공무가 끝나자 그는 “이제 죽든 살든 내가 할 일은 다 끝냈다. 하나님의 뜻이 날 원한다면 더 오래 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온몸이 마비되어가면서 목의 근육까지도 기능을 잃어갔다. 다섯 명의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썼으나 그는 우리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려는 것 같아 보였다. 내가 그의 곁으로 가까이 갈 때마다 그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들의 사랑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말하려고 애썼다. 그는 내 뱃속의 또 하나의 생명에 대해서도 물었다. 내가 ‘아주 튼튼한 것 같아요. 셔우드 때보다 오히려 더 심하게 움직여요’라고 대답하면 미소를 짓곤 했다. 목요일 아침, 그는 무엇을 쓰려고 연필과 종이를 달라고 했으나 너무나 힘이 없어 글을 쓰기가 불가능했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좌절감은 그의 가슴에 벅차도록 담겨 있는 말을 하지 못하는 점인 것 같았다. 그의 눈은 슬픈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을-사-랑-하-오’라고 겨우 띄엄띄엄 말하는 것이었다. 오후가 되자 그는 꼬마 셔우드를 데려와 달라고 했다. 그는 사랑하는 눈으로 셔우드를 바라보았다. 미국에서나 조선에서나 ‘아이들의 친구’라고 불려졌던 그였는데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과는 말 한 마디도 나누지 못한 채 영원한 작별을 고하려 하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말하고자 애썼던 것은 “내가 평양에 갔었던 것을 원망하지는 마시오. 나는 예수님의 뜻을 따른 것이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소”라는 내용이었다. 나의 사랑하는 닥터 홀, 그의 믿음은 이처럼 어린아이의 믿음 같이 항상 순수했다. 그는 갓난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서 편안히 잠들 듯 죽음 앞에서도 아무 두려움이 없었다. 1894년 11월 24일, 석양이 물들 무렵 그는 예수님의 품에 안겨 고요히 잠들었다. 영원한 안식일에 다시 깨어날 때까지 편안히 잠자기 위해. 나는 그의 두 눈을 감겼다. 그러나 그의 눈이 다시는 나를 더 이상 바라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의 눈을 다시 뜨게 하고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그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은 아직도 밝고, 너무나 맑아서 마치 살아서 나를 쳐다보는 듯했다. 나는 내 방에 가서 셔우드를 안고 와서는 하나님께서 그와 나에게 약속해주신 바를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닥터 홀이 이 세상을 떠난 그 다음 날짜로 기록된 노블 씨의 회고록 끝 부분을 보자. 일요일. 우리는 사랑하는 형제를 커다란 조선식 관에 넣고는 아름다운 한강의 둑으로 가서 매장했다. 그곳은 잠들기에 평화로운 장소다. 그가 생명을 바쳐 일한 조선 땅, 먼저 간 사람들 사이에 묻힌 것이다. 에디스 마거리트 1894년 11월 27일, 서울의 배재학당 강당에서 닥터 홀의 추도식이 있었다. 이 행사를 지낸 뒤 홀 부인은 한 살 된 아들을 데리고 뉴욕 주 리버티의 친정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때 홀 부인은 임신 7개월째였다. 에스더 박이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간청하자 홀 부인은 의학 공부를 미국에서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 생각해 그 청을 응낙했다. 1895년 1월 18일, 셔우드의 누이동생 에디스 마거리트가 태어났다. 아기의 이름은 닥터 홀이 생존해 있었을 때 이미 정해두었던 것이다. 홀 부인은 계속 일기를 썼다. 꼬마 에디스는 내가 태어났던 이 집에서 파란 눈을 떴다. 아빠가 가장 좋아했던 이사야서 43장을 보면 “두려워 말라 나는 너와 함께 있느니라 나는 동쪽에서 너에게 씨를 갖다줄 것이며 서쪽에서 이를 거두어줄 것이니라”고 적혀 있다. 셔우드가 저 멀리 극동에서 태어난 지 단 15개월도 못 되어 누이동생은 16,000킬로미터나 떨어진 서쪽, 뉴욕의 리버티에서 태어난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로 느껴진다. 홀 부인은 고향의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게 되었고, 에스더는 볼티모 여자의과대학(현재의 존스 홉킨즈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녀는 서양 의학을 공부한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홀 부인은 ‘평양 기금’의 나머지 돈은 닥터 홀을 기념하는 병원을 세우는 데 쓰여지기를 원했으며, 1897년 2월, 홀 기념 병원은 평양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개원되었다. 홀 부인은 이 병원을 세우는 데 보탤 모금을 하면서 『윌리엄 제인즈 홀, M. D.의 생애』를 출간했다. 홀 부인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또 하나의 숙제는 조선의 맹인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던 일이었으므로 뉴욕 맹인 교육학원의 원장인 윌리엄 웨이트가 개발한 ‘뉴욕 포인트’의 점자 구조를 배웠다. 홀 부인은 조선의 부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조선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남편이 시작한 일을 성사시키기로 결심했다. 1897년 10월, 홀 부인은 두 아이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조선으로 향했다. 감리교의 여성해외선교회는 보구여관에서 일하도록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1890년 홀 부인이 처음으로 조선에 도착한 날도 대비 조씨의 상중이었는데 이번에는 왕비 민씨의 장례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홀 부인은 이 장례식을 보면서 자신을 다시 조선 땅에 오게 한 남편의 죽음이 더욱 뚜렷이 회상되었다. 그 해 감사절, 그녀는 차분한 심정으로 일기를 썼다. “우리는 오늘 가마를 타고 그이의 산소로 갔다. 11월 24일, 그가 묻힌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 * * 누구나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을 기억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조선으로 돌아왔던 그 해의 겨울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만 네 살이 되었고 에디스는 세 살이 되려는 참이었다. 어머니에게 있어서 에디스는 아름답고 소중한 보물이었다. 어느 정도로 어머니의 위안이었던가는 어머니의 일기가 증명한다. 에디스는 병자들, 특히 병난 아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모른다. 낮잠을 잔 뒤에 에디스는 시료소를 자주 찾아왔다. 밤에는 “하나님, 모든 조선 아이들에게 축복을 주세요. 머리에 뭐가 났고, 눈이 아픈, 병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축복을 주세요”라고 간구했다. 이빨을 뽑는다든지 종기가 나서 절개를 해야 할 경우에도 셔우드는 잽싸게 도망가 버리지만, 에디스는 다 끝날 때까지 가만히 그 자리에 남아 있는다. 어느 날 오후 에디스가 병원에 찾아왔다. 그때 나는 한창 수술 중이어서 아이가 왔는지도 몰랐다. 수술 도중에 피가 튀어서 내 얼굴에 묻었다. 그러자 에디스는 의자를 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엄마의 얼굴을 닦아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 아이가 자라서 후에 의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 다행히도 어머니는 오랫동안 갈망해온 평양으로 임명되었다. 1898년 5월 1일, 우리는 평양에 도착했다. 이 날은 전에 갓난아이였던 내가 평양에 도착했던 그날로부터 꼭 4년이 되는 날이었다. 우리는 집이 준비될 때까지 노블 씨 가족과 함께 기거하기로 되어 있었다. 에디스는 마당에서 흰 민들레꽃을 한 줌 따들고 집안을 뛰어다녔다. 우리들은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그러나 우리들의 행복은 잠깐이었다. 세 사람이 모두 이질에 걸린 것이다. 에디스가 가장 심했다. 병이 난 3주일 동안 에디스는 구토와 통증이 너무나 심해 아편까지 썼지만 고통은 가라앉지 않았다. 에디스가 우리를 떠난 후 쓴 어머니의 일기는 지금도 나를 울린다. 심히 고통스러워하는 이 얼굴…. 나는 흰 민들레꽃을 에디스의 손에 쥐어 주었다. 에디스는 좋아서 오랫동안 쥐고 있었다. 나는 에디스를 팔에 앉고 천천히 흔들어 주었다. 아이는 훨씬 조용히 숨을 쉰다. 아이의 얼굴은 평화스러워졌고 호흡의 간격도 길어졌다. 잠시 후 크게 뜬 눈으로 엄마를 보면서 이 작은 영혼은 이렇게 떠나갔다. 에디스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또 하나의 엄청난 슬픔이 우리에게 닥쳤다. 우리의 첫 슬픔, 닥터 홀이 우리 곁을 떠날 때 하나님이 주신 보석같이 귀하고 우리의 위안이었던 에디스가 다시 우리 품을 떠난 것이다. 하나님께서 에디스를 데려갔다고 말하자 셔우드는 첫 마디에 “아빠가 에디스를 너무 원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데려가셨을 거예요”라고 했다. 에디스에게 마지막 단장으로 고운 흰 옷을 입힌 뒤 나는 셔우드를 데리고 갔다. 셔우드는 이미 영혼이 떠난 육신뿐이라는 것을 아는 듯했다. 셔우드는 클로버 꽃을 꺾어 에디스의 손에 놓아주고는 수줍어하면서 에디스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셔우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후에 어떤 차가운 것을 대하면 “오, 이건 꼭 에디스의 이마같이 차네.”라고 말하곤 했다. 나는 사랑하는 딸이 아빠의 산소에 묻히기를 원했다. 성실한 김창식은 함께 살아서 보지 못했던 딸을 아빠 옆에 묻기 위해 관을 서울로 운반해갔다. 에디스가 가는 여로는 아빠가 생전에 자주 왕래하던 길이다. 서울의 아펜젤러 목사가 에디스의 장례식을 치른 뒤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신의 사랑하는 딸 에디스가 지금 자기 아빠의 품에 안겨 잠들고 있습니다. 당신 가족의 절반은 이미 하늘나라에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수습하고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어머니는 병원 일로 바쁘게 지내느라 슬픔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을 위해 단장된 평양의 집은 여성치료소와 한 지붕 밑에 있었다. 여성치료소는 1898년 문을 열었다. 문을 열기 전에 어머니는 평양 감사로부터 자기 아내가 병이 났으니 왕진을 와달라는 청을 받았다. 몇 번의 치료로 고통에서 벗어나자 조 감사는 기뻐하면서 어머니에게 달걀 100개와 닭 3마리를 보내왔다. 얼마 후 치료소를 열게 된 어머니는 감사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광혜여원이라 지어주면서 자기 아내가 이 치료소의 착한 사람들에 의해 병이 나은 것처럼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뜻에서 이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어머니는 일상의 의료 사업 외에도 마음에 깊이 품고 있었던 여러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어머니는 에디스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어린이 병동을 세우고 ‘에디스 마거리트 어린이 병동’이라 이름지었다. 에디스 마거리트 기념 병동에 등장한 또 하나의 명물은 시멘트로 만든 커다란 물탱크 저수장이었다. 이것은 평양에서 처음 보는 깨끗한 물의 공급원이었다. 오염된 물은 이질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질은 에디스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머니는 특히 식수에 신경을 썼다. 적극적으로 대동강 외의 좋은 수원지를 개발하려 했다. 그 당시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간 묻어두었던 내면의 깊은 슬픔과 싸우셨다. 여러 해가 지나서야 나는 어머니가 그 때 에디스와 이야기를 주고받듯 써온 일기를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사랑하는 에디스가 떠난 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나. 에디스를 잃은 슬픔이 날이 갈수록 견디기 힘들어진단다. … 엄마가 이렇게 감상적인 것은 아마도 마음이 약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더 훌륭한 영적인 체험을 갈망하고 있다. 나의 이삭을 제단에 바치면서 하나님께 최대의 봉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나를 맡겼었다. …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내게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빼앗아 가신 것 같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이 시련의 뜻을 알고자 노력했다. 한 번도 이에 반항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처음에는 식별할 수 있었던 하나님의 교훈이 점점 희미해져 지금은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요즘은 때때로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고 전보다 더 내 인생의 아픔이 깊게 느껴진다. 가장 두려운 시련이다. 엄마는 지금껏 상처를 치유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잊어야 하는 아픔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잘못된 엄마의 마음을 치유시켜주신다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머니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더 많은 일에 열중할 것을 하나님께 약속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성취한 여러 일들로 보아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기도에 응답하시어 이끌어주셨던 것이 확실하다. 어머니는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자 곧 맹인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오씨의 딸 봉래를 데리고 점자를 이용해 교육을 시작했는데 후에 봉래는 특수 교사가 되어 시각장애자들을 가르쳤다. 이 학교는 계속 커져서 청각장애자까지도 수용하게 되었다. 여섯 살이 된 나에 대한 교육 문제가 숙제로 제기되자 어머니는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여러 선교사들이 합세해 미국에서 교사를 구했고 이렇게 해서 ‘평양외국인학교’가 설립되었다. 1900년 6월에 문을 연 이 학교의 첫 입학생은 4명이었다. 그 해에는 에스더 박이 미국에서 의학석사를 받아 귀국한 해이기도 했다. 조선에 돌아온 그녀는 어머니의 의료 사업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조선에서 서양 의학을 공부한 첫 번째 여성이었다. 나는 에스더를 무척 좋아했다. 그녀는 감미롭고도 선율있는 목소리로 내게 소설이나 시를 낭송해주곤 했다. 은둔 왕국의 백인 소년 내가 열다섯 살이 되자 어머니는 내게 경제적인 자립심을 길러주어야겠다고 느꼈다. 나는 병원 신축 때 실제적인 경험을 얻었으므로 건설업이 내가 할 수 있는 적당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조선에 파견된 두 선교사 가족들이 살 집이 필요했다. 이들의 집을 짓는다면 선교사들을 돕는 일도 되고 내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한 일이 될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작업에 들어갔다. 1906년 8월, 평양의 선교사들은 원산의 의료 선교사인 닥터 하아디를 초청하여 모임을 갖기로 했다. 닥터 하아디는 아버지가 처음 부산에 도착했을 때 마중을 나왔던 분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떠났지만 아버지가 세운 평양의 교회에 와서 그는 조선말로 특별 예배를 인도했다. 그의 설교는 웅변적이거나 격동적인 것이 아니었다. 다만 자기의 가슴을 열어 듣는 이들의 마음이 그의 마음과 맞닿게 직선적이고 성실하게 설교했다. 나는 그날의 설교에 감동했다. 그 내용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말씀에 있다. 무서운 지옥의 형벌을 피하고 상을 받아 천국에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산다면 하나님의 말씀은 알아 듣지 못한다. 인간이 자기 힘과 노력으로 잘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심과 믿음의 부족에서 연유한 것이다. 기독교의 가르침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죄악에서 구해주시는 그 힘에 있는 것이지, 반드시 내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시대를 통해 가장 놀랍고 귀한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주시옵소서. 저들은 저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이 말씀을 음미해 보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우리 죄를 사해주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높은 이상도 영적인 힘이 없다면 수행하기 어렵다. 기억하라. 이러한 영적인 힘은 계속적인 기도로만 얻어질 수 있다. 우리의 체력이 날마다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유지되는 것같이 우리의 영적인 강건함도 날마다 기도를 통해서만이 유지될 수 있다. 이때 우리의 목적은 인간의 영광으로부터 하나님의 영광으로 그 초점이 바뀌어진다. 닥터 하아디의 설교는 어린 내 가슴에 큰 파문이 되어 깊이 새겨졌다. 그 즈음 나는 서양으로 돌아가 사업가가 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가졌던 그날 예배 후 의료 선교사가 되어 조선으로 돌아와 일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새해가 되면 언제나 새 설계를 세우곤 했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곤 했다. 내 의지만으로는 조선으로 돌아와 선교 사업을 하겠다는 결심은 이루어지지 못할 게 자명했다. 그러나 닥터 하아디의 설교에서 영적인 힘을 얻어, 마음이 열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므로 나는 새 결심을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찼다. 닥터 하아디는 조선의 방방곡곡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고, 1907년에는 조선에 ‘대부흥’을 일으켰다. 그 시기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왔다. ‘은둔 왕국’의 새 기독교 신자 가운데 한 백인 소년도 있었다. 그가 바로 ‘나’였다. 1910년, ‘우리들의 의사’라고 불리워졌던 에스더가 10년간 병원과 성경학교에서 봉사하다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당시 조선에는 폐결핵을 치료할 요양원 시설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내게 있어서 에스더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다. 그녀를 이 세상에서 앗아갔고 그녀가 사랑한 수많은 동족들의 생명을 앗아간 병. 나는 이 병을 퇴치하는 데 앞장서기로 결심했다. 나는 반드시 폐결핵 전문 의사가 되어 조선에 돌아올 것과 결핵 요양원을 세우기로 굳게 맹세했다. 이 맹세를 실천하기 위해 4년 전 닥터 하아디가 내 마음에 깊이 새겨준 말을 수없이 되새겼다. “높은 이상과 고상한 동기도 영적인 힘이 없다면 실천하기에 미흡하다.” 시베리아-유럽 횡단 여행 어머니는 1910년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서 열린 전 세계 선교사 회의에 조선 지역의 공식 대표로 임명되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여행은 교육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내 나이 열여섯, 새로운 세계로 모험을 떠날 준비를 갖춘 때였다. 우리는 만주와 시베리아를 경유하는 육로 여행을 계획했다. 당시의 사정으로 보면 참으로 과감한 행로였다. 우리가 탄 만주 철도는 노일 전쟁 직전에 러시아가 완공한 것으로, 기차가 산맥을 통과할 때의 흥분과 스릴은 대단했다. 우리는 날짜에 맞춰 에딘버러에 도착했다. 큰 회의장은 세계 각국에서 온 대표들로 꽉 찼다. 회의는 선교 활동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존 모트 박사가 주재했다. 그는 1897년 어머니에게 나와 동생을 데리고 조선으로 돌아가 일하라고 조언해주었던 사람 중의 하나였다. 이 개인적인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기쁨이었다. 그는 일부러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를 찾아와주었다. 선교 회의는 정말로 감명 깊었고 고무적이었다. 회의가 끝나자 우리는 캐나다의 몬트리올을 거쳐 미국으로 갔다. 여행의 종착지는 매사추세츠주의 마운트 허몬이었다. 나는 아버지가 생전에 원했던 대로 이곳의 마운트 허몬 학교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받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드와이트 무디가 창립한 이 학교는 ‘학생 자원 운동’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마운트 허몬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아 의료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아버지는 자주 어머니에게 “아들을 낳으면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었다고 한다. 내 앞에는 학업, 그리고 적응이라는 두 과제가 놓여 있었다. 나는 내가 태어났고 성장기를 보낸 조선과 미국 생활과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어머니가 안식년 휴가를 끝내고 조선으로 귀임한 1911년, 나는 마운트 허몬에 홀로 남았다. 아마도 나는 다른 선교사의 자녀들보다 더 철저히 조선식으로 자란 모양이었다. 어머니가 온종일 병원에서 일했으므로 형제도 없는 나의 놀이 상대는 거의 조선 아이들이었다. 그들에게서 조선 놀이를 배웠고 거의 그들처럼 행동했다. 사고 방식도 조선 사람과 다름없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이곳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간섭이 별로 없는 조선의 생활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조선 사람들은 대부분 시계 없이 살고 있다. 조선에서는 서양 사람들의 긴박감과 시간 개념을 배울 수 없었다. 조선인들의 생활 철학은 서두르지 않는 태평함에 있다. 이상하게도 그것이 내 성격에도 맞는 것 같았다. 조선 사람들은 “또 내일이 있다”라고 생각하는데 서양 사람들은 마치 ‘내일은 오지 않는 것’같이 일한다. 항상 눈을 시계에서 떼지 않아야 하는 이런 생활 방식은 내게 여간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 이 학교에는 ‘노동 시간’이라 부르는 독특한 제도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하루 2시간씩 일하고 번 돈을 수업료에 보태게 했다. 그들은 학교 농장에서 내게 여러 일을 시켰다. 또한 학구적인 면에서 이 학교는 내게 매우 고무적이었다. 나는 필수 과목의 하나로 해리슨 박사의 성경반을 수강했다. 강의는 ‘학생 자원 운동’이 탄생되었던 바로 그 교실에서 있었다. 인도에 선교사로 가 있는 존 포먼 목사의 아들도 한 반이었다. 1887년 아버지를 이 운동에 참가하게 한 사람이 바로 포먼 목사였다. 나도 아버지를 조선으로 가게 했던 ‘학생 자원 운동’에 참여했다. 마운트 허몬에서의 견습은 졸업과 함께 끝났고, 이제 나는 대학에 갈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다. 나는 다른 도시의 종합대학에 갈 계획이었는데 윌슨 목사님의 의견을 따라 마운트 유니언 대학에 가게 되었다. 이 대학을 선택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던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 메리안을 여기서 만났던 것이다. 한 방을 쓰게 된 프레드 브래턴을 만날 수 있었던 것 또한 행운이었다. 문장력이 뛰어난 그는 훗날 『특출한 친구들』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썼는데 그 책에 나도 친구로 등장하고 있다. 목적이 같을 때 낯선 사람들도 쉽게 친구가 된다. 우리는 마치 상대방의 성격을 탐색하려는 듯 차분히 서로를 관찰했고, 나는 곧 그가 이상적인 동료이며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흥미 있는 사람 중의 하나임을 알았다. 함께 지낸 숱한 날 밤마다 홀은 침대에 걸터앉아 놀랍고도 신기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나는 열심히 경청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홀의 뛰어남은 학교 생활 중에 곧 드러났다. 그는 교회, 선교 단체 등 여러 모임에 나가서 조선에 대한 역사, 부모의 사업, 조선과 다른 곳에서 얻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의 강연은 인기가 있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호랑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는 조선 사람들 사이에 전해온 민담이다. 그는 ‘학생 자원대’의 회장이기도 했다. 양심적이고 신중한 학생이었으며, 비교적 말이 적었으나 그의 의견은 언제나 존중되었다. 셔우드 홀과 한 방을 쓸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한다. 내일을 찾아서 나는 루츠타운 교회에서 강연을 하는 중에 아버지가 아덴에 있는 작은 교회의 신도였으며 조선으로 파송된 선교사였다는 말을 했다. 집회가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악수를 청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날 첫 만남의 자리에서 메리안 버텀리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덴의 감리교회 주일학교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이 당신 아버님이신가요?”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미국 시골의 작은 교회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캐나다 시골 교회에 걸려 있는 아버지의 사진에 대해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녀와 몇 차례 만나면서 이미 내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아름다운 목소리와 매력적인 성격의 메리안! 나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게다가 얼마 후 메리안은 마운트 유니언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우리는 곧 약혼을 했고, 마치 구름 위에 둥실둥실 떠 있는 듯 행복했다. 그러나 우리는 곧 행복의 구름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야 했다. 1차 세계대전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었다. 나는 미군 의료 보충대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때는 모든 적령기의 남자들은 징집 대상이었다. 훈련, 훈련, 또 훈련….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 때는 너무나 지쳐 옷을 벗을 기력조차 없었다. 1918 년이 되자 ‘스페인 인플루엔자’라는 유행성 독감이 발생해 아침마다 한두 사람씩 들것에 실려 나갔다. 나도 병에 걸려 메리안에게 편지로 이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 생활을 하는 훈련소에서는 이 병을 치료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직접 내 상관을 만나 나를 즉시 일반 주택으로 옮겨 적절한 간호를 하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요청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는데도 그녀는 성공했다. 메리안의 용기 있는 조처 덕분에 나는 쉽게 회복되었다. 그리고 1918 년 11월 11일, 휴전이라는 낭보가 날아왔으며 동시에 병영 밖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메리안은 마운트 유니언 대학에서 이학사 학위를 받고 필라델피아 여자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나는 제대와 동시에 토론토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연구하던 실험실에서 헌신적이고 열성적인 그들의 연구 광경을 본 것은 숨막힐 정도로 감동적인 것이었다. 메리안과 나는 장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조선 의료 선교에 대한 마음도 확인했다. 우리는 7년으로 정한 약혼 기간을 내던져버리고 1922년 6월 21일 결혼식을 했다. 나는 캐나다와 미국의 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메리안은 미국의 의사 면허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드디어 의료 선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선교회에 자금이 없어서 우리를 조선에 보내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곧 부유한 친구들에게 우리를 조선에 보낼 수 있는 길을 찾아봐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이 부인들은 어머니의 의료 사업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었다. 마침내 우리는 조선 해주의 노튼 기념 병원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얼마나 놀랍고 기쁜 소식이었는지 몰랐다. 근래에 와서 좌절감에 빠져 있었던 우리들은 이 사건의 전환이 마치 기적처럼 여겨졌다. 사람들은 우리가 조선으로 떠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들은 믿었다. “하나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젊었다. 그 젊음의 열기와 정열로 해외에서 있을 선교 생활의 새로운 경험과 모험을 상상하며 가슴이 설렜다. 조선을 향해 출발날인 1925년 8월 25일이 다가왔다. 떠날 때의 슬픔과 기다림의 설렘은 선교사 생활에는 항상 따라 다니는 친구다. 우리는 조선으로 들어가는 길에 런던의 열대병 의학교에서 6개월 동안 동양 질병에 대한 철저한 훈련을 받았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동양 각지에서 모인 의사들이었고 교수들은 이 분야에서 뛰어난 권위자들이었다. 레오나드 로저즈경 같은 분은 말라리아 치료 부문의 개척자였으며 간염 치료에 있어서도 특수하고 성공적인 길을 연 분이었다. 이 학교에서 우리들은 이 지구의 곳곳에서 오는 실제적인 의학 자료들을 접하는 행운을 누렸다. 예를 들어 이질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식이요법이었는데 지금까지는 묽게 탄 우유를 먹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우유는 ‘외부에서 온 단백질 독소’라는 역효과를 초래해 환자를 사망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경우 먼저 정맥 주사로 영양을 보급하고 보리죽을 쑤어서 환자에게 먹여야 한다는 것이다. 후에 조선에서 이 식이요법으로 선교사들의 두 어린 자녀를 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우유 식이요법으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이 방법은 참으로 간단하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로 환자를 살릴 수도 있고 죽게 할 수도 있었다. 1926년 4월, 배가 도착한 곳은 일본의 고베였다. 일본은 동화 속의 나라 같았다. 벚꽃들이 만발한 초봄이었다. 우리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아침, 공원에서 편지를 읽었다. 이 편지들은 고베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편지에서 우리가 당연히 ‘평양연합기독병원’으로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주로 가게 된 것을 몹시 애석해 하고 계셨다. 그러나 선교회는 평양병원에는 이미 훌륭한 의료 선교사가 책임을 지고 있었으므로 우리를 해주로 보낸 것이다. 나는 내심 성자와 같은 아버지의 발자취가 살아 있는 그늘 밑에서 지내기는 내 미숙한 인격으로는 어려울 것이라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해주는 우리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해주에서는 닥터 노튼이 조그마한 치료소로 시작해 이층 벽돌 건물인 누리자 홈즈 노튼 기념병원을 신축 발전시켜 놓았다. 이 병원은 황해도의 1/3을 점하는 해주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하도록 되어 있었다. 또 한 통의 편지는 해주병원의 닥터 김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는 지금 혼자서 병원을 맡고 있었다. 닥터 노튼이 있다가 1922년 서울의 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입되어 갔던 것이다. 그는 편지에다 “닥터 윌리엄 제임즈 홀의 아들과 김창식 목사의 아들이 이제 해주에서 한 팀이 되어 일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썼다. 닥터 김은 김창식 씨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편견과 오해가 많았던 1894년, 평양에서 기독교 박해가 있었을 때 그의 아버지 김창식은 인내와 믿음으로 아버지를 도와 그 역경을 넘겼던 분이었다. 그는 1901년 조선의 신교사에 있어서 최초로 임명된 목사로 지금은 은퇴하여 닥터 김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감히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께서는 이 지역에서 기독교를 개척한 두 사람의 아들들로 하여금 다시 만나 하나님께 봉사할 수 있는 길을 터주셨던 것이다. 조선으로 돌아와서 조선! 아버지는 연안용 기선을 타고 긴 여행을 하여 조선 땅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이제 우리는 일본에서 출발하는 야간 연락선을 타고 조선 해협을 건넜다. 솟아오르는 장엄한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나는 먼 시야에 들어오는 당당한 조선 땅의 해안선을 바라보았다. 나는 가끔 전쟁에 시달린 이 땅이 어째서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리워지는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동트는 순간, 갑판 위에 서 있던 나는 그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침 해가 바다에 반사되어 황금색의 넓은 길이 마치 내게로 펼쳐지는 듯했다. 나는 넋을 잃고 이 황홀한 광경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느낌이나 감동은 조선에서 지냈던 소년 시절의 여러 경험들과 밀착되어 남들과는 매우 다른 인상으로 가슴에 새겨졌다. 배가 해안으로 더 가까이 다가서자 초가지붕 위에 박들이 주렁주렁 널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메리안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메리안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기쁨은 더욱 커졌다. 어머니와 해후하고, 서울에서 우리를 조선에 올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을 찾아 인사했다. 어머니와 친한 기독교 신자인 윤치호 씨, 영국 총영사, 그리고 당시 조선 총독이었던 사이또 마꼬또 자작 내외도 찾아뵈었다. 후에 그 분은 일본 수상을 지냈는데 평화운동을 했다고 해서 1936년 암살을 당했고 그의 아내도 남편을 방어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우리는 이어 해주 병원을 방문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조선어 학교에 등록했다. 초기 적응 기간에 잘못하면 메리안에게 정신적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와 다름없는 후견인 노블 씨의 힘을 빌렸다. 그는 천부적인 판단력과 분별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 생각에 그가 메리안의 내적 심리, 향수병 같은 것들을 나보다 잘 탐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노블 씨 부부는 우리를 진정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메리안, 당신은 낯선 사람들, 낯선 언어, 낯선 습관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당신은 여기 온 지 얼마 안 되어 잘 모르겠지만 조선 사람들은 얼마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당신은 지금 다른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색다르고 독특한 사회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찰나에 있습니다. 또한 이곳 외국인 사회는 선교사 집단과 비선교사 집단을 나누는 경계선이 없습니다. 조선어 학교가 있는 이 모리스관도 이곳 사람들이 존경하는 사업가인 모리스 씨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이 건물에서는 각 파의 기독교인들이 함께 예배드리기도 하고 주일이면 언더우드 박사의 박력 넘치는 설교도 듣습니다. 초교파 정신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나는 당신이 머잖아 이곳에서 마치 온 생애를 살아왔던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당신이야말로 이곳에 정말로 필요한 사람이 아닙니까!” 오리엔테이션 조선말을 좀 안다고 뽐냈던 내 체면이 오래가지 못했다. 어렸을 때 쉽게 재잘거렸던 조선말은 ‘어린아이들의 말’에 지나지 않았었다. 이미 습관으로 굳은 말투를 고치는 일은 말을 새로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렵고 고생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고전하고 있을 때 메리안은 경쾌하게 나를 앞질러가더니 좀더 점잖은 어른들 세계의 말로 고쳐서 나를 가르쳐주는 게 아닌가! 우리에게는 아펜젤러 같은 뛰어난 선생이 있어 매우 차분하게 배울 수 있었는가 하면 언더우드 선생은 조선말에 능숙하여 학생들에게 기관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조선말로 질문했다. 그 질문이 무슨 뜻인가는 그가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설 때쯤 되어서야 겨우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리가 조선어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2개월 동안 조선에는 격동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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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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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자가 알아야 할 60가지 메시지
예배자가 알아야 할 60가지 메시지 탐 크라우터 외 지음/이종환 옮김 예수전도단/2004년 1월/250쪽/8,000원 ▣ 저 자 탐 크라우더 저술과 강의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실제적이고 성경적인 가르침을 교파를 초월해 전하고 있다. 그동안 2…
예배자가 알아야 할 60가지 메시지 탐 크라우터 외 지음/이종환 옮김 예수전도단/2004년 1월/250쪽/8,000원 ▣ 저 자 탐 크라우더 저술과 강의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실제적이고 성경적인 가르침을 교파를 초월해 전하고 있다. 그동안 2만 여명이 그의 예배 세미나에 참석했다. 『하나님의 손에 훈련된 예배 인도자』『효과적인 찬양 사역』『우리의 예배를 받으시는 12가지 이유』『워십 리더 핸드북』『40인의 예배 인도자 I』『50인의 예배 인도자 II』 등 그의 저서 및 편저는 세계 여러 나라에 보급되어 예배 인도자들의 실질적인 지침서로 자리매김해 왔다. 1984년부터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근처에 있는 크리스천 아웃리치 교회에서 리더의 한 사람으로 섬기고 있다. ▣ Short Summary 반복되는 예배 속에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르다처럼 분주하기만 할 뿐 마리아가 누린 평안함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탐 크라우터, 게릭 구스타프슨, 켄트 헨리 등 7명의 활발한 찬양 사역자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지치지 않고 음악적 성장을 이루는 법과 예배 인도자나 음악 목사 또는 찬양과 예배 사역에서 섬기는 사람들에게, 사역에 능력을 더하는 성경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영감을 전한다. ▣ 차 례 1. 생각과 태도를 다듬는 예배자 2.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장 귀하게 여기는 예배자 3. 탁월함을 추구하는 예배자 4. 하나됨을 지키는 예배자 5. 삶을 예배로 바꾸는 법을 배우는 예배자 예배자가 알아야 할 60가지 메시지 탐 크라우터 외 지음/이종환 옮김 예수전도단/2004년 1월/250쪽/8,000원 1. 생각과 태도를 다듬는 예배자 끝까지 신실한 태도를 유지하라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 예수님은 마음속에 '인류 전체의 구원' 이라는 영원하고 최종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다. 어떤 것도 예수님이 그 목적을 달성하시는 것을 막지 못했다. 예수님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셨다. 사탄과 직접 맞닥뜨렸을 때도 목표를 수정하지 않으셨으며, 따르던 무리들이 자신을 버렸을 때도, 유대교의 지도자들이 거부할 때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으셨다. 심지어 십자가에 못박히실 때에도 단념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목표를 가지고 계셨고, 상황에 관계없이 그것을 추구하셨으며,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셨다. 그래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확신에 차서 "다 이루었다"(요 19:30)고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이다. 주님은 우리가 처음 시작한 것을 끝내기를 바라시며,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우리가 삶의 마지막 때에 하게 되기를 소망하신다.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다른 무엇보다도' 마음을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사라져 버리는 폭죽이 되고 싶은가? 익숙함과 무뎌짐을 구별하라 "여호와여 주의 행사로 나를 기쁘게 하셨으니 주의 손의 행사를 인하여 내가 높이 부르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행사가 어찌 그리 크신지요 주의 생각이 심히 깊으시나이다"(시 92:4~5) 요한계시록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지 60년이 지난 AD90년대 후반에 씌어졌다고 한다. 이 책은 일곱 교회를 향한 주님의 말씀으로 시작한다. 분명히, 이 편지를 받는 이들의 부모 세대 중 몇 명은 예수님을 직접 뵙고 예수님과 함께 길을 걸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들은 자기 만족에 빠져 있다. 바로 그런 점을 주님은 꾸짖고 계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위로가 되는 사실을 찾았다. 안주하려는 마음이 생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죄를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회개하는 것이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회개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함께 기도하자. 약할 때 강함 주심을 믿으라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골 2:6) 사실, 나는 내 자신이 커다란 진흙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리고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나의 결점에 대해서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고, 나 혼자서 이루어낼 수 없는 것들이 무수히 많이 있음도 잘 안다. 그렇지만 나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소망을 찾는다.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을 쓰시지는 않는다. 우리는 예수님이 그분의 자비와 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완전히 진흙 덩어리 같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셨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다. 하나님이 당신을 쓰실 만큼 완벽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면 그런 꿈은 접어두라. 하나님은 이미 완전히 순전하고 온전히 완벽한 유일한 그릇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 그릇은 바로 예수님이다. 우리는 모두 죄로 인한 흠 투성이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골 2:6). 당신은 어떻게 해서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아들였는가? 아마도 간절히 죄를 용서받기 원했기 때문에 믿음으로 주님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제 주님을 받아들였으니 주님을 받아들인 그 간절한 마음으로 그분 안에서 살아가라. 섬김을 특권으로 삼으라 "아무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끝이 되며 뭇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막 9:35) 예수님은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마 20:28) 오셨다고 따르는 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말씀으로 볼 때, 다른 사람들이 손과 발로 예수님을 시중들 때에 예수님이 가만히 앉아 계시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예수님이 다른 세력가들처럼 누군가가 섬겨주기만을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자신이 온 목적이 섬기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편하고 그 일에 열심인가, 아니면 섬기는 것이 특권이라는 것을 알도록 하나님이 당신의 마음에 역사하셔야 하는가? 하나님께 온전히 위탁하라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대하 16:9)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그분께만 온전히 위탁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과 신뢰가 오직 그분께만 있기를 바라신다. 우리의 재능이나 생각이나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아니라 가장 높으신 주님만을 의지하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 바랄 때에 그분은 우리에게 능력 베푸실 방법을 찾으신다. 동기를 점검하라 "사독과 아비아달은 제사장이 되고"(삼하 20:25) 사독과 아비아달이라는 두 제사장이 있었다. 그들은 여러 면에서 비슷했지만, 그들의 삶은 완전히 달랐다. 사독의 혈통은 하나님이 축복하셨지만, 아비아달의 혈통은 심판받았다. 그들은 거의 평생을 같이 사역했다. 사독과 아비아달은 다윗 왕 시대에 언약궤를 성전으로 옮길 임무를 맡을 제사장의 명단의 가장 위에 올랐던 두 사람이다. 그리고 압살롬의 반역으로 인해서 언약궤를 예루살렘 밖으로 옮겨야만 했을 때, 다윗 왕은 이 두 사람에게 그 책임을 맡겼다. 그렇지만 다윗의 통치 말년에, 이 두 제사장은 누가 다윗의 뒤를 이을지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아비아달은 "스스로 높여서 이르기를 내가 왕이 되리라"(왕상 1:5)고 말했던 아도니야의 편을 들었다. 그렇지만 사독은 아도니야의 과도한 야욕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다윗의 명령에 따라서 하나님이 선택하신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었다. 무엇이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는가? 어떻게 하면 우리의 후손들이 사독의 자손들이 받은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사독과 아비아달의 삶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있는 동기의 문제에 대해 환상적이고도 교훈적인 차이점을 보여준다. 그들의 행위 뒤에 숨어 있었던 동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있는 마음의 동기다. 아마도 사독은 다음과 같은 말을 매일 묵상했을 것이다. "하나님의 생각과 마음속에 있는 것을 충실히 행하자. 그리고 주님을 계속해서 섬기자". 모든 예배팀과 예배자, 우리 모두가 이런 사독의 열정을 갖기를 소원한다! 예배할 때 믿음을 사용하라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어떤 식으로 예배하든, 개인적으로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든, 예배에 대한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믿음이다. 우리의 예배가 외적으로 어떻게 보이든 간에, 믿음이 없으면 그 예배는 의미가 없다. 성경의 단어들을 사용해서 노래를 부르거나 예배에 대해 강조하는 교회를 다닌다 해도, 이것이 진정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증표는 아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성경은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그 안에서 그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담대함과 하나님께 당당히 나아감을 얻느니라"(엡 3:12) 그렇다면 믿음은 무엇을 포함하고 있는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 즉 신뢰하는 것이다. 성경적인 믿음은 하나님이 보시는 시각과, 능력과, 지혜와 넉넉하심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 진리들을 단지 믿는 것뿐 아니라 받아들이고 의지하는 것이다.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손을 드는 행위가 믿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지 않는다. 우리는 노래와 말로 고백한 것을 적극적으로 믿어야 한다. 우리의 생각과 사고와 삶이 바뀌도록 믿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하라 "여호와께서 세 번째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일어나서 엘리에게로 가서 가로되 당신이 나를 부르셨기로 내가 여기 있나이다 엘리가 여호와께서 이 아이를 부르신 줄을 깨닫고 이에 사무엘에게 이르되 가서 누웠다가 그가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라 이에 사무엘이 가서 자기 처소에 누우니라 여호와께서 임하여 서서 전과 같이 사무엘아 사무엘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가로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삼상 3:8~10) 우리가 예배를 인도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음성을 알 수 있는가? 다음의 세 가지 면을 고려해 보자: ① 하나님께 언제나 순종하려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하나님과 교제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쓰러질 때면(분명히 쓰러질 것이다), 재빨리 하나님께로 와서 회개하고 회복의 손길을 경험해야 한다. 사무엘이 어린아이 때 하나님께 드려진 것처럼 우리 또한 자신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② 우리는 걷기 전에 반드시 기어야 한다. 웅장한 시작을 하기 전에 작은 걸음을 먼저 걸어야 한다. 어쩌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예배 첫 곡을 콘티와는 다르게 시작하는 것일 수 있다. 회중에게 모범이 되도록 손을 들고 예배하는 것과 같이 단순한 것일 수도 있다. 사무엘은 그가 훌륭한 선지자가 되기 이전에 하나님의 성전에서 간단한 일을 하면서 사역을 시작했다. ③ 당신의 목사님이나 예배 팀원들에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 마라. 당신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반응한 믿음의 발자국들을 다시 돌아보라.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이 신학적으로 오류가 없는가에 민감해야 한다. 사무엘은 그의 스승인 엘리에게 자신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것이 맞는지 확인했다.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과 일치하는 방법으로만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가 그분의 음성을 주의해서 듣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라신다고 나는 믿는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 순종하려는 당신의 모습을 보여드리라.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고 싶어하신다. 그러므로 사무엘처럼 말하라고 권면하고 싶다.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2.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장 귀하게 여기는 예배자 예배하는 이유를 잊지 마라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요일 4:16) 왜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원하실까? 예수님이 우물가의 여인과 말씀하신 장면을 읽어보면 하나님이 우리의 예배를 찾으신다는, 즉 원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을 읽다가 한번쯤은 질문해 보았을 것이다. "도대체 왜?" 많은 성경 구절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예배하라고 명령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예배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가장 심오한 영역을 드러낸다. 하나님이 우리의 예배를 바라시는 이유는 그분의 자녀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하시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우리와의 관계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관계를 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본성이다. 그분은 우리와의 인격적인 관계를 원하신다. 창조하신 피조물과 관계하기 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본질적인 특징이라는 것을 우리는 성경에서 볼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와의 친교를 갈망하면서 말씀하신 구절을 보자.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 우리와 관계를 갖는 것 말고, 하나님이 어떤 이유로 우리를 창조하셨겠는가? 우리를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은 본질적으로 나눔과 관계가 있다. 하나님을 기대하라 "그들이 밤낮 쉬지 않고 이르기를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자라"(계 4:8)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리스도는 놓친다. 경외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매일 보았다. 하나님은 놀라운 방법으로 매일 아침마다 만나를 40년 동안이나 주셨다. 하나님의 손길 말고는 다른 무엇으로도 이것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우리 또한 하나님의 임재와 우리 가운데 행하시는 것들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을 더욱 계발해야 한다. 우리의 예배가 그렇게 평범해진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는 기대감을 잃어버렸고 하나님이 정말 거기에 계시는 것같이 행동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 어깨를 두드리시더라도 아마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열의 없는 태도에 안주하지 말자. 하나님께 당신을 사로잡아 달라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구하라. 기대감을 계발하라. 거룩한 낭비를 드리라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마 26:7) 지금까지 들어본 예배 중에서 가장 전심으로 드린 능력 있는 예배의 예를 하나 들으라면 바로 이 장면일 것이다. 이 여인의 예배 행위는 우리가 항상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예배를 섬기는 사람들은 각자 예배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은사와 사역들을 받았다. 그들은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삶의 예배를 드려야 한다. 로마서 12장 1절은 바로 그러한 삶이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요, 제사라고 말한다. 마태복음 26장에 나오는 여인이 비싼 향유를 주님께 드린 이야기는 지금도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 행동이 왜 기릴 만한가? 그녀는 자신의 삶과 사랑의 제일 중심 되는 분에게 가장 좋은 것, 가장 귀한 소유물을 드린 것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대답하신 것과 권고하신 것을 살펴보라. 예수님은 "그녀가 내게 아름다운 일을 했다"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예배가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이 경우에는 여인의 드리는 행위, 그리고 여인이 향유를 예수님께 부은 후 온 방에 퍼진 향내가 바로 예배의 아름다움이었다. 그것은 정말 아름다웠다! 자, 이제 당신에게 도전하고 싶다. 마음을 열고 하나님께 위대한 예배를 드리자. 우리 삶에서 가장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을 주님께 내어드림으로 그분과 달콤한 교제를 나누자. 그렇게 할 때 예배를 드리는 성소로 계속해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지식과 열정으로 예배하라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생존하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시 84:2) 하나님과의 관계는 우리의 기쁨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을 만큼 열정이 솟아나는 그런 아름다운 관계가 되어야 한다. 찬양은 우리의 사랑으로 울려 퍼진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표현하려는 소망 안에서 우리의 음악은 이런 아름다운 관계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축복 받은 방법이 된다. 세상 음악가들도 감정을 벅차게 하는 사랑의 노래를 멋지게 불러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거짓된 인간의 사랑도 노래로 그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면, 가장 위대한 사랑이신 하나님을 찬양할 때에는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더 타올라야 하겠는가? 시편 기자는 자신의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해서 쇠약해지고, 마음과 육체가 하나님께 부르짖는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찬양 가운데 있어야 할 열정이다! 그는 하나님과 함께하고 싶어서 영혼이 쇠약해질 정도였다. 시편 103편 1절에서 다윗은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고 말한다. 여기서 다윗은 자신의 속사람에게 열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예배 중에 깊이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 마지막 순간이 언제였는가? 상황이 어떻든 간에 당신의 속사람에게 제한 없이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명령했던 마지막 때가 언제였는가? 예배를 인도할 때는 최신 인기 찬양에만 의지해서 예배를 이끌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당신의 마음과 영과 뜻과 힘을 다해서 예배를 인도하라.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눅 16:15) 당신이 만들어내는 음악, 즉 예배를 특별하게 만드는 당신의 목소리나 연주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나님이 그런 은사와 능력들을 당신에게 주셨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잘못이 아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이신다.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눅 16:15) 바리새인과 같은 태도 때문에 하나님을 진정으로 예배하는 마음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라. 우리의 음악과 은사와 능력들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것들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만 사로잡혀라. 3. 탁월함을 추구하는 예배자 자신의 은사를 갈고닦으라 "레위 사람의 족장 그나냐는 노래에 익숙하므로 노래를 주장하여 사람에게 가르치는 자요"(대상 15:22) 하나님은 모든 좋은 은사들을 주시는 분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은사들을 알아가고 발전시키는 데 귀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우리가 받은 은사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이 아시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은 정말로 모든 좋은 은사를 주시는 분이다. 이제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하나님께 보여드림으로써 감사를 올려드리자. 여든다섯 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악기 연주법의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고는 '유레카!'라고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훌륭한 제화공이 되자! 실패를 뛰어넘으라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별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4:18) 베토벤은 훌륭한 작곡자 중 한 사람이지만 지휘자로서는 완전히 실패했다. 그렇지만 지휘자로서 실패했다는 사실이 베토벤이라는 한 사람을 실패자로 만들지는 않았다. 그는 실패의 두려움을 넘어서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갔고 세계는 그의 도전으로 더 풍성해졌다. 당신은 어떠한가? 과거의 실패 경험이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는가? 하나님이 새롭게 지경을 넓히라고 말씀하시지만 실패 경험이 가져온 두려움 때문에 그냥 안전지대에 머물고 싶은가?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날개를 펴고 앞에 다가올 실패의 가능성을 직면하는 자유를 우리에게 주신다. 창조자시며 삶에 힘을 주시는 분, 온 우주에서 가장 높은 권위로써 행성들이 그 궤도에 있을 수 있도록 지켜주시는 바로 그분이 우리를 온전히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 때에 믿음의 큰 걸음을 뗄 수 있을 정도로 자유해진다.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는 실패가 사실은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또 그렇게 될 만큼 자유하다. 하나님은 당신의 부족함을 쓰신다. 지금 시작하라!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훈련하라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롬 12:6) 사람들은 각각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하나님이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없이 하나님은 우리 각각의 고유한 개성을 좋아하신다. 그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선물이기 때문이다. 바울이 설명하듯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다. 게다가 하나님은 사람들이 가진 개성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예배를 받으시길 원하신다. 화려하게 춤을 추는 사람부터 침상에서 경배하는 사람까지 모두를 원하시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을 개발해야 하며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드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물론 각자의 '스타일'로 예배를 드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이지 어떤 특정한 방식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본성적인 개성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것에 따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특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만 예배하지 않고 감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개성을 이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어렵고 부자연스러울지라도, 그렇게 하도록 계속 훈련하라. 하나님은 분명히 은혜를 베푸실 것이고 하나님을 예배하면 할수록 예배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4. 하나됨을 지키는 예배자 시너지를 이해하라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없다 … 하지 못하리라"(고전 12:21)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데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 이뿐 아니라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 우리가 몸의 덜 귀히 여기는 그것들을 더욱 귀한 것들로 입혀주며 …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1~23, 27). 배경과 스타일과 취향과 생각하는 것이 완전히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로 필요하다.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지만 같이 하면 이루어낼 수 있다. 기러기 떼가 'V' 자 형태를 지어서 날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앞에 있는 기러기들은 바람을 막아주면서 뒤의 기러기를 도와준다. 그렇게 무리지어 날아감으로써 혼자 날아갈 때보다 더 적은 힘으로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너지'다. 얼마 전에 나는 시너지에 대한 환상적인 예를 보았다. 평균적으로 농장의 말은 6톤 정도를 끌 수 있다. 그렇다면 말 두 필은 23톤을 끌 수 있다! 이것이 시너지다! 성경은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씀한다. "너희 다섯이 백을 쫓고 너희 백이 만을 쫓으리니"(레 26:8). 수학적으로는 다섯 명이 백 명을 쫓는다면 백은 2천 명을 쫓을 수 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백 명이 만 명을 쫓을 수 있다. 그것이 시너지다. 함께 걸어가고 함께 일할 때에 혼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하나님이 피조물들을 통해 보여주셨다는 것을 이해하는가? 서로가 많이 다르지만 우리는 서로 필요하다! 다양한 스타일을 인정하라 "그런즉 우리가 다시는 서로 판단하지 말고"(롬 14:13) 많은 교회들의 다양한 예배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교단마다 예배 형식이 다를 뿐 아니라, 같은 교단 내에서도 교회들마다 서로 다르다.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서 교회를 옮겨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교회를 찾아서 '다녀보면' 당신은 아마 계속해서 이사가기 전에 다니던 교회와 새로 옮긴 교회들을 비교할 것이다. 그렇지만 당신이 다니던 교회와 똑같은 교회는 없을 것이다. 아니,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교회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매우 창조적이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이 보시기에 이런 다양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네 개의 서로 다른 복음서를 쓰도록 저자들을 감동시키셨는데, 복음서들은 모두 우리의 삶을 바꿀 만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각 책이 서로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거스틴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함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함이 그리고 이 모든 것 안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연합으로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라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 4:24, 표준새번역) 하나님은 반어와 대조를 좋아하신다. 하나님은 나비와 코뿔소를 모두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걸작품인 남자와 여자 역시 대조의 좋은 예다. 도대체 하나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걸까! 여기 또 하나의 반어가 있다. 하나님은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중 어떤 사람은 영이란 본질적인 것이고, 진리는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늘 아버지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사람을 찾는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그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 모두로 예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원칙은 이렇다. "하나님이 받으시는 희생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며, 성령과 조화를 이루고, 그분의 진리에 따르는 예배다."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려면, 진리가 없는 영이나, 영이 없는 진리 모두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른 이의 동기와 진심을 신뢰하라 "장형 엘리압이 다윗의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은지라 그가 다윗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몇 양을 뉘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삼상 17:28) 예배팀 안에서 우리는 종종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 때문에 그의 동기나 진심을 의심한다. 마치 엘리압이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이 무례하거나 아니면 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목소리 톤이나 생김새나 태도 때문에 누군가의 동기에 대해서 의심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은 우리에게 노골적으로 피해를 주려하고 있어.',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 이 외에도 그 사람에 대한 다양한 판단들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듯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우리는 사도 바울의 조언을 따라야 할 것 같다.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3).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동기들을 판단하지 마라. 그렇게 할 때 결국에 가서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결론 내리게 될 것이다. 대개 우리는 진실과는 180도 정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로를 자기보다 낫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을 자신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겸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판단하는 태도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예배의 본질에서 다양함을 발견하라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마 15:3) 다음 세 가지는 예배에 대한 성경적인 원칙들을 발견하는 핵심 요소다: ①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것이 본질이다.(요 4:24) ② 예배는 인간의 전인격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본질이다.(마 22:37) ③ 시와 찬미(찬송가)와 신령한 노래들로 하는 것이 본질이다.(엡 5:19, 골3:16) 이 세 가지 형태는 하나님이 다양함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하나님은 우리가 단지 한 종류의 연주만 하기를 원치 않으신다. 이런 하나님의 다양함을 연습하는 교회는 감정적인 사람들이나, 지성적인 사람들, 그리고 직관적인 사람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성경적인 예배는 우리 모두에게 예배의 더 큰 완전함을 표현하도록 도전할 것이다. 5. 삶을 예배로 바꾸는 법을 배우는 예배자 섬김의 예배를 드리라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예수님이 달리셨던 십자가가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졌듯이,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최고 계명처럼, 우리는 위를 향할 뿐 아니라 밖을 향해서도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을 소리내어 찬양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 이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한다. 이 둘 중에 하나만 있다면 예배를 불완전하게 표현한 것이다. '예배란 노래 부를 때만 드려지는 것이라고 생각지 마세요. 남을 섬기는 것도 예배입니다. 우리의 삶이 주님께서 '작은 자' 라고 부르신 이들에게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하나님이 찾으시는 바른 예배가 아닙니다. 어린아이, 힘없는 자, 갇힌 자, 태어나지 않은 뱃속의 아이 등 중요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즐겨 섬길 때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온전히 기뻐하실 것입니다.‘ 만약 예배팀에 속해 있으면서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연습을 잠시 멈추고 '작은 자'를 찾아 나섬으로써 당신이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 말씀드리라. 삶으로 예배하라 "공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사 1:17) 이 구절 바로 앞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배의 '행위'는 있지만 진정한 마음이 없다고 꾸짖으신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성경의 이 부분을 가르쳐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공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는 구절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백성들이 예배에 대해서 바른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꾸짖으신 다음에 말씀하신 것이 "공의를 구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대받는 자들을 도와주라고 말씀하셨고 고아를 위해서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고 명령하신다. 내가 이해를 잘못한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주님이 정말로 예배를 어떤 자비로운 행동과 연결하시는가? 자비로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삶 가운데에 공의로운 행동이 없다면, 우리의 찬양은 의미 없다고 주님이 말씀하시지 않는가. 하나님은 우리의 말보다 행동에 훨씬 더 관심이 많으시다. 교회 안에 들어가 찬양을 부르지만 공의를 향해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면 그 찬양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성경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말씀한다(삼상 15:22). 나는 하나님이 정말로 우리의 예배를 자비로운 행위들과 연결하고 계시다는 증거들을 점점 더 많이 발견했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약 1:27) 놀라운 말씀이다. 여기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손을 드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하지 않으신다. 기도나 중보에 대한 언급도 없다. 순전한 경건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다. '예배'는 주일날 아침 또는 일주일 내내 찬양을 하는 것 그 이상이다. 예배는 살아가는 방법이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며, 아주 작은 자비로운 행동들까지도 포함한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신다. 우리의 예배는 교회의 벽을 넘어야 한다. 곤란에 처한 사람들에게 선행을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자. 그것이 진정한 예배다. 예배자의 부르심에 견고히 서라 "너는 이같이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구별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네게 속할 것이라 네가 그들을 정결케 하여 요제로 드린 후에 그들이 회막에 들어가서 봉사할 것이니라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내게 온전히 드린 바 된 자라"(민 8:14~16). 의심할 여지없이 레위인들이 살아가는 목적은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리는 것이었다. 즉, 그들 자신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인 것이다. 그들의 삶에 있는 다른 모든 일들은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행하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 거룩히 구별되었고, 하나님께 그들이 속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 오늘날의 찬양 사역자들이 레위 족속의 직계 후손은 아니지만 둘 다 음악 사역을 한다는 분명한 유사점 외에도, 하나님이 레위인에게 요구했던 것과 찬양 사역을 하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나님은 단지 재능 있는 음악인을 찾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원하신다. 우리 삶의 가장 주된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어떤 큰 일에 우리를 사용하지 않으신다 해도 여전히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도 관계없고, 어떤 제한도, 조건도 없다. 우리는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진 그분의 레위인들이다. 어디서나 예배하기로 결정하라 "무리가 일제히 일어나 송사하니 상관들이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 하여 많이 친 후에 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분부하여 든든히 지키라 하니 그가 이러한 영을 받아 저희를 깊은 옥에 가두고 그 발을 착고에 든든히 채웠더니 밤중쯤 되어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미하매 죄수들이 듣더라"(행 16:22~25) 바울과 실라가 '예배 인도자'라고 언급된 적은 없었지만, 이 놀라운 구절로부터 예배에 대한 중요한 진리를 얻을 수 있다. 상상해 보라. 당신과 당신의 동역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면서 수천 리를 여행했다. 이제 빌립보라는 도시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복음에 대해서 반응하는 것을 보기 시작한다. 하루는 어떤 점치는 여종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었다. 그런데 그 여종의 주인은 자신이 이제 돈 벌 방법이 없어졌다는 것에 화가 나서 당신을 끌고 관원에게로 간다. 그가 그럴싸한 재판에서 잘 조작된 거짓말을 늘어놓자, 군중들은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관원은 당신을 묶고 매를 때린다. 지치고, 멍들고, 외롭게 감옥으로 던져져 도둑과 살인자와 반역자들과 함께 있다. 당신의 발에는 착고가 채워졌고, 간수는 당신의 행동을 감시한다. 괴로운 시간이 흘러서 이제 자정이 되었다.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눈을 좀 붙여서 육체의 고통을 잊으려 하고 예배하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바울과 실라는 달랐다. 그들은 자정에 감옥에서 '하나님을 찬미'했다. 이들에게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① 예배는 언제나 드리는 것이다. ② 예배는 어느 곳에서나 드리는 것이다. ③ 예배는 모든 상황에서 드리는 것이다. ④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⑤ 예배는 다른 사람들에게 덕이 된다. 비록 그 사람이 한밤중에 감옥에 홀로 있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하나님은 끊임없이 찾으신다. 누가는 '찬미'가 즉시 지진을 일으켰다고 기록한다. 우리의 예배가 항상 그런 결과를 얻지는 않겠지만, 이들의 행동으로부터 배운 교훈들을 적용할 때마다 하나님이 놀라운 일을 행하실 준비가 되셨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11
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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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낮은 집
지붕 낮은 집 임정진 지음 푸른숲/2004년 11월/239쪽/8,000원 ▣ 저 자 임정진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1986년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에 장원으로 입상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8년 계몽아…
지붕 낮은 집 임정진 지음 푸른숲/2004년 11월/239쪽/8,000원 ▣ 저 자 임정진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1986년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에 장원으로 입상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8년 계몽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지은 책으로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있잖아요, 비밀이에요』『개들도 학교에 가고 싶다』『강아지 배씨의 일기』『말더듬이 뿌뿌』『나보다 작은 형』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1970년대 서울의 어느 산동네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한 소녀와 그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 천장에서 비가 새 물이 뚝뚝 떨어져도, 장판이 구석구석 썩어 들어가도 거기에 익숙해져야 했던 시절, 산동네에서 살아가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십 권짜리 '소년 소녀 세계 문학 전집'과 함께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아이 혜진이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 목탄으로 그린 크로키 그림 같은 이웃들의 이야기가 혜진이의 눈을 통해 전해진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상급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또 그렇게 학교를 마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취직도 하지 못하고, 계주에게 돈을 떼이고, 병들어 죽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등 점점 더 몸을 불려가는 가난과 절망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삶의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치는 순간에도 서로에게 기대고 끌어안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산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살아가는 것의 참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이다. ▣ 차 례 프롤로그 지루함 - 경마장에 사는 경미 쓸쓸함 - 천국에는 가지 않은 강희 언니 기다림 - 뺨 맞고 나타난 브리사댁 질김 - 새우젓 파는 만수 엄마 놀라움 - 도둑년의 딸, 희숙이 비껴감 - 눈물 마른 명철이 1 무너짐 - 가시가 있던 장미 미장원 아줌마 서투름 - 천사를 놓친 명철이 2 회오리 바람 - 얼굴값을 치른 효선이 아버지 마중물 - 펌프 물 속에 여름을 담근 외삼촌 떠남 - 형제만 남은 명철이 3 무거움 - 팔자에 없는 남동생 설렘 - 이마가 반듯한 민재 오빠 울렁거림 - 한 살 더 먹은 나 어지러움 - 부잣집 딸, 송미 씁쓸함 - 학교를 떠난 미숙이 벗어남 - 산동네를 떠나는 우리 가족 그 후의 이야기 에필로그 추천의 말 지붕 낮은 집 임정진 지음 푸른숲/2004년 11월/239쪽/8,000원 지루함 - 경마장에 사는 경미 길고 지루한 장마였다. 나는 지붕만 새지 않는다면 비가 오는 날 집 안에 있는 것은 오히려 다른 날보다 더 아늑해서 좋았다. 한시도 가만 있지 않는 동생 혜은이와 혜선이는 살이 부러진 비닐 우산 하나를 둘이서 들쳐 쓰고 나갔다. 골목에는 작은 도랑이 생겼고, 물 내려가는 소리가 요란하였다. 슬레이트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요란하긴 마찬가지였지만, 늘상 듣는 소리라 그다지 귀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이틀 동안 끊임없이 쏟아지던 폭우가 그치고 희숙이가 경마장에 물이 찼다며 구경가자고 찾아왔다. 경마장에 살고 있는 경미네 집을 찾아가보니 집이 마치 통째로 물에 담갔다가 꺼낸 두루마리 휴지 같았다. 교과서며, 장롱, 찬장, 책상 등이 다 물에 불어 있었다. 물이 허리까지 찼는데, 어른들은 기와집 보다 비싼 말을 구하러 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은 이불만 하나씩 안고 관중석 위로 올라갔다고 경미가 말했다. 경미의 남동생 둘은 그 전쟁통 같은 상황에서도 막대기를 휘두르며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고, 동네 아줌마들은 비슷하게 생겨 누구 것인지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장독을 놓고 자기 것이라며 서로 다투었다. 나는 줄기찬 비가 우리 집 슬레이트 지붕을 시끄럽게 때리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경미네 동네에 와 보니, 물난리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 듯했다. 나는 경마장 앞을 지나칠 때마다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흐리멍덩한 눈빛이 싫었다. 그런데 그 안에 집채 만한 말들을 돌보기 위해 하루하루 긴장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니, 경마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대가 높아서 걸핏하면 수돗물이 잘 안 나와 괴로웠지만, 물은 잠기는 일은 없는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워 보였다. 며칠이 지나 또 비가 오자 우리 집 천정에도 비가 새기 시작했다. 쓸쓸함 - 천국에는 가지 않은 강희 언니 “너, 교회 안 갈래?” 같은 골목 아랫집에 사는 강희 언니는 나만 보면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일요일마다 일찍 일어나서 교회에 가야 한다는 게 싫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골목길에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나가보니 강희 언니가 울고 있었다. “언니, 왜 울어?” 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질겨서 지루한 울음이었다. 나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억울한 소리를 들었나 보다, 하고 막연하게 추측했다. 가난한 이들은 억울하고 서러운 게 많은 법이다.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나는 그런 걸 저절로 알게 되었다. 언니가 한참 운 다음날 강희 언니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나오더라는 소문이 동네에 쫘악 돌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강희 언니는 계단에 앉아 오래도록 울었다. 그 여름이 지나도록 강희 언니는 밤마다 그렇게 울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울음소리가 날마다 작아지고, 조금씩 낮아졌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른 척하고 참아 주었다. 나는 강희 언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교회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일요일이 되자 일어나는 게 귀찮아져 연거푸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강희 언니는 그렇게 3주가 지나자 나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그리고 두 달 후 언니는 굴비 두 마리를 들고, 전도사 아저씨와 결혼하고 개척교회를 하러 떠난다며 인사를 왔다. 우리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결심이 있다. 평생 뜨지 못한다면 할 수 없지만 만약 이 동네를 뜨게 된다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가진 최후의 자존심이었다. 공동 수도에서 물을 한 통씩 길어다 먹고, 공동 화장실 앞에서 싸움질을 하면서 살지만 언젠가는 여기를 뜨리라. 그러므로 우리 동네에서의 가장 큰 죄악은 그 희망을 짓밟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착한 강희 언니가 시집간 지 2년 만에 우리 동네로 돌아왔다. 전도사가 폐병으로 죽어버리자 강희 언니는 혼자서 개척 교회를 꾸려갈 수 없어서 되돌아왔다. 남편 잡아먹을 년, 앞으로 팔자가 더 드셀 것이라고 저주한 우리 동네 사람들이 생각한 강희 언니의 진짜 죄는 우리의 희망을 짓밟고 이 동네로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돌아온 강희 언니는 광신도가 되어 있었고, 훗날 나는 결국 그 교회에 나가게 되었지만, 서로 목례만 할 뿐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질김 - 새우젓 파는 만수 엄마 우리 집의 연탄광은 여느 집 창고보다 컸고, 나와 동생 둘이 같이 쓰는 건넌방보다 훨씬 더 컸다. 아버지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엄마는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더니 주인집의 허락을 얻어서 결국은 연탄광을 고쳐 방으로 만들고야 말았다. 어쨌든 빈방이 하나 생겼으므로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꿈에 젖어 엄마는 연탄의 거취에 대해서는 잠시 모른 척했다. 그 방에는 부엌이 없었는데, 엄마의 소원대로 혼자 살면서 밥을 안 해먹어도 되는 사람은 쉽게 구해지지 않았고, 결국 그 방에는 나의 외사촌인 소희 언니가 들어와 엄마는 월세는 고사하고, 소희 언니의 밥까지 해줘야 하는 일을 떠맡았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박씨 아저씨가 죽자 아줌마는 장사를 치르자마자 서둘러 방을 빼 이사를 했고, 박씨 아저씨가 살던 그 방에 만수 엄마가 이사를 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날이 똥 푸는 날이었다. 만수 엄마의 원앙금침 이불 보따리 중 하나가 똥지게와 부닥치는 바람에 그만 똥물이 묻었고, 이를 본 만수 엄마가 화를 내며 똥지게를 진 아저씨와 싸움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우리는 싸우는 소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15미터 가량 앞으로 전진해야 했고, 우리의 코는 곧 마비되어 더 이상 똥지게 냄새 때문에 괴롭지 않았다. 똥지게를 진 아저씨와 만수 아줌마의 싸움을 말리려던 통장 아저씨가 과부가 무슨 원앙금침이냐는 소리를 꺼내자 만수 아줌마는 분을 참지 못해 악을 쓰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만수가 간신히 아줌마를 끌어 집으로 들어갔다. 그날 저녁에 만수 엄마는 언제 목청 터지게 울었냐는 듯 말짱한 얼굴로 시루떡을 든 채 우리 집으로 왔다. 아까 길바닥에 주저앉아 악을 쓰던 그 험악한 여편네는 어디 가고 인심 좋고 마음 넓은 귀부인이 온 듯했다. 만수 엄마가 돌아가자 엄마는 아버지에게 드린다며 우리가 먹고 있는 떡을 뺏어 따로 두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떡을 먹기 위해 통금이 가까워질 때까지 졸음을 참았다.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의 손에는 태극당 과자점의 식빵이 있었고, 나는 동생들 몰래 식빵을 여섯 쪽이나 먹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우리 셋은 굳어서 다시 찌는 바람에 축 늘어진, 그 모양 없는 떡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식빵이 있는 날이었으니까. 만수 엄마가 하루가 멀다 하고 다른 사람들과 싸움을 하는 동안 만수는 아랫동네에 있는 만화 가게에서 가끔 학교도 조퇴하면서 죽치고 앉아 있었다. 나는 만수 엄마에게 그걸 이를까 망설이다가 만수가 만화 가게에 앉아 있을 때엔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 기쁨을 뺏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 뒤 만수가 목덜미를 잡힌 채 집으로 끌려가는 것을 창문 너머로 보게 되었다. 만수는 골목길을 끌려 올라가면서 내내 중얼거렸다. “엄마도 만화책 한번 봐봐. 싸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 진짜야.” 만수는 미련하게도 엄마한테 등을 얻어맞으면서도 계속해서 만화책을 옹호했다. 바보! 철썩철썩, 등짝을 얻어맞을 때마다 만수의 옷에서 나는 먼지와 함께 만수 엄마가 팔고 다니는 새우젓 냄새가 온 동네로 퍼져 나가는 듯했다. 만수 엄마는 김장철이 끝나자 새우젓 대신 북어채랑 마른 오징어를 이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만수 엄마가 버스 정류장 앞에서 쓰러졌다. 그날도 만화 가게에서 만화책을 읽다가 그 소식을 들은 만수는 얼굴이 하얗게 되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만수 엄마가 병원에서 돌아온 이후부터는 우리 동네가 한결 조용해졌다. 만수 엄마가 더 이상 아무와도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수 엄마는 앉아서 놀 형편은 아니어서 장사를 나갔다. “엄마, 그러다 길에서 죽어. 나가지 마.” 우리는 만수가 아침마다 울면서 매달리는 걸 봐야 했다. 동네 사람들이 몇 번 나서 보기도 했지만 아무도 만수 엄마를 말리지 못했다. 만수는 아침마다 엄마를 말리다가 결국엔 울면서 학교에 갔다. 그리고 만화 가게도 끊었다. 학교 갔다 오면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해질 녘이 되면 버스 정류장까지 내려가서 엄마를 기다렸다. 만수 엄마가 그렇게 계속 장사를 하고 다녀서 그런지 우리는 만수 엄마가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을 차차 잊어갔다. 엄마가 김장 김치 몇 포기를 만수네로 보낸 날 그걸 갚으려고 만수 엄마가 만수 편에 그동안 팔고 다니던 오징어채를 한아름 보냈다. 만수는 엄마가 자기를 인천에서 작은 엄마랑 동생이랑 사는 아버지에게로 보내려고 한다며 좀 말려달라고 우리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가 아픈데, 내가 가면 우리 엄마는 누가 돌봐줘요?” 만수는 목 놓아 울었다. 하지만 결국 며칠 후 인천에서 만수를 데려가기 위해 만수 아버지의 차가 우리 동네로 왔다. 만수가 간 날, 엄마는 오래도록 만수 엄마와 함께 울었다면서 눈이 빨개가지고 늦게 집으로 왔다. 만수 엄마는 만수가 떠난 다음날 조용히 요양원으로 떠났다. 그후 동네가 다 적막하였다. 나는 다시는 그리 푸짐하고 맛나보이는 찰시루떡을 본 적이 없었다. 그때 먹었어야만 했다. 그때는 그걸 몰랐다. 마중물 - 펌프 물 속에 여름을 담근 외삼촌 여름 방학이 되면서 동네가 한결 조용해졌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시골에 있는 아이들이 그리로 여행을 많이 떠났기 때문이었다. 우리 집은 친가에도 외가에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었다. 외삼촌 댁에 다녀오지 그러느냐는 소희 언니의 제안에 자못 솔깃해진 엄마는 아버지의 허락을 얻어 우리 셋과 함께 외삼촌 댁에 갔다. 엄마는 아버지 저녁을 챙겨야 한다며 다음날 외숙모가 챙겨주는 풋고추와 가지, 토마토 따위를 한 보자기 싸서 들고 갔고, 나와 동생들은 외삼촌네 집에서 펌프 물에 담가 놓았던 수박이랑 참외를 실컷 먹으며 일 주일을 지냈다. 외삼촌에게는 우리 집에 올라와 사는 딸 말고 아들이 둘 더 있었다. 그 중 큰오빠는 건달이어서 외숙모가 틈만 나면 야단을 쳤고, 작은오빠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방학이랍시고 온종일 집안에 들어앉아 기타 연습만 하였다. 외숙모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열무를 뽑아 단을 만들어 그걸 이고 팔달문 앞으로 팔러 나갔다. 점심은 작은오빠가 밥상을 차려 주었고, 나는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려면 마당의 펌프에 달린 머리통 속에 마중물을 먼저 한 바가지 붓고, 손잡이를 삐꺽삐꺽 오르내리게 해야 물이 와르르와르르 나왔다. 마중물로 쓰기 위해 펌프 밑에 놓인 큰 함지박에 물이 차있게 해야 하는데, 그걸 잊고 다 쏟아버릴 때가 많아 작은오빠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오빠들 방에는 주간 잡지 「선데이 서울」이 굴러다녔는데, 오빠들이 나가고 나면 그걸 슬쩍 들고 나와 평상에 엎드려 읽었다. 그걸 열다섯 권쯤 독파하고 나니 세상을 다 알아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학교에서 꼬박꼬박 방학을 하는지 알 듯했다. 학교에서는 체면 때문에 「선데이 서울」 읽을 시간을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방학을 만든 것이다. 방학 때 시골에 있는 친척집에 가서 보라고. 거기에서 배워야 할 또 다른 세상이 있었으므로. 그렇게 일 주일 동안 외삼촌 댁에 있다가 집에 올라왔는데, 명철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떠남 - 형제만 남은 명철이 3 엄마가 싸 준 열무김치를 들고 명철이네 집으로 갔다. 이제 명철이와 동생 명식이가 둘이서만 살아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애들 둘이서 산다는 것일까. 찬장 위에 김치통을 내려놓고 떨리는 손으로 쌀통을 열어보니 바구미가 기어 다니는 쌀이 두 되 가량 들어 있었다. 나는 급하게 쌀가게로 뛰어가 외삼촌이 주신 용돈으로 쌀 다섯 되를 사서 부뚜막에 올려 놓았다. 공부를 잘했던 명철이가 돈이 없어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국수 가게로 가보았다. 국수 가게로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국수 건조대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멀거니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명철이가 국수 다발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와 짐 자전거에 실었다. 명철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씩 웃었다. “외삼촌네 잘 다녀왔니? 얼굴이 탔다, 너.” 명철이가 오빠라도 되는 것처럼 말했다. “응, 아까 왔어. 니네 부엌에 김치 갖다 놓았다. 열무김치야. 엄마가 갖다 주라 했어.” “고마워.”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갑자기 마음이 왈칵 뒤집어져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명철이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난… 괜찮아. 울지 마. 나, 잘 할 거야. 걱정 마.” 명철이의 목소리는 아주 편안했다. ‘건방진 놈, 괜찮긴 뭐가 괜찮아. 복도 지지리도 없는 놈이. 이제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 주던 할머니도 안 계신데. 넌 이제 겨우 열네 살이라고. 게다가 3학년짜리 명식이는 아직 철도 없는데. 넌 중학교도 못 가고, 그 엉터리 같은 야학에나 다니면서 뭘 잘 해. 뭘 잘 할 수가 있느냐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그만두었다. 그걸 모르는 명철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철이는 잘 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뭐 하니? 어서 배달 가라.” 가게 안에서 주인 아줌마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명철이를 위해 길을 비켜 주었다. “너도 교회에 나와라. 나도 열심히 다니기로 했어.” 명철이는 페달을 밟으며 길 끝으로 사라졌다. 명철이는 갈 길이 바빴다. 명철이가 갈 길은 아주 멀어 보였다. 설렘 - 이마가 반듯한 민재 오빠 그해 겨울, 학생부에서는 한 달 전부터 성탄절에 공연할 성가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성탄절 예배는 특별히 학생부가 주도하여 음악 예배로 진행하는 것이 그 교회의 전통이었다. 중학생이 열다섯 명에다 고등학생이 열두 명이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인 민재 오빠가 학생부 성가대를 지휘했다. 민재 오빠는 공고에 다녔는데, 청계천에서 전자 부품들을 사다가 늘상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우리 동네 입구에 있는 환희 전파사 아저씨는 민재 오빠를 천재라고 불렀다. 환희 전파사에서는 날마다 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았는데, 민재 오빠가 그 가게에 들어가 있을 때면 주로 팝송이 흘러나왔다. 환희 전파사에서 팝송이 나오면 나는 그 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배워가던 때였다. 친구들 중 몇몇은 라디오 방송국에 엽서를 보내서 신청곡이 나오나 안 나오나로 내기를 하면서 나날을 보냈다. 성가 연습 시간은 지루하고 따분했다. 몇몇은 너무 우아한 곡만 선택한 민재 오빠가 문제라고 수군거렸지만 대놓고 그런 말을 하지는 못했다. 민재 오빠는 우리와 다른 고귀한 피가 흐르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며칠 후 성가 연습 시간에 민재 오빠가 야외 전축을 가져와 소중히 들고 온 레코드판을 전축에 걸었다.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적당히 섞인 레코드 판에서 어떤 여자가 천상에서 울려 나오는 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노래를 할 때는 노래가 창으로, 문 틈으로, 마룻바닥 새로 살살 다 새어나가는 기분이었는데, 그 여자의 노래는 달랐다.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허공을 채워나갔다.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지만 우리는 그 목소리에 서서히 빨려 들어갔다. 노래를 다섯 곡쯤 들은 것 같았다. 멍하기도 하고 황홀하기도 하였다. 민재 오빠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리아 칼라스라고 말하면서, 혼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혼자 부르는데도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거라고 했다. 노래를 들은 후 그날 밤 우리가 부른 성가는 예전의 노래와 사뭇 달랐다. 우리는 가슴 깊은 곳에서 노래를 끌어내려고 애썼다. 그러자 우리가 듣기에도 소리가 달랐다. 사람이 만든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법을 나는 그날 처음 배웠다. 그런데 다음날 마리아 칼라스로 좋아진 성가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민재 오빠가 명철이 얘기를 꺼낸 것이다. 특별 출연 형식으로, 명철이의 하모니카 연주를 넣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명철이도 교회 신도니까 무대에 설 자격이 되기는 했지만 반주자인 연정이 언니의 말대로 명철이를 독무대에 세우기에는 우리의 자존심이 상했다. 연정이 언니는 악기에도 격이 있다며 하모니카가 독주로 나오면 반주를 안 하겠다며 나가버렸다. 손바닥을 비비면서 발가락을 신발 안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민재 오빠와 연정이 언니가 차례로 들어왔다. 둘 사이에 어떤 합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연정이 언니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았고,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연습을 시작했다. 드디어 성탄절이 되었다. 민재 오빠는 토막 초를 잔뜩 가져와서는 오늘 정전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 당시 우리 동네의 정전은 부잣집 떡 먹듯 흔한 일이라 민재 오빠의 준비성에 모두들 감탄했다. 목사님의 성탄 축하 기도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말로 정전이 되었다. 전도사가 놀라서 허둥대자 민재 오빠가 초에 불을 붙인 뒤 무대 위로 올라가 불씨는 옆 사람의 것을 나누어 가지라고 말해주었다. 우리가 준비한 여섯 곡이 모두 끝났을 때는 온 교회가 촛불로 가득했다. 그리고 민재 오빠가 손짓을 하자 전도사와 명철이가 각각 톱과 하모니카를 가지고 연주를 하였다. 민재 오빠는 사람들을 향해 지휘봉을 휘둘렀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지막하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휘청거리며 흔들리는 톱의 몸통에서 나오는 여린 소리가 명철이의 말쑥한 하모니카 소리와 어우러져 바르르 떨리면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의 목소리도 떨리기 시작했고, 몇몇은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옆을 보니 다른 아이들도 그랬다. 성가도 아니었고 캐럴도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날 그 순간 서로 사랑하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아마 하나님 보기에도 흡족하였으리라. 노래가 끝나고 사람들이 아멘을 외치자 다시 전깃불이 들어왔다. 공연이 끝난 후에 보니 전파사를 하는 갈매기 아저씨가 전기를 끊은 바람에 정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 앞까지 오는데, 보안등 아래에 명철이가 서 있었다. 명철이가 입은 쥐색 외투의 소매가 짧아서 팔목이 훤히 드러났다. 그 밑의 손은 또 얼마나 추울 것인가. 나는 엄마가 회색 털실로 짜 준 손가락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것이 부끄러워졌다. 장갑을 보이지 않으려고 얼른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명철이는 성탄절이니 선물이라며 일기장을 주었다. “고맙다. 난 선물도 준비 못 했는데…. 미안하다.” “쌀이랑 김치랑…. 다 고마웠어. 갈 게.” 벗어남 - 산동네를 떠나는 우리 가족 경력도 오래 되고, 경험도 많은 아버지를 밀치고 일본에 교육받으러 다녀왔던 아저씨가 회사를 배신하고 경쟁사로 스카우트되어 가는 바람에 아버지가 일본으로 연수를 받으러 떠났다. 회사는 조금 영리해져서 우리 아버지에게 삼 년 간 다른 회사로 옮기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문서에 미리 서명하였다. 아버지가 없는 동안 엄마는 틈나는 대로 여기저기 집을 보러 다녔다. 아버지가 일본에서 돌아오시는 대로 공장장으로 승진 발령이 나는데, 회사에서 집 살 돈을 꾸어준다고 했다. 우리 집을 사게 된다니 믿기가 어려웠지만 동생들은 신이 나서 마루를 뛰어다녔다. 아버지는 이제 죽을 때까지 그 회사를 다녀야 할 모양이었다. 엄마는 이런저런 집들을 둘러보고 와서는 저녁마다 우리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우리는 밤마다 아버지가 일본에서 무슨 선물을 사올까 하는 이야기와 어떤 집으로 이사 가게 될까 하는 이야기로 즐거웠다. 희망이 있는 날들이란 얼마나 달콤한가. 그런데 혜선이가 온 동네에 소문을 내고 다녀서 곧 우리 집은 시기와 질시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나는 곤혹스러웠다. 이 동네를 떠난다는 것이 남은 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처럼 느껴졌다. 강희 언니는 엄마가 부업하던 걸 자신이 받아서 하려고 우리 집까지 찾아왔다. 빚 내서 이사가는 거라고 말하자 가까운 데로 갈 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강희 언니는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그리고는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걸어 나가 대문을 조금 열고는 그 틈으로 나갔다. 삼십 분쯤 뒤에 엄마가 왔다. 나는 엄마에게 이사 가면 스웨터 일 계속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기껏 일한 품삯이 차비로 다 나간다며 거기 가면 다른 일을 찾아볼 거라는 엄마의 말에 나는 그럼 그 일을 강희 언니에게 주고 가라고 말해 보았다. 확실히 엄마가 달라졌다. 아직 이사를 한 것도 아닌데 마치 이 동네 사람이 아닌 듯한 태도로 변해갔다. 어쩌면 친구들도 나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언제인가부터 동네 친구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나를 봐도 전처럼 군것질하러 가자는 말도 안 했다. 엄마는 마음을 정한 듯했다. 아버지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목욕탕이 딸린 집으로 이사를 가자고 했다. 아버지도 일본에서 돌아왔고, 이사갈 준비는 척척 진행이 되었다. 나는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명철이네 가게로 찾아갔다.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국숫집 앞에서 머뭇거리는데, 국숫집 아줌마가 명철이가 트럭하고 부닥쳐서 다쳤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명철이네 집에 찾아가보니 명식이가 밥을 한다며 부엌 찬장에서 냄비를 꺼내고 있었다. 명철이는 얼굴의 반 이상이 까져 있었는데, 얼굴 피부가 땅기는지 웃기도 힘들어 보였다. 명철이가 기대고 있던 벽의 벽지 무늬가 지금도 기억에 또렷하다. 명철이의 어려운 살림과 다친 몸을 생각했고, 집까지 울면서 갔다. 이사 가는 날이 되었다. 불이 먼저 가야 된다고 불붙은 연탄을 작은 화덕에 넣어 맨 먼저 트럭에 실었다. 동네 사람들이 여럿 몰려와 도와 준다고 수선을 피우는 바람에 더 정신이 없었다. 가구며 짐 보따리를 뺀 집은 이상스레 커 보이다가 뒤돌아보면 처음보다 작아 보였다. 우리 셋이 픽업 트럭의 앞 좌석에 끼어 타자마자 명식이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명식이는 트럭 앞으로 와서 나를 급히 찾았다. 내가 고개를 내밀자 반갑게 달려와 말했다. “누나, 잘 가래, 우리 형이…. 나중에 크면 성공해서 만나재.” “알았어. 밥 잘 먹고 형 말 잘 들어. 알았지?” 나는 손을 내밀어 명식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손을 흔들었다. 그곳에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흩뿌린 채 그냥 떠나왔다. 귀한 줄 몰랐고 찾아올 생각도 안 했다. 오래도록 그곳을 잊고 살았다. 거기 가서 맞닥뜨릴 가난이 지겨웠고, 거기서 만날 눈초리들이 무서웠다. 그런데 이제서 가끔 그 동네가 그립다. 강희 언니의 울음 소리와 방언 기도 소리가 가끔 환청으로 들리기도 한다. 국수 가락 날리던 개천가도 생각난다. 거기에 내 사춘기가 묻혀 있다. 다시는 꺼내오지 못할 것이다. 다시는 절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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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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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안에 장악하라
90일 안에 장악하라 마이클 왓킨스 지음/정준희 옮김 소소/2004년 8월/315쪽/12,000원 ▣ 저 자 마이클 왓킨스 하버드 대학에서 의사결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이며, 리더십 및 협상이 그의 주된 연…
90일 안에 장악하라 마이클 왓킨스 지음/정준희 옮김 소소/2004년 8월/315쪽/12,000원 ▣ 저 자 마이클 왓킨스 하버드 대학에서 의사결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이며, 리더십 및 협상이 그의 주된 연구테마다. 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인기강좌인 ‘기업외교’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비즈니스 협상 돌파하기』, 미키 에드워즈와 공저한 『영향력 게임에서 승리하기』, 댄 치암파와 공저한 『처음이 중요하다』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 역 자 정준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How to become CEO』『톰 피터스 경영창조』『바쁜 여자 신드롬』『후지산을 어떻게 옮길까?』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조직의 운명이 리더들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변화의 시대, 리더 양성은 조직 최대의 과제다. 또 새로운 임무와 역할은 리더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다. 즉 신임 리더가 부임 몇 달 안에 성공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재임기간 내내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된다. 반면에 부임 초기에 신뢰를 얻고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장기적 성공에 필요한 튼튼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따라서 리더들이 얼마나 빨리 정착에 성공하는가가 조직의 생존 경쟁력에 직결된다. 이 책은 부임 90일 안에 조직을 장악, 가치 창출에 성공하기 위한 실천적 전략 로드맵이다. 이런 로드맵이 필요한 이유는 보직 전환기에는 행동상의 사소한 차이가 터무니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중대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여러분의 90일 계획의 로드맵으로 활용하라. 그러면 여러분 자신이 최단기간에 업무를 장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부하들의 적응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 차 례 1. 스스로를 승진시켜라 2. 신속히 파악하라 3.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라 4. 초기 승리를 확보하라 5. 성공 기준을 협상하라 6. 재정렬하라 7. 자신의 팀을 건설하라 8. 우호관계를 구축하라 9. 균형감각을 유지하라 10. 함께하라 90일 안에 장악하라 마이클 왓킨스 지음/장준희 옮김 소소/2004년 8월/315쪽/12,000원 스스로를 승진시켜라 한 가전업체에서 8년 동안 근무해 온 줄리아가 신제품 출시 총괄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그녀의 임무는 마케팅, 세일즈, 연구개발, 생산 등 여러 부서에서 차출된 팀원들의 업무를 조정하여 연구개발에서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고,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시키는 것이었다. 줄리아는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마케팅 부서에서 그녀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기는 그녀의 스타일 덕분이었다. 권한 행사와 명령에 익숙한 그녀는 강한 통제권을 발휘하고 싶어했으며, 시시콜콜 따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녀의 태도에 팀원들은 처음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곧 두 명의 핵심 멤버가 그녀의 지식과 권위에 도전했다. 감정이 상한 그녀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마케팅 쪽에 더 매달렸다. 마케팅 담당 팀원들만 챙기게 되면서 다른 팀원들과 관계가 소원해졌다. 한 달 반만에 줄리아는 마케팅 부서로 되돌아갔고, 다른 사람이 팀을 이끌게 되었다. 마케팅 업무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했던 그녀의 특성이 여기서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승진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이것은 과거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상황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역할에 맞게 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전의 자리에서 했던 식으로 하면 새로운 자리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이러한 함정들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보직을 맡을 때 명심해야 할 몇 가지 기본원칙이 있다. 첫째, 기존 업무에서 손을 떼는 시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머릿속에서 전환기 전체를 시뮬레이션해 보고, 각 시기별로 자신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강점을 경계해야 한다. 강점이 오히려 여러분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다섯째, 학습방법을 재학습해야 한다. 여섯째, 인적 네트워크를 재구성해야 한다. 승진을 하면 필요한 조언이나 상담의 내용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곱째, 성장을 가로막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자기 승진’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몇 가지 장애물은 뜻밖에도 자기 안에 있다. 자기 승진은 과정이지 목적지가 아니므로, 새로운 보직이 부여하는 실질적인 도전들을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직위 회피’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신속히 파악하라 크리스 베이글리는 중간 규모의 내구재 제조업체인 시그마코퍼레이션 - 탄탄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 - 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지휘하다 화이트굿스사 최대 공장의 공장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직장을 옮기기 전에 화이트굿스의 공장을 둘러본 크리스는 필요한 생산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한시바삐 이러한 상황을 바꾸어 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출근하자마자 크리스는 공장이 너무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밑바닥부터 ‘시그마’식으로 완전히 재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턴트의 권고에 따라 공장을 팀제로 개편하고 신기술 도입과 근로자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즉각 실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직원들은 입을 다물었지만 그는 그들의 침묵을 동의로 해석했다. 공장의 네 개의 생산라인 가운데 한 개 라인에 먼저 팀제를 도입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생산성이 도리어 갑자기 떨어지고 품질도 크게 나빠졌다. 크리스는 팀원들에게 빨리 이 문제를 바로잡도록 독려했지만,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고 근로자의 사기만 떨어졌다. 3개월 뒤 상사가 그를 불러 말했다. ‘자넨 이곳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네. 공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얼마나 할애했는가? 예전에 팀제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자네가 오기 전에 이곳 근로자들이 빈약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이루어낸 성과에 주의를 기울인 적이 있는가? 당장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멈추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충격을 받은 크리스는 관리자들, 작업반장들, 그리고 근로자들과 진지한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고, 근로자들이 공장의 부족한 자금 문제를 창의적인 방법으로 극복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공장 전체회의를 소집해 자신이 부임하기 전에 훌륭한 성과를 거둔 근로자들을 치하했다. 그런 다음 구조개편은 계속될 것이며, 무엇보다 공장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리스는 많은 신임 리더들이 그렇듯이 새로 맡은 조직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릇된 추측으로 말미암아 비싼 대가를 치렀다. 새로운 보직을 맡은 리더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학습 실패와 학습계획의 실패다. 심지어는 ‘학습장애’ 즉 학습을 가로막는 내적 장애물을 갖고 있는 리더들도 있다. 가장 위험한 리더는 답을 미리 정해 놓고 새로운 상황에 발을 내딛는 리더다. 과거의 조직에서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새로운 조직에 그대로 적용하려 들다가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쉽다. 그리고 학습에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방대한 양의 정보들로부터 ‘실효성 있는 통찰’을 효과적으로 끄집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학습 어젠다를 정하고, 또 정기적으로 그것을 수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학습 어젠다는 가장 시급히 알아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정하는 학습 우선순위 결정의 토대다. 초기의 학습 어젠다는 대개 질문으로 구성되지만, 학습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현재 상황이 어떠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가설을 세우게 된다. 그 다음에는 이러한 가설들을 확인하고 살을 붙이는 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질문 리스트의 경우 학습 초기에는 우선 과거에 관한 질문들을 만들고, 다음에 현재에 관한 질문들과 미래에 관한 질문들로 구성하면 된다. 학습 어젠다가 알아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이라면, 학습계획은 그것을 알아낼 방법을 정하는 것으로 학습목표를 토대로 학습기간을 단축할 구체적인 활동들을 계획하는 것이다. 학습계획의 중심축은 ‘정보의 수집 및 분석, 핵심 정보 도출, 가설 설정, 검증’이라는, 새로 맡은 조직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 가는 순환적 학습 프로세스다. 그리고 비즈니스상의 골치 아픈 문제들에는 흔히 조직 문화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조직의 문화를 분석하는 한 가지 유용한 틀은 상징, 규범, 전제의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문화를 이해하려면 상징과 규범의 이면을 들여다보아야 하고, 그 이면에 자리 잡은 기본적인 전제들을 이해해야 한다. 조직 문화를 파악한 다음에는 어떤 문화 요소들이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어떤 요소들이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지 평가해야 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이것들을 구별하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라 다국적기업의 산업용 자재 사업부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클레어 윅스는 이 사업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갈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지난 4년 동안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 온데다 기대를 걸 만한 몇 가지 신제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클레어는 상황이 생각만큼 밝지 않다는 사실 - 과거 전임자가 거둔 실적은 가격인상, 재고 과다 계상, 유통업체에 대한 압력 등을 통해 거둔 실적이었기 때문 - 을 깨달았다. 클레어는 CEO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한방 먹느니 차라리 애초의 계획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그녀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까지는 가격인상과 기업인수를 통해 한시적이나마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무리한 가격 인상으로 말미암아 유통업체들과의 관계가 악화되었고,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려는 조급한 마음에 관련 직원들을 심하게 닦달했다. 유기적 성장을 통해서는 목표달성이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그녀는 꽤 큰 규모의 인수 계획을 세웠지만 실패했다. 그녀는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오판함으로써,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매달렸다.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도 그녀는 구조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목표를 수정하지도 않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근시안적 시각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CEO가 그녀의 사업부 통솔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그 사실을 눈치 챈 그녀는 사표를 냈다. 클레어 윅스의 경우처럼 새로운 보직을 맡은 수많은 리더들이 상황진단과 전략수립에 서툴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신중한 진단이 급선무다. 보직이 바뀐 리더들이 맞게 되는 비즈니스 상황은 대략 시작(Start-up), 회생(Turnaround), 재조정(Realignment), 성공지속(Sustaining success)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금부터 이 네 가지 보직이동 유형을 ‘스타스 STaRS 모델’이라 부르기로 한다). 각 상황의 핵심적인 특징은, 우선 시작 상황인 경우 신임 리더는 신규사업, 신제품, 혹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띄우는 데 필요한 자원들(인재, 자금, 기술 등)을 통합할 책임을 맡게 되고, 회생 상황인 경우에는 어려움에 처한 집단 혹은 사업단위를 정상화시킬 책임을 맡게 된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는 여러분은 거의 출발점에 서 있는 것과 다름없지만 부임하자마자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 또 재조정 상황에서는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는 집단, 제품, 프로세스, 혹은 프로젝트를 소생시킬 책임을 맡게 되고. 성공지속 상황에서는 성공한 조직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책임을 맡게 된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 여유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보직에서의 성패는 부분적으로는 조직의 전반적인 심리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켜 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회생 상황에 있는 경우에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통솔해야 한다. 이때 여러분의 역할은 터널 끝에 희망의 빛을 비추어 주는 것이다. 재조정 상황에 있는 경우에는, 사람들에게 비즈니스 재조정의 필요성을 설득해 내야 한다. 또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성공에 필요한 능력도 다르다. 시작 및 회생 상황에서는 ‘사냥꾼’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여러분은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많다. 반대로 재조정 및 성공지속 상황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냥기술보다 농사기술이 더 필요하다. 보다 섬세하게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기술이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사냥꾼형’리더는 재조정 및 성공지속 상황에서 실수를 저지르기 쉽고, ‘농부형’리더는 시작 및 회생 상황에서 실패하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사냥꾼은 좋은 농부가 될 수 없다거나 좋은 농부는 좋은 사냥꾼이 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유능한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상황에서 여러분의 능력과 성향들 가운데, 어떤 요소들이 도움이 되고, 어떤 요소들이 부정적으로 작용할지 냉철하게 판단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여러분이 맡은 조직이 어떤 비즈니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부임 첫 90일 동안에 할 일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특히 부임 초기에 결정해야 할 세 가지 문제 - (행동에 비해) 학습에 어느 정도 주력해야 할 것인가? (방어에 비해) 공격에 어느 정도 주력해야 할 것인가? 초기의 승리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에서 그러하다. 아울러 학습과 행동 각각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둘지는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회생 상황과 시작 상황에서는 학습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회생 상황과 시작 상황에서는 학습을 도외시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조정 상황과 성공지속 상황에서는 애초부터 학습에 놓이는 강조점이 달라진다. 왜냐하면 그들은 변화를 갈망하지도 않고, 여러분의 지도를 바라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조정 상황과 성공지속 상황에서는 여러분은 조직의 문화와 정치를 깊이 연구해야 한다. 또 방어와 공격에 각각 어느 정도씩 비중을 둘지도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시작 상황인 경우에는 오로지 공격밖에 없다. 반대로 회생 상황이라면 우선 방어에 주력해야 한다. 재조정 상황에서는 기존 시장도 방어해야 하지만 새로운 공격적인 계획에 더 많은 힘을 실어야 한다. 성공지속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성공적인 방어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보직에서 성공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임 초기에 몇 가지 승리를 확실히 거두어야 한다. 하지만 네 가지 상황에서 ‘승리’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작 상황에서는 적절한 팀의 구성과 배치, 전략 부문 확보가 승리다. 회생 상황에서도 적절한 팀의 구성 및 배치는 중요한 잠정적 승리다. 재조정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납득하고 위기의식을 느끼게 만드는 것 자체가 초기의 큰 승리다. 마지막으로 성공지속 상황에서는 무엇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었는지를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를 공공연히 표명하는 것이 핵심적인 초기 승리다. 초기 승리를 확보하라 엘레나 리는 소매업체의 전화 고객서비스센터의 총책임자로 승진했다. 그녀는 전임자가 행했던 징계 중심의 권위주의적 관리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문화적 변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엘레나는 자신의 목표를 근로자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했으나, 일선 근로자들은 그녀의 비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일부 관리자들은 노골적인 반대의 뜻을 드러냈다. 다음 단계로 그녀는 서비스센터의 성과를 검토하고 그것을 향상시킬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관리자들과 회의를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엘레나는 어떤 관리자가 새로운 정책에 잘 적응하는지, 어떤 관리자가 여전히 징계 중심의 관리방식을 고집하는 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가장 저항이 심한 관리자 두 명을 골라 성과향상 계획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그 중 한 명은 즉시 회사를 그만두었고 나머지 한 명은 만족할 만한 성과향상 계획을 제출했다. 또 그녀는 프로세스개선팀을 구성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성과제도, 비징계 방식에 대한 모니터링, 코칭 프로세스 도입 계획을 짜도록 했다. 그녀는 그들이 제시한 몇 가지 제안을, 회사를 그만 두었던 관리자가 통솔했던, 부서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부임 한 달 뒤 엘레나는 그 프로세스를 센터 전체에 확대 실행했다. 그 결과 서비스의 품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근로자들의 사기와 만족도도 놀랄 정도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엘레나는 신속히 새로운 보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보직을 맡은 경솔한 리더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집중에 실패한다. 둘째, 비즈니스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셋째, 조직 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들이 이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넷째, 상사가 중요시하는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 여러분은 상사가 중요시하는 것을 중심으로 초기에 승리를 확보할 계획을 짜야 한다. 다섯째, 부적절한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결과를 훼손시킨다.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여러분은 새로운 보직에 적응하여, 변화를 일구어내고, 자신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일련의 단계들, 즉 학습 단계, 변화 계획 단계, 지지기반 구축 단계, 변화 실행 단계, 그리고 결과 관찰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변화의 물결의 목표는 초기 승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두 번째 변화의 물결에서는 조직을 개혁하기 위해 전략, 구조 시스템, 업무능력과 관련된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게 된다. 이때는 조직의 성과에서 실질적인 수확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하지만 첫 번째 변화의 물결에서 승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둘째 단계에 이를 수 없다. 초기의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 여러분은 비즈니스상의 최우선 과제들과 구성원들의 바람직한 행동 변화를 장기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먼저, 최우선 과제는 핵심 문제를 토대로 정해야 하고, 너무 구체적이어서도 너무 포괄적이어서도 안 되며,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음,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조직 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들을 찾아내고, 재임기간 동안에 구성원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길 바라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최우선 과제와 바꾸어야 할 행동을 이해했다면, 이제 첫 90일 안에 초기 승리를 거두기 위한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30일 이내에 신뢰를 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다음 60일 동안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디에 힘을 쏟아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당신은 분명히 요구하되 만족할 줄 알고,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지나치게 친하지 않으며, 결단력 있지만 신중하고, 집중하지만 유연하며, 적극적이지만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기꺼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되 인간미를 잃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초기 행동은 입소문을 통해 조직 전체로 퍼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소문이 긍정적인 쪽으로 형성되기를 원한다면 적당한 ‘선전 기회’를 포착해 그것을 지렛대로 활용하라. 다음, 여러분은 조속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두세 가지 핵심 문제를 찾아내고, 성과를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따금 신임 리더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돌발사태 때문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돌발사태”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돌발사태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측 가능한 돌발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은 막 부임해 온 리더가 문제를 제기했어야 할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거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간과해 버린 데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조직 내의 여러 부서나 사업단위들이 저마다 퍼즐 조각들을 나누어 가진 채 아무도 그 조각들을 한데 모아 퍼즐을 완성시키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 기준을 협상하라 마이클 첸은 석유회사의 핵심 사업부 IT 실무책임자로 승진했는데, 두 명의 동료로부터 ‘케이츠 - 그의 새로운 상사인 본 케이츠는 매우 활동적인 사람으로 사람들을 닦달해서 실적을 올리는 인물로 소문이 나 있음 - 가 아마 널 산 채로 잡아먹으려 할거야’ 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들은 마이클은 상황을 진단하고 계획을 수립할 시간을 벌기 위해 케이츠를 만나 “저에게 90일의 시간을 주십시오. 첫 30일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평가보고서와 향후 60일 동안의 목표 및 활동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요청했다. 그후 마이클은 정기적으로 케이츠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했고, 논의를 통해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수정해 나갔다. 30일이 되는 날 그는 상사를 흐뭇하게 할만한 훌륭한 계획서를 제시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마이클은 초기 승리를 거둔 결과를 보고했고, 케이츠에게 한 가지 핵심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인력지원을 요청하고 수락을 받았다. 성공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한 마이클은 다음에 상사를 만났을 때 업무 스타일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의 결과로 판단해 주기 바랍니다.” 거의 일년이 걸리긴 했지만 마이클은 케이츠와 생산적이고 견실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마이클처럼 새로운 상사와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협상을 통해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상사와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면 경험 많은 관리자들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첫째, 과거를 비난하지 말 것. 둘째, 거리를 두지 말 것. 셋째, 상사를 당황하게 하지 말 것. 넷째, 문제가 있을 때만 상사를 찾지 말 것. 다섯째, 자신의 과거 실적을 늘어놓지 말 것. 여섯째, 상사를 변화시키려 하지 말 것 등이다. 해야 할 것들은 잘 지키면 새로운 상사와 지내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것으로, 첫째, 협력관계 구축에 자신이 100퍼센트 책임질 것. 둘째, 부임 초기부터 서로의 기대를 명확히 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 셋째, 상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단과 계획 수립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것. 넷째, 상사가 중요시하는 영역에서 초기 승리를 거둘 것. 다섯째, 우선 상사가 중요시하는 세 가지 영역에 주력할 것. 여섯째, 상사가 존중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도록 노력할 것 등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규칙들을 염두에 두고 여러분은 새로운 상사와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상사와의 관계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대화에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주제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함께 논의되어야 할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황 진단 대화를 통해 여러분은 새로운 상사가 비즈니스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기대 대화를 통해 상사가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를 파악하고, 협상을 통해 그 기대를 조정해야 한다. 셋째, 스타일 대화를 통해 현실의 토대 위에서 상사와 상호작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넷째, 자원 대화를 통해 주요 자원들에 관한 협상을 해야 한다. 다섯째, 개인적 발전 대화를 통해 새로 맡은 그 보직이 자신의 개인적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되도록 할지 논의해야 한다. 현실에서 이러한 대화들은 실타래처럼 엉켜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진전되게 된다. 상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한꺼번에 이 다섯 가지 주제를 모두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간략히 서로의 의사를 교환하면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를 하는 데도 순서가 있다. 초기에는 상황에 대한 진단, 기대, 그리고 스타일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 후에 자원에 대한 대화, 상황 재진단, 현실에 기반을 둔 기대 조정 등을 시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사와 적절한 협력관계가 구축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 비로소 개인적 발전에 관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되면 새로운 상사가 생길 뿐 아니라, 여러분도 부하직원들의 새로운 상사가 된다. 여러분이 새로운 상사와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듯, 여러분의 부하직원들도 여러분과 효율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앞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대화의 기본법칙은 직속부하들과의 생산적인 관계구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능한 상사뿐 아니라 무능한 상사에게서도 배울 점을 찾아라. 많은 리더들이 ‘유능한 상사보다 무능한 상사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한다. 무능한 상사를 보면서 무능한 상사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일찌감치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재정렬하라 인사관리 컨설턴트였던 한나 재피는 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투자서비스 업체의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한나의 임무는 사장을 도와 인사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이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었다. 한나는 회사의 구조와 인센티브 제도를 분석해 본 결과,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시장상황의 변화로 인해 몇 몇 사업단위의 고객 기반이 중복되고 있는데도 사업단위들 간의 협력을 촉진시킬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을 분석해내고, 사장에게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한나는 사장을 납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마케팅 조직과 영업 조직의 구심점을 상품에서 고객으로 이동시키고, 운영 조직들을 모든 사업단위를 지원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통합했다. 동시에 사장은 영업 조직에 신임 리더를 영입했다. 그러한 구조 조정은 효과를 거두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그가 맡은 사업단위의 핵심요소들이 제대로 정렬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조직을 평가하고 설계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팀원들이 팀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직의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 전략, 구조, 시스템, 업무능력, 문화 - 가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왜냐하면 전략은 다른 요소들을 자극하고, 다른 요소들은 전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직 정렬은 장기 항해와 같다. 먼저, 목적지(임무와 목표)와 항로(전략)를 정한다. 그런 다음 어떤 배(구조)가 필요한지, 어떤 장비(시스템)가 필요한지, 어떤 선원(업무능력)이 필요한지 파악한다. 항해를 하는 동안에는, 항해지도 상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암초에 걸려 배가 침몰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조직 정렬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전략에서 시작하여, 구조, 시스템, 업무능력이 전략을 잘 뒷받침하는지 확인한 다음, 새로운 전략의 도입 시기와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그 후 구조, 시스템, 업무능력을 한꺼번에 재구성하고, 순환 고리를 달아야 한다. 먼저, 전략은 팀의 목표달성과 경쟁력 향상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전략은 조직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규정하게 되며, 일관성, 적합성, 실행을 기준으로 전략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 부임 초기에 기존 전략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전략 수정은 두 가지 요인 - 여러분이 처해 있는 ‘스타스STaRS’상황과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여러분의 능력 - 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 만약 기존의 전략이 효과적이나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된다면 우선은 전략을 미세조정하고 점차 수정폭을 확대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구조인데,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명확해지면 원하는 전략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조 변경에 착수할 수 있다. 모든 조직에는 강점과 약점이 있다. 따라서 여러분의 당면과제는 상황에 맞게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팀의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할 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들 - 팀의 지식기반과 직원의 의사결정 재량권이 너무 좁거나 너무 넓은 문제,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문제, 보고체계가 구획화나 책임분산을 초래하는 문제 - 에도 유념해야 한다. 다음은 시스템(프로세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 팀이 정보/원자재/지식을 상업화할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 혹은 새로운 지식이나 아이디어, 생산적인 관계 등 뭔가 가치 있는 어떤 것으로 변모시킬 수 있게 만들어 내는 것 - 인데, 여러분에게 필요한 프로세스의 유형이나 범위는 여러분의 목표가 완벽한 실행이냐 혁신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혁신이라면 수단에 대한 통제보다는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고 있는지를 엄격히 체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여러분이 맡고 있는 사업단위나 집단 역시 다양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첫 번째 과제는 그러한 프로세스들을 파악하고, 그것들 가운데 핵심 프로세스 - 여러분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 - 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팀의 핵심 프로세스가 팀의 전략을 제대로 뒷받침하려면 팀의 구조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시스템과 구조가 조화를 이루면 서로를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전략도 강화시켜 준다. 다음은 업무능력인데, 여러분의 부하들이 팀의 핵심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업무능력과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다면, 팀의 전체 아키텍처가 쉽게 붕괴될 수 있다. 업무능력은 네 가지 유형의 지식 - 개별 전문지식, 관계 지식, 기간 지식, 메타 지식 - 으로 구성된다. 집단의 역량을 평가하는 가장 큰 목적은 첫째, 필요한 업무능력 및 지식과 현재의 업무능력 및 지식 사이의 간극을 파악하고, 둘째,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못한 자원 -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나 낭비되고 있는 지식 등 - 들을 찾아내어 모든 팀원, 모든 팀들이 누리게 하는데 있다. 마지막은 문화인데, 문화는 조직의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나머지 네 가지 요소를 에워싼 채 그것들에 영향을 미친다. 조직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동을 규정하는 공유된 규칙들이나 관계 맺기의 규범들뿐 아니라 로고, 옷 입는 스타일,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방식 같은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피상적인 상징들의 이면까지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근본적인 전제는 권력과 가치이다. 새로운 보직을 맡고 첫 90일 이내에는 문화를 진단하고 몇 가지 간단한 변화를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모든 분석을 토대로 조직을 정렬할 계획을 세워라. 사람들을 좀 더 생산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이미 몇 차례 좌절을 겪었다면, 일단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먼저 조직의 불균형이 문제의 근원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자신의 팀을 건설하라 기계제작 회사에 근무하는 리엄 게팬은 문제가 많은 한 사업단위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새로 맡은 팀의 전년도 성과평가서를 보니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 팀원들은 아주 특출하거나 형편없거나 둘 중 하나였다. 특히 마케팅 책임자는 능력은 있지만 책임자로서는 부적합한 인물이었다. 영업 책임자는 견실한 성과를 올렸는데, 오판을 했다는 이유로 전임자로부터 오히려 문책을 당한 적도 있었다. 전임자의 편애 때문에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의 관계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그는 두 부서의 책임자를 따로따로 만나 그들이 받은 성과평가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런 다음 두 사람에게 앞으로 60일 동안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적은 상세한 계획을 내밀었다. 부임 3개월 무렵 리엄은 마케팅 책임자에게 성과가 별로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는 곧 사표를 냈다. 반면 영업 책임자는 리엄이 제시한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갔다. 마침내 리엄은 그녀에게 영업과 마케팅 총괄책임을 맡겨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와 같이 기존에 있던 팀을 물려받을 경우에는 여러분도 성과향상에 꼭 필요한 인재들로 구성된 자신의 팀을 구축해야 한다. 새로 부임하여 자신의 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팀원들에 대한 꼼꼼한 평가를 통해서 누가 남아야 하고, 누가 그만두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필요한 사람을 영입하고, 남은 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계획을 짜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분은 팀원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성과측정 기준과 보상 제도를 고치고,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팀워크를 향상시킬 새로운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 신임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팀을 너무 오래 그대로 안고 가려고 한다. 둘째, 비행기를 고치지 않으려 한다. 부언하면, 여러분은 기존에 있던 팀을 이어받아 여러분이 설정한 우선과제들을 완수할 수 있는 팀으로 바꾸어 내야 하는데, 이것은 비행 중에 비행기를 수리하는 것과 같다. 고장 난 부분을 방치한다면 여러분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고장 난 곳을 수리하려다가 도리어 비행기를 추락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팀 개혁의 딜레마다. 셋째, 조직 정렬과 팀 리스트럭처링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려 한다. 조직을 평가해 최적 상태로 정렬하는 작업과 팀원들을 평가해 필요한 인사 결정을 내리는 작업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넷째, 유능한 인재를 붙잡지 않으려 한다. 팀을 리스트럭처링하는 과정에서 누가 팀에 남을지, 누가 팀을 떠날지를 분명히 해 두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까지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섯째, 팀의 핵심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전면적인 팀 건설에 착수하려 한다. 여러분이 원하는 팀이 구성될 때까지는 팀워크 강화를 위한 활동들은 삼가는 것이 좋다. 여섯째, 실행을 요하는 결정을 너무 일찍 내리려 한다. 일곱째, 이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려고 한다. 새로운 팀 프로세스를 확립할 때는 경솔하게 이러한 작업에 돌입해서는 안 된다. 먼저 여러분이 부임하기 전에 팀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그 프로세스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효과적인 프로세스는 유지하고 불합리한 프로세스는 바꿔 나갈 수 있다. 팀이 창출하는 에너지가 여러분이 팀에 투입하는 에너지보다 커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엔진에 시동을 걸기 전에 배터리를 충전시켜야 한다. 우호관계를 구축하라 의료장비 업체의 지사장 - 지사장들은 오만했고, 현지 시장에서의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해 아는 척하는 본사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면박을 주기 일쑤였다 - 으로 5년간 근무한 잭 데일리는 정형외과장비 사업부의 주력제품군 글로벌마케팅 책임을 맡게 되었다. 이제 잭은 반대 입장에 놓이게 되었으며, 지사장들과 몇 차례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거두지 못했다. 그는 접근방식을 바꾸어 새로 개발된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지점장들에게 신제품 사용법 교육에 소요될 비용을 본사 측에서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지시하듯 하는 자신의 태도가 새로운 보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권위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만약 여러분의 성공이 자신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람들의 호응 여부에 달려 있다면, 여러분은 반드시 그들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영향력을 행사할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누가 여러분의 주요 계획을 밀어 주고, 누가 반대할지를 분간하여 부동표 - 밀어줄지 반대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 - 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전략을 짜는 일은 90일 계획에서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흔히 전환기 동안에 수직적 협력관계에만 신경 쓰고 수평적 협력관계 - 동료나 외부 협력업자들과의 관계 - 를 방치해 버리는 것은 새로운 보직을 맡은 리더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 그때 사람들에게 접근하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훗날 함께 일을 하게 될 사람들과 미리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관계 자본’이다. 여러분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맡은 사업단위와 다른 사업단위 사이의 접촉면을 확인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내외를 막론하고 여러분이 맡은 사업단위의 고객들과 공급업체들이다. 또 다른 방법은 상사의 도움을 받는 것과 영향력 있는 인물들 간의 비공식적인 네트워크, 흔히 말하는 ‘그림자 조직 - 조직도 이면의 조직’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첫 번째 단계는 누가 누구의 의견을 존중하는가라는 ‘존중’의 양상을 분석하고, 그 밑바닥에 깔린 힘의 원천을 파악하는 것이다. 동시에 조직 내에서 특정 인물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힘의 원천 - 전문지식, 정보 접근성, 직급, 예산 및 보상을 위한 자원에 대한 통제권, 그 개인의 성실성 등 - 이 무엇인지도 알아내야 한다.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나 인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는 한편, 기왕의 지지 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한 노력 역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기존지지 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여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정치적ㆍ사회적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또 우호적인 협력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시의적절하게 지속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균형감각을 유지하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면 개인적으로도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그들도 전환기를 겪게 된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도 회사는 여러분이 하루속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조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줄 것을 기대한다. 때문에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전환기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중대한 도전이다. 아래에 제시된 일곱 개의 문항은 새로운 보직을 맡은 리더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들이다. 첫째, 사방팔방 널뛰기다. 여러분은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을 과다산정하고 있다. 물론 부득이 동시에 처리해야 할 프로세스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심리적 병목’상태에 빠지기 쉽다. 둘째, 경계선 붕괴다. 여러분이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경계를 명확히 해놓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그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셋째, 경직된 태도이다. 전환기의 속성인 불확실성 앞에서 사람들은 경직되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그 결과 실패를 부르는 행동을 일삼게 된다. 넷째, 고립이다. 갓 부임해 온 리더들은 조직 내에서 고립되기 쉽다.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과의 적절한 관계 형성에 시간을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몇몇 사람들이나 ‘공식적인’정보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심코 다른 사람들과 여러분 사이의 정보 통로를 차단시켜 버리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다섯째, 편향된 사고이다. 여섯째, 업무 회피이다. 부임하자마자 곤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일들에 매달리거나 아직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그러한 결정들을 미뤄 버리곤 한다. 이러한 성향은 결과적으로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일곱째, 한계를 넘어선 스트레스이다. 위 함정들은 모두 과도한 스트레스를 양산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함정들을 피할 수 있을까?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하는 평형 상태를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세 개의 기둥에 의해서 떠받쳐진다. 첫 번째 기둥은 앞의 여덟 개 장에서 제시한 성공전략들을 채택하는 것이고, 두 번째 기둥은 스스로를 규제하는 규칙들의 설정과 철저한 실행이며, 세 번째 기둥은 가정과 직장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을 도와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데, 성패는 이 과정에서 여러분이 하게 되는 사소한 선택들에 달려 있다. 이러한 선택들이 쌓여서 여러분과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될 동력을 창출할 수도 있고, 여러분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전환기 동안 여러분이 취하는 행동들이 조직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개인적 자신감과 편안한 삶을 위한 모든 행동들의 패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함께하라 왜 기업들은 리더들의 전환기를 단축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익들에 관심을 두지 않는 걸까? 부분적으로는 리더십 육성 과정의 변화 때문이다. 조직의 계층구조가 단순화되고 비즈니스 전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관리자들이 부하들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것은 전환기 동안에도 마찬가지다. 그 대신 전문적인 교육기관 혹은 인재개발기관이 리더십 육성에 대한 책임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하드’ 기술 측면에서는 커다란 발전이 있었지만, 관리자로서 갖추어야 할 지혜가 위에서 아래로 전수되기는 어렵게 되었다. 특히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 같은 ‘소프트’한 기술의 전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두 번째는 “가라앉든 헤엄쳐 나오든 알아서 하라.”는 식의 인재관리 문화다. 많은 기업들이 전환기를 관리자의 능력을 테스트할 기회로 삼고 있다. 일명 ‘리더십 육성의 다윈주의 접근법이다’이다. 즉 그들은 유망한 관리자들을 깊은 물에 밀어 넣은 다음 성공에 필요한 생존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막무가내식의 다윈주의적 리더십 육성 방법은 장기적으로 조직에 하등 이익이 되지 않는다. 최고의 기업들은 분명 실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다. 리더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조직에 지속적으로 활기를 불어넣는다. 하지만 진정한 실력주의 사회의 출발점은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평한 경쟁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은 그들이 성공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어야지 실력을 발휘하기 좋은 상황에 처한 덕분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열 번째이자 마지막 과제로 ‘함께 할 것’을 제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책에서 제시한 전환기의 보직 장악 모델을 제도화하라는 뜻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만약 여러분이 통솔하는 사업단위의 모든 구성원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기간을 5%만 줄일 수 있다면 조직에 얼마나 큰 이익이 돌아올지를. 조직에 전환기 단축을 위한 표준틀을 도입하려 한다면, 출발점은 전환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필요한 새로운 공통의 언어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조직이 전환기 단축을 제도화하려 할 때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치이다. 공통의 언어를 사용할 경우 문제들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공통의 언어 없이는 불가능한 대화들이 공통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공통의 언어는 사람들이 서로 돕고 자신감과 정보를 공유하며, 다른 사람의 보직 전환에 보다 신경을 쓰도록 만든다.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영입해 온 인물이 진정으로 조직원이 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 조직은 거의 없다. 그 결과 유망한 인재들이 불필요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태를 피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도 90일 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우선 ‘스타스STaRS’모델을 이용하여 외부 영입 인물에게 적합한 자리를 찾아내고, 그들이 기존의 조직원들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전환기 단축 모델에서 사용하는 공통의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전환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인수합병 직후에도, 전환기 단축 모델은 조직의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이 경우 전환기 단축 모델은 개별 관리자들의 보직 장악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이 때 전환기 단축 모델은 두 조직이 함께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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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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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기도
예수님의 기도 행크 헤네그라프 지음/마영례 옮김 두란노/2001년 12월/114쪽/5,500원 ▣ 저 자 행크 헤네그라프 국제 기독교 연구원(Christian Research Institute International)의장으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
예수님의 기도 행크 헤네그라프 지음/마영례 옮김 두란노/2001년 12월/114쪽/5,500원 ▣ 저 자 행크 헤네그라프 국제 기독교 연구원(Christian Research Institute International)의장으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방송되는 ‘Bible Answer Man'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 역 자 마영례 동덕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성경 번역선교회(GBT)에서 사역한 후, 현재 프리랜스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역서로는 『영웅들』『지루함을 깨뜨리는 가르침의 기술』『사랑으로 참된 것을 말하라』등이 있다. ▣ Short Summary 기도를 화두로 한 책은 언제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야베스의 기도』를 시작으로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에 관한 책이 마치 유행처럼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행크 헤네그라프는 무게 중심을 지키듯 "예수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말해 준다.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성인들의 기도가 있지만 어떤 사람보다도 완벽하셨고 우리가 모범으로 삼기에 전혀 부족함 없으신 예수님의 기도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기도가 아닌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기도의 어떤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이 아닌 우리 아버지이시면서 우리 창조자이신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올바른 기도를 조목조목 알기 쉽게 상세히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천하고 따르지 못하는 진정한 기도의 심연으로 우리를 이끈다. 바로 "예수님이 하신 기도"라는 장비를 갖추게 하고 말이다. 또한 행크 헤네그라프는 여행의 가장 즐거운 부분은 '여행을 하는'데 있듯이 기도에 있어서 가장 달콤한 부분은 '기도하는 그 자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고 있다. 이 책 『예수님의 기도』는 기도할 수 있는 특권과 그 과정을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내게 일깨워 주었다. ▣ 차 례 1. 주님, 저희는 갈급합니다 2. 골프의 비결 VS 기도의 비결 3. 꼭 기도를 해야 아시나? 4. 이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로 5. 나의 한 걸음이 하나님의 땅이 되도록 6.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7. 무자비한 세상에서 용서하며 살기 8. 무장 해제냐 전신 갑주냐 9. 하나님의 심연 속으로 10. 나의 품으로 들어 올 예수님의 기도 예수님의 기도 행크 헤네그라프 지음/마영례 옮김 두란노/2001년 12월/114쪽/5,500원 1. 주님, 저희는 갈급합니다 “이는 그 가르치는 것이 권세 있는 자와 같고 저희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마 7:29) “주님, 지금 바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옵소서.”하고 말하는 베드로의 간청에 제자들의 갈급함을 아신 예수님은 제자들이 기도의 원리를 먼저 이해하지 않고는 결코 기도의 본보기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그 기도를 주문처럼 외우라고 주시지 않았다. 기도의 모범으로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 기도를 매우 잘 배웠다. 제자들은 짧은 몇 년 동안 로마 제국을 뒤집어 놓았다! 예수님의 기도는 그들의 삶에 커다란 혁명을 일으켰다. 그 기도는 당신의 삶도 그렇게 바꿀 수 있다. 2. 골프의 비결 vs 기도의 비결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골프를 몹시 좋아하던 나는 텔레비전을 켜고 타이거 우즈의 ‘비결’을 듣기 위해 기다리며 느꼈던 그때의 기대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러나 잠시 후, 우즈와 코치가 골프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사실을 매우 확실히 밝히자 나의 기대는 무너져 내렸다. 방송이 끝나갈 무렵 우즈처럼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타구에 미세한 변화를 가하기 위해 수천 개의 공을 날리며 끊임없이 연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거 우즈가 카메라의 화려한 조명이나 열광하는 관중의 환호보다 혼자 연습하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다. 우즈의 성공은 은밀한 곳에서 연습하며 보낸 수많은 시간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의 개인적인 기도가 그들의 삶을 결정해야 하며,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중들이 외치는 환호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 것이 우리 기도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매우 설득력 있는 말씀을 하셨다.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되지 말라. 저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기도의 비결은 은밀하게 기도하는 것이다. 우즈에게 골프는 그 자체가 바로 상이다. 그는 분명히 상보다는 골프를 하는 과정을 더 사랑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도는 그 자체가 상이 되어야 한다. 기도는 하나님께 무엇을 얻어내기 위한 마술 주문이 아니다. 기도 속에서 하나님과 하나되고 안식을 누리는 복, 곧 기도 그 자체가 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영원한 상급을 가져다준다. 은밀한 곳에서 신실하게 기도하는 삶에 주어지는 상급으로 사역이 확장될 뿐 아니라 영적인 능력이 배양된다. 기도 자체가 상이며, 은밀한 기도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응답이라는 상이 따른다. 그 응답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은 최선이다. 언젠가 조니 에릭슨 타다는 이런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30년 전 조니는 다이빙 사고로 사지가 마비되었다. 메릴랜드에 있는 국립 병원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던 그녀는 친구가 읽어 주는 성경 이야기를 몇 시간씩 들으며 지냈다. 그녀는 38년 된 병자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예수님이 베데스다 연못가에 누워 있던 그를 보고 치유해 주셨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조니는 베데스다 연못가에 멍석을 깔고 누워 있는 자신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기적적인 치유가 일어나기를 하나님께 몇 시간이고 간구했다. 그 당시는 하나님이 그녀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듯했다. 그러나 30년 후, 남편 켄과 함께 예루살렘을 여행하는 동안 뜻밖의 사실을 깨달았다. 켄은 조니의 휠체어를 밀고 비아돌로로사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 양문 곁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베데스다 연못가로 달려갔다. 이제는 건조하고 먼지로 뒤덮인 폐허가 된 그곳을 내려다보며 난간에 기대 쉬는 동안 조니는 바로 그 자리에 멍석을 깔고 누워 있는 자신을 그려보던 30년 전을 회상했다. 그때 문득 그녀는 하나님이 자기가 원한 응답을 주지 않으셨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하나님은 그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주셨던 것이다. 감격에 찬 그녀는 자신을 치유하지 않으신 사실을 감사드리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기적같이 휠체어를 그녀를 위한 은밀한 장소로 만들어 오셨던 것이다. 그날 조니는 “아! 휠체어야, 너를 축복하노라!”하고 외칠 수 있었다. 그녀는 그 휠체어라는 감옥에서 은밀한 기도의 비밀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완전한 사지로 돌아다닐 수 없었지만 조니는 기도의 원리를 실천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그녀의 삶은 점점 더 풍성하고 깊어졌으며, 은밀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얻은 흘러 넘치는 생명력으로 수많은 사람을 축복할 수 있었다. 걸어다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곳이 바로 그 은밀한 장소였다. 그리고 자신의 창조주와 더욱 친밀하게 교제하면서 그녀는 자기 성품을 정교하게 다듬어 준 십자가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3. 꼭 기도를 해야 아시나?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저희를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 6: 7-8) 여덟 아이의 아버지인 나는 때때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게 말하기 전에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아버지인 내가 때때로 아는 것을 우리의 영원하신 아버지는 언제나 아신다. 그분은 우리가 구하기 전에 이미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신다. 그렇다면 왜 굳이 기도를 해야 하는가? 우리가 이 질문을 자주 하는 이유는 간구를 기도의 전부라고 여기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두려워진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드리게 된 야베스의 기도는 간구의 한 예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복이 될 수 있도록 "내게 복을 더하소서."라 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나님이 ‘나의 지경을 넓히셔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더 많은 사람에게 손을 뻗게 되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인생의 어려운 난관들 속에서 우연이 아니라 그분의 주권적인 다스림을 통한 인도하심을 받기 위해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라고 간구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나로 환란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 기도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다. 그러나 기도는 단지 우리의 요구들을 알리는 수단이 아니다. 기도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교제를 추구하는 한 방법이다. 우리의 창조주이신 그분과의 유대감을 공고히 하려면 그분과 계속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기도는 그 일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사실들(facts)'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의 철자를 머리글자로 하는 다섯 단어를 통해서 기도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원리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믿음(Faith), 경배(Adoration), 고백(Confession), 감사(Thanksgiving), 그리고 간구(Supplication)이다. 우리가 구하기 전에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지만 우리의 간구는 그 자체로서, 그리고 그 안에 그분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담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쉬지 않고 기도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4. 이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마 6:9) 예수님의 기도를 시작하는 첫 구절은 제자들에게 아주 불경스럽게 들렸을 것이다. 그들이 배워 온 기도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기는커녕 하나님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이라는 말로 “우리 아버지”라는 구를 한정하셨다. 그렇게 하심으로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분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치신다. 우리는 친밀감을 가지고 그분을 부를 수 있지만 결코 무례해서는 안 된다. 이 수식구는 그분의 이름에 합당한 경외감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기도하는 것은 중심이 되셔야 할 하나님을 먼저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우리 자신의 필요보다 하나님의 성품과 거룩하심에 대한 더 큰 헌신을 반영해야 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에는 무기력한 우리였지만 이 표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바로 그분의 희생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셨다는 사실은 이 간구에 포함된 영광스러운 진리다. 우리의 어둠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빛은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야에게 하셨던 것처럼 그분은 우리 입술에 핀 숯을 대시고 우리의 고통을 통해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고 말씀하신다. 5. 나의 한 걸음이 하나님의 땅이 되도록 “나라이 임하옵시고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 10) “나라이 임하옵시고”라 기도하도록 가르치시면서 예수님은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우리 마음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통치가 확장되도록 간구하라고 가르치셨다. 그것은 우리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그리스도의 나라를 받아들이라는 초청이며, 더 나아가 당신 나라의 확장을 위해 우리를 증인으로 사용하시도록 원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그리스도께서 이미 그 전쟁에서 이기셨지만 그분의 통치는 아직 온전히 실현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십자가의 승리와 종말 사이 - 공격 개시일과 전승 기념일 사이 - 에 있다. 공격 개시일은 원수들이 결정적인 패배를 맛본 그리스도의 초림을 말한다. 전승 기념일은 적이 완전히 최종적으로 굴복할 때인 그리스도의 재림을 말한다. 역사는 이 세상 나라가 우리 주님의 나라가 될 때 임할 영광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뜻이 하나님의 뜻에 굴복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매일 깨닫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가장 큰 위로는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도 아신다는 사실이다. 순종하는 삶에는 그 기도를 가르쳐 주신 분이 우리의 모든 사소한 부분까지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오는 큰 평안이 있다. 그리스도께서 하셨듯이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면 질병이나 재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확신을 가지고 안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고통과 시련에서 벗어나게 하시는 대신 우리 삶 속에 들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풀무를 사용하신다는 사실을 매일 깨닫는 것이다. 6.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마 6:11)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셨다. “어떤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주며, 알을 달라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천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이 메시지는 제자들에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제자들은 하나님을 가까이 할 수 없는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무언가를 구하려면 서두르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버지가 사랑하는 자녀들을 돌보듯 하나님이 그들을 돌보신다고 말씀하셨다. 일용할 양식 같은 필수품을 구할 때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뱀이나 전갈 같은 해로운 것을 주시면서 우리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가장 좋은 선물인 소중한 성령님에게로 제자들을 집중시키시며 비유의 이야기에 느낌표를 찍으셨다. 주님은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 기도하라고 가르치시며 당신이 육체적으로 뿐 만 아니라 영적으로 제자들을 지지해 주기 위해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셨다. 성찬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는 주님이 “생명의 떡”이심을 기억한다. 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의 영원한 잔치에 참여해 하늘의 떡을 먹게 될 그 나라를 미리 맛보는 일이다. 7. 무자비한 세상에서 용서하며 살기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 6:12) 예수님은 제자들을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너희가 각각 중심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내 천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제자들은 즉시 이해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진 빚은 하나님 아버지께 진 무한한 빚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다. 무한한 빚을 탕감 받은 우리가 용서 구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려는 것은 끔찍한 죄악이다. 우리에게 죄지은 사람을 용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라도 망설인다면 이 비유로 우리 마음 속의 어두움에 빛을 비추고 즉시 마음을 너그럽게 가져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영원히 하나님과 화목할 수 있도록 하나님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8. 무장 해제냐 전신 갑주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 6:13) 우리는 이 기도를 하면서 “사탄의 계략에 대항해 설 수 있도록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적의 능력과 영역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하나님이야말로 사탄의 유혹을 포함한 모든 것의 주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지만 그는 주님이 길이를 정하신 사슬에 매인 사자인 것이다. 예수님이 “성령에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마 4:1) 가신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사탄은 유혹하는 자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은 시험의 창조자시다. 사탄은 기회를 틈타 그리스도가 죄를 짓도록 유혹했지만 하나님은 그 기회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죄를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다. 이 기도를 할 때마다 우리는 모든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될 그 날을 바라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물리치신 일은 어느 날 곧 하나님 나라가 우리 것이 되리라는 사실을 보증한다. 9. 하나님의 심연 속으로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시 42:1) 심연은 우리 마음의 얕은 웅덩이에서 나와 끝없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바다 속으로 깊이 들어갈 때 그곳에 있다. 우리의 피상적인 것들을 넘어서 우리 창조주와의 깊은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곳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기도의 얕은 물가를 벗어나 과감하게 깊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제자들에게 기도의 깊은 바다 속으로 인도하는 놀라운 한 줄기 광선인 주님 자신의 기도 생활을 제시하셨다.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로 들어가는 일은 기도에 대한 우리 인식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와 함께 시작된다. 하나님이 내 요구에 응답하시도록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찾으려 하지 말고, 기도란 모태에서부터 나를 조성하신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개발하기 위한 기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기도는 우리가 어떻게 간구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기 전에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세워가야 하는지 보여준다.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하기 위한 첫걸음은 기도를 우선 순위로 삼는 것이다. 침묵의 기도 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얼마나 영광스러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만일 그런 적이 없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을 하길 바란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세 번 부르셨지만 사무엘은 그 음성을 듣지 못했다. 하나님이 네 번째 부르셨을 때에 그는 듣고 대답했다.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소리가 잠잠해져서 그분이 우리 마음의 경계를 확장하실 수 있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은 거룩한 손으로 쓴 사랑의 편지 66통을 우리에게 보내셨다. 우리가 그 편지들을 묵상하면 할수록 우리의 침묵 속에서 그분의 목소리는 더욱 분명하게 울려 퍼질 것이다. 나는 그 동안 읽은 어느 책보다 아내 캐시를 통해 기도를 더 잘 배울 수 있었다. 어젯밤에도 아내는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모범을 보여 주었다. 아내는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 놓은 후 위로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 조용히 엎드려 있었다. 침묵 속에 있는 동안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고 아내는 그 말씀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래서 받아 적기 시작했다. 아내는 소중한 딸을 잃은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어젯밤 그 글을 읽으며 틀림없는 주님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캐시는 얕은 웅덩이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심연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캐시는 이른 아침에도 은밀한 곳에서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하나님하고만 있기 위해 은밀한 곳으로 살짝 가는 것이다. 캐시에게는 욕실이 그곳이고 내게는 산책이 그곳이다. 우리가 따라야 할 최종적인 모범은 물론 예수님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한다. 주님은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 그리스도께서는 은밀한 곳에서 아버지하고만 따로 있기를 원하셨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닌 마음이지만 우리를 침범하는 세상의 소리와는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가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 그 소리가 들리는가? 온 맘을 다해 듣고자 한다면 들릴 것이다. 10. 나의 품으로 들어 올 예수님의 기도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마 7:24) 지혜란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20년 이상을 가르쳐 온 내 경험으로 볼 때 한 가지 새로운 훈련을 21일 동안 성실하게 행하면 그것이 평생 몸에 배게 된다. 기도는 우리가 영원히 누리게 될 것을 미리 맛보는 멋진 일이다. 예수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바로 그분과 얼굴을 맞대고 교제하는 경험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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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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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초 만에 최악을 최고로 만드는 방법
0.1초 만에 최악을 최고로 만드는 방법 히스이 고타로 지음 atom / 2015년 11월 / 255쪽 / 14,900원 ▣ 저자 히스이 고타로 작가, 카피라이터, 한자 테라피스트. 일본 멘탈 헬스 협회의 에토 노부유키에게 심리학을 배우고 심리 카운슬러 자…
0.1초 만에 최악을 최고로 만드는 방법 히스이 고타로 지음 atom / 2015년 11월 / 255쪽 / 14,900원 ▣ 저자 히스이 고타로 작가, 카피라이터, 한자 테라피스트. 일본 멘탈 헬스 협회의 에토 노부유키에게 심리학을 배우고 심리 카운슬러 자격을 땄다. 『10% 행복사과』(김소연 옮김, 인빅투스, 2014)가 디스커버 MESSAGE BOOK 특별상을 수상하고 누계 60만부를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저서로 『내일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은영미 옮김, 나라원, 2013), 『상식을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국내 미출간) 등 다수. 메일 매거진 《3초 만에 Happy? 명언 테라피》는 3만 명이 애독하고 있다. ▣ 역자 전경아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미움 받을 용기』, 『뭘 하기도 뭘 안하기도 애매한 서른다섯』, 『스티브 잡스 실패를 즐기고 성공을 꿈꿔라』, 『3초 행복 테라피 무엇을 주웠니』, 『성공한 사람들의 99% 습관: 말하는 매너 쓰는 기법』, 『행복한 천재를 만드는 행복한 두뇌』, 『외동아이 잘 키우는 55가지 지혜』, 『팀장 대화법』, 『일은 부하에게 맡겨라』, 『굿바이, 나른함』 등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입니다. 학교 숙제 공책에 이렇게 쓰여 있는 걸 보았습니다. 3+7=7 이것은 산수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실수입니다. 산수에서는 절대로 3+7=7 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3+7=7. 더했는데도 늘지 않는다……. 이것은 더하기의 개념을 근본부터 이해하지 못한 것을 보여 주는 치명적인 실수인 겁니다. 저는 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산수 시험, 어렵지?”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괜찮아, 아빠.” 뭐가 괜찮다는 거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험 볼 때 뒤에 앉은 친구가 쓴 답을 베낀 거라 괜찮아.” 이 말을 듣고 아내는 아들을 따끔하게 야단쳤지만, 저는 마음속으로 감탄했습니다. 예술가 오카모토 다로(일본의 유명한 아방가르드 작가이자 조각가-역주)는 이렇게 말했죠.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을 때, 일부러 손해 볼 것 같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예술가다.” 커닝이란 보통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답안지를 보는 것이 철칙입니다. 그런데 아들은 뒤에 앉은 아이의 답안을 본 겁니다.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한 거죠. 그래. 아들아, 넌 예술가, 아티스트였구나. 그 대신 시험에서는 8점 아니면 13점을 받았으므로 저는 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커닝한 것 치고는 늘 산수 점수가 밑바닥이네.”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응, 뒤에 앉은 애가 답을 자꾸 틀리니까 어쩔 수 없어. 아하하하하!” 이 어이없는 발언에 아내는 다시 노발대발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구나. 우리 아이는 상대의 실수를 웃어 넘겨주는 착한 아이로 자라 주었구나.”라고 감탄했습니다. 또 어느 날, 아들이 어깨를 안마해 준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답례로 10엔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아빠, 고마워.” 하고 인사하더니 10엔을 꽉 쥐고 책상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내 돌아와서는 “아빠, 거스름돈.” 하는 게 아닌가요? 그래서 내민 손을 보니 거기에 글쎄, 100엔이 있었습니다. 10엔을 주고 거스름돈으로 100엔을 받은 겁니다. 산수를 못하니 이렇게 멋진 일이 생기는구나! 우리 아이는 은혜를 10배로 갚은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뒷얘기가 있습니다. 이 일화를 제가 발행하는 메일 매거진에 싣고, 저는 무려 네 곳에서 출판 의뢰를 받았습니다. “아드님과 히스이 씨의 대화가 재미있어서 책으로 내고 싶습니다.”, “에세이로 엮고 싶어요.”, “만화로 제작하고 싶습니다.” 같은 사실에 직면했을 때 화를 낼 수도 있고 반대로 흥미를 느끼고, 거기서 나아가 몇 백만 엔을 벌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인생에 혁명이 일어납니다. 비록 큰 위기에 처했다 할지라도,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다고 할지라도, 아내가 악처라 할지라도, 남편이 별 볼 일 없는 남자라 할지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것을 재미있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행동을 바꾸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따분한 인생을 만드느냐, 즐거운 인생을 만드느냐는 ‘현실’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점’이 정합니다. 인간의 마음의 흐름은 이렇게 흘러서 현실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어난 일’ → ‘생각’(관점) → ‘감정’ → ‘행동’ → ‘상대의 반응’ → ‘결과’ 즉,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이 흐름 중 어딘가를 바꾸면 됩니다. 강의 흐름에 비유하면 ‘관점’을 바꾸는 것은 강의 원류를 바꾸는 것에 해당되겠지요.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일어난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즉 ‘관점’이 달라지면 ‘감정’에 변화가 생기고, ‘행동’에 차이가 나타나고, ‘상대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결과’(현실)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관점을 바꾸면 ‘최악’도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재미있을 것도 없는 세상을 재미있게 사는 것은 다 마음먹기에 달렸노라.” 이것은 막부 말기의 혁명아 다카스기 신사쿠(막부 말기에 막부타도의 선봉에 섰던 인물-역주)가 죽기 전에 남긴 시구로, 아무리 재미없는 시절이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까지 보던 풍경이 분명 180° 달라질 것입니다. ▣ 차례 프롤로그 - ‘시험 점수 13점을 보는 관점’ 제1장 천재들의 관점 ― 그 사람은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구나! 소크라테스식 . 악처(악부)에 대한 관점 아키모토 야스시식 . 운에 대한 관점 부자의 관점 ‘기적의 사과’를 탄생시킨 기무라식ㆍ적에 관한 관점 제2장 돈에 대한 관점 ― 돈이 마구 들어오는 사람의 관점 스즈키 오사무식 . 비극에 대한 관점 야자와 에이키치식 . 30억 엔의 빚에 대한 관점 미야자키 하야오식 . ‘귀찮음’에 대한 관점 ‘돈이 없다’에 대한 관점 제3장 꿈을 이루는 관점 ― 꿈이 단박에 이루어지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꿈에 대한 관점 1 - 일본 챔피언 편 꿈에 대한 관점 2 - 인기 그림책 작가 노부미 편 위기에 빠졌을 때의 관점 운명에 대한 관점 제4장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되는 관점 ― 이런 관점이 있다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의 관점 ‘쓸쓸함’에 대한 관점 공복에 대한 관점 “이제 무리야” 불가능에 대한 관점 제5장 마음이 맑아지는 인생의 관점 ― 어제와는 다른 인생을 살자! 화내고 싶을 때의 관점 쓰레기에 대한 관점 괴로운 과거에 대한 관점 콤플렉스에 대한 관점 라스트 메시지_ 인생에 대한 관점 에필로그 특별부록 - 히스이 고타로가 엄선한 ‘관점에 관한 명언’ 출처 - 참고 문헌 일람 0.1초 만에 최악을 최고로 만드는 방법 히스이 고타로 지음 atom / 2015년 11월 / 255쪽 / 14,900원 제1장 천재들의 관점 ― 그 사람은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구나! 소크라테스식ㆍ악처(악부)에 대한 관점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결혼하시게. 좋은 아내를 맞으면 행복해지고 악처를 맞으면 ○○네.” 그러면 여기서 ○○란? ▲ 응답 예시 “멋진 수행승이 된다.” “멋진 남편이 된다.” “멋진 아내가 된다.” “회사에 가는 게 즐거워진다.” “세상의 여성이 모두 멋지게 보인다.” “평생 개그 소재가 떨어질 일이 없는 자학 개그를 하는 코미디언이 된다.” “히스이 고타로처럼 된다.” 정답은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제 이야기부터 해 드리겠습니다. 제 데뷔작은『10% 행복사과』(김소연 옮김, 인빅투스, 2014)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3초 만에 행복해질 리가 없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불행한 상태에서 보란 듯이 빠져나와 3초 만에 행복해진 적이 있습니다. 한때, 아내와 이혼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일로 고민하던 차에 심리학 박사 고바야시 세이칸 씨의 강연에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 인생에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일본인은 어떠한 일을 경지에 이르기까지 추구하는 데 탁월한 민족으로 그 과정을 ‘도(道)’라 표현합니다. 가령 차(茶)는 다도(茶道), 글씨는 서도(書道), 검은 검도(劍道) 등등 이렇게 길이 될 때까지 단련하는 겁니다. 세이칸 씨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도’로 승화시킨, 그야말로 관점도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이칸 씨의 강연에 가기 전에 저는 정말로 이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세이칸 씨의 ‘어떤 이야기’를 듣고 3초 후, 저는 행복에 빠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제 아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처녀작 『10% 행복사과』가 인쇄되어 나오자마자, 저는 너무 기뻐서 제일 먼저 아내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더니 이런 감상을 툭 내뱉더군요. “여보, 이거 흔해 빠진 책 아니야?” 남편의 데뷔작을 보고 이렇게 말하다니 충격적이지 않나요? 하지만 이것은 서두에 불과합니다. 이 데뷔작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속편이 나오게 되자 저는 다시 가제본을 제일 먼저 아내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페이지를 대충 넘기더니 이번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히스이 고타로도 이제 끝이구나~.” 어이가 없죠?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제 책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종합 부문 1위가 되자, 저는 아내에게 컴퓨터 화면을 보여 주고 “잘 봐. 내 책이 현재 1위야! 쟈니스(일본의 인기 아이돌을 다수 배출해낸 최대 기획사) 아이돌 사진집을 제치고 1위라니까!”라고 흥분해서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몇 위든 집에서는 최하위잖아?” 네, 저 히스이 고타로의 아내는 이런 분이십니다! 만약 이 여자가 당신의 아내였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로 부부 싸움이 나겠죠? 저는 아내에게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너무해! 더는 당신이랑 못 살아!” 분명 세이칸 씨의 이야기를 듣기 전의 저였다면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세이칸 씨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아내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당신은 정말 말을 재미있게 해.”라고 말하고 가볍게 웃어넘깁니다. 세이칸 씨는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비난만 들으면 말라 죽지만 칭찬만 들으면 오만해집니다. 이상적인 것은 50%-50%가 되는 겁니다.” 그날 세이칸 씨의 강연을 처음 들은 저는 “에이, 선생님 그건 아니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무렵 저는 광고를 만드는 카피라이터로 잘나가고 있었고 주로 칭찬을 많이 받는 터라 저에 대한 비판과 역풍이 50%나 있다고는 조금도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세이칸 씨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그건 아니죠.’라고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지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도 반드시 통렬히 비판하는 누군가가 있을 겁니다. 가령…… 부인이라든지.” 그 순간, 천지가 뒤집히는 것 같았습니다. 50%-50%. 이 숫자는 인원수가 아니라 총량을 뜻한다고 합니다. 가령,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이 열 명이 있고 비판자가 한 명 있다고 하면 그 단 한 명의 비판자가 훌륭한 비판을 해 준다고 해요. 그리고 그 한 사람은 대개 자신이 피해 갈 수 없는 길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네, 가정이나 직장에요.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칭찬을 많이 받은 것은 아내가 강력하게 역풍을 불어 준 덕분이었음을. 홀로 저를 위해 고군분투해 준 덕임을. 그렇게 생각하자, “입이 거친 아내여, 늘 나를 욕해 줘서 고맙소.” 저는 무심결에 아내를 꽉 껴안을 뻔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거의 부부 싸움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첫 책을 내고 아내에게 “이거 흔해 빠진 책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당신답네.” 하고 웃어넘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웃으면 아내도 따라 웃습니다. 그러니 싸움이 날 일이 없죠. 같은 현상을 대해도 관점이 달라지면 그에 대한 감정도 달라집니다. 감정이 달라지면 말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고, 인생이 바뀝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가 어느 날은 북쪽에서, 어느 날은 남쪽에서, 어느 날은 동쪽에서, 어느 날은 서쪽에서 이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하지만 목적지인 오키나와로 가는 항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날에 따라 이륙하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비행기가 역풍을 받아야 날아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은 날마다 달라지니까요. 역풍이 불어야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아내가 보내는 역풍을 멋지게 받아 내서 저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책 네 권을 연속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이게 다 아내가 몸소 역풍이 되어 준 덕분입니다^^. 그러면 슬슬 퀴즈의 정답을 알려 드릴까요? 세계 3대 악처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역풍을 일으키는 솜씨도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이름부터 크산티페, 즉 역풍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날 크산티페는 소크라테스에게 화를 내다 분을 참지 못하고 통에 든 물을 소크라테스에게 냅다 뿌렸습니다. 그것을 본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선생님, 선생님은 왜 부인이 제멋대로 행동하게 놔두는 겁니까?”라고 다그치듯 물었습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대답하길……. “벼락이 치면 비가 오잖나.” 일단 농담을 던지고 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디 다들 결혼을 하시게. 좋은 아내를 맞으면 행복해질 테고, 악처를 맞으면 나처럼 철학자가 될 테니까. 악처와 잘 지낼 수 있다면 다른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을 걸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저도 철학자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네? 당신도? ^^ 전에 어느 점성술사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히스이 씨가 운이 좋은 건 아내 덕이에요.”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나서 기분 좋게 역풍을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풍’=‘운의 저축’이었던 셈이죠. “히스이 씨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나서도 예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참 겸손한 분이에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겸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의 제 처지를 생각하면요^^. 모든 게 아내 덕입니다. 참고로 고바야시 세이칸 씨는 아내들에게 남편을 ‘옆집 아저씨’라고 생각해 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달마다 버는 돈을 통째로 바치면 말도 못하게 고맙겠죠? ^^. 그것을 남편이 해 주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남편들에게는 아내를 “이웃집 아주머니라고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날마다 요리를 만들어 준다면 감사한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겠죠? ^^ 제2장 돈에 대한 관점 - 돈이 마구 들어오는 사람의 관점 야자와 에이키치식ㆍ30억 엔의 빚에 대한 관점 신뢰하던 부하 직원에게 속아서 30억 엔의 빚을 지게 된 야자와 에이키치 씨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일을 ○○라고 생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다음 날부터 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 ○○란? 이것은 슈퍼스타 야자와 에이키치 씨의 일화입니다. 1987년 무렵 야자와 씨는 대자연에 둘러싸인 오스트레일리아의 골드 코스트에 강하게 이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거점을 만들고 평소 꿈이었던 세계적인 스튜디오와 음악 학교를 짓기로 했습니다. 야자와 씨는 신뢰하는 두 부하 직원에게 이 사업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야자와 씨의 눈을 속이고 야자와 씨에게 받은 사업 자금으로 다른 사업을 벌였습니다. 매월 보내온 보고서도 가짜였고, 은행 지점장의 사인마저 위조했습니다. 결국 야자와 씨는 피해 총액이 30억 엔에 이르는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만든 빚이 아니라 속아서 진 빚이었죠. 그것도 30억 엔! 일반적인 회사원 남성이 한평생 버는 금액이 2억 엔이라고 하는데, 그 15배의 금액입니다. 게다가 신뢰하던 부하 직원에게 배신을 당한 정신적인 충격도 적지 않아서, 야자와 씨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제 다 끝났어.” 실의에 빠져 밤낮으로 술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나날을 보내는 것이 차츰 넌더리가 나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건 영화라고 생각하면 돼.”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쫓기는 장면이 반드시 나옵니다. 그때부터 야자와 에이키치 씨는 놀라운 힘을 발휘합니다. 공연을 하고, 하고, 또 하고! 다시 공연을 하고, 하고, 또 하고! 닥치는 대로 해서, 30억 엔의 빚을 모조리 갚은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야자와 에이키치 씨는 지금의 ‘야자와 에이키치’ 씨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인생 최대의 목적은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하고 유명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인생의 궁극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자기답게 사는 것, 자기 역사상. 최고의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야자와 에이키치 씨가 바로 야자와 에이키치 씨가 된 것이죠. 이것은 30억 엔이 넘는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65세인 야자와 에이키치 씨는 정말 멋진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얼굴이 모든 걸 말해 주죠. 시련을 헤쳐 온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정리 해고를 당하고, 빚이 생겼다면 그걸 역할이라고 생각하라. 괴롭지만 죽으면 그만이니까, 죽을힘을 다해 그 역할을 해내라. 요컨대 관점을 바꾸면, 기분이 달라진다.” _ 야자와 에이키치 디즈니 영화의 크리에이터들은 처음에 주인공을 어디까지 불행하게 설정할지 고민한다고 합니다. 역경에 맞서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재미의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도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영화란, 지루한 부분이 커트된 인생이다.” 즉, 인생은 영화인 셈입니다. 영화에서는 가장 고민하는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됩니다. 가장 문제가 많이 일어나는 사람이 ‘주인공’인 거죠. 가장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이 됩니다^^. 왜 여러분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바로 여러분이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빛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것이 적과의 공방, ‘클라이맥스’라고 불리는 시련입니다. 시련이 없고 주인공이 고민하지 않는 영화는 관객 동원이 시원치 않아서 금세 막을 내리게 됩니다. 어차피 할 거라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의 주인공이 좋지 않습니까? 미국의 각본가 웬델 웰먼에 따르면 우수한 영화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세 번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The magic 3’라고 합니다). 결국 여러분의 인생을 대히트작으로 만들려면 세 번 이상 실패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타이타닉>처럼 가령 해피 엔딩이 아니어도, 마음을 울리는 대히트 영화는 숱하게 많습니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영화, 꿈을 이루는 영화만이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정면으로 맞서는 그러한 마음 자세가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이란 영화에는 어떤 관람객이 앉아 있을까요? 바로 신입니다. 신에게 “으, 당했다. 설마 그 순간에 그렇게 나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네! 감동했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까? ^^. 신을 깜짝 놀래 줍시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시련을 극복하기까지 기다려 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을 위해 인생이란 이름의 영화를 열심히 찍어 봅시다! ‘시련이 왔다.’는 것은 ‘클라이맥스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세요. 악역이 등장하고 시련이 찾아오면, 이렇게 말하세요! “재미있어지겠군!” 제3장 꿈을 이루는 관점 - 꿈이 단박에 이루어지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위기에 빠졌을 때의 관점 일본 제일의 투자가 다케다 와헤이 씨는 회사에 적자가 나는 것은 ‘○○’를 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잊으면 적자가 되는 것일까요? 일이 정체 상태에 빠질 때가 있지요. 그럴 때는 발상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등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데 바꾸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꾸기 전, 뭔가를 생각해내야 합니다. 혼다 고이치 씨의 아버지는 골프 회원권을 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한때 거품 붕괴의 여파로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아서 매출이 급속도로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혼다 씨는 아버지 회사를 도와주려고 인터넷에서 회원권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2000년 당시는 아직 고액 상품이 인터넷에서 거래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트를 통해 첫해에 10억 엔의 매출을 올린 것입니다. 그것도 20대 중반에 말이죠. 덕분에 아버지는 기적과 같이 회생했습니다. 대체 혼다 씨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는 아버지가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어쩌다 골프 회원권을 파시게 된 거예요?” “그야 돈이 되니까.” 0.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돈이 되는 일은 세상에 많은데, 왜 하필이면 골프 회원권을 택한 거예요?” 원점을 찾으려는 것입니다. 그러자……. “글쎄, 왜였을까~. 아, 생각났다. 골프를 처음 했을 때,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가 세상에 있다니, 하고 감동했지. 그 후에 골프를 치러 갈 때는 소풍을 가는 아이처럼 설레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 모두가 이런 마음이라면 세상이 밝아질 거라고 생각했단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초심을 쉬이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초심이야말로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일이 안 풀릴 때는 초심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 후 혼다 고이치 씨는 일본 제일의 투자가로 손꼽히는 다케다 와헤이 씨의 회사 사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와헤이 씨는 100개사가 넘는 상장 기업의 대주주입니다. 이 중 실적이 떨어진 회사가 있으면 사장이 찾아와서 대주주인 와헤이 씨에게 사과를 합니다. 그때, 와헤이 씨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혼다 씨는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보통이라면 큰 손해를 봤으니 사장에게 한두 마디 불만을 터뜨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와헤이 씨는 화내기는커녕, 실적이 떨어졌던 회사가 V자로 회복한 사례를 실은 기사를 보여 주며 격려했다고 합니다. 선물(先物) 거래 회사의 사장이 찾아왔을 때는 선물 거래가 회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말해 주었다고 합니다. “알겠나, 자네가 하는 일은 존경받아야 마땅해. 선물 덕분에 농가는 안심하고 생산할 수 있으니까. 이제 알겠지? 일본에 자네만큼 유능한 사장이 없다는 걸. 자네가 빛나면 일본이 빛난다는 걸 명심하게.” 그리고 ‘스스로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인가?’를 상기시킴으로써 사장의 의욕을 고취시켰다고 합니다. 와헤이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이란 본래 존중받아 마땅하네. 세상을 위해,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니까. 적자가 나는 건,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동기를 잊어버렸기 때문일세. 그런 사람에게 동기를 떠올리게 하면 곧바로 흑자로 돌아선다네. 동기는 대개 사랑에서 출발할 때가 많아.” 원래의 동기를 떠올리면, 인간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러분 안에 있던 사랑을 떠올려 보세요. 혼다 씨는 말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시작했던 원점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이번에는 거기서부터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물어라.” 사랑을 연료로 하여 일을 시작하면 어디로 향하든 그곳은 사랑이 넘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책을 쓰게 된 것도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옛날에 낯을 가리고 성격도 굉장히 어두워서 사는 게 참 힘들었어요. 그런 저를 구해 줄 책이 없을까 하고, 매일 서점을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책이 유일한 친구였고 벗이었죠. 책만이 저를 구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책이 참 좋았어요. 책 모양도 감촉도 냄새도 다 좋았죠. 그래서 책에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삶을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런 일념으로 책을 썼습니다.” 책을 쓴 동기도 역시나 사랑이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제4장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되는 관점 — 이런 관점이 있다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의 관점 “후쿠시마 선생님이라면 어떤 술집을 열겠습니까?” 언젠가 자신의 술집을 열겠다는 꿈을 가진 젊은이가 컨설턴트 후쿠시마 마사노부 선생에게 질문했습니다. 후쿠시마 선생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나라면 메뉴가 하나밖에 없는 술집을 열겠소!” 그렇게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응답 예시 “맥주만 있으면 돼요. 안주는 꿈으로 충분하잖아요?” “‘왜 안주가 하나밖에 없죠?’라는 질문이 손님과 대화를 트는 물꼬가 된다.” “자신이 가장 잘 만들고, 좋아하는 메뉴를 골라서 승부한다.” “분위기가 편안하면 메뉴 수는 상관없다.” “메뉴는 밥뿐. 반찬은 가져오든 말든 자유. 그렇게 하면 메뉴가 무한대로 늘어나겠죠?” 컨설턴트계의 제왕이라는 칭호 이외에도 수많은 별명을 가진 후쿠시마 마사노부 선생은 1부 상장에 성공한 회사를 열 곳 넘게 탄생시킨 전설의 컨설턴트입니다. 후쿠시마 선생은 1년에 한 번씩 경영자 워크숍을 여는데, 제가 매번 감동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질의응답 시간입니다. 후쿠시마 선생은 어떤 질문을 하든 0.1초 만에 대답합니다. 질문을 듣자마자 오른팔을 크게 흔들며 “그건 말이죠.” 하고 대답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질문이 와도 즉석에서 대답하는 걸 보고 둘만 있을 때 후쿠시마 선생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대답할 수가 있는 겁니까? 설마 오른팔을 크게 휘두르는 그 0.1초 사이에 생각하는 건 아니죠?” 후쿠시마 선생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그게 아니예요. 솔직히 말하면 질문을 들은 순간에 대답이 나와 있어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이러했습니다. 후쿠시마 선생은 20대 시절부터 컨설턴트를 했습니다. 당시 강연에 오는 경영자들은 40대, 50대, 60대로 후쿠시마 선생에게는 대선배들뿐이라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쿠시마 선생은 질문을 그 자리에서 받는 것을 그만두고 대신 질문을 종이에 써서 제출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질문 하나하나에 찬찬히 시간을 들여서 생각한 후에 질문한 순서대로 답변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질문에 대답한 종이가 무려 5,000장! 그렇게 1,000개의 질문에 대답하는 데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떤 질문도 과거에 받았던 질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까닭에 어떤 질문을 받아도 즉석에서 대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앞에 나온 퀴즈를 풀어 봅시다. 후쿠시마 선생에게 언젠가 자신의 술집을 열고 싶다는 젊은이가 “후쿠시마 선생님이라면 어떤 술집을 열겠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후쿠시마 선생은 오른손을 크게 휘저으며 “그건 말이죠.”라고 0.1초 만에 답변했습니다. “나라면, 메뉴가 하나밖에 없는 술집을 열겠소!” 뜻밖의 대답에 질문한 젊은이도 진의를 파악하지 못해 눈에 물음표가 떴습니다. 후쿠시마 선생의 의도는 이러했습니다. “메뉴가 하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손님이 찾는 술집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이 생각의 출발점입니다.” 인간은 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돈이 없으니까 할 수 없다.”, “사람이 없으니까 할 수 없다.”, “연줄이 없으니까 무리다.”, “경험이 없으니까 할 수 없다.”, “불황이라서 할 수 없다.”고 안 되는 조건을 듭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선생의 관점은 전혀 다릅니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어떻게 해낼지를 생각합니다. 인력이 없으면 없는 대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까를 생각합니다. 불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참 재미있지 않나요? 인간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달인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야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왜 어른은 휴일이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무거운 골프 가방을 들고 나가는 것일까요? 그것은 골프가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을 손에 쥐고 홀에 집어넣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축구가 재미있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손을 써서는 안 되기 때문에 축구가 재미있는 것입니다. 메뉴가 하나밖에 없어도 손님이 찾아오는 술집이라니 어떤 술집일까요? 그걸 생각해내는 과정이 재미있는 거죠. 후쿠시마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맥주를 테이블에 가져다줄 때, 손님의 귓가에 대고 명언을 말해 주는 종업원이 있는 술집이라면 메뉴가 하나밖에 없어도 가고 싶지 않나요?” 가령, 맥주를 가져다줄 때, 종업원이 여러분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이는 것입니다. “꿈만이 실현될 수 있다.” 그리고 한 잔 더 주문하면 다시 귓가에 속삭입니다. “잘하기보다 전력을 다하라.” 재미있으니까 한 잔 더 주문하면 “포기하지 않는 한, 인생에는 성공밖에 없다.” 그런 말을 들으면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잔 더 마시고 싶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후회하지 않는 인생이란 끝없이 도전하는 인생이다.” 이것으로 다시 한 잔 더! 도전입니다. 얼마나 마시라는 거냐, 이 술집은! ^^ 참고로 이것은 모두 후쿠시마 선생의 명언입니다. 거리에서 노래하는 뮤지션을 불러도 좋습니다. “밖은 춥죠? 따뜻한 거라도 마시면서 우리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면 어때요?” 그러면 뮤지션이 있는 술집을 열 수 있습니다. 방법은 무한히 많습니다. 저희 아들은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게임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 게임을 완전히 통달해 전부 뜻대로 되기 때문입니다. 뜻대로 되는 것의 본질은 ‘따분함’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일에 도전하면 불안도 따릅니다. 하지만 불안이 있는 곳에 미지의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불안이 없이, 전부 앞이 보인다면 거기에는 설렘도 없고 지루할 뿐입니다. 불안, 괜찮습니다. 이상을 가슴에 새기고 불안의 한복판을 걸어갑시다. 제5장 마음이 맑아지는 인생의 관점 - 어제와는 다른 인생을 살자! 라스트 메시지 - 인생에 대한 관점 옛날 인도를 다스리던 한 임금님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한 가신에게 물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럴 때면 그 가신은 늘 정해진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임금님에게 엄청난 신뢰를 받았습니다. 그 가신은 대체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노구치 요시노리가 쓴 『‘이걸로 됐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삶』이라는 책에 인도의 임금님, 자나카 왕의 일화가 나옵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해 제가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이야기이니 꼭 공유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나카 왕의 가신 중에 아슈타바크라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임금님에게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정해진 대답을 했습니다. 왕이 무슨 질문을 해도 아슈타바크라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모든 일은 그게 최선이었기에 일어난 것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런 말을 들으면 안심이 됩니다. 그러한 까닭에 그는 임금님의 신뢰를 한 몸에 받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다른 가신들의 질투도 한 몸에 받았지요. 어느 날, 임금님의 손에 큰 상처가 났습니다. 가신들은 이때다 하고 아슈타바크라에게 물었습니다. “임금님이 상처를 입은 걸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평소처럼 “모든 일은 그게 최선이었기에 일어난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임금님의 상처를 기뻐하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아슈타바크라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는 대답했습니다. “모든 일은 그게 최선이었기에 일어난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가신들은 임금님에게 우르르 달려가 고자질했습니다. “임금님! 방금 아슈타바크라가 임금님이 상처를 입은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사옵니다.” 화가 난 임금님은 아슈타바크라를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얼마 후 임금님은 사냥을 하러 성 밖으로 나갔다가 ‘식인 부족’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그 부족은 자신들이 모시는 신에게 살아 있는 포로를 불태워 제물로 바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임금님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불에 태우려는 순간, 손에 상처가 난 것을 발견합니다. 상처가 있는 제물을 신에게 바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이제 너는 쓸모가 없다.”며 임금님을 풀어 주었습니다. 성으로 무사히 돌아온 왕은 아슈타바크라를 감옥에서 풀어 주고 사과했습니다. “짐이 손에 상처가 난 것은 자네가 말한 대로 최선의 일이었네. 어떻게 하면 내 잘못을 용서해 주겠나?” 그러자 아슈타바크라는 말했습니다. “만약 저를 감옥에 집어넣지 않으셨더라면 저는 늘 그랬듯이 임금님 곁을 지키다 식인 부족에게 생포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처가 있는 임금님 대신 상처가 나지 않은 제가 산 제물이 되었겠지요. 그러니 저에게는 감옥에 들어간 것이야말로 최선이었던 셈입니다.” 임금님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부 그게 최선이라서 일어난 일인 게로구나.” 미국의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꼽은 성공한 이유 베스트 3. 그것은 ‘질병’, ‘도산’, ‘실연’이었습니다. 병에 걸린 덕분에……. 한 번 도산한 덕분에……. 실연한 덕분에……. 온통 불행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삶의 방식을 개선했습니다. 그러자 재앙이 뒤바뀌어 복이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부 최선이었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최악은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일을 최고로 만들어 보자고 결심한 순간부터 말이지요. 결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그렇습니다. 0.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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